참으로 오래간만의 세이버메트릭스 관련 포스팅이다.
Cardinals가 시즌 막판에 마구 삽을 푸면서 세이버메트릭스 포스팅을 할 시간을 주고 있다. -_-;;

작년 한국시리즈 때였던 것 같다.
퇴근하면서 PMP로 중계방송을 보는데, 어떤 타자(이름이 기억나지 않음)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해설위원은 다음과 같은 해설을 하였다. "아, 역시 A 선수가 B 투수에게 강하네요. A 선수 정규시즌에서 B 투수에게 7타수 4안타로 아주 강했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나서야 글을 쓰게 된다는 것은... 아기가 태어나면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ㅎㅎㅎ

특정 투수와 특정 타자의 대결 기록, 즉 Matchup data는 무척 흔히 인용되는 스탯이다. 위와 같이, 이전에 A 타자가 B 투수에게 7타수 4안타를 기록했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다음 대결에서 A타자가 안타를 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게 된다. 정말 그럴까??

확률에 관한 세상에서 가장 진부한 예를 들어 보겠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1/2로 같다고 하면, 동전을 2회 던졌을 때 앞면 한 번, 뒷면 한 번 나올 확률이 당연히 가장 높다. 하지만, 그냥 앞면만 두 번 나올 확률도 1/2 * 1/2 = 0.25 로 상당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동전을 4회 던졌을때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4 = 1/16 = 0.0625 로, 아까보다는 제법 낮아졌지만 여전히 있음직한 확률이다. 동전 4회 던지기를 10000번 하면 아마도 625번 쯤은 앞면만 4번 나오는 경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럼 동전을 8회 던졌을 때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8 = 0.0039 로, 0.39%이니 매우 작기는 해도 여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즉, 앞면과 뒷면이 완벽하게 같은 멀쩡한 동전이라고 해도, 여전히 8회 연속으로 앞면만 나오는 등의 이상현상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만 이상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애초에 동전이 이상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알고보면 동전 자체가 찌그러져 있어서 한쪽 면만 계속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동전을 8번 던져 8번 모두 앞면이 나왔을 때, 이것은 단지 멀쩡한 동전이 어쩌다 한 번 보여주는 이상현상일 수도 있고, 찌그러진 동전이 일상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야구의 스탯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타자가 작년과 재작년에 600 PA에서 홈런을 각각 15개씩 쳤는데 올해 갑자기 30개를 쳤다고 하면, 이것은 해당 타자가 오프시즌 동안 웨이트를 열심히 하여 근육을 늘린 결과 장타력이 실제로 향상된 것일 수도 있고, 단지 운이 좋아서 발생한 뽀록일 수도 있으며, 둘 다 해당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이러한 이상현상은 모수 즉 Sample Size가 커질 수록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전을 2~3회 던지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겠지만, 동전은 100만 번 던지면 앞면이 나오는 횟수는 아마도 50만번에 가까울 것이고, 동전을 1억 번 던지면 더욱 더 평균에 가까워 질 것이라는 것이다.

어떤 특이한 현상, 예를 들어 어떤 타자의 볼넷 비율이 전체 타석의 30%로 매우 높은 것을 관찰했을 때, 이것이 10 PA 중 볼넷 세 번을 얻은 것과 같이 매우 작은 샘플사이즈에 근거한 것이라면, 그냥 일반적으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이상현상일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 타자가 여러 시즌을 뛰어서 2000 PA를 기록했는데 이 중에서 600번의 볼넷을 얻은 것이라면, 이것은 이 타자가 볼넷을 아주 잘 고르는 특이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러한 능력이 발현되고 있는 것일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그렇다면, 얼마나 모수가 커졌을 때 우리가 그것을 "뽀록"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세이버리스트(Tom Tango는 Sabermetrician이라는 단어 대신 Saberist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나는 Tango 빠 이므로 그의 제안을 그대로 따르기로 하겠다. ㅎㅎ )인 Pizza Cutter는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r=.70 이 상을 도출할 수 있는 모수를 찾아 보았다. 그가 r=.70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사회과학에서 이론의 설명력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correlation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또한 r=.70인 경우 r^2=.49가 되므로, r=.70보다 크다는 것은 상관관계가 50% 이상이라는 의미가 되어 어느 정도 객관적인 설명력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Pizza Cutter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원문: 타자 기록, 투수 기록)

