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메트릭스'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11.12.06 세이버메트릭스 블로그를 별도로 개설합니다.
  2. 2011.09.30 [세이버메트릭스] Log5 System 및 Pythagorean 승률을 이용한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예측 7
  3. 2010.09.16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SSS(Small Sample Size)의 문제 3
  4. 2010.03.25 [세이버메트릭스] 그라운드볼의 효과(2) 3
  5. 2010.03.11 [세이버메트릭스] 그라운드볼의 효과(1) 3
  6. 2010.02.19 SIERA(Skill-Interactive ERA) : 새로운 투수 스탯의 탄생 13
  7. 2010.02.03 [세이버메트릭스] wRC+ : 타자에 대한 상대 평가 4
  8. 2010.01.21 [세이버메트릭스] 구원투수의 가치(Value) :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 계산하기 8
  9. 2010.01.18 [세이버메트릭스] LI(Leverage Index) :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순간 2
  10. 2010.01.01 [세이버메트릭스] WPA(Winning Probability Added): 얼마나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가, 혹은 얼마나 영양가가 높은가 6
  11. 2009.12.18 [세이버메트릭스] 타자의 가치(Value) :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 계산 - Revisited - 24
  12. 2009.12.07 [세이버메트릭스] 투수의 가치(Value) : 선발투수의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 계산하기 9
  13. 2009.12.01 [세이버메트릭스] 투수의 실점 방어 능력을 평가하기 : ERA, FIP, xFIP, tRA, tRA* 14
  14. 2009.10.20 [세이버메트릭스] RE(Run Expectancy)와 WE(Win Expectancy) : Holliday의 에러는 얼마나 치명적이었나? 4
  15. 2009.10.02 세이버메트릭스의 매력 3
  16. 2009.09.15 [세이버메트릭스] 타자의 종합적인 기여 수준, Value 측정하기 : WAR의 계산 3
  17. 2009.09.08 [세이버메트릭스] 주루플레이 능력을 평가하다? 2
  18. 2009.08.30 [세이버메트릭스] Positional Adjustment : 수비 포지션의 난이도 차이에 대해서 6
  19. 2009.08.30 [세이버메트릭스] 수비 스탯 : FPct, RF, ZR, UZR, TZ, +/-(Fielding Bible) 16
  20. 2009.08.28 [세이버메트릭스] Replacement Level(대체수준), VORP 란 무엇인가 3
  21. 2009.08.25 [세이버메트릭스] 타자의 공격력 계산하기 : OPS, OPS+, GPA, RC, RC/27, EqA, wOBA, wRAA 23
  22. 2009.08.05 희생번트는 정말 득점에 도움이 될까?? 8
  23. 2009.06.30 Pythagorean Record란 무엇인가 : 기대 승률, 실제 승률, 그리고 운빨 6
  24. 2009.06.17 BABIP란 무엇인가 : David Wright의 2009 시즌 타격 성적 분석 19
  25. 2009.04.12 What Is FIP?? (FIP란 무엇인가) 19
  26. 2009.04.09 Sabermetrics를 위한 변명 2
Redbirds Nest in Korea라는 블로그를 개설한지도 벌써 만 3년에 가깝게 지났습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갔나 싶네요.

그동안 Cardinals와 메이저리그, 그리고 세이버메트릭스를 다뤄 왔었는데... 포스팅이 계속 늘어나면서 이 모든 것을 한 공간에서 한꺼번에 이야기하기가 좀 어려워진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서 다루던 내용 중 세이버메트릭스를 따로 떼어서 별도의 블로그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영화 "머니볼"의 개봉으로 국내에서도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Cardinals에는 관심이 없으나 세이버메트릭스에는 관심이 있는 야구팬 분들을 위해,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블로그 이름은 "Sabermetrics in Korea(세이버 코리아)" 이며, 주소는 http://saberkorea.tistory.com/ 입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는 아무 것도 없어서 썰렁한 상태인데... 일단 기존 글을 몇 개 퍼간 뒤에 새로운 글을 써 볼까 합니다.

물론 기존의 세이버메트릭스 포스팅은 그대로 남겨 둘 예정입니다. 또한, Cardinals와 세이버메트릭스에 모두 관련된 내용으로 글을 쓰는 경우, 양쪽에 모두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FreeRedbird 배상.


* 이 글은 블로그 공지사항에도 등록됩니다.

Posted by FreeRedbird
:
Cardinals의 드라마틱한 플레이오프 진출 기념으로, 오래간만에 세이버메트릭스 포스팅을 해 본다.

Bill James는 이미 오래 전에 팀과 팀 간의 단기전 승률을 계산하는 "Log5 System"을 만들어 놓고 있었는데, "Baseball Abstarct 1981"에 처음 발표되었고, 이후 좀 더 일반적인 형태로 확장되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은 이 식이 각각의 팀을 승률 5할짜리 팀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인 값으로부터 계산하는 대수 체계(Logarithmic System)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그 어쩌구 하는 이름도 그렇고, Bill James의 설명도 그렇고, 뭔가 엄청 복잡한 수식이 등장할 것 같지만, 실제 계산식은 무척 단순하고, 로그함수를 계산하는 일도 없다.

예를 들어, 팀 A와 팀 B가 1게임짜리 단판 승부를 벌인다고 치자. 종목은 꼭 야구가 아니더라도 상관은 없는데, 어쨌든 야구라고 치고, 이 둘은 같은 리그에 속해 있다. 해당 리그에서, 팀 A는 현재 6할의 승률을 거두고 있는 반면, B는 4할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A와 B가 1게임을 했을 때 A가 이길 확률은 얼마일까?

이 계산을 위해서는, 먼저 A팀과 B팀의 log5 값을 구해야 한다. 이를 각각 log5a, log5b 라고 하자.

Bill James가 생각한 log5 값은, 해당 팀의 "Talent" 를 리그 평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나타낸 값이었다. A팀이 리그 전체(리그 평균 승률은 당연히 5할이고, 리그 평균 탤런트 수준도 0.5 이다)를 상대로 6할의 승률을 거두고 있다면, A팀의 상대적인 재능 수준(Talent Level)은 리그 평균에 비해 어느 정도일까?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여기에서 0.5는 리그의 평균적인 재능 수준이고, 우변의 0.6은 이 팀의 승률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이 식을 만족하는 값을 A팀의 재능 수준, 즉 A팀의 log5 값으로 Bill James가 정의했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식을 log5a에 대해 풀면,


즉, 리그 평균을 0.5라고 했을 때, A팀의 재능 수준은 0.750이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재능 0.750짜리 팀이 재능 0.5짜리 팀(혹은 평균이 0.5인 리그 전체)을 상대로 경기를 하면 승률은 0.6, 즉 60%라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Log5b도 구해 보면,




동일한 식을 이용하여, 이제 A팀과 B팀이 단판 승부를 벌였을 때 각각의 승률을 예측할 수 있다.

A팀이 B팀에게 이길 확률을 Pab라고 하면,



처음의 식과 동일한 식에서, 리그 평균을 의미하던 0.500 대신 log5b, 즉 B팀의 재능 수준을 대입한 것이다. 계산 결과는 A팀이 이길 확률이 69.2%임을 보여준다.

같은 방법으로, B팀이 A팀에게 이길 확률을 계산하면, 30.8%이다.



보다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리그 내에서 A팀의 승률을 Pa, B팀의 승률을 Pb라고 하여 식을 정리해 보자.

처음에 log5a를 구하던 식은 아래의 식이었다.


이 식을 log5a에 대하여 정리하면,


마찬가지로, log5b에 대하여 정리하면,


이제, 이 식들을 넣어서 Pab에 대하여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된다.


log5 등 불편한 항들이 사라지고 A, B팀의 승률만 남았다. 즉, 두 팀의 리그 내 승률만 알면 두 팀간 대결에서의 기대 승률을 계산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위의 식을 가지고 실습을 해 보자.

메이저리그는 내일부터 Division Series에 돌입한다. 8개 팀이 2팀씩 5전 3선승제의 단기전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승패에는 운이 많이 개입하므로, 보다 실제 재능 수준에 가깝게 추정하기 위해, 시즌 득점/실점 자료를 바탕으로 Pythagenpat에 의한 Pythagorean Expectation을 계산하여 해당 팀의 리그 내 승률로 사용하였다.  (Pythagorean Expectation은 여기를 참조)

이렇게 계산한 Division Series 예측 결과는 아래와 같다.


Div. Series 기대승률은 3-0, 3-1, 3-2 승리 확률을 합산한 것이다.
3-0, 3-1, 3-2는 각각 어떻게 구할까? 고등학교 수학에서 배우는 조합을 이용하여 계산하면 된다.

위쪽의 예와 동일하게, 한 번의 대결에서 A팀이 B팀을 이길 확률을 Pab,  B팀이 이길 확률을 Pba라고 하면, n차전에서 시리즈가 A팀의 승리로 끝날 확률은 아래와 같다.


예를 들어, Cardinals가 Phillies에게 4경기만에 3-1로 승리하고 NLCS에 진출할 확률을 계산하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참고 : 위 식에서 "(n-1)C2"가 되는 이유는? 마지막 게임은 무조건 해당 팀이 이기게 되므로, 나머지 경기 중에서 두 게임을 이기는 경우의 수를 구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는 5선발을 사용하지 않는 등 정규시즌과는 다른 로스터 운용을 하게 되므로, 실제로는 각 팀의 기대승률 자체가 변하게 되어, 위의 결과에서 오차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대략적인 전력상의 우열을 살펴보는 데에는 이정도로도 충분할 것이다.


P.S. 혹시 Bill James가 직접 출판했던 시절의 Baseball Abstract (1977년부터 81년까지)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아시면 알려 주시길... 가끔 이베이에 올라오는 것 같기는 한데...



Today's Music : Tori Amos - Winter (Live 1992)



중고등학교때 헤비메틀을 많이 듣긴 했지만(팝음악을 들으면 나약한 음악이라고 구박을 받던 시절이었다), 사실 돌이켜보면, 사춘기 소년의 감성을 지배했던 음악은, 이런 곡들이었다. 십 몇 년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이다. 그다지 이쁘다고 할 수는 없는 Tori Amos의 얼굴이 너무 크게 잡혀서 약간 부담스럽긴 하지만... -_-;;;

Posted by FreeRedbird
:
참으로 오래간만의 세이버메트릭스 관련 포스팅이다.
Cardinals가 시즌 막판에 마구 삽을 푸면서 세이버메트릭스 포스팅을 할 시간을 주고 있다. -_-;;

작년 한국시리즈 때였던 것 같다.
퇴근하면서 PMP로 중계방송을 보는데, 어떤 타자(이름이 기억나지 않음)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해설위원은 다음과 같은 해설을 하였다. "아, 역시 A 선수가 B 투수에게 강하네요. A 선수 정규시즌에서 B 투수에게 7타수 4안타로 아주 강했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나서야 글을 쓰게 된다는 것은... 아기가 태어나면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ㅎㅎㅎ

특정 투수와 특정 타자의 대결 기록, 즉 Matchup data는 무척 흔히 인용되는 스탯이다. 위와 같이, 이전에 A 타자가 B 투수에게 7타수 4안타를 기록했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다음 대결에서 A타자가 안타를 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게 된다. 정말 그럴까??

확률에 관한 세상에서 가장 진부한 예를 들어 보겠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1/2로 같다고 하면, 동전을 2회 던졌을 때 앞면 한 번, 뒷면 한 번 나올 확률이 당연히 가장 높다. 하지만, 그냥 앞면만 두 번 나올 확률도 1/2 * 1/2 = 0.25 로 상당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동전을 4회 던졌을때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4 = 1/16 = 0.0625 로, 아까보다는 제법 낮아졌지만 여전히 있음직한 확률이다. 동전 4회 던지기를 10000번 하면 아마도 625번 쯤은 앞면만 4번 나오는 경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럼 동전을 8회 던졌을 때 모두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8 = 0.0039 로, 0.39%이니 매우 작기는 해도 여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즉, 앞면과 뒷면이 완벽하게 같은 멀쩡한 동전이라고 해도, 여전히 8회 연속으로 앞면만 나오는 등의 이상현상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만 이상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애초에 동전이 이상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알고보면 동전 자체가 찌그러져 있어서 한쪽 면만 계속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동전을 8번 던져 8번 모두 앞면이 나왔을 때, 이것은 단지 멀쩡한 동전이 어쩌다 한 번 보여주는 이상현상일 수도 있고, 찌그러진 동전이 일상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야구의 스탯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타자가 작년과 재작년에 600 PA에서 홈런을 각각 15개씩 쳤는데 올해 갑자기 30개를 쳤다고 하면, 이것은 해당 타자가 오프시즌 동안 웨이트를 열심히 하여 근육을 늘린 결과 장타력이 실제로 향상된 것일 수도 있고, 단지 운이 좋아서 발생한 뽀록일 수도 있으며, 둘 다 해당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이러한 이상현상은 모수 즉 Sample Size가 커질 수록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전을 2~3회 던지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겠지만, 동전은 100만 번 던지면 앞면이 나오는 횟수는 아마도 50만번에 가까울 것이고, 동전을 1억 번 던지면 더욱 더 평균에 가까워 질 것이라는 것이다.

어떤 특이한 현상, 예를 들어 어떤 타자의 볼넷 비율이 전체 타석의 30%로 매우 높은 것을 관찰했을 때, 이것이 10 PA 중 볼넷 세 번을 얻은 것과 같이 매우 작은 샘플사이즈에 근거한 것이라면, 그냥 일반적으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이상현상일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 타자가 여러 시즌을 뛰어서 2000 PA를 기록했는데 이 중에서 600번의 볼넷을 얻은 것이라면, 이것은 이 타자가 볼넷을 아주 잘 고르는 특이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러한 능력이 발현되고 있는 것일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그렇다면, 얼마나 모수가 커졌을 때 우리가 그것을 "뽀록"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세이버리스트(Tom Tango는 Sabermetrician이라는 단어 대신 Saberist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나는 Tango 빠 이므로 그의 제안을 그대로 따르기로 하겠다. ㅎㅎ )인 Pizza Cutter는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r=.70 이 상을 도출할 수 있는 모수를 찾아 보았다. 그가 r=.70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사회과학에서 이론의 설명력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correlation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또한 r=.70인 경우 r^2=.49가 되므로, r=.70보다 크다는 것은 상관관계가 50% 이상이라는 의미가 되어 어느 정도 객관적인 설명력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Pizza Cutter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원문: 타자 기록, 투수 기록)

Offense Statistics:

  • 50 PA: Swing%
  • 100 PA: Contact Rate
  • 150 PA: Strikeout Rate, Line Drive Rate, Pitches/PA
  • 200 PA: Walk Rate, Ground Ball Rate, GB/FB
  • 250 PA: Fly Ball Rate
  • 300 PA: Home Run Rate, HR/FB
  • 500 PA: OBP, SLG, OPS, 1B Rate, Popup Rate
  • 550 PA: ISO

Pitching Statistics:

  • 150 BF – K/PA, grounder rate, line drive rate
  • 200 BF – flyball rate, GB/FB
  • 500 BF – K/BB, pop up rate
  • 550 BF – BB/PA

왜 swing%는 50 PA만 있어도 충분한데 HR/FB는 300 PA나 필요할까? 다음과 같이 간단히 생각해 볼 수 있다. swing%는 타자가 본 투구 수를 분모로 한다. 1 PA에서 보통 3~4개의 공을 보게 되므로, 50 PA에서 150~200 정도의 모수를 얻게 된다. 반면, HR/FB의 경우 타자가 친 플라이볼의 갯수를 분모로 하므로, 타자의 contract%를 80% 정도라고 하고 FB%를 40%라고 하면 300*0.8*0.4 = 96 으로 오히려 적은 모수를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단순히 모수의 갯수 뿐 아니라, 해당 스탯에 얼마나 많은 선수의 능력 이외의 외생변수들이 개입하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Pizza Cutter는 750 PA까지 분석을 수행했는데, 타자의 타율이나 BABIP와 같은 경우 750 PA까지 높여도 여전히 r값이 0.70을 밑돌았다. 즉, 750 PA 정도의 샘플을 가지고는 타율에 대해 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년 내내 주전으로 뛰어도 700 PA를 넘기기가 쉽지 않으므로, 한 시즌의 타율을 가지고 다음 시즌의 타율을 예측하는 것은 그다지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그만큼 타율이나 BABIP가 타자의 능력 이외의 다른 외생변수(상대 수비수의 능력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참고로, 신뢰할 만한 수준의 타율을 얻기 위해서는 1,000 PA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00 PA의 커리어 데이터에서 3할의 타율을 가진 타자가 있다면, 그는 진짜로 3할 타율을 칠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작년 한 시즌 650 PA에서 3할 타율을 기록했다고 해서 그가 3할 타자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는 의미이다. 또한, 좌투수/우투수 상대 기록을 비교하는 플래툰 스플릿의 경우 통계적으로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려 2,000 PA 이상의 기록이 필요하다.

응용을 해 보자. 휴식 및 부상으로 인한 결장을 감안하여 메이저리그 풀시즌을 650 PA라고 보면, 한 달에 대략 100 PA + 알파 정도를 얻게 될 것이다. 작년, 재작년에 비해 시즌 초인 4월달에 갑자기 컨택 능력이 확 늘어난 타자가 있다면, 이 타자는 남은 시즌 내내 비슷한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 Contract%는 100 PA를 넘으면 통계적으로 설명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타자가 4월에 평소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홈런을 쳤다고 해서, 앞으로도 시즌 내내 쭈욱 그럴 것이라고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홈런 비율이 설명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300 PA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타자 A가 정규시즌에 투수 B에게 7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고 해서 포스트시즌에서 B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잘 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는가? 이미 답은 위에 다 나와 있다. 타자의 타율은 750 PA를 가지고도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예측을 하기가 어려운데, 7 PA는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대타를 기용하고자 하는 감독의 입장이라면, matchup data 같은 것은 완전히 무시하고 현재 벤치에 앉아있는 타자들 중 가장 뛰어난 타자를 무조건 선택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해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해설위원은 팬들이 야구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전에 7타수 4안타였는데 이번에는 안타를 칠까 못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타자와 투수의 승부를 지켜보면 좀 더 재미있지 않은가? 우리는 팬이다. 팬은 야구를 즐기면 된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재미있게 즐기시되 이런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데이터를 너무 진지하게 의지하지는 마시라는 것이다.


Today's Music : Elton John - Sweet Painted Lady (Live 1976)



이곡은 Yellow Brick Road 앨범에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곡인데, Elton John 본인도 좀처럼 콘서트에서 부르지 않던 곡으로, 엄청난 레어 영상이다. 화질은 구리지만 음악과 퍼포먼스는 A+ 이다.

Elton John은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은 히트곡들(30년 연속 빌보드 TOP 40 진입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가지고 있다)을 발표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엄청난 명성을 누리고 있지만... 그의 70년대 앨범들을 듣고 있노라면, 특히 국내에서, 나는 아직도 그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단연코 20세기 최고의 뮤지션 중 한 사람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우리는 앞의 글에서 Matthew Carruth의 연구를 바탕으로 투수의 그라운드볼 유도 능력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바 있다. 그런데, Carruth의 연구는 2009년 AL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또한 그가 살펴보지 않은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아서, 내가 직접 이 연구를 확장해 보기로 했다.

우선, 연구 대상을 2003년에서 2009년까지의 MLB 투수들 중 100이닝 이상을 던진 시즌으로 확장하였다. 필요한 데이터는 Fangraphs와 Baseball-Reference 사이트에서 긁었다. 이렇게 추린 결과 총 986개의 표본을 얻을 수 있었는데, 대략 1시즌에 140명 정도가 100이닝을 넘기는 것 같다. 또한, Carruth가 살펴본 것 이외의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회귀분석을 통한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그라운드볼과 ROE(Reached On Error, 에러로 타자가 출루하는 것)의 관계 등이 있다.