Offense Statistics:

  • 50 PA: Swing%
  • 100 PA: Contact Rate
  • 150 PA: Strikeout Rate, Line Drive Rate, Pitches/PA
  • 200 PA: Walk Rate, Ground Ball Rate, GB/FB
  • 250 PA: Fly Ball Rate
  • 300 PA: Home Run Rate, HR/FB
  • 500 PA: OBP, SLG, OPS, 1B Rate, Popup Rate
  • 550 PA: ISO

Pitching Statistics:

  • 150 BF – K/PA, grounder rate, line drive rate
  • 200 BF – flyball rate, GB/FB
  • 500 BF – K/BB, pop up rate
  • 550 BF – BB/PA

왜 swing%는 50 PA만 있어도 충분한데 HR/FB는 300 PA나 필요할까? 다음과 같이 간단히 생각해 볼 수 있다. swing%는 타자가 본 투구 수를 분모로 한다. 1 PA에서 보통 3~4개의 공을 보게 되므로, 50 PA에서 150~200 정도의 모수를 얻게 된다. 반면, HR/FB의 경우 타자가 친 플라이볼의 갯수를 분모로 하므로, 타자의 contract%를 80% 정도라고 하고 FB%를 40%라고 하면 300*0.8*0.4 = 96 으로 오히려 적은 모수를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단순히 모수의 갯수 뿐 아니라, 해당 스탯에 얼마나 많은 선수의 능력 이외의 외생변수들이 개입하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Pizza Cutter는 750 PA까지 분석을 수행했는데, 타자의 타율이나 BABIP와 같은 경우 750 PA까지 높여도 여전히 r값이 0.70을 밑돌았다. 즉, 750 PA 정도의 샘플을 가지고는 타율에 대해 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년 내내 주전으로 뛰어도 700 PA를 넘기기가 쉽지 않으므로, 한 시즌의 타율을 가지고 다음 시즌의 타율을 예측하는 것은 그다지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그만큼 타율이나 BABIP가 타자의 능력 이외의 다른 외생변수(상대 수비수의 능력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참고로, 신뢰할 만한 수준의 타율을 얻기 위해서는 1,000 PA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00 PA의 커리어 데이터에서 3할의 타율을 가진 타자가 있다면, 그는 진짜로 3할 타율을 칠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작년 한 시즌 650 PA에서 3할 타율을 기록했다고 해서 그가 3할 타자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는 의미이다. 또한, 좌투수/우투수 상대 기록을 비교하는 플래툰 스플릿의 경우 통계적으로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려 2,000 PA 이상의 기록이 필요하다.

응용을 해 보자. 휴식 및 부상으로 인한 결장을 감안하여 메이저리그 풀시즌을 650 PA라고 보면, 한 달에 대략 100 PA + 알파 정도를 얻게 될 것이다. 작년, 재작년에 비해 시즌 초인 4월달에 갑자기 컨택 능력이 확 늘어난 타자가 있다면, 이 타자는 남은 시즌 내내 비슷한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 Contract%는 100 PA를 넘으면 통계적으로 설명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타자가 4월에 평소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홈런을 쳤다고 해서, 앞으로도 시즌 내내 쭈욱 그럴 것이라고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홈런 비율이 설명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300 PA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타자 A가 정규시즌에 투수 B에게 7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고 해서 포스트시즌에서 B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잘 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는가? 이미 답은 위에 다 나와 있다. 타자의 타율은 750 PA를 가지고도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예측을 하기가 어려운데, 7 PA는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대타를 기용하고자 하는 감독의 입장이라면, matchup data 같은 것은 완전히 무시하고 현재 벤치에 앉아있는 타자들 중 가장 뛰어난 타자를 무조건 선택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해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해설위원은 팬들이 야구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전에 7타수 4안타였는데 이번에는 안타를 칠까 못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타자와 투수의 승부를 지켜보면 좀 더 재미있지 않은가? 우리는 팬이다. 팬은 야구를 즐기면 된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재미있게 즐기시되 이런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데이터를 너무 진지하게 의지하지는 마시라는 것이다.