미리 밝혀두지만, 매우 높은 상관관계, 즉 매우 높은 r 및 r-sqaure값을 기대하면 실망할 것이다. 야구에서 다른 변인을 배제한 채 그라운드볼 비율 하나만 가지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비록 상관관계는 적더라도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2차 회귀분석 같은 것은 실시하지 않았다. (나는 Baseball Prospectus의 덕후들이 아니다...!!)

하나씩 차례차례 보면...


<모든 그래프는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그라운드볼과 실점율(RA) : r = 0.138394, r^2 = 0.019153, RA = -2.03629*GB% + 5.639307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세하나마 그라운드볼 비율이 높아질수록 실점허용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r-square가 0.02에 불과하여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지만... (이것은 RA의 변화 중 2%를 GB%로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RA를 결정하는 요소는 GB%이외에도 매우 많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2. 그라운드볼과 ERA : r=0.183638, r^2=0.033723, ERA = -2.53154*GB% + 5.4937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ERA는 RA보다 조금 더 그라운드볼에 영향을 많이 받고(그래봐야 영향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래프의 기울기가 더 급하게 나타난다. 그라운드볼을 더 많이 유도할 수록 RA가 감소하는 것보다 더 ERA가 감소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ERA/RA를 살펴보자.

3. 그라운드볼과 ERA/RA : r=0.228233, r^2=0.05209, ERA/RA = -0.13672*GB% + 0.98383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경우는 앞의 둘에 비해 GB%가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다. 이 정도면 분명히 무시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그라운드볼 유도 경향이 강할수록, RA에 비해 ERA가 크게 감소하는 것이다.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가 상대적으로 ERA에서 이득을 보게 됨을 알 수 있다. 이 현상은 뒤에서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

4. 그라운드볼과 FIP : r=0.266894, r^2=0.071233, FIP = -2.88823*GB% + 5.64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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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P는 어떨까? 앞에서 본 것들보다도 더욱 상관관계가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면 FIP가 내려가는 것이다. FIP가 인플레이 된 공을 무시하기 때문에 그라운드볼 투수를 과소평가한다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현실은 정 반대임을 알 수 있다. FIP는 그라운드볼 투수에게 호의적이다.

5. 그라운드볼과 에러로 인한 출루(ROE) : r=0.242846, r^2=0.058974, ROE/9 = 0.587465*GB% + 0.10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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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볼은 과연 에러를 증가시킬까? 답은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YES이다. ROE는 투수마다 이닝수가 다르므로 9이닝당 에러 갯수, 즉 ROE/9로 환산하여 계산하였다. (이 데이터는 B-R 사이트의 구석에 숨어 있고, Play Index에서 리포트로 제공되지도 않아서 찾아서 정리하는데 꽤 애먹었다. -_-;;) 이렇게 해서, 투수의 그라운드볼 유도가 수비수들의 에러를 증가시키고, 그에 따라 비자책점이 증가하여 ERA가 감소한다고 할 수 있겠다.

6. 그라운드볼과 폭투 : r=0.066555, r^2=0.00443, WP/9 = 0.1729*GB% + 0.187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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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투수가 그라운드볼을 유도하기 위해 싱커를 많이 던지면 폭투가 늘어나지 않을까? 라는 의문으로 9이닝당 WP 수와 그라운드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그라운드볼 비율과 폭투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 그라운드볼과 BABIP : r=0.098328, r^2=0.009668, 식 생략(무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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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석결과는 나로서는 무척 의외였다.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면 안타가 많이 나올 것이고, 따라서 BABIP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분석결과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라운드볼 비율과 BABIP는 거의 아무 상관이 없다...!!

8. 그라운드볼과 타율 : r=0.044523, r^2=0.001982, 식 생략(무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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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은 BABIP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으므로, 이러한 결과는 이미 BABIP가 GB%와 별 상관이 없음을 보았을 때 이미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투수의 피안타율은, 그라운드볼 비율과는 정말 아무런 상관이 없다.

9. 그라운드볼과 출루율 : r=0.014189, r^2=0.000201, 식 생략(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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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피출루율과 그라운드볼 비율은, 그야말로 전혀 상관이 없었다. 위의 그래프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치 않아 보인다.

10. 그라운드볼과 장타율 : r=0.271293, r^2=0.0736, SLG = -0.19846*GB% + 0.51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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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라운드볼이 모처럼 제법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그라운드볼이 늘어나면 장타 허용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과인데, 그라운드볼이 라인드라이브나 플라이볼에 비해 장타를 덜 맞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11. 그라운드볼과 타자의 컨택 비율 : r=0.07047, r^2=0.004966, 식 생략(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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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나를 놀라게 했다. "그라운드볼 투수"라고 하면 아무래도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라운드볼을 유도하여 내야수들이 타자 및 주자를 아웃 처리하게 하는 것이 그라운드볼의 큰 목적일 것 같은데... 타자가 공을 맞히는 contact 비율은 그라운드볼 비율과 별 상관이 없었다.

12. 그라운드볼과 삼진 : r=0.167946, r^2=0.028206, K/9 = -3.99764*GB% + 8.07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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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볼 투수는 삼진을 덜 잡을 것 같은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로도 약간은 그런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라운드볼 비율이 높을 수록, 9이닝당 삼진 비율은 내려간다. 비록 r값이 작지만...

13. 그라운드볼과 볼넷 : r=0.136526, r^2=0.018639, BB/9 = -1.86688*GB% + 3.852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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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은 어떨까? 그라운드볼 투수는 볼넷도 적게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기서도 K/9와 마찬가지로 상관관계가 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14. 그라운드볼과 제구력(K/BB) : r=0.008614, r^2=0.0000742, 식 생략(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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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볼넷 비율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투수의 제구 수준을 살펴보는 매우 유용한 스탯이다. 그런데, 그라운드볼과의 상관관계는 전혀 없었다. 이번에 돌려 본 모든 분석 결과 중에서도 가장 형편없는 상관계수 및 P-value를 얻은 것이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완전 일직선이지 않은가... 그라운드볼 유도 능력과 제구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

15. 그라운드볼과 피홈런 : r=0.455812, r^2=0.207764, HR/9 = -2.18067*GB% + 2.032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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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라운드볼이 제법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면 피홈런이 감소한다. 이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는데... 어쨌든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로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16. 그라운드볼과 Infield Fly : r=0.411868, r^2=0.169635, IFFY% = -0.17908*GB% + 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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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면 홈런이 줄어들므로 실점을 그만큼 덜 해야 되는데... 기대한 것 만큼 실점 감소의 효과가 크지는 않다. 한 원인은 앞에서 이미 본 바와 같이 ROE가 증가하는 것이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또 어떤 다른 게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혹시 내야플라이가 어떨까 싶어 돌려 보았다. 결과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라운드볼이 증가할 수록 내야플라이가 감소한다. 내야플라이는 삼진 다음으로 타자의 아웃 처리 가능성이 높은, 투수에게 매우 유리한 결과물이므로, 내야플라이가 감소한다는 것은 실점을 줄이는 데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즉, 투수가 그라운드볼을 유도하면 홈런을 줄이는 이득이 있지만, 내야플라이가 줄어드는 손해도 있는 것이다.

17. 그라운드볼과 패스트볼 구속 : r=0.109629, r^2=0.012018, FBv = 4.712103*GB% + 87.7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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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볼과 관련된 선입견을 하나 더 체크해 보았다. 혹시 패스트볼 구속이 안나오는 투수들이 그 대안으로 싱커를 많이 던저셔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결과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의 상관이 없었다. r값이 상당히 낮은데, 굳이 억지로 이야기하지면 오히려 그라운드볼 비율이 높은 투수가 구속도 약간 빨랐다.

18. 그라운드볼과 이닝당 투구수 : r=0.38887, r^2=0.15122, P/IP = -5.60524*GB% + 18.5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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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볼의 이점이 또 무엇이 있을까...? 위의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할수록 적은 공을 던져서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다...!! 삼진도 적고 볼넷도 적으면 당연히 공을 덜 던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투수의 스태미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19. 그라운드볼과 WAR : r=0.213114, r^2=0.045418, WAR = 5.695013*GB% + 0.25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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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라운드볼과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의 관계이다. NL 투수들은 타석에서의 삽질로 인해 WAR을 까먹게 되므로, 이 분석은 AL에서만 뛴 425명의 기록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 결과는, r=0.21의 상관관계에서,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할수록 높은 WAR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라운드볼을 유도하는 것이 투수에게, 나아가 팀에게 좋은 전략임을 보여준다.


정리.

그라운드볼을 유도하는 것은 다음에 대해 어느 정도 내지는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 피장타율 및 피홈런의 감소
- 내야플라이의 감소
- 이닝 당 투구수의 감소
- ERA/RA의 감소
- FIP의 감소
- WAR의 증가

그라운드볼을 유도하는 것은 다음에 대해 약한 영향을 미친다.

- ERA의 감소
- RA의 감소
- ROE의 증가
- 삼진의 감소
- 볼넷의 감소

그라운드볼은 다음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 폭투
- BABIP
- 피안타율
- 피출루율
- K/BB
- Contact%
- 패스트볼 구속


아래는 작업에 사용된 엑셀파일이다. 참고하시기 바란다.

Posted by FreeRedbird
:
그라운드볼은 현대 야구에서 무척 권장되는 덕목 중 하나이다. 그라운드볼은 장타를 덜 허용하며, 병살의 가능성을 높여서 궁극적으로 실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raw stuff가 부족하여 탈삼진을 충분히 잡아내지 못하는 투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로 알려져 있다.

정말 그렇게 그라운드볼은 좋기만 한 것일까? 좋다면 얼마나 좋은 것일까?

얼마 전, Fangraphs의 Matthew Carruth는 5편에 걸쳐서 그라운드볼에 관한 시리즈를 연재한 바 있었다.
링크: 1 2 3 4 5

글이 5편이나 되지만 짧은 글들이므로 그다지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가능하면 원문을 한 번씩 읽어보실 것을 권한다.

그라운드볼이 플라이볼 보다 유리하며, 이왕이면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이므로, 굳이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2009년 AL을 대상으로 한 Carruth의 연구에서도, 플라이볼은 그라운드볼보다 몇 배나 실점을 많이 자초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arruth도 지적하고 있지만, 이러한 차이는 주로 홈런에 기인하는 것이다. Tom Tango의 연구에 의하면, 플라이볼에서 홈런을 제외하고 나면 그 가치는 그라운드볼과 비슷해진다. 홈런을 빼고 생각하면, 투수가 플라이볼을 내주나 그라운드볼을 내주나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플라이볼은 장타로 연결될 확률이 높지만, 그라운드볼에 비해 아웃이 되기도 쉽다. 또한, 종종 간과되는 부분인데, 그라운드볼은 내야 에러의 확률을 높여서, 타자가 에러로 출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수비수들의 능력이나 주자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참고로, FIP가 그라운드볼 비율 같은 것을 아예 계산에 넣지 않으면서도 여러 테스트에서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미 피홈런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그라운드볼/플라이볼 비율을 무시하더라도 괜찮은 것이다.

널리 퍼져있는 생각 중 하나는, "그라운드볼 투수가 실투를 하여 높은 공을 던지면 오히려 장타가 될 확률이 더 높다"라는 것인데, Carruth의 2편을 읽어 보면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라이볼 중 홈런 비율, 라인드라이브 중 홈런 비율은 그라운드볼 유도 능력과 그다지 상관이 없었다. R-square 값이 0.01 혹은 0.02에 불과함을 주목하자.

재미있는 것은, 3편에서 보여주듯이 "플라이볼을 허용한 경우의 장타율"은 그라운드볼 유도 비율이 높을 수록 올라가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높은 그라운드볼 비율로 인해 외야수들이 전진수비를 많이 함으로써 플라이볼이 오히려 장타가 되는 경우가 많아지지 않나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4편은 그라운드볼 비율과 삼진/볼넷의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그라운드볼 비율이 높을 수록 삼진과 볼넷이 모두 약간씩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역시 형편없이 낮은 R-square 값을 고려할 때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5편에서 그는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라운드볼 유도 능력은 다음 항목과 무관하다.
- 플라이볼/라인드라이브 허용시 홈런이 될 확률
- 삼진 비율
- 볼넷 비율
- 라인드라이브의 장타율(SLG)

그라운드볼 유도 능력은 다음의 영향을 미친다.
- 플라이볼의 장타율 상승
- 팝업(내야플라이) 감소
- RBOE(에러로 타자가 출루) 증가
- 피홈런 감소
- FIP 및 RA(실점) 감소


그라운드볼 유도 능력이 영향을 미치는 항목에서... 내야플라이나 피홈런이 감소하고 RBOE가 증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다만, FIP와 RA가 감소하는 것은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되기는 하는데... Carruth의 그래프를 보면 역시 R-square가 너무 낮게 나타나고 있어서, 이렇게 결론을 함부로 내려도 되는지 조금 의문이다. (FIP의 R-square는 0.07, RA는 0.02에 불과하다)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함으로써 얻는 이득은 RBOE의 증가로 어느 정도 상쇄되는 면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미 2006년에 The Hardball Times의 David Gassko가 보여준 바 있다. Derek Lowe의 예에서 알 수 있듯, RBOE로 인한 실점은 비자책점으로 기록되므로, 그라운드볼 투수들이 오히려 ERA에 의해 과대평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라운드볼 투수를 FIP가 과소평가한다는 널리 퍼진 견해와는 정반대의 주장이다.) 또한, FIP 및 RA에 대한 낮은 R-square값으로 볼 때, 삼진이나 볼넷 등 다른 기록을 무시한 채 그라운드볼 비율 하나만으로 투수의 실점 방어 수준을 설명하기는 무리인 것으로 판단된다. 요컨대,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는 것은 미덕이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위에서 나온 이야기들에 대해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품고 있는 그라운드볼에 대한 의문점들에 대해서, 나 스스로 추가적인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정리가 되면 추가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Today's Music : Pet Shop Boys - A Red Letter Day (Live)



Awesome.
Posted by FreeRedbird
:
(주의: 이 글은 그동안 적어온 세이버메트릭스 글 중에서도 매우 매니악한 분위기의 글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으시기를...)

Baseball Prospectus가 세이버메트릭스의 중심지이던 시절이 있었다. Voros McCracken이 DIPS 이론을 발표하고, Keith Woolner가 Replacement Level 및 VORP를 소개하던 2000년대 초반이 바로 그 시기이다. 이후 Nate Silver와 Clay Davenport 등 뛰어난 세이버메트리션들이 활약하면서 WARP, EqA와 같은 새로운 스탯과 퍼포먼스 예측 시스템인 PECOTA를 내놓으며 지속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BP에서 독자적으로 내놓은 기존 스탯들이 많은 비판을 받고, 반면 별다른 새로운 것을 내놓지 못하면서 다소 침체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Dave Cameron 등은 대놓고 BP를 한물 간 퇴물집단으로 취급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세이버메트릭스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BP의 Kevin Goldstein이나 Will Carroll 등은 좋은 읽을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괜찮은 칼럼니스트들이다.)

그러한 BP가 최근 들어 Eric Seidman, Colin Wyers, Matt Swartz 등을 새로 필진으로 영입한 것은 바람직한 변화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Eric Seidman과 Matt Swartz가 SIERA를 발표하는 모습에서도 BP의 변화를 볼 수 있다. BP는 보통 자신들의 스탯에 대해 계산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공개하지 않으며, 그나마도 유료 회원 전용 컨텐츠로만 올려놓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폐쇄성은 그 자체로도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고, 발전적인 논의가 풍부하게 재생성되는 데 큰 지장을 주어 왔다. 하지만, 이번 SIERA의 경우는 무려 5개의 포스팅에 걸쳐서 기본 컨셉과 계산 과정이 비회원에게도 상세하게 공개되어 있는 것이다. 아래 링크의 인트로 페이지에 가면 5개의 포스팅을 모두 볼 수 있다.

링크(Baseball Prospectus의 SIERA 페이지)

SIERA는 Skill-Interactive ERA의 약자이다. (이 스탯의 이름을 보면서 과거에 잘나갔던 게임회사 SIERRA를 떠올리는 것은 나 뿐일까??) 이 스탯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BP를 통해 2006년에 발표되었던 Nate Silver의 QERA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QERA는 Quick ERA의 약자이다. Nate Silver의 글에 따르면(이 글은 유료 컨텐츠이다. 이런 것들이 BP의 폐쇄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은 전혀 나쁜 것이 아니지만, 이런 기본적인 글조차 유료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 스탯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글은 발표된지 3년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도 유료컨텐츠로 묶어둘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BP 사람들 이외에 거의 아무도 QERA를 쓰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투수의 스탯 중에서 K%, BB%, GB%/FB%가 투수에 따라 상당히 일관된 경향을 보이며, 나아가 투수의 ERA와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숫자만 가지고 투수의 ERA를 예측할 수 있는 식을 개발하였다.

QERA = (2.69 - 3.4*K% + 3.88*BB% - 0.66*GB%)^2

FIP가 K, BB(+HBP), HR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HR 대신 GB%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임을 주목하시기 바란다. 또한, 이 식은 선형함수가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주자를 누상에 내보내면 더욱 많은 점수를 실점하게 되므로 실점은 Linear하게 나타나지 않다는 BP의 주장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스탯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K%나 BB%가 K/PA, BB/PA로 계산되는 데 반해, GB%는 GB/BIP(Ball in Play), 즉 인플레이가 된 타구 중에서의 GB 비율로, 비교 대상이 되는 숫자가 서로 다른 것이다. 게다가, Eric Seidman과 Matt Swartz(이하 Eric/Matt)에 따르면, 이 식은 "K, BB, GB 간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Eric/Matt은 QERA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그들은 GB/BIP를 (GB-FB-PU)PA로 바꿔서 비교대상을 PA로 통일하였다. (여기에서의 FB는 외야플라이이며, PU은 Pop Up 즉 내야플라이의 약자이다. 쉽게말해 "(그라운드볼-플라이볼)/타석" 이다. Fangraphs의 경우 외야/내야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FB로 합쳐 놓고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또한, K%나 BB%, GB%가 상당 부분 서로 영향을 준다고 보고, 위의 QERA 식을 전개한 다음 나오는 모든 변인에 대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예를 들어 K%나 BB% 뿐 아니라, K%*BB%도 중요한 변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Eric/Matt은 QERA와 마찬가지로, HR을 변인으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고 대신 GB%를 선택하였다. HR/FB 비율이 투수의 실력이라기보다 운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렇게 해서 이들은 새로운 스탯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들이 SIERA를 처음 발표한 것이 미국시간으로 2월 8일이고, 현재의 버전으로 식을 수정한 것이 2월 12일이니, 아주 따끈따끈한 새 스탯인 셈이다.

그런데, 이 스탯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주 재미있다. Eric/Matt의 원문(SIERA 시리즈 중 네 번째 글)을 보자.

To be blunt, our goal was to beat everyone at predicting park-adjusted ERA in the following season, regardless of HR/FB treatment, and beat everyone but FIP and tRA in terms of same-year predictive value.


SIERA의 궁극적 목적은 특정 투수의 올 시즌의 데이터를 가지고 그의 내년 ERA(파크팩터 적용)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며, 같은 시즌의 ERA에 대해서는 FIP와 tRA 다음으로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스탯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FIP나 tRA는 투수의 내년 ERA가 아니라 투수의 현재 진짜 기량 수준(True Talent)를 나타내기 위해 개발된 스탯이며, 원칙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개발된 스탯은 아니기 때문이다. SIERA와 FIP 혹은 tRA를 아무 전제 없이 그냥 1:1로 대결시키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Eric/Matt의 생각은, 수비수나 운의 개입 보다 투수 자신의 역량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변인들(K% 등)은 해가 바뀌더라도 각 투수별로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므로, 올해의 데이터를 가지고 내년의 ERA를 맞출 수 있다면, 그것이 해당 투수의 진정한 기량 수준을 가장 잘 표현하는 스탯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글의 뒷부분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일단은 이러한 SIERA의 개발 목적을 감안하여 계산식과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자.


Eric/Matt이 회귀분석을 통해 얻은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SIERA = 6.145 – 16.986*(SO/PA) + 11.434*(BB/PA) – 1.858*((GB-FB-PU)/PA) + 7.653*((SO/PA)^2) +/– 6.664*(((GB-FB-PU)/PA)^2) + 10.130*(SO/PA)*((GB-FB-PU)/PA) – 5.195*(BB/PA)*((GB-FB-PU)/PA)

where the +/- term is a negative sign when (GB-FB-PU)/PA is positive and vice versa.


주: BP 사이트에서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SIERA 계산식을 볼 수 있다. 즉 시리즈의 1편에 나온 식과 5편 및 인트로 페이지에 나온 식이 서로 다른 것이다. 이것은 1편 발표 후 Eric/Matt이 일부 오류를 수정하여 다시 계산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또 바뀔 수도 있는데, 이 페이지에 있는 식을 최신 버전으로 보면 된다.

Matt/Eric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의 MLB 데이터를 가지고 스탯 간 비교를 수행하였다. 이들의 계산 결과를 그대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Stat    YR-Same YR-Next
SIERA 0.957 1.162
tRA 0.755 1.222
FIP 0.773 1.224
xFIP 1.168 1.319
QERA 1.070 1.248
ERA-Park ---- 1.430
ERA 0.094 1.434

숫자는 RMSE이다. 작을 수록 우수하다는 의미가 된다.

YR-Same은 같은 해의 파크팩터 적용 ERA를 예측하는 데 얼마나 우수한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2005년의 SIERA로 2005년의 ERA를 맞춰 보려고 할 때의 에러 수준인 것이다. tRA와 FIP가 역시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xFIP가 성적이 안좋은 것이 매우 의외이다.

YR-Next는 올해의 스탯을 가지고 내년의 파크팩터 적용 ERA를 예측하는 데 얼마나 우수한가를 나타낸다. SIERA가 1위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SIERA의 RMSE 1.162와 FIP의 1.224는 그다지 큰 차이가 아니지만 말이다.) 이렇게 보면 Eric/Matt은 당초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럴까...?

SIERA가 발표된 이후, 여러 세이버메트릭스 커뮤니티에서는 열띤 토론과 검토가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사실상 현대 세이버메트릭스의 최전방이라고 볼 수 있는 Tom Tango의 inside the book 블로그에서 벌어진 토론이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100개에 달하는 댓글을 통해 벌어진 이 온라인 토론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혹 위의 링크에 가서 이 댓글들을 몽땅 읽고 "정말 재미있다"고 느끼시는 분이 있다면, 당신은 세이버메트릭스 매니아 혹은 Stathead/Stat Nerd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

Eric/Matt은 SIERA가 항상 더 좋은 결과를 낸다고 주장하였으나, Tom Tango의 테스트 결과는 조금 다르다.

2002-09 시즌에 1500 PA 이상을 기록한 투수 중에서 가장 극단적인 그라운드볼 성향의 투수 20명에 대해 계산한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투수 20명의 실제 ERA 평균 : 4.17
SIERA 평균 : 4.16
FIP 평균 : 4.14
이정도면 거의 비긴 것이다.

샘플을 "가장 볼넷을 적게 내준 투수 20명"으로 바꿔서 다시 계산해 보았다.
투수 20명의 실제 ERA 평균 : 3.95
SIERA 평균 : 3.98
FIP 평균 : 3.93
이것도 거의 비긴 것이다.

그럼 그라운드볼 + 적은 볼넷의 경우는? Tom Tango는 GB와 BB 분야에서 모두 평균에서 1 표준편차 이상 우수한 투수 9명에 대해 계산을 수행하였다.
9명의 ERA 평균 : 3.82
SIERA 평균 : 4.12
FIP 평균 : 3.94
여기서는 FIP의 승리이다.

Matt Swartz는 이에 대해 "High GB/High BB" 투수에 대해서는 SIERA가 더 정확하고, "High GB/Low BB" 투수에 대해서는 FIP가 더 정확한 것이 맞다고 대답하고 있다. Matt Swartz가 주장하는 SIERA의 강점은, 특히 그라운드볼과 볼넷이 모두 많은 투수의 경우, 볼넷으로 내보낸 주자를 병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FIP나 다른 스탯이 생각하는 것보다 ERA가 낮게 나타나고, SIERA는 이러한 특징을 잘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SIERA 및 위의 테스트에 대한 개인적인 의문점을 몇 가지 적어 보도록 하겠다.


1. Tom Tango도 지적한 부분인데... 위의 테스트에서 Year-to Year 부분을 시즌별로 나눠서 보면 아래와 같다. (이 Matt Swartz의 코멘트는 시리즈 4의 댓글에서 볼 수 있다. 독자의 질문에 대답하여 올린 것이다.)
BP staff member Matt Swartz
BP staff
(24824)

Sure. If that helps, I'll put it here in the comments--

Next-year ERA for
03-04, 04-05, 05-06, 06-07, 07-08, 08-09

SIERA 1.107 1.141 1.179 1.186 1.107 1.248
QERA 1.237 1.237 1.219 1.277 1.206 1.316
xFIP 1.284 1.403 1.211 1.404 1.287 1.311
FIP 1.120 1.230 1.298 1.236 1.170 1.283
tRA 1.162 1.202 1.273 1.216 1.171 1.307
ERA_pk 1.391 1.388 1.488 1.429 1.390 1.493


As you can see, it's ahead every time and offers a solid improvement if you compare the difference between the other estimators and regular ERA_pk to the difference between the other estimators and SIERA.

SIERA의 RMSE를 보면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03-04에서 07-08까지는 RMSE가 1.107에서 1.186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08-09 시즌에서는 1.248로 이탈하는 것이다. 이는 SIERA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의 MLB 데이터를 가지고 만들어진 스탯임을 극명하게 반영하는 결과라고 하겠다. 이것이 일시적인 이탈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욱 오차가 커질지는 몇 시즌을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분석 대상이 되는 시기가 바뀌어서 표본이 바뀌게 되면 오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은, 철저하게 회귀분석에 기반한 SIERA와 같은 스탯이 태생적으로 가지게 되는 약점이다.

FIP의 경우 1.12에서 1.298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08-09년의 경우에도 이 범위 안에 들어 있으며, xFIP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한편, QERA나 tRA의 경우는 SIERA처럼 08-09년에 약간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역시 SIERA와 비슷한 시기의 데이터에 최적화된 스탯이 아닌가 의심을 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되겠다.


2. 비교 자체가 공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SIERA는 처음부터 파크팩터 적용 ERA(Park-adjusted ERA)의 예측을 목표로 하여 이듬해의 파크팩터 적용 ERA를 가지고 각 변인에 대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반면, FIP나 xFIP는 파크팩터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스탯이다. 이들을 서로 비교하면 당연히 파크팩터 적용 상황에 최적화된 SIERA가 가장 우수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FIP에 파크팩터를 적용해서 좀 더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서 동일한 테스트를 수행해 보고 싶은데, 혹 실제로 테스트를 하게 되면 별도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3. 내년 시즌의 파크팩터 적용 ERA가 과연 투수의 진짜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지표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ERA는 늘 강조하다시피 투수와 수비수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팀 기록이다. 순수한 투수 스탯이라고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Eric/Matt이 이런 점을 모를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ERA를 다시 궁극적인 지표로 보고 ERA를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여 스탯을 개발한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정말 이게 최선인 것일까? 올해의 ERA가 수비수의 실력이나 운에 의해 왜곡되어 있는 것이라면, 내년의 ERA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4. SIERA가 맞추고자 하는 목표가 올해가 아니라 "내년" 시즌의 파크팩터 적용 ERA라는 점이다. 올해의 기록을 가지고 내년 시즌의 ERA을 맞추고자 한다면, 여기에는 내년의 퍼포먼스에 대한 예상치가 포함되게 된다. 그렇다면 선수의 나이에 대한 고려, 즉 Aging Curve를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현재의 계산식은 모든 투수들이 1년 동안 똑같은 수준으로 나이를 먹는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 30세의 투수가 올 시즌과 내년 시즌에 기록하는 ERA와, 40세의 투수가 올 시즌과 내년 시즌에 기록하는 ERA는 전혀 다른 것이 아닐까? 내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직접 SIERA에 대해 테스트를 수행한다면(그럴 시간이 된다면...), 나이가 다른 투수들 간의 비교도 해 보고자 한다.

궁극의 목적이 내년 ERA라는 점에서, SIERA는 FIP나 tRA보다는 CHONE이나 ZiPS와 같은 퍼포먼스 예측 시스템과 대결을 붙이는 것이 더 타당할지도 모른다.


5. 마지막으로, Eric/Matt의 테스트에서 xFIP가 상당히 안좋은 결과를 낸 부분이다. 이것은 매우 의외인데, 작년에 역시 BP 필진이기도 한 Colin Wyers가 The Hardball Times에 기고한 글에서, xFIP는 ERA를 예측하는 데 있어 FIP보다도 우수한 스탯으로 나타났었기 때문이다. 물론 Wyers의 테스트 방법은 시즌을 반으로 나누어 짝수 일의 등판 스탯으로부터 홀수 일의 ERA를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를 살펴본 것으로 Eric/Matt과는 약간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은 Colin Wyers 본인도 황당하게 느끼고 있는데, 아직 원인 규명이 되지 않은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SIERA라는 새로운 스탯의 출현도 인상적이었지만, FIP의 우수성에 다시한번 감탄하는 계기가 되었다. FIP는 DIPS이론을 가장 간략하게 표현한 스탯으로, 사실 간단한 계산과 ERA Scale로의 변환을 위해 정확도를 약간 희생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의 파크팩터 적용 ERA"라는 적지에서의 원정 경기에서도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해당 조건에 완전히 특화된 SIERA와의 대결에서 거의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FIP가 인플레이된 타구를 모두 제외하는 것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투수도 BABIP를 분명히 일정부분 제어하므로, FIP는 잘못된 스탯이다"라고 주장하시는데, 이분들에게 이러한 테스트 결과를 보여 드리고 싶다. SIERA는 그라운드볼 비율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여 계산하므로, 인플레이된 공에 대한 투수의 제어 능력을 인정하는 스탯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된 공을 통째로 제외시킨 FIP가 똑같이 우수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훨씬 간단한 계산식으로 말이다...!!!!!  이정도면 FIP를 믿고 사용해도 되지 않을런지???

물론, 투수의 퍼포먼스를 절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스탯 같은 것은 없다. 이전 포스팅들에서 보여 드린 바와 같이, FIP와 xFIP, tRA, tRA* 등은 제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SIERA도 마찬가지이다. 볼넷을 많이 내주는 투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정확한 반면, 볼넷을 적게 내주는 투수들의 경우는 이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Matt Swartz가 Tom Tango와의 토론 거의 끄트머리에서 남긴 댓글을 보면서 마무리하도록 하자.

Will doing a regression miss some things?  Absolutely. Will doing linear weights miss some things?  Absolutely. Will they miss different things?  Absolutely.  So let’s continue to do both.  If I told you only that a pitcher had a FIP of 4.00 and a SIERA of 3.50, and then I said you had to guess if a pitcher had an ERA above or below 4.00?  I hope you would guess below.  If I then asked if you to guess whether he had an ERA above or below 3.50, I would hope you would guess above.

결국 SIERA나 FIP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니 둘 다 잘 활용하자는 이야기이다. 결론이 너무 싱거운가? 애초에 단 하나의 절대적인 답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진리 자체가 아니다. 그냥 조금이라도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 보고자 하는 소박한 바램이 통계적인 기법을 타고 나타나는 모습일 뿐이다. 그것도 Tom Tango의 블로그에서 벌어진 난상토론과 같이, 일방적인 도그마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토론을 통해 풀어 나가는 민주적인 세계이다. 당장 답을 알 수 없고, 어디에나 오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진실을 조금이나마 알고 싶어하는 이러한 바램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니, 인간은 원래부터 이런 존재이지 않은가??


PS. Fantasy Baseball을 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스탯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시즌 전에 드래프트를 할 때에는 직전 시즌의 SIERA를 바탕으로 투수를 선택하고, 시즌 중에 트레이드나 웨이버 픽업을 할 때에는 현 시즌의 FIP를 참고하는 전략이 어떨지?


Today's Music : Sheryl Crow - Always on Your Side (ft. Sting) (Official MV)



듣는 이의 심금을 깊이 울리는 명곡. Sting과의 듀엣 버전도 좋고 Sheryl Crow 혼자 부른 앨범의 버전도 좋다.
Posted by FreeRedbird
:
우리는 그 동안 타자의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한 보다 발전된 스탯으로 wOBA, wRAA 등을 살펴보았고, 타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WAR의 계산 방법도 살펴본 바 있다.

그런데, OPS 대신 wOBA나 wRAA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블로그에 wOBA를 소개하는 글을 쓸 당시 OPS+를 대체할 개량 스탯은 아직 없었다. OPS+는 비록 OPS가 갖는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계산 과정에서 파크 팩터를 적용하여 홈구장으로 인한 왜곡을 보정하고, 리그 평균에 대한 상대적인 값을 계산함으로써 리그에 대해서도 보정해 주는 효과를 가진다. 또한 항상 100이 평균이 되므로, 특정 타자가 리그 평균에 비해 얼마나 좋은(혹은 나쁜) 활약을 했는지를 한 눈에 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던 중, Fangraphs에 wRC+가 소개되었다. 이는 한 마디로 wOBA의 OPS+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부터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설명을 위해, 이전에 WAR 계산 설명 때 사용하였던 2009년 Chase Utley와 Joe Mauer의 스탯을 다시 이용하기로 하였다. 계산에 사용된 엑셀파일을 첨부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1. wRC

wRC는 weighted RC이다. Bill James의 RC와 유사한 것 같지만 계산 방법은 매우 다르다. wRC는 앞의 w에서 알 수 있듯이, wOBA를 기반으로 계산된 것이다.

RAR이나 WAR 같은 스탯은 "Above Replacement Level"이므로, 비교 대상이 Replacement Level 플레이어이다. 즉, WAR=0이면 Replacement Level 플레이어라는 이야기이다. 또한 wRAA는 "Above Average"이므로, 비교 대상은 리그 평균이다. 즉, wRAA=0이면 타격 기여 수준이 딱 리그 평균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반면, wRC는 비교 대상이 "0"이다. 타석에 마네킹을 그냥 세워두어서 마네킹이 .000/.000/.000을 기록했을 때와 비교해서 해당 타자의 득점 기여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다. (마네킹이 볼넷이나 HBP로 출루하는 어이없는 경우는 없다고 치자. -_-;;; )

이러한 wRC의 개념을 생각하면, wRAA로부터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해당 타자의 wRAA를 알고 있으면, 해당 타자가 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더 많은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있으므로, 이제 여기에다가 마네킹과 리그 평균 사이의 차이를 더해 주면 바로 wRC가 된다. 다시 말해서 아래와 같은 식이 된다.

wRC = wRAA + 리그 평균 타자의 득점 기여 수준 = wRAA + (lgR/lgPA)*PA
lgR : 리그 전체 득점
lgPA : 리그 전체 타석

구체적인 예를 통해 계산을 해 보자.

위의 첨부 파일을 보면 2009년 Chase Utley의 스탯이 있다. 그의 wRAA는 파크팩터를 적용하여 계산하면 37.45가 나온다. (주: Fangraphs는 wRC 계산 시에는 파크팩터를 쓰지 않고, wRC+를 계산할 때 파크팩터를 사용하는데, 여기서는 그냥 wRC 계산 때부터 파크팩터를 적용하도록 하겠다.)

이제 "리그 평균 타자의 득점 기여 수준"을 계산해 보자. 2009년 NL 리그 전체 기록을 보면, 99,531 타석(PA)에서 11,482 득점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1 타석의 평균적인 득점 기여 수준은 11482/99531 = 0.12 점 임을 알 수 있다.

Utley는 2009년에 687 PA를 기록했으므로, 그가 2009년에 기록한 wRC는 687 PA를 통해 기록한 wRAA에 687 PA를 리그 평균 타자가 기록했을 때의 득점 기여 수준을 합치면 될 것이다. 즉, 아래와 같이 계산하면 된다.

Chase Utley의 wRC
 = Utley와 마네킹의 연간 득점 기여 수준 격차
 = Utley와 리그 평균의 연간 득점 기여 수준 격차 + 리그 평균과 마네킹의 연간 득점 기여 수준 격차
 = wRAA + (0.12 * 687)
 = 116.70


Chase Utley는 687 타석에서 마네킹을 세워두는 것에 비해 팀 득점에 116.70점을 기여한 것이다.


혹은, wRAA가 아니라 wOBA로부터 계산하고자 한다면, wRAA = ((wOBA-lgwOBA)/1.15)*PA 를 wRAA 자리에 대입하면 된다.

wRC = wRAA + (lgR / lgPA) * PA
        = (wOBA - lgwOBA) / 1.15) * PA + (lgR / lgPA) * PA
        = ((wOBA - lgwOBA) / 1.15 + (lgR / lgPA)) * PA


2. wRC+

이제 이 116.70점이 같은 리그의 다른 타자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대단한 정도의 공격 기여 수준인지를 살펴보자.
wRC+는 아래와 같이 계산한다.

wRC+ = (((wRAA / PA) / (lgR / lgPA)) + 1) * 100

계산식을 보면, 1타석당 득점 기여 수준을 가지고 비교를 하게 됨을 알 수 있다.

분모를 보면, 리그 전체의 1타석당 득점 기여 수준이다. 위의 예에서는 0.12로 계산되었다.

분자를 보면, wRAA를 해당 타자의 타석으로 나누고 있으므로, 1타석당 해당 타자와 리그 평균간 득점 기여 수준의 차이가 된다. Chase Utley의 경우는 37.45/687 = 0.0545가 된다.

여기에 리그 평균을 100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1을 더하고 100을 곱해서 계산한다.

Chase Utley의 wRC+는 이렇게 해서 147이 된다. 첨부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Joe Mauer의 경우에는 AL에 속해 있으므로 lgR과 lgPA 자리에 AL의 데이터를 넣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계산하면 wRC는 133.23, wRC+는 176이 나온다. 엄청난 시즌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Fangraphs에서는 Mauer의 wRC+를 174로 계산하고 있다. 파크팩터의 적용 방법, 소숫점 반올림 등에 따른 약간의 오차가 발생함을 감안하시기 바란다.)

OPS+와 비교하면 어떨까? 2009년 Utley의 OPS+는 136이었고, Mauer의 OPS+는 170이었다.
이것은 OPS+가 특히 Utley를 저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09 시즌 wRC+와 OPS+의 메이저리그 TOP 10 비교이다.
OPS+는 Baseball-Reference에서 가져왔고, wRC+는 아직 시즌별 비교데이터가 제공되지 않아 Fangraphs에서 선수별 데이터를 직접 일일이 클릭해서 만들었다. -_-;;

wRC+
Albert Pujols 184
Joe Mauer 174
Prince Fielder 163
Adrian Gonzalez 158
Joey Votto 157
Hanley Ramirez 155
Ben Zobrist 154
Ryan Braun 153
Derrek Lee 153
Kevin Youkilis 153

OPS+
Albert Pujols 188
Joe Mauer 170
Prince Fielder 168
Adrian Golzalez 166
Joey Votto 155
Mark Teixeira 149
Hanley Ramirez 148
Ryan Braun 148
Alex Rodriguez 147
Ben Zobrist 146


참고 : 왜 wOBA+나 wRAA+를 쓰지 않고 wRC+를 쓰는 것일까?