Today's Music : Elton John - Sweet Painted Lady (Live 1976)



이곡은 Yellow Brick Road 앨범에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곡인데, Elton John 본인도 좀처럼 콘서트에서 부르지 않던 곡으로, 엄청난 레어 영상이다. 화질은 구리지만 음악과 퍼포먼스는 A+ 이다.

Elton John은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은 히트곡들(30년 연속 빌보드 TOP 40 진입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가지고 있다)을 발표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엄청난 명성을 누리고 있지만... 그의 70년대 앨범들을 듣고 있노라면, 특히 국내에서, 나는 아직도 그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단연코 20세기 최고의 뮤지션 중 한 사람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사실은 여기에 박스 스코어를 일일이 링크해 두었는데, 글을 포스팅하기 직전에 그냥 지웠다.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시즌성적 74승 69패, NL Central 2위(7게임차)/NL Wildcard 2위(7.5게임차)

이제 Cardinals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2.3%이다. 지난 10경기 동안 Reds가 3승 7패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Cardinals는 4승 6패로 동반 부진을 하는 의리를 보여 주었다. 결국 마지막 기회조차 날린 셈이 되었고, 이제는 정말로 가망이 없어 보인다.

경기를 정말 잘하는데 운이 참 안 따라준다... 라고 느껴야 뭔가 희망이 있는 것인데, 지금 이 팀은 솔직히 말해 정말 실력이 없다. 이런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면 리그의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오늘 Cubs에게 또 무기력하게 7-2로 졌는데... 오늘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자. 이름 옆의 숫자는 올 시즌 누적 성적이다.

1. Skip Schumaker  .686 OPS, .306 wOBA
2. Felipe Lopez .659 OPS, .299 wOBA
3. Colby Rasmus  .856 OPS, .362 wOBA
4. Matt Holliday  .915 OPS, .393 wOBA
5. Jon Jay  .817 OPS, .354 wOBA
6. Yadier Molina   .658 OPS, .293 wOBA
7. Pedro Feliz  .487 OPS, .218 wOBA  (Cardinals 소속으로 뛴 기록만 계산)
8. Adam Wainwright(선발투수)  .465 OPS, .217 wOBA
9. Brendan Ryan  .587 OPS, .262 wOBA

오늘 Pujols가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결장했고, 그 결과 이런 라인업이 구성되었다. 대충봐도 경쟁력이 없는 타선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 Rasmus와 Holliday, Jay를 빼고는 OPS가 .700도 안되는 데다, Feliz는 Wainwright를 wOBA에서 0.001차로 아주 간신히 앞서고 있을만큼 참담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미 Astros 소속일 때에도 .554 OPS, .241 wOBA로 메이저리그 최악의 레귤러 였는데, Cardinals에 와서는 이전 기록을 더욱 능가하여 허접타격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이런 넘을 트레이드까지 해서 데리고 오는 Mo 단장은 뭐고, 이런 넘을 심심하면 5번에 기용하는 La Russa 감독은 뭐냐??

Pujols가 라인업에 복귀하면 좋은 타자가 네 명이니 그정도면 괜찮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Jon Jay의 시즌 기록은 순전히 메이저리그 콜업 초기의 뽀록 크레이지 모드에 힘입어서 괜찮아 보이는 것으로, 최근 30일간의 기록은 26 게임 104 PA에서 .575 OPS, .266 wOBA로 대략 Brendan Ryan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건 좀 지나친 삽질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이럴 줄 알았다. Jay는 마이너리그 내내 한 번도 그렇게 잘 친 적이 없었고, 기껏해야 외야 백업 정도의 포텐셜로 생각되던 플레이어였단 말이다. Jon Jay에 대해 그렇게 칭찬을 늘어놓던 La Russa 감독은 어디 변명 좀 해 보시지? 응? 그렇게 타격을 잘 해서 OPS가 .600도 안 나오냐?