Chase Utley의 wOBA+를 계산해 보자.
Utley의 2009년 wOBA는 0.390이고, NL 평균 wOBA는 0.328이었으므로,

((0.390 / 0.328) * 100 = 119

이렇게 하면 OPS+나 wRC+에 비해 훨씬 좁은 범위에 결과값이 분포하는 스탯이 만들어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OPS+와 유사한 스케일인 wRC+를 사용하는 것이 이해도 빠르고 한 눈에 알아보기도 쉬울 것이다.

한편, wRAA+는 계산이 불가능하다. 리그 평균이 0이기 때문에, 분모가 0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Today's Music : David Bowie - Five Years (Live)



이런 게 "음악"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드디어, 오랫동안 마음속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던 구원투수의 WAR 계산에 대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구원투수의 WAR 계산은 기본적으로 선발투수의 WAR 계산과 동일한 방법으로 수행한다. (선발투수의 WAR 계산은 이 글을 참고) 하지만, 불펜 특유의 독특한 운용 방식으로 인해, 계산시에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생긴다. 예를 들어, 똑같이 ERA 3.0을 기록한 두 릴리버가 있는데, 투수 A는 클로저로 위기 상황에 주로 등판하였고 투수 B는 주로 패전처리용으로 기용되었다면, 비슷하게 실점을 허용했다고 해도 두 투수가 팀 승리에 기여한 바는 전혀 다른 것이다.


1. LI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앞의 글에서 LI(Leverage Index)에 대해 살펴보았다. 선발투수는 본인이 직접 게임을 시작하며, 게임이 흘러감에 따라 LI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선발투수들의 평균 LI는 1이다. 또한, 안타와 볼넷, 사사구를 연속으로 허용하여 주자 만루를 만들어서 LI가 올라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므로, 본인이 위기를 자초한 뒤에 스스로 해결했다고 해서 특별히 그것을 칭찬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구원투수는 사정이 다르다. 감독이 어떤 투수를 LI 2.0 인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렸다면, 이 투수가 잡아내는 아웃이나 이 투수가 허용하는 실점의 가치는 평균적인 상황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면, 이 무실점 역투의 가치 역시 평균적인 상황의 2배이다. 구원투수는 본인의 의지나 희망과 상관없이 타의에 의해 특정 상황에 투입되어 역할을 수행하므로, 역할의 경중에 따라 가치를 조정 평가해 주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여기에서 각각의 상황이 갖는 중요도는 LI로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클로저들의 평균 gmLI는 1.8 정도이므로, 이들은 평균적인 상황보다 1.8배 중요한 상황에 보통 등판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면, 클로저들의 WAR을 선발투수와 같은 방식으로 구한 뒤에, 1.8배 해 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아래의 내용은 글만 읽어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첨부된 엑셀파일의 계산을 꼭 참고하시기 바란다. 또한,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2009년 MLB 클로저들에 대한 WAR 계산 결과도 포함되어 있다.




2. Bullpen Chaining Model

MLB 팀들은 보통 12인 투수진(선발 5명 + 구원 7명)을 운용한다. 예를 통해서 불펜이 어떻게 운용되는지를 살펴보자. 이 예는 Sky Kalkman의 글에서 퍼온 것이다. 참고로, Kalkman의 예는 Tom Tango의 오리지널 모델을 다듬은 것이다.

CASE 1

여기에 어떤 팀의 7명짜리 불펜이 있다. 감독은 이 7명에게 각각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각각의 투수를 기용한다고 하자. 한 시즌 동안, 이 7명의 투수들은 각각 72이닝씩을 던졌다고 치자. 투수의 실점 방어 수준은 편의상 ERA를 사용한다.

ERA  LI
3.00  1.8  (CL)
3.75  1.3  (Setup #1)
4.00  1.0  (Setup #2)
4.25  0.9  (Middleman #1)
4.50  0.8  (Middleman #2)
4.70  0.7  (Middleman #3)
4.80  0.6  (Mop-up)

이들의 평균 LI는 1이고, 평균 ERA는 4.14이다. 이들이 72 x 7 = 504 이닝을 던지는 동안 내준 자책점(ER)은 총 232점이다. 그러나, 등판 상황의 중요도에 따라 실점의 가치가 달라지므로, 각 투수의 ERA에 LI를 곱해서 leveraged ERA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클로저의 3.00 ERA를 leveraged ERA로 바꾸면 1.8 x 3.00 = 5.40 이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leveraged ERA를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leveraged ER을 구해 보면, 504 이닝동안 총 223점을 내준 것이 된다.


CASE 2

이번에는 위의 팀에서 클로저가 시즌 개막 직전에 교통사고로 시즌아웃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미 시즌 개막이 임박하여 FA시장에 좋은 릴리버는 남아있지 않고, 다른 구단들과의 트레이드도 잘 되지 않아서, 이 팀은 결국 AAA에서 Replacement Level 릴리버를 로스터에 포함시키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Replacement Level 릴리버를 클로저로 대신 기용하는 팀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감독은 이런 경우에 ERA 3.75의 셋업맨 #1을 클로저로 돌리고, 나머지 릴리버들의 역할을 하나씩 올린 다음, 방금 AAA에서 올라온 신참 릴리버에게 Mop-up 역할을 맡길 것이다. 이 리그의 Replacement Level Reliever의 ERA가 4.85라고 하면, 이 팀의 새로 구성된 불펜은 아래와 같다.


ERA  LI
3.75  1.8 (CL)
4.00  1.3 (Setup #1)
4.25  1.0 (Setup #2)
4.50  0.9 (Middleman #1)
4.70  0.8 (Middleman #2)
4.80  0.7 (Middleman #3)
4.85  0.6 (Mop-up)  <-- AAA에서 올라온 신참

상황이 이해가 되시는지?

이 7명이 똑같이 72이닝씩 던졌다고 하고, 위에서와 같이 leveraged ERA 및 leveraged ER을 구해보면, 504 이닝 동안 이들이 내준 레버리지 자책점(leveraged ER)은 242.2점이 된다. 이제 ERA 3.00의 클로저가 전력에서 이탈하고 대신 Replacement Level 릴리버를 한 명 넣게 됨으로써 이 팀이 추가로 얼마나 실점하게 되는지 알 수 있다.

242.2 - 223.0 = 19.3   (반올림으로 인해 0.1점의 오차 발생)

이 팀은 19점을 더 실점하게 되었다. 즉, 이 팀의 불펜에 있어서 ERA 3.00의 클로저가 Replacement Level 투수에 비해 팀 실점을 막는데 기여하는 수준(RAR: Runs Above Replacement Level)은 19.3점이며, 대략 10점=1승이라고 치면 이 클로저의 WAR은 1.9 정도가 된다.

이렇게, 불펜에서 한 명이 빠질 경우 체인으로 연결된 것처럼 역할이 차례차례 변경된다는 의미에서, 위와 같은 불펜 설명 모델을 Bullpen Chaining 이라고 한다.


CASE 3

만약 이러한 체인 효과를 무시하고 계산하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위의 예에서, 클로저가 시즌아웃된 뒤에, 감독이 다른 투수들의 역할은 그대로 둔 채 방금 AAA에서 올라온 신참 구원투수를 클로저로 기용하는 만용을 부렸다고 가정하자. 불펜 구성은 아래와 같이 바뀐다.

4.85  1.8  (CL) <-- AAA에서 올라온 신참
3.75  1.3  (Setup #1)
4.00  1.0  (Setup #2)
4.25  0.9  (Middleman #1)
4.50  0.8  (Middleman #2)
4.70  0.7  (Middleman #3)
4.80  0.6  (Mop-up)

이 7명이 똑같이 72이닝씩 던졌다고 하면, 504이닝에서 이 불펜의 leveraged ER 총합은 249.6점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CASE 1과 비교할 때, 클로저의 RAR이 26.6점이 되어 클로저의 WAR는 2.7로 계산된다.

CASE 2와 CASE 3 중에 어느 쪽이 현실에 가까운지는 명약관화하다고 본다. ERA 4.85의 Replacement Level 구원투수를 클로저로 기용하는 팀은 없을 것이므로, CASE 2와 같이 생각함이 더 타당하다. CASE 3의 계산법은 0.7~0.8 WAR 정도 클로저를 과대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3. WAR 계산시 LI의 조정 적용

클로저의 LI가 1.8이라고 해서, 1.8의 LI를 그대로 곱해 주면, 해당 선수가 맡았던 역할을 그대로 Replacement Level 선수에게 맡기는 모습이 되어 위의 CASE 3과 같은 결과가 되어 버린다. 불펜 운용을 이렇게 하는 팀은 별로 없으므로, 체인 효과를 고려하여 LI를 조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구원투수의 WAR 계산을 위해 현재 Tom Tango나 Fangraphs 사이트가 사용하고 있는 조정 LI는 아래와 같다.

Effective LI = (1 + gmLI) / 2

(gmLI : 구원투수가 경기에 투입되는 순간의 LI)

이 식을 위의 Chaining Model 예에 적용해서 클로저의 WAR를 다시 구해보자.

클로저의 ERA는 3.00이었고, Replacement Level 구원투수의 ERA는 4.85였다.
클로저의 LI는 1.8이었으므로, Effective LI는 (1+1.8) / 2 = 1.4 이다.
이 클로저가 Replacement Level 투수에 비해 덜 실점하는 점수는 (4.85 - 3.00) * 72 / 9 = 14.8 이다.
클로저라는 역할 및 체인 효과를 감안해주기 위해 Effective LI를 곱해 주면,

14.8 * 1.4 = 20.7

이것이 클로저의 RAR이다.
따라서, WAR은 20.7 / 10 = 2.1이 된다.

앞의 예에서 직접 체인 효과를 돌려 보아서 얻은 클로저의 WAR은 1.9였다. 0.2의 오차가 생기고 있는데, 이는 체인 모델이 모든 투수가 72이닝씩 똑같이 던진다는 다소 비현실적 가정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로 기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각 팀마다 동료 불펜투수들의 구성은 조금씩 다르고, 이에따라 체인 효과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므로, 위와 같은 Effective LI 공식이 100% 맞는다고 볼 수도 없다. 이 클로저의 진정한 WAR은 아마도 1.9와 2.1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2.1에 가까운 쪽이 되겠지만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 Sky Kalkman의 글에도 나와 있지만, Effective LI의 공식은 아직 조금 더 정교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그러한 연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4. 2009년 MLB 구원투수들의 WAR 계산

계산 방법은 기본적으로 선발투수 WAR 계산과 동일하지만, 두 가지를 고려해 주어야 한다.
1) Replacement Level 구원투수의 기대 승률은 .470 이다. (선발투수는 .380이었다.)
2) 구원투수의 역할에 따른 중요도를 Effective LI를 통해 감안해 준다.

또한, 선발투수 때 ERA/RA 비율을 그냥 0.92로 계산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2009 시즌의 리그 총 ERA와 리그 총 RA로부터 비율을 계산하여 약간이나마 정확도를 높이려고 노력하였다.

위에서 보여 드린 첨부파일에는 Bullpen Chaining 모델 뿐 아니라 2009 시즌 메이저리그 클로저들의 WAR 계산 결과도 들어 있으므로, 받아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특히 누가 과대평가되고 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Today's Music : Chage & Aska - On Your Mark

Official MV (지브리 애니메이션)


Live


말이 필요 없는 명곡. 뮤직비디오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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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서 "WPA(Winning Probability Added)"를 살펴본 바 있다.

WPA는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평가이다. 어떤 이벤트(홈런, 병살, 삼진, 볼넷 등...)가 벌어졌을 때, 그 이벤트로 인해 해당 팀의 기대 승률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통해, 해당 이벤트가 승부에 끼친 영향력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승부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의 정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타자의 타석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이벤트들과 그들로 인하여 변하게 되는 WPA의 변화 정도를 가중 평균하면 해당 타석에서 평균적으로 일어나는 WPA의 변화 수준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특정 순간이 승부에 미치는 중요도, 즉 LI(Leverage Index) 이다.

WPA나 LI는 Tom Tango의 발명품이므로, 그가 The Hardball Times에 직접 기고한 예를 가지고 LI를 이해하여 보자.

9회 초, 홈팀이 원정팀에 3점 차로 앞서 있다. 노아웃에 주자 1, 2루. 원정팀이 한 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러한 상황에 놓인 홈팀이 결국 이 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확률은 경험적으로 0.841이다. 예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 여기에서 원정팀의 타자가 타격을 했을 때, 결과는 안타와 삼진 밖에 없다고 하자. 안타를 치면 원정팀이 1점을 득점하며, 상황은 무사 1, 3루로 바뀐다. 반면, 삼진을 당하면 1사 1, 2루가 된다. (Tango의 예에서는 "안타"와 "주자가 진루하지 않는 아웃"이므로, 그냥 아웃을 삼진이라고 표현하였다.) 이 타자는 33%의 확률로 안타를 치고 67%의 확률로 삼진을 당한다고 하자.

이 타자가 안타를 쳐서 2점차에 무사 1, 3루가 되면, 홈 팀의 WPA는 0.701로 내려가게 되어 원래 WPA에서 0.140이 감소한다. 반면, 이 타자가 삼진을 당해서 3점차에 1사 1, 2루가 되면, 홈 팀의 WPA는 0.910으로 올라가게 되어 원래 WPA에 비해 0.069가 증가한다.

이제 각각의 이벤트에 대해 발생 확률과 기대 승률의 변화 정도를 가지고 가중 평균을 구해 보자.

0.33 * 0.140 + 0.67 * 0.069 = 0.09243

이것이 바로 이 타석에서 발생할 수 있는 WPA의 변화 수준이다. 이 계산 과정에서 WPA의 변화 값의 절대값을 사용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홈팀이 유리해졌는지, 불리해졌는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오직 승부가 얼마나 크게 변할 수 있는가만 살펴보는 것이다.


이 0.9243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 숫자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비교 대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Tom Tango와 동료들은 1999-2002년 4년간의 메이저리그 전체 데이터를 가지고 계산을 해 보았다. 그 결과, 메이저리그에서 한 타석의 평균 WPA 변화 수준은 0.0346으로 나타났다.

앞의 타석은 평균적인 상황에 비해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0.09243 / 0.0345 = 2.7

이 상황은 메이저리그의 보통 타석에 비해 2.7배 WPA를 많이 변화시킨다, 즉 2.7배 중요한 타석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LI(Leverage Index) 이다. 정의에 따라, LI의 평균값은 1이 된다. 1보나 낮으면 평균보다 덜 중요한 순간이며, LI가 1보다 클 수록 게임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순간이 된다.


물론 실제로 특정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이벤트는 1루타와 삼진 이외에도 무척 많다. Tom Tango와 동료들은 각각의 상황에 대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벤트의 LI를 계산해서 표로 만들었다.

표 링크

표에서 회색은 보통의 LI, 파란색은 1.5 이상의 높은 LI(중요한 상황), 빨간색은 매우 높은 LI(매우 중요한 상황)임을 나타내며, 아무 색깔이 없는 상황은 낮은 LI이다. 야구에서 LI가 가장 높은 상황, 즉 한방으로 승패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상황은 9회말 2사 만루에서 홈팀이 1점 뒤져 있을 때 임을 알 수 있다.  왜 2사 만루 동점이 아니고 2사 만루 1점차 상황일까? 2사 만루 동점일 때보다 1점 뒤져 있을 때가 홈 팀의 WPA가 낮지만, 안타 한 방이면 역전승(=홈팀 WPA 1.000) 하는 것은 거의 마찬가지이므로, 1점 뒤져 있을 때의 WPA 변화 정도가 더 큰 것이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은 특히 마무리투수의 기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해 왔다. 9회초 무사, 주자 없음, 홈팀 3점 리드인 상황에서 마무리투수가 등판하면, 이 때의 LI는 0.2에 불과하다. 어쨌든 이 투수가 아웃 3개를 잡으면 세이브가 기록된다. 하지만, 예를 들어 8회초 무사, 주자 만루, 홈팀 2점 리드인 상황의 LI는 4.1로 매우 높다. 이런 훨씬 중요한 순간에 왜 클로저를 안 내보내고 그보다 구위가 떨어지는 셋업맨을 내보내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이유는 세 가지 이다. 우선 팀 동료들과 감독 본인에게 끼치는 심리적인 효과이다. 어쨌든 가장 좋은 릴리버가 경기 맨 마지막을 책임짐으로써 뒷문을 든든하게 잠가 주는 것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선수들과 감독 자신이 받는 이런 심리적 안정감은 의외로 큰 모양이어서, 한때 Red Sox가 Bill James의 충고에 따라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용하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셋업맨이 8회에 경기를 날려 버리면 클로저는 나올 기회조차 없지 않은가? -_-;;; )  두 번째는 클로저 본인의 자존심이다. 클로저들은 자신들이 경기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러한 기회를 빼앗기게 되면 불만을 표시하거나 트레이드를 요청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감독이 스스로 비난을 자초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9회의 "세이브 상황"에 클로저를 내보내서 클로저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 그것은 클로저가 불쇼를 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선수에게 비난이 집중된다. 감독은 정해진 역할에 따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반면, 7회나 8회 노아웃 만루의 위기 상황에 클로저를 내보내 일단 불을 끈 후 9회에 셋업맨을 올렸다가 경기를 날린 경우, 비난의 화살은 주로 등판 순서를 바꾼 감독에게 집중된다. 감독이 굳이 이런 식으로 스스로 욕먹을 짓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Fangraphs에서는 구원투수가 게임에 들어설 때의 LI를 gmLI, 강판될 때의 LI를 exLI로 구분하여 보여주고 있다. 릴리버의 gmLI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감독이 그 투수를 믿고 위기상황에서 많이 내보낸다는 의미가 된다.

이번 오프시즌에 Fernando Rodney가 37세이브 1블론의 일견 그럴싸해 보이는 기록 덕분에 Angels와 2년 11M의 짭짤한 계약을 챙길 수 있었다. 이러한 높은 세이브 성공률은 Tigers의 Leyland 감독의 철저한 관리 덕분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의 gmLI를 확인해 보면 1.44에 불과하여 규정이닝을 채운 MLB 릴리버 중 38위에 불과하다. 다른 팀의 클로저 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셋업맨들(Mark Lowe, Jeremy Affeldt, Nick Masset, Luke Gregerson, Phil Hughes, Grant Balfour) 보다도 gmLI가 낮은 것이다. 그가 어렵지 않은 상황에 많이 등판하여 쉬운 세이브를 많이 챙겼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다. 2년 11M 계약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오버페이이다.


Today's Music : Rainbow - Kill the King (Live)



7-80년대를 풍미했던 Ritchie Blackmore(guitar), Ronnie James Dio(lead vocal), Cozy Powell(drums)의 전설적 뮤지션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영상. 명불허전의 퍼포먼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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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양가에 대한 논란

9회말 2사 2-2 동점에서 솔로홈런을 치면, 3-2가 되면서 게임이 끝난다. 이 홈런은 게임의 향방을 결정지은 "승리타점"이 된다. 하지만, 9회초 15-0으로 앞서 있는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치면, 16-0이 된다. 15-0이나 16-0이나 어차피 이길 확률이 100%에 가까운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이 홈런은 게임의 향방과는 거의 관계가 없는 홈런이다. 소위 홈런의 "영양가"가 다른 것이다.

HR, RBI, OBP, SLG, OPS, RC, wOBA, EqA 등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스탯은 이 두 홈런을 똑같은 가치로 취급한다. 시즌 기록으로 생각하면, 한 시즌은 꽤 긴 기간이므로, "영양가 있는 순간"과 "영양가 없는 순간"은 상당 부분 상쇄될 것이다. 또한, 클러치 능력이라는 게 랜덤에 가깝다는 주장을 수용한다면, 올해에 "영양가 있는 적시타"를 유난히 많이 쳤다고 해서 내년에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선수의 능력을 판단할 때에는 위의 스탯들을 사용하는 것으로 별 무리가 없다.

하지만, 그 "영양가"를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싶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특정 경기의 수훈 선수를 한 명 꼽고 싶다면? 위의 스탯들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럴 때 사용하면 좋은 것이 바로 WPA(Win Probability Added) 이다.


WE(Win Expectancy)에 대한 복습

WE에 대해서는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바 있다.

Insidethebook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는 표를 이용하여 다시 복습을 해 보자.

Inning: 6, Top

1B 2B 3B Out -4 -3 -2 -1 Tie 1 2 3 4
0 0.089 0.146 0.230 0.348 0.500 0.651 0.769 0.854 0.911
1 0.097 0.158 0.249 0.375 0.534 0.690 0.802 0.879 0.929
2 0.103 0.167 0.263 0.394 0.560 0.717 0.825 0.896 0.941
1B 0 0.078 0.128 0.204 0.310 0.448 0.594 0.717 0.812 0.881
1B 1 0.089 0.145 0.230 0.347 0.498 0.649 0.766 0.852 0.910
1B 2 0.099 0.161 0.253 0.380 0.542 0.697 0.808 0.884 0.932
2B 0 0.069 0.114 0.182 0.280 0.410 0.557 0.689 0.793 0.868
2B 1 0.083 0.136 0.216 0.327 0.473 0.625 0.749 0.840 0.902
2B 2 0.095 0.155 0.244 0.368 0.526 0.682 0.797 0.876 0.928
3B 0 0.058 0.098 0.158 0.247 0.369 0.517 0.662 0.774 0.856
3B 1 0.071 0.118 0.189 0.291 0.427 0.582 0.719 0.820 0.889
3B 2 0.093 0.152 0.240 0.362 0.519 0.675 0.793 0.873 0.926
1B 2B 0 0.062 0.102 0.164 0.253 0.372 0.506 0.633 0.742 0.827
1B 2B 1 0.078 0.127 0.202 0.308 0.445 0.590 0.711 0.806 0.877
1B 2B 2 0.092 0.151 0.238 0.358 0.513 0.665 0.780 0.862 0.917
1B 3B 0 0.051 0.085 0.139 0.218 0.327 0.463 0.602 0.720 0.813
1B 3B 1 0.067 0.111 0.178 0.274 0.402 0.548 0.682 0.786 0.864
1B 3B 2 0.089 0.146 0.231 0.349 0.500 0.652 0.770 0.855 0.912
2B 3B 0 0.046 0.078 0.127 0.201 0.303 0.431 0.569 0.695 0.795
2B 3B 1 0.062 0.102 0.165 0.255 0.377 0.517 0.652 0.764 0.848
2B 3B 2 0.087 0.143 0.226 0.341 0.490 0.639 0.757 0.845 0.906
1B 2B 3B 0 0.042 0.071 0.116 0.183 0.277 0.395 0.523 0.644 0.748
1B 2B 3B 1 0.060 0.099 0.159 0.245 0.362 0.495 0.622 0.731 0.818
1B 2B 3B 2 0.084 0.137 0.217 0.328 0.471 0.617 0.733 0.823 0.888


위의 표는 홈팀의 입장에서 6회초의 각 상황별로 기대 승률, 즉 Win Expectancy를 표시한 것이다. 즉, 6회초에 동점이고 무사에 주자가 없는 경우(위 표의 빨간색 글씨), 홈팀이 이 경기를 이길 확률은 정확히 0.5 이다. 하지만, 홈팀이 원정팀에게 1점 뒤진 상태에서 2사 3루의 상황을 맞이한 경우(위 표의 파란색 글씨), 홈팀이 최종적으로 이 경기를 이길 확률은 0.362 로 내려간다.

이 표는 Run Environment가 5.0인 상황, 즉 각 팀별로 경기당 평균 5점씩 득점하는 리그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 Run Environment가 바뀔 경우에는 WE Matrix도 바뀌게 된다.

아래 엑셀파일은 Tom Tango의 웹사이트에 걸려 있는 외부 링크에서 집어온 것이다. (출처는 여기)
파일 안에 있는 "BigTable" sheet가 바로 Run Environment=4.5일 때의 Win Expectancy 표이다. 위의 표와 6회초 부분을 비교해 보면 숫자가 조금씩 다름을 알 수 있다. 1점을 득점하거나 실점하는 경우 첨부파일의 WE가 더 크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Run Environment가 작으므로(=게임당 평균득점이 적음) 1점의 위력이 더 큰 것이다.

WPA : Win Probability Added

WPA는 Win Probability Added의 약자로, 단어 안에 그 의미가 이미 드러나 있다. 즉, 기대 승률이 변화한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의 엑셀 파일에서처럼 Run Environment가 4.5인 상황에서 양 팀이 0-0이고, 6회초가 막 시작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상황에서 양팀의 기대 승률은 똑같이 50% 이다. 그런데, 6회초에 원정팀의 선두타자가 나와서 솔로 홈런을 쳤다고 하면, 점수는 0-1로 바뀌고, 노아웃 주자 없음 상황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제 홈팀이 1점을 뒤지게 되었으므로, 위의 표에서 -1점, 노아웃, 주자 없음을 찾아 보면 33.6%로 기대 승률이 내려갔음을 알 수 있다. 홈런 한 방을 맞음으로써 이 경기를 이길 확률이 16.4%가 줄어든 것이다. 따라서, 홈런을 친 선두타자는 +0.164의 WPA를 인정받게 되며, 반대로 홈런을 허용한 홈팀 투수는 -0.164의 WPA를 기록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9회에서 발생했다면 어떻게 다를까? 9회초 노아웃에 무사, 동점인 상황에서 선두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한 경우 홈팀의 기대 승률은 50%에서 16.2%로 크게 떨어진다. 여기에서 타자와 투수가 얻게 되는 WPA는 각각 +0.338, -0.338에 달한다. 6회초의 홈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그만큼 같은 동점이라도 9회초의 홈런이 6회초의 홈런에 비해 훨씬 크게 승부를 좌우한다는 의미이다. 즉, 홈런의 "영양가"가 더 높은 것이다.

9회말, 홈팀이 3점 뒤진 상황에서 2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섰다면, 이때 홈팀의 승률은 9.1%에 불과하다. 그런데, 여기서 만루홈런을 쳐서 역전승을 거뒀다면, 승리를 거두었으므로 기대승률은 100%가 되어 이 타석의 WPA는 +0.909에 달한다.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원정팀이 6점 앞서 있는 상황에서 9회초를 시작하는 것을 가정해 보자. 이때 홈팀의 승률은 0.3%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원정팀의 선두타자가 홈런을 쳐서 7점차로 벌어지면, 홈팀의 승률은 0.1%로 떨어진다. 같은 홈런이지만, 이 타석에서 타자의 WPA는 +0.002에 불과하다. 어차피 이길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으므로 영양가가 거의 없는 홈런이다. 같은 홈런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선수별 WPA는 Fangraphs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Fangraphs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에서 모든 게임의 WPA 변화를 실시간으로 중계해 준다.


WPA의 장점 그리고 한계

wRAA와 같은 스탯은 해당 선수가 팀 득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스탯이지만, WPA는 해당 선수가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스탯이다. WPA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많이 했다는 것이고, 영양가 있는 활약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162게임의 시즌은 상당히 긴 기간이므로 wRAA가 높은 타자는 아무래도 WPA가 높게 되기 마련이지만...) 만약 MVP를 순수하게 "팀 승리에 제일 많이 기여한 선수"에게 주고자 한다면, WPA가 가장 높은 선수에게 주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WPA는 그 배분 방식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타자가 홈런을 친 경우, 승률의 변화를 그대로 타자의 WPA에 플러스 해 주고 투수의 WPA에 마이너스 해 주면 된다. 하지만, 타자의 타구가 수비수의 어설픈 수비로 인해 안타로 연결된 경우, 이 때 승률의 변화는 어떻게 계산해 주어야 할까? 타자는 어쨌든 안타를 만들었기에 변화한 승률 만큼을 플러스 WPA로 가져가지만, 수비측은 투수의 일방적인 책임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경우에는 관측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투수와 수비수의 책임 수준을 평가하여 마이너스 WPA를 배분하게 된다. 그런데, Fangraphs의 경우는 이러한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수비측에서 받게 되는 모든 WPA를 투수에게만 부여하고 있다. 수비수의 호수비로 안타성 타구가 아웃이 되어 플러스 WPA를 얻게 된 경우에도 투수가 이득을 보고, 수비수의 어설픈 수비로 아웃될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준 경우의 마이너스 WPA도 역시 투수가 모두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관측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인한 오류를 배제하는 장점이 있고, 또한 WPA를 리얼타임으로 계산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쉽게 계산하기 때문에 Fangraphs가 메이저리그 시즌 중에 실시간으로 각 경기의 WPA 변화를 업데이트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WPA는 과거의 팀 기여도를 살펴보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는 상당히 부적절하다. 올해 유난히 결승타를 많이 올린 선수가 있다고 해서, 내년에도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리라는 보장이 전혀 없는 것이다.


Today's Music : Fleetwood Mac - Don't Stop (Live)



Don't stop thinking about tomorrow
Don't stop, it'll soon be here
It'll be better than before
Yesterday's gone, yesterday's gone

새해를 기념하여 좀 긍정적인 분위기의 곡을 골라 보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글은 한국야구팬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FreeRedbird
:

(주: 타자의 WAR를 구하는 글은 이미 이전에 포스팅한 바 있었으나, 일부 잘못된 계산을 바로잡고 내용을 보충하여 다시 포스팅 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제 2009 시즌이 끝났으므로 계산에서 사용한 예도 2009년의 스탯들로 바꾸었다.)



Chase Utley : 항상 실력에 비해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심각하게 저평가된 플레이어이다.


타자가 팀의 득점에 기여하는 방법은 크게 보아 공격(타격), 수비, 주루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타자를 이야기할 때 "공, 수, 주 3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각각의 타자에 대해서 이러한 득점 기여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기 위해, 이전의 글들을 통해 공격, 수비, 주루의 측면을 차례로 검토해 왔다. 또한 비교 대상으로서 절대적 기준이 되는 Replacement Level 및 수비 포지션에 따른 조정 수준에 대해서도 살펴본 바 있다. 각각의 항목에 대해 다시 한번씩 훑어 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시리라고 생각하여 링크를 걸어 본다.

1. 타격 기여 수준 : wOBA 및 wRAA
2. 비교의 절대적 기준 : Replacement Level
3. 수비 기여 수준 : UZR, TZ
4. 포지션별 차이 : Positional Adjustment
5. 주루 기여 수준 : 도루 성공/실패, EqBRR

이를 종합하면 특정 타자의 전체 기여 수준, 혹은 그의 가치(Value)를 계산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RAR(Runs Above Replacement level) 및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 이다.

여기에서는 우선 Fangraphs와 동일한 방식으로 WAR를 구해 볼 것이다. 원문에서는 여기까지만 시도했었지만, 이 글에서는 Fangraphs 방식의 한계와 그 보완 방법까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RAR을 구해 보면... 위의 다섯 가지를 차례로 더해 주면 된다.

RAR = Batting + Replacement Level + Defense + Positional Adjusment + Running

이제 RAR을 WAR로 환산해야 하는데... 원칙적으로는 팀 전체 득점과 실점에 대해 해당 플레이이어의 RAR이 미치는 점수 변화 정도를 가지고 Pythagorean Expectation의 식에 넣어서 계산하는 것이 맞지만... Pythagorean 관련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0점 득점 = 1승"의 단순한 계산 방법이 의외로 높은 정확도를 가지므로,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아래와 같이 쉽게 계산할 수 있다.

WAR = RAR/10

이제부터 실제 예를 통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계산에 필요한 Raw Data는 Baseball-ReferenceFangraphs에서 얻었으며, 이후의 모든 계산은 직접 하였다. 계산에 사용한 엑셀 sheet를 첨부하였으므로, 계산 결과를 쉽게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Chase Utley의 2009년 성적이다.

공격 : 687 PA, 98 1B, 28 2B, 4 3B, 31 HR, 85 NIBB, 3 IBB, 24 HBP, 4 RBOE
수비 : 10.8 UZR
주루 : 23 SB, 0 CS


(NIBB : 고의사구가 아닌 볼넷, IBB : 고의사구, RBOE : 에러로 인해 타자가 출루한 경우)

순서에 따라 차례차례 계산해 보면...


1-1. Park Adjust

먼저 wOBA를 계산하기에 앞서서, 구장으로 인한 효과를 보정해 주는 것이 계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ark Factor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단 여기서는 Fantasy411의 2006-08년 Park Factor를 빌려와서 사용하도록 하겠다. 이 자료는 엑셀 파일에 포함되어 있다. (단, RBOE의 Park Factor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Utley의 RBOE가 4에 불과하여 Park Factor가 있더라도 그다지 영향은 없었겠지만...)

정밀한 조정을 위해서는 Utley의 경기별 홈구장을 일일이 찾아서 계산해야겠지만... 너무 품이 많이 들므로, 다음과 같은 간단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1) 타석의 절반은 홈, 절반은 원정에서 기록한 것으로 본다. 2) 원정구장들의 평균 Park Factor는 100이다. (실제로는 홈구장을 뺀 15개 NL 구장의 평균이므로 100에 근접한 값일 것이나, 큰 오차는 없으리라고 본다) 3) 따라서, 조정된 Park Factor는 (100 + 홈구장 Park Factor) / 2 로 계산할 수 있다.

계산시 1B, 2B, 3B, HR에 대해 Park Factor를 적용하였으나, 볼넷이나 HBP, 도루 등의 경우는 구장별 차이가 있다고 인정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반영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에도 구장으로 인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취향에 따라 해당 스탯의 Park Factor를 찾아서 추가적으로 적용해 주면 된다. 또한, 1루타에 대한 Park Factor가 따로 없으므로... 안타 총 합계(H)의 Park Factor와 장타(XBH)의 Park Factor, 그리고 실제 2009년 메이저리그 안타, 장타 기록으로부터 1루타의 Park Factor를 유추하였다.

이렇게 조정한 Utley의 09년 성적은 아래와 같다.
687 PA, 97 1B, 28 2B, 5 3B, 28 HR, 85 NIBB, 3 IBB, 24 HBP, 4 RBOE

역시 홈런이 많은 홈구장을 쓰다 보니, 조정 결과 홈런이 약간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2. wOBA 및 wRAA 계산

wOBA 및 wRAA의 계산식 및 이론적 근거는 위의 링크를 참고하시고... Park Factor를 적용한 기록을 가지고 Utley의 wOBA를 계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엑셀 sheet 참조)

(Park Adjusted) wOBA = 0.390

한편, 2008년 NL 전체 타격 기록을 가지고 구한 리그 평균 wOBA는 0.328이므로, 이를 이용하여 Utley의 wRAA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엑셀 sheet 참조)

wRAA = 37.45 Runs

즉, 2009년 시즌의 Chase Utley는 NL 평균 타자에 비해 타격으로 팀 득점에 37.45점 더 기여했다는 의미가 된다.


2. wRAA를 Batting RAR로 : Replacement Level의 설정

wRAA는 Runs Above Average라는 단어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그 평균과 비교하는 스탯이므로, 이를 Replacement Level과의 비교로 조정하여 RAR(Runs Above Replacement leve)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전부터 한 시즌을 기준으로 리그 평균 수준의 주전 선수와 Replacement Level의 땜빵 선수 차이에는 20점 혹은 2승 정도의 차이가 난다는 경험적 분석 결과들이 있었는데, 작년 말에 THT에 게재된 Sean Smith의 뛰어난 연구는 이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즉, 600 PA를 기준으로 리그 평균과 Replacement Level의 사이에는 20점(20 Runs)의 기여 수준 격차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를 wRAA 값에 더해주면, RAR로 쉽게 환산된다.

Utley의 경우로 돌아가면, Utley는 687 PA를 기록했으므로, 687 PA에서 평균과 Replacement Level의 격차를 계산해 보면...

600/20 x 687 = 22.90 Runs

이 값이 Utley의 Replacenemt Level 값이 된다. 즉, Utley 대신 Replacement Level 선수를 시즌 내내 기용했다면, 아마도 22.9점 만큼 덜 득점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3. 수비 기여 수준 : UZR

이전 포스팅에서 ZR을 개선한 합리적인 스탯으로 UZR, TZ(TZR), +/-를 소개한 바 있다. 그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는 유료 정보이며 연말에 발표되고, TZ의 경우 현역 메이저리거들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작업중인 상태여서 조회가 되지 않으므로, 현재로서는 UZR이 거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UZR은 Fangraphs에 거의 실시간으로 계속 업데이트 되므로, 지난 시즌의 결과물 뿐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시즌에 대해서도 누구가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TZ의 창시자인 Sean Smith조차 UZR이 가장 뛰어난 수비 스탯이라고 인정하고 있으므로, UZR을 쓰는 것이 여러 모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Utley는 2009년 1년 내내 2루수로만 출장했으며, 1년간의 누적 UZR 값은 10.8이다.

UZR = 10.8 Runs

이는 Utley가 2008년 시즌에 수비를 통해 실점을 평균 2루수보다 10.8점 더 방지하는 정도의 기여를 했음을 의미한다.


4. Positional Adjustment

다시 한 번 포지션별 조정 점수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포수 : +12.5 Runs
유격수 : +7.5 Runs
중견수, 2루수, 3루수 : +2.5 Runs
좌익수, 우익수 : -7.5 Runs
1루수 : -12.5 Runs
지명타자 : -17.5 Runs


이 조정 점수는 162게임의 풀 시즌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162게임을 이닝으로 환산하면 1,458 이닝이 되므로, 실제 수비에 참가한 이닝을 1458로 나눠서 위의 조정 점수를 곱해 주면 실제 해당 시즌의 조정 점수가 될 것이다.

Utley는 2008년에 2루에서 1357 이닝을 뛰었다. 따라서...

(2.5 x 1357) / 1458 = 2.33 Runs

이 점수가 Utley의 수비 포지션에 따른 최종 조정 점수가 된다.


5. 주루플레이의 기여 수준: 도루 성공과 실패

Fangraphs는 주루플레이에 대해 도루 성공/실패만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Fangraphs가 다른 주루 능력에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무료로 이용 가능한 공개 주루 스탯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주루 스탯을 제공하는 곳이 BP와 Bill James Online 정도밖에 없는데, 둘 다 Fangraphs에 자료를 그냥 링크해 줄 생각은 없는 듯하다.

Fangraphs의 선수 페이지에서 맨 아래에 있는 Value를 보면, Running 항목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도루 성공/실패를 Batting에 합산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도루 성공은 0.175, 도루 실패는 -0.467점의 가치(Run Value)를 지니므로, 도루 및 도루 실패의 갯수에 Run Value를 곱해서 계산하는 것이다.

Utley는 2009년에 23 SB, 0 CS를 기록하였으므로...

23 x 0.175 - 0 x 0.467 = 4.03 Runs

도루를 통해 4.03점 만큼 팀 득점에 기여하였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6. RAR 및 WAR의 산출

이제 모든 구성 요소의 계산을 다 했으므로, 지금까지 나온 값을 모두 더하면 타자의 총 기여 수준, 혹은 그의 가치(Value)가 된다.

RAR = 37.45(타격) + 22.9(Replacement Level) + 10.8(수비) + 2.33(포지션 조정) + 4.03(도루)
      = 77.50


득점 10점은 1승과 동일하므로,

WAR = RAR/10 = 7.8

즉, 거칠게 표현하자면, 2009년 Chase Utley는 7.8승짜리 플레이어였다는 것이다.