요약하자면, 요즘의 Cardinals는 그날그날의 게임에 엘리트 타자 2명(Pujols, Holliday)과 꽤 좋은 타자 1명(Rasmus), 그리고 replacement level 수준의 쓰레기 타자 2명(Skip/Lopez, Molina), replacement level보다도 더 아래인 수퍼 울트라 쓰레기 2명(Jay, Ryan), 투수 2명(선발투수, Feliz) 으로 선발 라인업을 짜서 내보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Molina와 Ryan은 뛰어난 수비력으로 허접한 타격을 어느 정도 makeup 해 주고 있긴 하다.)

거기다가,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훌륭하냐 하면 물론 그럴 리가 없다.

Randy Winn  .739 OPS, .331 wOBA
Aaron Miles  .661 OPS, .288 wOBA
Nick Stavinoha  .607 OPS, .272 wOBA

이들은 벤치를 남용하는 La Russa 감독의 스타일로 인해 거의 준 주전 수준으로 기용되고 있는데... Winn은 그나마 리그 평균 수준의 준수한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Aaron Miles는 .330의 높은 BABIP와 그에 힘입은 3할 타율에도 불구하고 출루능력과 장타능력이 전무하여 결국 replacement level 아래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넘은 그야말로 답이 전혀 없다. 이래가지고는 AAA에서도 잘 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정도인데, Mo 단장은 Miles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계속 붙여 두고, La Russa 감독은 그를 1번이나 2번으로 주로 기용한다...!!! Stavinoha는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니 더 할 이야기도 없다. 우리의 명장 La Russa 감독은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Stavinoha를 5번에 기용하곤 한다. 아아... (혹시라도 Stavinoha가 플래툰으로는 쓸만하지 않느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족을 달아 보면... Stavinoha의 올 시즌 OPS는 좌완 상대로 .605, 우완 상대로 .609 이다.)

이렇게 보면, 이런 타선을 내보내면서 어쩌다가 한 번씩 이기고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Pirates나 Nationals를 상대로 삽질을 한 것도 이제는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이런 플레이어들을 가지고는 어차피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망도 없는 데다가, 선구안과 장타력은 쥐뿔도 없으면서 그저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이 오면 무조건 휘두르기만 하는 쓰레기 타자들을 유난히 중용하는 La Russa 감독이 그나마 낮은 확률을 더욱 낮추어 왔다고 본다. 차라리 jdzinn님의 댓글처럼 남은 경기를 전패하고 내년 드래프트 상위 픽을 받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내년 드래프트가 그렇게 알짜 유망주가 많다고 하던데...

생각해보면 물론 운이 없었던 측면도 있다. Skip Schumaker는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이래 계속해서 리그 평균 수준의 쓸만한 타격을 보여 왔으므로, 올해 이렇게 갑자기 확 망가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매년 타격 능력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던 Molina가 올해 퇴보한 것도 예상 밖이거니와, Rasmus와 더불어 "꽤 괜찮은 타자"라고 할 수 있었던, 한때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David Freese가 어이없는 부상으로 시즌아웃 된 것도 불운이었다. 로테이션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면서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Ludwick을 트레이드하게 된 것도 뭐 어찌보면 불운이었다. (반은 불운이고 반은 아니다. Penny야 원래 로또성 계약이었지만 Lohse는 Mo 단장의 완벽한 실패작이니까...)

하지만, 이러한 불운에 대처하기 위해 구단프런트와 La Russa 감독은 Miles나 Feliz, Stavinoha 같은 초 허접 플레이어들을 가지고 땜빵을 시도했고,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사태의 시작은 불운이었지만, 이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 것은 잘못된 선수 수급 및 기용이 낳은 인재라고밖에 할 수가 없다.