2009년 Phillies는 93승 69패를 기록하였는데, 만약 Utley 대신 1년 내내 Miguel Cairo와 같은 Replacement Level 플레이어들로 2루를 돌려막기 했다면, Phillies는 아마도 85승 77패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되면 Florida Marlins와 동률이 되므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스타 플레이어 한 명의 위력이다.

Fangraphs의 Utley 페이지를 보면, 2009년 그의 WAR를 7.6로 계산하고 있다. Fangraphs의 WAR 계산 로직은 이 글에서 내가 설명해 온 바와 동일하다. 0.2의 오차는 타격 기여도 계산에서 생겨난 것인데, 내가 타격에 37.45, 도루에 4.03으로 총 41.48점으로 계산한 데 비해 Fangraphs는 둘을 합쳐 39.4로 계산하고 있다. 오차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것은 사용한 Park Factor 데이터의 차이 및 Park Factor 적용 방법의 차이가 가장 유력하다. 또한, 소숫점 반올림으로 인한 약간의 오차도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는 Joe Mauer의 2009년 성적을 이용해서 WAR를 계산하여 보자.
(역시 첨부한 엑셀 sheet에 계산한 결과물이 들어 있다.)

다음은 Mauer의 2009년 타격 Raw Stat이다.
606 PA, 131 1B, 30 2B, 1 3B, 28 HR, 14 IBB, 62 NIBB, 2 HBP, 3 RBOE

Twins의 홈인 Metrodome의 Park Factor를 고려하여 위의 스탯을 조정해 주면 아래와 같다.
606 PA, 132 1B, 30 2B, 1 3B, 30 HR, 14 IBB, 62 NIBB, 2 HBP, 3 RBOE

이 기록으로부터 wOBA 및 wRAA를 계산하면,
wOBA = 0.449
wRAA = 57.50

Replacement Level = 20 / 600 * 608 = 20.2

수비 : UZR = 0 (포수는 UZR데이터가 없다.)

포지션 조정 : Mauer는 포수로 939 이닝을 뛰었으며, 지명타자로 28게임에 출장하였다. 따라서...
12.5 x 939 / 1458 - 17.5 x 28 / 162 = 5.03

도루성공/실패 : 4 SB, 1 CS이므로
4 x 0.175 - 1 x 0.467 = 0.23

이제 모두 더해주면,
RAR = 57.5(타격) + 20.2(Replacement) + 0(수비) + 5.03(포지션 조정) + 0.23(도루) = 82.96
WAR = RAR/10 = 8.3

즉, 2009년 Mauer는 8.3승짜리 플레이어였다는 것이다.

Fangraphs의 계산 결과는 8.2이다. 역시 0.1의 차이는 Park Factor 및 소수점 반올림 등으로 인한 오차로 생각된다.


여기까지가 Fangraphs의 WAR 계산 방법인데... 주루플레이가 도루 성공/실패만 단순히 계산되고 있고, 포수 UZR이 없어 포수 수비력의 차이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이를 보완하는 방법을 찾아 보자.

주루플레이에 대해서는 이전에 소개한 바와 같이, Baseball Prospectus의 EqBRR을 대신 사용할 수 있다. Chase Utley의 경우 2009년 EqBRR이 8.80으로, 매우 뛰어난 주자임을 알 수 있다. 도루성공/실패로 계산한 숫자 대신 이 EqBRR을 대신 넣어서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RAR = 37.45(타격) + 22.9(Replacement Level) + 10.8(수비) + 2.33(포지션 조정) + 8.8(주루) = 82.28
WAR = RAR/10 = 8.2

Fangraphs에서 저평가되었던 주루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준 결과, Chase Utley는 이제 8.2승짜리 선수가 되었다. 워낙 주루능력이 좋은 선수이다 보니, 주루를 이렇게 반영해주지 않았더라면 억울할 뻔 했다.


이번에는 Joe Mauer를 재평가해 보자.

EqBRR에 의하면 Joe Mauer의 주루 능력은 -3.60으로 나온다. 포수들은 일반적으로 좋은 주자가 아니라는 상식과 일치하고 있다.

포수 수비력
은 아직 의견이 분분한 분야이나... 이 글을 참고하면 Mauer는 2009년 수비에서 4.4점 기여한 것으로 되어 있다. 역시 Mauer는 수비가 좋은 포수라는 상식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 둘을 기존 계산식의 주루와 UZR 대신 넣어서 계산해 보면,

RAR = 57.5(타격) + 20.2(Replacement) + 4.4(수비) + 5.03(포지션 조정) - 3.6(도루) = 83.43
WAR = RAR/10 = 8.3

수비에서 플러스 된 대신 주루에서 마이너스가 되어 RAR은 0.5점 올라가는 데 그쳤다. 결국 8.3 WAR로 거의 같은 결과를 얻게 됨을 알 수 있다. 비록 결과값은 비슷하지만 이것은 주루와 수비를 제대로 반영해 준 값이다.


나로서는 위의 방법이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타자의 공/수/주를 모두 커버하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툴이라고 생각하고 소개한 것이지만, 이러한 방법이 타자를 평가하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취향에 따라 특정 스탯을 넣을 수도, 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EqA를 선호한다면 위의 계산에서 wRAA와 EqBRR을 빼고 대신 EqA로부터 Batting+Running Runs를 유도하여 넣어 주면 될 것이다. 혹 수비 스탯은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는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UZR를 빼 버리면 될 것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또한, 세이버메트릭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스카우팅 등)를 총 동원하여 여러 가지 각도에서 선수를 평가하는 것이 더욱 좋을 것이다. 물론 전문적인 스카우팅 훈련을 받거나 직접 선수생활을 해보지 않은 보통의 팬들이 자기 스스로의 안목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세이버메트릭스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글은 한국야구팬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Today's Music : Phil Collins Playing Drums!!! (with Chester Thompson)




Phil Collins는 무수히 많은 히트곡을 만든 송라이터이자 보컬리스트로서 유명하지만, 사실은 그런 것 이전에 매우 탁월한 드러머였다. 특히 Genesis의 초기 앨범들을 들어보면 Collins의 드럼 실력에 정말 놀라게 될 것이다. Collins는 공연시에 주로 자신의 드럼 연주로 오프닝을 장식하곤 했는데, 위의 두 라이브 클립에서는 세션 드러머 Chester Thompson(역시 아주 뛰어난 드러머임)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다.

Collins는 올해 가을, 아쉽게도 드러머로서 은퇴를 발표했다. 척수 부위의 부상으로 인해 스틱을 잡을 수조차 없게 되었기에, 50년간 쳐 왔던 드럼을 더 이상 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FreeRedbird
:

Jon Lester의 2009년 시즌 기록을 예로 하여 WAR을 구해 보자.


투수에 대한 이전 포스팅
에서 우리는 투수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스탯을 살펴본 바 있다. 이 스탯들은 모두 해당 투수가 얼마나 실점을 하는지를 9이닝당 비율로 표시한 것이다. 댓글을 통해 ERA와 FIP, BABIP에 대해 camomile님과 매우 유익한 토론이 진행되었으므로 투수의 평가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위의 링크를 눌러 댓글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원래 세이버메트릭스는 열린 개념이므로 정해진 결론은 없으며, 선택은 물론 여러분 각자의 몫이다...

어쨌거나, ERA나 FIP, tRA 등과 같은 스탯은 9이닝당 실점 수준을 보여 주지만, 여기에는 실제로 해당 투수가 그 시즌에 몇 이닝을 던졌는지는 반영되지 않는다. 9이닝당 1실점을 하는 압도적인 선발투수라고 해도, 50이닝만을 던지고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었다면, 결코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투수의 가치(Value)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가 얼마나 많은 이닝을 책임져 주었는지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여기에서는, Fangraphs의 투수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를 계산하는 방식을 모델로 하여 투수의 가치를 구하는 방법을 살펴볼 것이다. 늘 강조하듯이 이것은 절대적인 단 하나의 방법은 아니며, 현재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내가 보기에) 가장 그럴 듯하여 소개하는 것이다. 또한 Fangraphs가 꽤 양질의 데이터를 모두 공짜로 보여주고 있어서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참고: 타자의 WAR 계산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

이 글에서는 우선 선발투수만을 대상으로 하고자 하며, 구원투수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구원투수를 따로 다루는 이유는 구원투수의 WAR 계산시 LI를 반영하는 단계가 중간에 포함되므로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항상 글이 긴 편인데, 구원투수의 LI 이야기까지 하면 아무도 읽고싶지 않은 엄청난 길이가 되어버릴 듯하여 글을 분리하기로 하였다.

이제부터 2009년 Jon Lester의 기록을 가지고, 투수의 WAR를 구하는 방법을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하겠다.
Fangraphs는 이 과정을 무려 일곱 개의 글에 걸쳐 설명하고 있는데, 내가 이걸 이해하는 데에는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어떻게든 이 포스팅 하나로 몽땅 설명을 해 보고자 한다. 그것도 일곱 개의 원문보다 더 쉽게 말이다. 이게 가능한 목표일지는 모르겠지만... -_-;;;;


1. 투수가 속해 있는 리그의 평균 RA를 산출

우선 구하고자 하는 것이 ERA가 아니라 RA임에 유의해야 한다. 모든 종류의 실점을 아우르는 것이다.

Lester는 AL에서 뛰고 있다. 2009년 AL 전체 기록을 보면, 20173 1/3 이닝에서 10793점을 득점 혹은 실점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록은 Baseball-Reference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경기당 평균 실점,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9이닝당 평균 실점이다. 아래와 같이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AL avg RA = 10793 / 20173.333333 * 9 = 4.82


2. 투수의 조정 RA 산출

먼저 투수의 평균 실점 수준을 나타내는 스탯을 하나 골라서 가져온다. Fangraphs는 FIP를 이용하고 있고, 나도 FIP를 선호하므로, 여기에서는 FIP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ERA나 tRA 등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조금 아래에서 설명을 따로 드리도록 하겠다.) Lester의 2009년 FIP는 3.15이다.

FIP는 ERA Scale의 스탯이므로, 이를 RA Scale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ERA와 RA 사이에는 0.92:1의 관계가 경험적으로 존재하므로, 3.15를 0.92로 나눠 주면 RA Scale이 된다.

다음은 구장 효과인데... 구장 효과는 계산 방법이 여러가지이고 계산 방법에 따라 결과도 조금씩 다르다. 일단은 Fangraphs에서 제시하는 2004-2008년 5년간의 득점 Park Factor를 이용하도록 하겠다. Red Sox의 경우는 1.03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홈에서 절반을 플레이하고 원정에서 절반을 플레이한다는 것을 이미 반영한 Adjusted Park Factor이다.) 즉, Lester는 Red Sox에서 뛰게 됨으로 인해 1.03배 더 실점하는 페널티를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이를 보정해 주기 위해 다시 1.03으로 나눠 주어야 한다.

이 두가지 단계를 계산해 주면...

Adjusted RA = 3.15 / 0.92 / 1.03 = 3.32

이 3.32라는 숫자의 의미는... 중립적인 구장에서 평균 수준의 팀 동료들이 수비를 하고 있고, 상대 타선 역시 평균 수준의 선수들로 채워져 있을 경우, Lester가 9이닝을 던지면 3.32점 실점할 것이라는 뜻이다.

* 주 : FIP보다 ERA를 더 선호하는 경우, 위의 계산에서 FIP 대신 ERA를 사용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Adjusted RA를 얻으면 된다. tRA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tRA는 이미 RA Scale의 스탯이므로 0.92로 나눠 줄 필요가 없다. tRA에 구장 효과만 반영해 주면 된다.


3. 게임 당 평균 투구 이닝 계산

Lester는 32게임에 나와 203 1/3 이닝을 던졌으므로, 게임당 평균 투구 이닝은 다음과 같다.

IP/G = 203.333333 / 32 = 6.35


4. Runs per Win 계산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것 같은데... 보통의 상황에서는 10점 = 1승으로 대충 계산하면 별로 오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투수는 팀의 실점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어떤 투수가 마운드에 있는지에 따라 Run Scoring Environment가 바뀌고, 이에 따라 점수와 승수의 관계도 바뀌게 된다.

조금 더 쉽게 생각하면... Lester와 같은 좋은 투수는 실점을 덜 하게 되므로, 보통 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에 비해 득점을 덜 해도 승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3류 투수가 마운드에 있다면, 소속팀이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득점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투수의 퍼포먼스에 따른 점수와 승수의 관계를 계산하는 방법은 역시 여러가지가 있으며, 대부분은 Pythagenpat과 같은 득점/실점과 승률의 관계로부터 계산식을 이끌어내게 된다. 그러나, Pythagenpat을 직접 사용할 경우 제곱근을 구해야 하는 등 계산식이 복잡해지므로, 다음과 같은 근사식을 사용한다.

[((상대 팀 이닝*상대 팀 실점수준)+(소속 팀 이닝*소속 팀 실점수준)/(상대 팀 이닝+소속 팀 이닝))+2] * 1.5

근사식도 너무 복잡해 보이지만... 예를 통해 보면 조금 쉬울 것이다. 이닝 및 실점수준은 모두 9이닝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상대 팀의 수준은 천차만별이겠지만... 162게임의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 상대를 만나게 되므로, 결국 리그 평균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상대 팀은 9이닝 당 리그 평균인 4.82점을 실점할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소속 팀의 경우... Lester가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9이닝 중 Lester가 책임져 주는 이닝은 평균 6.35이닝이었다. 나머지 2.65이닝은 리그 평균 수준으로 실점한다고 보고 계산한다. (분석 대상인 투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리그 평균을 가정한다. 이렇게 해서 팀 동료들의 활약으로 인해 이득이나 손해를 보는 부분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상대 팀 9이닝 + Lester 6.35 이닝 + Lester의 동료 구원투수들 2.65이닝 = 총 18이닝이 분모가 된다. 계산을 해 보자.

Runs per Win = [(((9 * 4.82) + (6.35 * 3.32 + 2.65 * 4.82)) / 18) + 2] * 1.5 = 9.43

즉, Lester가 마운드에 있음으로 해서 9.43점 = 1승으로 바뀌는 것이다.


5. RAA/9 및 WAA/9, 기대 승률 계산

2번에서의 계산 결과 Lester는 9이닝 당 평균 3.32점을 실점하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한편, 리그 평균 투수들은 4.82점을 실점하므로, Lester는 리그 평균 투수에 비해 9이닝당 1.49점을 덜 내주는 것이 된다. (1.50이 아닌 이유는 소숫점 반올림 때문이다. 아래에 첨부한 엑셀파일 참고.) 이를 4번에서 계산한 9.43점 = 1승의 관계를 이용하여 환산하면, Lester는 리그 평균 투수에 비해 9이닝당 0.158승 소속팀에 더 기여하는 것이 된다. 리그 평균 투수는 이론적으로 승률이 5할일 것이므로, 팀 동료와 상대팀 선수들이 모두 평균 수준일 때 Lester 등판 시의 9이닝 당 기대 승률은 0.500 + 0.158 = 0.658이다.


6. Replacement Level

Replacement Level 팀은 .300 정도의 승률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팀 승률이 .300이라고 해서 선수들이 모두 평균이 50%일 때 각각 30%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300 타자, .300 투수, .300 수비의 팀은 승수효과에 의해 .300보다 훨씬 낮은 승률을 기록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300의 팀 승률을 얻기 위해, 선발투수는 .380, 구원투수는 .470 정도의 능력이 요구된다. 이는 어느 정도 통계적으로도 검증된 수치이고... 이론적인 설명을 위해서는 Odds Ratio Method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한데... 이 이야기를 여기서 하게 되면 글이 완전히 산으로 가게 되므로... 이 부분은 추후 별도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여기서는 일단 Tom Tango와 Fangraphs의 주장을 받아들여 Replacement Level의 투수의 승률이 .380인 것을 인정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이것은, 소속 팀의 다른 동료들이 모두 리그 평균 수준이고, 상대 팀도 전부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을 경우, Replacement Level 투수(예를 들어 AAAA 투수)가 선발 등판하여 9이닝을 던지면 .380의 승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7. WAR/9

9이닝당 Jon Lester의 기대 승률은 0.658이었다. 그리고 Replacement Level 선발투수의 기대 승률은 0.380이었다. 따라서, 9이닝을 기준으로 Lester는 Replacement Level 투수보다 0.658 - 0.380 = 0.278 더 기대 승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8. WAR

드디어 마지막 단계까지 왔다. 7번에서 얻은 9이닝 당 숫자를 Jon Lester가 던진 실제 이닝으로 환산하여 주면 되는 것이다. Lester는 203 1/3 이닝을 던졌으므로...

WAR = 0.278 * 203.333333 / 9 = 6.3

결국 2009년 시즌에, Jon Lester는 Replacement Level 투수에 비해 6.3승 더 팀에 기여한 것이다.


- NL 투수 계산하기 -

NL 투수는 AL 투수와 비교하여, 매 경기마다 타석에 들어선다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투수들은 형편없는 타자들이므로, 타석에서는 팀에 오히려 피해를 입히게 된다. 이를 반영해 주어야 제대로 된 선수 가치의 계산이 가능할 것이다.

2009년 Tim Lincecum의 경우, 투구 내용만 가지고 보면 8.9 WAR의 시즌을 보냈지만, 타석에서 0.7승 만큼 오히려 팀에 해를 끼쳤으므로, 결국 최종 WAR는 8.9 - 0.7 = 8.2 가 되는 것이다.

첨부파일을 통하여 이를 확인하시기 바란다.


- 투수의 수비 -

투수의 수비력은 이 글을 쓰는 현재 WAR에 반영되고 있지 않고 있다. 투수의 UZR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수비가 좋은 투수와 좋지 않은 투수의 경우 이를 적절히 감안하여 주어야 할 것이다. 특별한 근거는 없으나 투수 수비의 영향은 가장 극단적인 경우 한 시즌에 최대 +/- 5 Runs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첨부: 선발투수 WAR 계산의 예 (AL, NL 각 5명)


Today's Music : Pearl Jam - Given to Fly (Live)


위대한 밴드의, 위대한 곡의, 위대한 공연.
Posted by FreeRedbird
:

실점을 막는 것은 득점을 하는 것과 똑같이 중요하다. 점수를 덜 줘서 이기는 것이나 더 내서 이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아니... 실제로는 실점을 줄이는 쪽이 조금 더 유리하다. Pythagorean Expectation 포스팅을 기억하시는지? 실점을 줄이는 쪽이 득점을 더 하는 것보다 약간 기대 승률이 높게 나오는 것이다.

실점을 줄이는 것은 투수와 수비의 몫이다. 특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흔히 쓰일 만큼, 투수의 중요성은 막대하다. 수비가 형편없어도, 투수가 상대타자를 모조리 탈삼진으로 돌려세우면 여전히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투수가 형편없다면, 수비가 아무리 좋아도 안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인플레이 된 공은 무조건 잡을 정도로 수비력이 좋더라도, 투수가 던지는 족족 홈런을 허용할 경우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투수의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ERA, 즉 투수가 얼마나 점수(자책점)를 내주었는지를 살펴보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ERA는 꽤 오랫동안 투수를 평가하는 척도로 널리 이용되었고, 지금도 WHIP와 함께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다.

오늘은 ERA 및 ERA의 대체 스탯들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그동안 타자에 대해 많이 썼으나 투수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한 감이 있었기에, 투수에 대해 쓰고 싶었던 참에 마침 VEB에서 vivaelpujols의 잘 정리된 글을 보게 되었다. 각각의 개념에 익숙치 않은 분들을 위하여,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ERA (Earned Run Average)

ERA를 모르시는 분들은 아마 거의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기초를 다지는 의미에서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먼저 ER(Earned Run, 자책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투수의 잘못으로 내준 점수를 자책점이라고 하고, 투수의 잘못이 아닌 실점을 비자책점이라고 한다. 안타나 홈런, 볼넷 등으로 내준 점수는 기본적으로 자책점이지만, 만약 주자가 수비수의 에러로 인해 출루한 경우에는 비자책점으로 분류한다. 에러는 투수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투수 본인의 에러로 점수가 난 경우에도 비자책점이 된다는 것이다. 공을 던지는 사람으로서의 투수와 야수로서의 투수를 구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ERA는 9이닝당 자책점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ERA = ER * 9 / IP

ERA에 대한 비판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우선, ER을 계산하는 방식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에러로 주자가 출루한 후 적시타를 맞아 주자가 홈인했다면, 이는 비자책점이 된다. 하지만, 에러는 수비수의 잘못이더라도 이후 적시타를 맞은 것은 일정 부분 투수의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수는 그냥 비자책점이 될 뿐으로, 투수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또한, 2사 만루 상황에서 구원투수가 등판하여 주자일소 3루타를 맞고 3실점한 후 후속타자를 아웃시켜 이닝을 마무리한 경우, 모든 실점의 책임은 주자 3명을 내보낸 앞의 투수에게만 전가될 뿐, 3루타를 맞은 구원투수는 무실점으로 기록된다. 2사 만루에서 불을 끄는 것이 그의 임무였고, 그는 임무에 실패했지만, ER은 계산되지 않고, 따라서 ERA도 전혀 나빠지지 않는다.

다음은 좀 더 근본적인 문제인데... 점수를 내 주지 않는 것이 투수 혼자의 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점을 막는 것은 투수와 수비 모두의 공이다. 뛰어난 수비수들이 뒤에 있다면, 투수의 ERA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즉 실점을 얼마나 했는가는 팀 전체의 스탯인데도, ERA는 마치 투수 혼자만의 스탯인 것처럼 취급한다.

그리고... 자책점과 비자책점을 가르는 주요한 변수인 "에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특정 타구가 에러인지 안타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일정 부분 기록자의 주관이 개입된다. (내야안타는 특히 그렇다.) 또한, 수비수는 어려운 타구를 무리하게 건드려서 에러를 낼 수도 있지만, 그냥 보수적으로 수비하여 안타를 내줄 수도 있다. 같은 타구가 수비수의 능력과 성향에 따라 에러도 될 수 있고 안타도 될 수 있는 것이다. 투수의 능력과 상관없이 자책/비자책이 결정되고, 이를 통해 투수가 평가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다.

혹은 투수에 따라 단지 운이 없어서 안타를 유난히 많이 맞아 실점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BABIP는 상당 부분이 운에 의해 좌우되고, BABIP가 높으면 아무래도 실점을 하기 쉬워지므로, 자책점과 비자책점을 아무리 잘 분리해 낸다고 해도 운의 개입은 피할 도리가 없다. 운이 없어 실점을 많이 했는데 ERA가 높다고 욕을 먹게 된다면 꽤나 억울할 것이다.


2. FIP (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FIP는 옛날에 블로그에서 이미 다룬 바 있으나, 다시 한 번 정리해 본다.

실점을 기준으로 투수를 평가하게 되면 "수비"와 "운"이라는 방해 요소가 섞이는 것을 피할 수가 없으므로, 이런 투수와 상관없는 요소를 완전히 제거해버린 새로운 스탯이 개발되었다. 바로 FIP이다. FIP는 Tom Tango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고, 이후 여러 사람에 의해 개량되었다.

과거 BABIP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로 유명해진 Voros McCracken의 경우 BABIP는 투수의 능력과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했었는데, 이후 여러 사람의 추가 연구에 의해 BABIP는 운, 수비의 능력, 투수의 능력, 구장 효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Factor는 역시 "운"으로 나타났다.

FIP는 타자가 방망이로 공을 맞춰서 인플레이 된 경우, 즉 BABIP의 영향을 받는 경우를 모두 무시한다. 여기서 "인플레이"라 함은 타구가 페어 지역에 떨어져서 수비가 개입하게 된 모든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파울플라이는 파울 지역에 떨어진 공이지만 수비수가 잡아서 아웃 처리하였으므로 역시 인플레이로 간주한다.) 이런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나면, 남는 것은 수비수들이 공에 손을 댈래야 댈 수 없는 플레이들만 남게 된다. 바로 홈런, 볼넷, 사사구, 삼진이 그것이다. FIP는 이들 스탯만을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계산한다.

FIP = (13*HR + 3*(BB-IBB+HBP) - 2*K) / IP + C

여기에서 C는 FIP를 ERA와 유사한 Scale로 만들어 주기 위한 상수(Constant)이다. 이 상수는 대체로 3.20 부근의 값을 가지는데, 매년 조금씩 변화한다. C를 구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C = (9*lgER + 2*lgK - 13*lgHR - 3*(lgBB-lgIBB+lgHBP)) / lgIP

여기에서 lgER은 League Total ER을 의미하며, lgHR, lgBB 등도 마찬가지로 리그 전체 합계를 이용한다. 위와 아래의 식을 비교해 보면, 이렇게 C를 계산할 경우 리그 평균 ERA와 리그 평균 FIP는 항상 똑같은 값을 가지게 됨을 알 수 있다. 참고로, 2009년 메이저리그의 C값은 3.18이며, 리그 평균 ERA와 리그 평균 FIP는 모두 4.32였다. 이렇게 만들어 준 덕에, FIP는 ERA와 유사한 값을 가지게 되므로 한 눈에 알아보기가 쉽다. 3.00 ERA가 좋은 것처럼, 3.00 FIP도 좋은 것이다.

FIP의 문제는, 인플레이된 공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비록 BABIP의 가장 큰 요소는 "운"이지만, 투수의 능력도 분명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듯이, 투수의 구위가 좋으면 타자들이 좋은 타구를 잘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다. ERA가 투수의 능력과 상관없는 부분을 지나치게 많이 포함하고 있다면, FIP는 반대로 투수의 능력이 실제로 작용하는 부분을 일부 무시한다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FIP에는 park adjust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와 운이라는 가장 큰 노이즈 요소를 배제하였다는 점에서, FIP는 투수의 순수한 능력을 평가하는 좋은 잣대가 된다.

FIP는 FangraphsThe Hardball Times 에서 찾을 수 있다.


3. xFIP

xFIP는 기본적으로 FIP와 계산 방법이 같은데,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위의 FIP 식에서 실제 피홈런 숫자를 넣는 대신 고정된 HR/FB 비율을 이용하여 계산된 이론적 피홈런 숫자를 넣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볼넷과 삼진, 사사구는 투수의 능력에 의한 것이지만, 피홈런의 경우 "운"과 "구장 효과"가 많이 작용되는 점을 고려하여 이를 보정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HR/FB 비율은 0.11이 이용된다. 투수의 능력 이외의 요소가 작용하는 부분을 제거하고자 함에 있어서, FIP보다도 더욱 철저한 스탯이라고 할 수 있다.

xFIP는 The Hardball Time에서 찾을 수 있다. 참고로 Adam Wainwright의 페이지를 링크하였다.


4. tRA

tRA는 FIP의 약점인 "인플레이된 공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을 보완하고자 Graham MacAree가 개발한 스탯이다. tRA의 기본 컨셉은, 마치 wOBA로 공격력을 측정할 때와 같이, Run Expectancy로부터 각 이벤트의 Expected Run Value를 구하여 이를 9이닝(27아웃)에 대한 예상 실점으로 바꾸어 산출하는 것이다.

이 페이지는 Stat Corner의 tRA 설명 페이지이다. 이 페이지에는 2008년의 이벤트별 Run Value가 나와 있는데, 이를 보면 tRA에 사용되는 스탯 혹은 이벤트를 알 수 있다. 즉, 삼진, 볼넷, 사사구, 라인드라이브, 그라운드볼, 외야플라이, 내야플라이, 홈런 갯수가 계산에 사용되는 것이다. 각각의 스탯에 각각의 Run Value를 곱하여, 27아웃을 기록하는 동안 예상되는 Run Value의 합을 구하면 바로 9이닝 당 예상 실점이 된다. ERA가 9이닝당 자책점인 데 비해, tRA는 위의 이벤트 별 스탯을 바탕으로 9이닝당 예상 실점을 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비의 수준과 홈구장 등은 모두 중립으로 조정된다.

이 tRA는 Stat Corner 및 Fangraphs에서 만날 수 있다.

중립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조정을 실시하고, 타자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에 대한 투수의 영향력을 반영하고자 한 점에서, FIP보다 진보한 아이디어의 스탯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Stat Corner와 Fangraphs에서 동일한 선수들을 비교해 보면, 같은 스탯임에도 불구하고 tRA가 서로 다르게 계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Chris Carpenter의 tRA는 Fangraphs에서 3.02, Stat Corner에서 2.77로 나온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tRA가 라인드라이브, 그라운드볼, 플라이 등 인플레이 된 공을 어떻게 기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타자가 친 공이 라인드라이브인지, 플라이인지, 그라운드볼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Fangraphs는 BIS의 PbP 데이터를 이용하는 반면 Stat Corner는 MLB Gameday의 PbP 데이터를 이용한다. 특히 플라이볼과 라인드라이브의 구분에는 어느 정도 애매한 부분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므로, 기록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기록이 달라지고, 결국 tRA 값이 영향을 받게 된다. FIP를 보완하기 위해 인플레이 된 결과물을 반영한 결과, 기록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오차가 생긴 것이다. 이것이 tRA의 단점이다.


5. tRA*

tRA*는 tRA에 회귀분석을 적용한 스탯이다. 삼진 비율, 볼넷 비율, 사사구 비율, 그라운드볼 비율 등 모든 이벤트의 발생 비율에 대해서 해당 투수의 커리어 year-to-year correlation을 바탕으로 해당 시즌에 몇 명의 타자를 상대했는 지를 감안하여 적절한 수준의 regression을 해 주는 것이다. tRA*는 투수들 간의 퍼포먼스를 비교하기보다는 해당 투수가 앞으로 어떤 성적을 내줄 지를 예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tRA*는 Stat Corner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럼 어떤 스탯이 투수를 평가하는 데 가장 좋은 스탯일까? 지금까지 살펴 보았듯이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ERA에는 투수의 능력과 상관없는 다른 요소가 많이 개입되어 있다. FIP, xFIP는 투수의 능력 이외의 다른 것을 제거하려고 하다가 투수의 능력이 작용하는 부분까지 잘라내 버렸다. tRA는 이를 보완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대신 Play by Play 기록자의 주관이라는 새로운 노이즈가 추가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들 중 FIP 및 xFIP를 주로 참고하는 편이다. ERA에 포함되는 이런저런 외부 요소가 너무 많아서 도무지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FIP에는 빠진 부분이 분명 존재하나, "운"이라는 요소를 배제하는 부분에서는 꽤 성공적인 스탯이라고 할 수 있다. 몇 가지의 Raw Stat만으로 쉽게 계산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한 좋은 FIP를 받는 것(볼넷과 홈런을 덜 허용하고 삼진을 많이 잡는 것)이 수비의 질과 상관없이 실점을 막는 데 좋은 결과를 얻게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투수에 관한 다음 포스팅에서는 투구 이닝 및 투수의 가치(Value: 투수의 WAR)에 대해 써 볼 예정이다.

(이 글은 한국야구팬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Today's Music : Lynyrd Skynyrd - Free Bird (Live)



이쯤에서 이 블로그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곡을 소개해야 할 것 같다. FreeRedbird라는 필명은 이 곡의 제목에서 온 것이다. Viva El Birdos에서 활동하기 위해 SB Nation에 가입하려고 할 때... 아이디를 뭘로 할까 고민하던 중 이 곡을 듣게 되었다. 결국 곡 제목을 아이디로 쓰기로 했고, Cardinals 팬이라는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Red를 중간에 삽입하여 FreeRedbird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FreeRedbird보다는 RedFreebird가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

어쨌거나... Gary Rossington의 슬라이드 기타, 그리고 곡 중후반부에 이어지는 기타 3대의 현란한 연주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명곡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NLDS 2차전, 9회말 투아웃에서... Holliday가 공을 떨어뜨리는 장면.
다시 봐도 참 씁쓸하다...



Holliday가 저 공을 잡았다면, 물론 2차전은 Cardinals의 승리가 되었을 것이고, NLDS는 1-1이 되어 그 향방을 알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 에러 뒤에도 Cardinals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었다. 다음 타자를 아웃으로 처리하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Ryan Franklin은 후속타자들을 모두 출루시켜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과연 Holliday의 에러는 얼마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것일까? Holliday 때문에 졌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


아래의 논의는 Tom Tango 외 2인의 <The Book> 중 1장 "Toolshed" 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밝혀둔다.


1. 24가지의 상황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서, 투수가 초구를 던지기 직전의 상황을 생각해 보자. 물론 도루와 같은 주루플레이도 일어나기 전이다. 얼마나 많은 상황이 가능할까?

우선 아웃 카운트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노아웃, 1아웃, 2아웃의 세 가지가 있다. 3아웃에는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지 않으므로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다음으로 어떤 누상에 주자가 있는지의 여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누상에 주자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므로, 1루, 2루, 3루에 대해 각각 "주자 있음"과 "주자 없음"의 두 가지 경우가 존재하는 셈이다.

아웃카운트와 주자에 대해 경우의 수를 계산해 보면,

3 x 2 x 2 x 2 = 24

이것이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가능한 모든 상황의 갯수이다.


2. 24가지의 상황에 대한 Run Expectancy (기대 득점)

Tom Tango와 동료들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간의 메이저리그 경기 기록을 모두 모아서, 위의 24가지 상황별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상황에서, 해당 이닝이 3아웃으로 종료될 때까지 공격측이 득점한 점수를 모두 모아 보았다.

예를 들어, 무사 주자 1루의 상황은 4년 동안 44,552번 등장했는데, 이 상황 이후 해당 이닝이 종료될 때까지 공격측이 득점한 점수를 모두 더했더니 42,432점이었다. 그렇다면, 무사 주자 1루에서의 득점 평균은 아래와 같이 구할 수 있을 것이다.

42,432 / 44,552 = 0.953

이것이 바로 무사 주자 1루 상황의 기대 득점, 즉 Run Expectancy 이다. 철저하게 귀납적으로 계산된 결과임을 기억하자.

24개의 상황에 대해 모두 계산하여 표를 만든 결과는 아래와 같다.
원본 링크

RE 99-02 0 1 2
Empty 0.555 0.297 0.117
1st 0.953 0.573 0.251
2nd 1.189 0.725 0.344
3rd 1.482 0.983 0.387
1st_2nd 1.573 0.971 0.466
1st_3rd 1.904 1.243 0.538
2nd_3rd 2.052 1.467 0.634
Loaded 2.417 1.65 0.815




3. 홈런 1개의 Run Value, 아웃 1개의 Run Value

이제, 홈런이나 아웃과 같은 개별 사건이 공격측의 득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자.

무사에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 이닝에서 공격측의 평균 득점, 혹은 이 상황의 기대 득점은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0.555 이다. 이 때, 타자가 솔로 홈런을 쳤다면, 공격측은 1점을 득점하고, 상황은 아까와 똑같은 "무사 주자 없음"으로 돌아간다. 이 상황에서 순수한 기대 득점은 여전히 0.555 이지만, 이미 1점을 득점했으므로 이제 기대 득점은 0.555 + 1 = 1.555가 된다.

이 경우 순수한 홈런의 득점 가치(Run Value)는 어떻게 될까? 홈런의 "순수한 가치"는 해당 상황의 메이저리그 평균, 즉 보통의 타자가 보통의 방법으로 공격했을 때보다 몇 점이나 더 팀 득점에 "기여" 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므로, "기말 기대 득점 - 기초 기대 득점 = 해당 사건의 순수한 가치"로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는 1.555 - 0.555 = 1 이다. "솔로 홈런이 1점이니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렇게 계산 결과와 상식이 일치하는 경우는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2사 주자 1, 3루인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 상황의 Run Expectancy는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0.538 이다. 여기에서 타자가 3점 홈런을 쳤다면, 공격측은 3점을 득점하고 상황은 2사 주자 없음으로 바뀐다. "2사 주자 없음"의 기대 득점은 위의 표에서 0.117 이므로, 기말 기대 득점은 3 + 0.117 = 3.117 이다. 이 경우 순수한 홈런의 가치는?   3.117 (기말 기대 득점) - 0.538 (기초 기대 득점) = 2.579 이다.

3점 홈런을 쳤는데 왜 홈런의 가치가 3점이 아니고 2.579 일까? 아까 무사 주자 없음에서 솔로 홈런을 쳤을 때는 정확히 1점의 가치가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무사 주자 없음의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치면 그 뒤에도 무사 주자 없음으로 같은 상황이 된다. 즉 점수가 났다는 것 이외에는 바뀐 것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2사 주자 1,3루에서 보통의 타자가 보통의 방법으로 공격을 했을 경우 평균적으로 0.538점을 득점하는 데 반해서, 3점 홈런을 친 후 2사 주자 없음으로 바뀌면 이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추가득점은 0.117점으로 크게 줄어든다. 메이저리그는 이 상황에서 평균 0.538점을 득점하지만, 홈런으로 인해 3점을 득점한 후 평균 0.117점을 추가득점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순수한 가치"는 평균적인 상황에 비해 팀 득점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기말에서 기초를 뺀 2.579가 이 경우의 순수한 3점 홈런의 가치가 된다.

이런 방법으로, 24가지의 상황에 대해 홈런의 순수한 가치를 모두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실제로 홈런이 발생한 상황이 24가지의 상황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일일이 통계를 낸다면, 가중 평균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1999-2002년의 4년 동안 무사 주자 없음 상황에서의 솔로 홈런은 5518번 나왔으며, 이 경우 솔로 홈런의 Run Value는 1 이다. 한편, 2사 주자 1,3루 상황에서의 3점 홈런은 312번 나왔으며, 이 경우 3점 홈런의 Run Value는 2.579 이다. 이런 식으로 24개의 상황을 전부 조사해서 가중 평균을 구하면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1 x 5518) + ... + (2.579 x 312) + ... ] / (전체 홈런 수) = 1.397

24개의 모든 상황에 대한 표는 <The Book>에 실려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란다.

아래는 Tom Tango에 의한 Run Value 가중평균 계산 결과 중 일부를 소개한 것이다.

홈런   1.397
3루타   1.070
2루타   0.776
1루타   0.475
에러로 출루   0.508
몸에 맞는 공   0.352
볼넷(고의사구 제외)   0.323
폭투   0.266
도루 성공   0.175
일반적인 아웃 1개   -0.299
삼진아웃   -0.301
도루실패   -0.467



4. Scoring Distribution (득점 분포)

Tom Tango와 그의 동료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얻은 결과들을 바탕으로 Markov 연쇄모형(Markov Chains)을 이용하여 24개의 상황에 대한 기대 득점의 분포를 계산하였다. Markov Chains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여기서 다루는 것은 내 능력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으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통계학 혹은 계량경제학 관련 서적이나 위키피디아 영문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한글로 된 좋은 링크를 소개하기 위해 열심히 웹서핑을 했으나 찾는 데 실패했다. -_-;;; 솔직히 나 자신도 Markov 연쇄모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24개의 상황에 대한 표를 여기에 소개하기는 타이핑하기도 너무 힘들거니와 저작권법 위반이 될 것이다. 간단히 한 가지 경우만 소개하자면... 게임 당 평균 5점씩 득점하는 리그를 가정할 때, 무사 1, 2루에서의 기대 득점 분포는 다음과 같다.