Today's Music : Beck - Loser (Live 2003)



Mo 단장과 La Russa 감독은 이런 곡을 오늘의 음악이랍시고 선곡하는 팬의 마음을 좀 헤아리길 바란다! 제길..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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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 성적
(미국시간)

9/3 Cardinals 3, Reds 2
9/4 Cardinals 1, Reds 6
9/5 Cardinals 4, Reds 2
9/6 Cardinals 8, Brewers 6
9/7 Cardinals 2, Brewers 4
9/8 Cardinals 1, Brewers 8

시즌성적 72승 65패, NL Central 2위(6게임차)/NL Wildcard 2위(6.5게임차)

신기하게도 Reds를 상대로는 또 2승 1패로 시리즈 승리를 가져갔지만, 바로 Brewers에게 1승 2패로 시리즈를 내주면서 결국 플레이오프의 꿈은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이제 Baseball Prospectus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보면, Cards는 9.4%에 불과하다.

경기에 대해서는 뭐 더이상 딱히 할 얘기가 없다. 다만 상대 선발이 좌완투수라고 Miles를 리드오프로, Stavinoha를 5번으로 기용하는 감독이 나를 조금 더 우울하게 할 뿐이다...

선수들 본인도 꽤나 재미없는 상황이겠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


2. 이런 저런 소식

- Rasmus vs La Russa & Pujols??

Rasmus와 La Russa 감독이 썩 사이가 좋지 못하다는 것은 이제 별로 신기할 것도 없는 사실이 되어 버렸지만, 여기에 Pujols까지 나서서 공개적으로 Rasmus를 공격하여 문제가 좀 커졌다.

이 발언이 나온 지는 며칠 되었으니 내용은 다들 아시시라고 생각한다. Pujols는 본인 스스로 "팀의 리더"라고 자칭하면서, Rasmus는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니 불평하기보다는 좀 더 경험을 쌓으라고 말했다. 또한, 이 팀에서 뛰는 것이 맘에 안들면 나가라고... 만약 그걸 원한다면 팀은 그를 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ujols는 말할 필요도 없는 이시대 최고의 플레이어이지만, 팀 리더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과거 Mike Matheny나 2006년 월드시리즈 우승때 Jim Edmonds가 보여줬던 리더쉽은 Pujols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번번이 3루코치의 사인을 무시하고 홈으로 뛰다가 아웃당하는 것은 바로 Pujols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내야땅볼 때 설렁설렁 걸어가다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버리는 것 역시 Pujols가 아니었던가...???

무엇보다도 본인이 스스로 팀 리더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문제를 언론에 대놓고 떠들어대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일은 문을 닫고 두세 명이 앉아서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이 정석이다. 언론에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를 키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안그래도 최근 감독과 함께 보수단체의 행사에 참석하여 물의를 일으킨 마당에...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는데... 언론을 이런 식으로 악용하는 것까지 La Russa 감독을 닮아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ujols는 Pujols이다. 그가 타의 모범이 되든 아니든 간에, 이런 플레이어를 놓치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La Russa 감독은 오프시즌에 교체해 버려도 그만이지만, Pujols를 대체할 플레이어는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만약 Pujols가 Rasmus를 아주 싫어한다면... 가슴 아프지만 Rasmus를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번 오프시즌에 Rasmus가 트레이드되고, La Russa 감독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XX...

- David Freese, 또 발목 수술

Freese가 최근 왼쪽 발목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 8월에 오른 발목에 수술을 받고 이미 시즌아웃 되었으니, 이건 확인사살이라고 할 만 하다. 작년에도 왼쪽 발목에 수술을 받고 2개월을 DL에서 보낸 바 있었다.

올 시즌에 왼쪽 발목 이야기는 전혀 없었는데 이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식인지 모르겠다. 작년 수술이 잘 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자세한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여간 이 팀은 인간백정 Dr. George Paletta가 이끄는 의료진의 실력부터가 매우 의심스러운데다가, 선수의 부상을 다루는 방법, 부상을 공표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

Freese 또한 injury prone 정도가 아니라 그냥 injury 덩어리가 되어 가는 느낌이다. 경기중 부상당하는 것에서부터 교통사고, 웨이트 트레이닝 중 사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여기저기 골고루 부상당하는 기술을 마스터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spring training때는 Matt Carpenter에게 기회를 줘 보면 어떨까 싶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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