0점 : 35.3%, 1점 : 22.0%, 2점 : 16.2%, 3점 : 13.1%, 4점 : 7.0%, 5점 이상 : 6.3%

Markov 연쇄모형의 강력함은 가정을 바꾸는 것에 따라서 계산 결과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경우에서, 보다 강력한 투수가 마운드에 등장하여 공격 팀의 득점 예상 수준이 게임당 5점에서 게임당 3.2점으로 떨어졌다고 하자. (아주 쉽게 말해 ERA 5.0인 투수를 ERA 3.2인 투수로 바꿨다는 의미이다. 물론 ERA라는 개념 자체가 갖는 근본적 문제가 있지만... 일단 여기서는 이정도로 넘어가자. 이것은 ERA 4.6인 투수를 ERA 2.94인 투수로 바꿨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실점과 자책점 사이에는 대략 "실점 x 0.92 = 자책점" 의 관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수를 바꾸면, 무사 1, 2루에서 기대 득점의 분포는 아래와 같이 변하게 된다.

0점 : 41.7%, 1점 : 22.8%, 2점 : 16.2%, 3점 : 11.0%, 4점 : 5.0%, 5점 이상 : 3.4%

확실히, 득점 특히 다득점 확률이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타자를 리그 평균 타자에서 Albert Pujols로 바꾸는 등의 변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득점 분포의 변화를 계산해 낼 수 있다.


5. Win Expectancy (기대 승률)

야구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상대 팀보다 더 많이 득점하면 된다. 그렇다면, 특정 이닝의 특정 상황에서 홈팀이 이길 확률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스코어를 고려하여, 경기가 끝날 때까지 홈팀이 원정팀보다 많이 득점할 확률을 계산하면 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Markov 연쇄모형을 이용하면, 어떠한 상황이라도 계산이 가능하다.

Win Expectancy의 표는 1회초부터 9회말까지 18개의 이닝에 대하여 각각 24개의 상황별로 홈팀의 승리 확률을 구한 것이다. 여기에 다 적기에는 너무 방대한데다가, 그 자체가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될 것이다. Tom Tango 자신이 인터넷에 공개한 샘플(6회초)만 옮겨 본다.

샘플 페이지 원본

Win Expectancy, by Game State

Inning: 6, Top

1B 2B 3B Out -4 -3 -2 -1 Tie 1 2 3 4
0 0.089 0.146 0.230 0.348 0.500 0.651 0.769 0.854 0.911
1 0.097 0.158 0.249 0.375 0.534 0.690 0.802 0.879 0.929
2 0.103 0.167 0.263 0.394 0.560 0.717 0.825 0.896 0.941
1B 0 0.078 0.128 0.204 0.310 0.448 0.594 0.717 0.812 0.881
1B 1 0.089 0.145 0.230 0.347 0.498 0.649 0.766 0.852 0.910
1B 2 0.099 0.161 0.253 0.380 0.542 0.697 0.808 0.884 0.932
2B 0 0.069 0.114 0.182 0.280 0.410 0.557 0.689 0.793 0.868
2B 1 0.083 0.136 0.216 0.327 0.473 0.625 0.749 0.840 0.902
2B 2 0.095 0.155 0.244 0.368 0.526 0.682 0.797 0.876 0.928
3B 0 0.058 0.098 0.158 0.247 0.369 0.517 0.662 0.774 0.856
3B 1 0.071 0.118 0.189 0.291 0.427 0.582 0.719 0.820 0.889
3B 2 0.093 0.152 0.240 0.362 0.519 0.675 0.793 0.873 0.926
1B 2B 0 0.062 0.102 0.164 0.253 0.372 0.506 0.633 0.742 0.827
1B 2B 1 0.078 0.127 0.202 0.308 0.445 0.590 0.711 0.806 0.877
1B 2B 2 0.092 0.151 0.238 0.358 0.513 0.665 0.780 0.862 0.917
1B 3B 0 0.051 0.085 0.139 0.218 0.327 0.463 0.602 0.720 0.813
1B 3B 1 0.067 0.111 0.178 0.274 0.402 0.548 0.682 0.786 0.864
1B 3B 2 0.089 0.146 0.231 0.349 0.500 0.652 0.770 0.855 0.912
2B 3B 0 0.046 0.078 0.127 0.201 0.303 0.431 0.569 0.695 0.795
2B 3B 1 0.062 0.102 0.165 0.255 0.377 0.517 0.652 0.764 0.848
2B 3B 2 0.087 0.143 0.226 0.341 0.490 0.639 0.757 0.845 0.906
1B 2B 3B 0 0.042 0.071 0.116 0.183 0.277 0.395 0.523 0.644 0.748
1B 2B 3B 1 0.060 0.099 0.159 0.245 0.362 0.495 0.622 0.731 0.818
1B 2B 3B 2 0.084 0.137 0.217 0.328 0.471 0.617 0.733 0.823 0.888

이 표는 홈팀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즉, 6회초에 동점이고 무사에 주자가 없는 경우(위 표의 빨간색 글씨), 홈팀이 이 경기를 이길 확률은 정확히 0.5 이다. 하지만, 홈팀이 원정팀에게 1점 뒤진 상태에서 2사 3루의 상황을 맞이한 경우(위 표의 파란색 글씨), 홈팀이 최종적으로 이 경기를 이길 확률은 0.362 로 내려간다.

이 표는 평균 5점을 득점하는 리그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양 팀 선수들의 능력이 모두 똑같다고 가정한 것이다. 투수와 타자의 능력, 야수들의 수비력, 구장 효과 등을 감안하여 보정해 주면, 더욱 정확도가 올라가게 된다.


6.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Holliday의 에러는 얼마나 치명적이었나???

이제 위에서 본 Win Expectancy를 바탕으로, NLDS 2차전에서의 Matt Holliday의 에러가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를 살펴보자.

Fangraphs는 매 게임별로 순간순간 Win Expectancy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 기대 승률은 리그 평균 득점을 반영하여 보정도 되어 있다. (이 사이트의 장점이나 활용도를 열거하자면 적어도 100가지는 꼽을 수 있을 것이다.)

NLDS 2차전의 기대 승률이 어떻게 변했는지 play by play로 보도록 하자. 여기를 클릭...!!

표를 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표에서 "WE" 열에 나타난 퍼센티지가 해당 플레이가 끝난 직후의 홈팀 기대 승률이다. 즉, 1회초가 시작되고 Julio Lugo가 아웃된 직후의 홈팀 기대 승률은 52.1%이며, Ryan과 Pujols까지 삼자범퇴 된 직후의 홈팀 기대 승률은 54.5%까지 올라가 있는 것이다.

이제 쭉... 내려가서 9회말로 가 보자. Manny Ramirez가 아웃되어 2사 주자 없음의 상황이 되고 James Loney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Dodgers가 이길 확률은 4.1%에 불과하였다. 여기서 Loney는 좌익수 쪽으로 평범한 라인드라이브성 플라이를 날렸는데, Holliday가 이 공을 잡지 못하고 에러를 내면서 2루까지 출루하게 된다. 이 사건 직후 Dodgers가 이길 확률은 13.3%로 올라갔다. 이 숫자에 주목하시기 바란다. 치명적인 에러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Cardinals가 이길 확률은 여전히 86.7%로 매우 높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높은 확률을 누가 다 까먹었을까? Ryan Franklin이다.

Holliday의 에러로 인해 Cardinals의 승리 확률은 95.9%에서 86.7%로 9.2% 낮아졌을 뿐이다. 여전히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끝나는 상황이라는 것은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Franklin은 이후 네 명의 타자를 상대로 아웃을 전혀 잡지 못하고 볼넷 2개와 안타 2개를 내주면서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던 것이다.

아래의 그래프는 역시 Fangraphs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기대 승률 변화 그래프이다.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9회 중간쯤에 있는, Cardinals 쪽으로 가장 경기가 기울었을 때가 바로 Ramirez 아웃 직후이다. 그 뒤에 살짝 올라간 부분이 바로 Holliday의 에러로 인해 경기가 Dodgers 쪽으로 약간 이동한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Franklin의 공(?) 이다.

나는 여기에서 Franklin 한 명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거나, Holliday가 잘했다고 칭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야구는 팀 경기이다. 예를 들어 Cardinals 타선이 2점 정도 더 득점했더라면, 9회에 2점을 주고도 여전히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패배의 책임은 팀 전체에게 있는 것이다.

팬의 입장에서 비싼 몸값의 스타 플레이어가 평범한 공을 놓치는 것을 보는 것은 물론 열받는 일이지만, 그 에러의 피해를 기대 승률의 측면에서 보자면 생각보다 훨씬 작은 것이었다. "그래도 Holliday가 공을 잡았다면 게임이 끝나는 것이지 않았는가???"라고 끝까지 주장하시는 분들께는... "만약 Franklin이 Loney를 삼진 처리했다면 애초에 에러가 발생할 리도 없지 않았겠는가??" 라고 반문하고 싶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패배의 책임은 팀 전체에게 있다. 굳이 가장 책임이 큰 한 명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Franklin을 선택하겠지만... 누구든 한 명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비난하는 것은 전혀 옳지 못하다.


이 글은 한국야구팬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Today's Music : Thin Lizzy - The Boys Are Back in Town (Live)

http://www.youtube.com/watch?v=1FmPhJkdTwU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명곡 중 하나이자, 최고의 라이브 퍼포먼스 중 하나...
(동영상을 직접 붙였더니 RSS Feed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서... 그냥 링크를 걸었다.)
Posted by FreeRedbird
:

인터넷의 발달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정보의 홍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집에 앉아서 컴퓨터만 켜도, 예전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늘어난 것은 정보의 양 뿐이 아니다. 정보의 전달 속도와 정보의 질 역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지극히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정도라면 가히 "혁명"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야구에 있어서도, 비슷한 정보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단지 약간의 웹서핑을 통해, 우리는 이전에는 극소수의 전문가들만이 얻을 수 있었던 통계 데이터에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의 Raw Data를 원한다면 Baseball-ReferenceRetrosheet를 방문하면 된다. 플레이어의 가치(Value)를 평가할 수 있도록 2차적으로 가공된 자료를 원한다면, FangraphsBaseball Prospectus, The Hardball Times와 같은 훌륭한 사이트들이 있다. 어떤 마이너리거를 메이저리그에 콜업하면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 지 궁금한가? Minor League Splits가 적절한 예상치를 대답해 줄 것이다. 여기까지 열거한 사이트들은 가장 대표적인 곳들일 뿐, 조금 더 웹서핑을 열심히 한다면 정말 매일매일 읽기만 해도 모자랄 만큼 풍성한 자료를 찾아낼 수 있다.

이런 데이터가 거의 대부분 공짜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다. 인터넷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 될 만큼 말이다. 특히 Fangraphs나 Retrosheet의 모든 자료가 100%무료라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서 충격의 수준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사정은 이렇게 좋지 않았다. 위의 사이트들 중 상당수가 존재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데이터의 공개 수준도 지금과 같지 않았던 것이다. 예를 들어...UZR을 개발한 Mitchel Lichtman은 2년 동안 Cardinals에 고용되어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에는 UZR 데이터를 Cardinals 구단이 독점하였고, 일반에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Cardinals와의 계약이 끝난 지금... Lichtman은 Fangraphs 사이트를 통해 UZR 데이터를 전세계 모든 네티즌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올 시즌 500이닝 이상 출장한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누가 가장 뛰어난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지 궁금한가? 여기를 클릭해 보시기 바란다.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더라도, 결과값은 이렇게 쉽게 무료로 공유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 특정 구단과 계약하거나 사이트를 유료화하여 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정보의 개방을 선택하고 있다.

놀라움은 이런 정보의 개방성에서 그치지 않는다. 예를들어... Tom Tango나 MiTchel Lichtman 등이 운영하는 Inside The Book에서는 Tango, Lichtman, Sean Smith와 같이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영향력도 막대한 유명 세이버메트리션들과 언제든 토론을 할 수 있다. Fangraphs의 블로그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세이버메트릭스의 아이디어나 계산식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새롭게 연구된 내용들은 거의 항상 인터넷에 공개되고 공유되며, 야구와 세이버메트릭스를 사랑하는 여러 아마추어 네티즌들과 함께 토론을 벌이고, 그 과정을 통해 계속 업그레이드 된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완성된 답이 아니라 진화해 나가는 진행형이며, 그 과정에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interactive한 세계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세이버메트릭스 계산식에 따른 결과값만을 찾아보는 것이 지루하고 심심하다면, 그럼 직접 계산해 보면 된다. 위의 사이트들을 잘 뒤져보고, 구글과 위키디피아에서 약간의 웹서핑을 추가로 한다면, 여러 스탯들이 어떻게 개발되고 어떠한 방법으로 계산되는지를 알 수 있다. 계산 방법을 이해했다면 이제 직접 계산하는 노가다는 엑셀에게 맡기면 된다. 물론 Baseball Prospectus에서 만든 복잡한 스탯들의 경우 계산이 어렵긴 하나, 요즘 유행하는 wOBA나 FIP, BABIP 등은 누구나 집에서 어렵지 않게 계산이 가능하다.


이를 과거의 야구 지식, 이를테면 스카우팅과 비교해 보자. 스카우팅은 고도의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 전문적인 분야이다. 스카우트가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며, 집에서 혼자 해서 좋은 스카우트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경험이 중요한 분야이기에, 스카우트들은 한때나마 선수생활을 했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각 플레이어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는 대개 비밀 문서이고, 인터넷에 있다고 해도 거의 유로 정보이다. 요컨대, 우리와 같은 일반 아마추어 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그들만의 고급 정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릭스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위에서 소개한 사이트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이트에서 언제든지 무료로 스탯을 얻을 수 있고, 엑셀만 조금 다룰 수 있다면 누구나 직접 계산까지 해 볼 수가 있다. 게다가 인터넷의 블로그와 게시판을 통해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민주적이고 개방된 분야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으니 나처럼 운동신경이 전혀 없고 야구선수로서의 경험도 없는 완전 아마추어라도 얼마든지 즐길 수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 이 글은 한국야구팬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FreeRedbird
:

(주: 이 글의 내용 및 첨부된 계산 파일은 일부 오류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내용을 수정하여 다시 올린 새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Chase Utley : 2008년 NL MVP 투표에서는 고작 15위에 머물렀지만, WAR로 보면 Pujols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2위였다. 올 시즌 타자 WAR 리스트에서도 Pujols와 Hanley Ramirez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지만, MVP 투표에서는 또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다. 항상 실력에 비해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심각하게 저평가된 플레이어이다.


타자가 팀의 득점에 기여하는 방법은 크게 보아 공격(타격), 수비, 주루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타자를 이야기할 때 "공, 수, 주 3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각각의 타자에 대해서 이러한 득점 기여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격, 수비, 주루의 측면을 차례로 검토해 왔다. 또한 비교 대상으로서 절대적 기준이 되는 Replacement Level 및 수비 포지션에 따른 조정 수준에 대해서도 살펴본 바 있다. 이 글을 쓸 때까지 다소 시간 간격이 있었으므로... 다시 한번씩 훑어 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시리라고 생각하여 링크를 걸어 본다.

1. 타격 기여 수준 : wOBA 및 wRAA
2. 비교의 절대적 기준 : Replacement Level
3. 수비 기여 수준 : UZR, TZ
4. 포지션별 차이 : Positional Adjustment
5. 주루 기여 수준 : 도루 성공과 실패

이를 종합하면 특정 타자의 전체 기여 수준, 혹은 그의 가치(Value)를 계산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RAR(Runs Above Replacement level) 및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 이다.

먼저 RAR을 구해 보면... 위의 다섯 가지를 차례로 더해 주면 된다.

RAR = wRAA + Replacement Level + UZR + Positional Adjusment + SB/CS Runs

이제 RAR을 WAR로 환산해야 하는데... 원칙적으로는 팀 전체 득점과 실점에 대해 해당 플레이이어의 RAR이 미치는 점수 변화 정도를 가지고 Pythagorean Expectation의 식에 넣어서 계산하는 것이 맞지만... Pythagorean 관련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0점 득점 = 1승"의 단순한 계산 방법이 의외로 높은 정확도를 가지므로,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아래와 같이 쉽게 계산할 수 있다.

WAR = RAR/10

이제부터 실제 예를 통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계산에 필요한 Raw Data는 Retrosheet, Baseball-Reference, Fangraphs의 세 사이트에서 얻었으며, 이후의 모든 계산은 직접 하였다. 계산에 사용한 엑셀 sheet를 첨부하였으므로, 계산 결과를 쉽게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Chase Utley의 2008년 성적이다.

공격 : 159 G, 607 AB, 707 PA, 99 1B, 41 2B, 4 3B, 33 HR, 50 NIBB, 14 IBB, 27 HBP, 5 RBOE
수비 : 20.2 UZR
주루 : 14 SB, 2 CS


(NIBB : 고의사구가 아닌 볼넷, IBB : 고의사구, RBOE : 에러로 인해 타자가 출루한 경우)

순서에 따라 차례차례 계산해 보면...

1-1. Park Adjust

먼저 wOBA를 계산하기에 앞서서, 구장으로 인한 효과를 보정해 주는 것이 계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ark Factor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단 여기서는 Fantasy411의 2006-08년 Park Factor를 빌려와서 사용하도록 하겠다. (단, RBOE의 Park Factor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Utley의 RBOE가 5에 불과하여 Park Factor가 있더라도 그다지 영향은 없었겠지만...)



정밀한 조정을 위해서는 Utley의 경기별 홈구장을 일일이 찾아서 계산해야겠지만... 너무 품이 많이 들므로, 다음과 같은 간단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1) 타석의 절반은 홈, 절반은 원정에서 기록한 것으로 본다. 2) 원정구장들의 평균 Park Factor는 100이다. (실제로는 홈구장을 뺀 15개 NL 구장의 평균이므로 100에 근접한 값일 것이나, 큰 오차는 없으리라고 본다) 3) 따라서, 홈 구장 Park Factor의 50%를 Raw Stat에 적용하여 보정한다.

이렇게 조정한 Utley의 성적은 아래와 같다.
707 PA, 98 1B, 41 2B, 4 3B, 29 HR, 51 NIBB, 13 IBB, 27 HBP, 5 RBOE

홈런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나머지 기록은 거의 변화 없음을 알 수 있다.

1-2. wOBA 및 wRAA 계산

이전의 포스팅에서 wOBA를 소개할 때에 비하여, 지금은 wOBA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최근 THT의 Colin Wyers가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90년대 및 2000년대의 메이저리그 기록을 가지고 분석할 경우 wOBA가 EqA보다도 정확도가 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에서 득점 기여 수준을 측정하는 가장 우수한 스탯으로 여겨지는 wOBA와 EqA의 승부(둘 다 실제 득점과의 correlation이 0.97로 매우 높으므로, 정말 뛰어난 스탯들이다)에서 wOBA가 근소하게나마 더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에, 타자의 공격 기여도를 측정함에 있어 wOBA를 근간으로 삼는 것은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wOBA가 EqA보다 훨씬 계산식이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계산식 및 이론적 근거는 이전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고... Park Factor를 적용한 기록을 가지고 Utley의 wOBA를 계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앞에 첨부한 엑셀 sheet 참조)

(Park Adjusted) wOBA = 0.382

한편, 2008년 NL 전체 타격 기록을 가지고 구한 리그 평균 wOBA는 0.330이므로, 이를 이용하여 Utley의 wRAA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엑셀 sheet 참조)

wRAA = 32.05 Runs

즉, 2008년 시즌의 Chase Utley는 NL 평균 타자에 비해 팀 득점에 32.05점 더 기여했다는 의미가 된다.


2. wRAA를 Batting RAR로 : Replacement Level의 설정

wRAA는 Runs Above Average라는 단어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그 평균과 비교하는 스탯이므로, 이를 Replacement Level과의 비교로 조정하여 RAR(Runs Above Replacement leve)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전부터 한 시즌을 기준으로 리그 평균 수준의 주전 선수와 Replacement Level의 땜빵 선수 차이에는 20점 혹은 2승 정도의 차이가 난다는 경험적 분석 결과들이 있었는데, 작년 말에 THT에 게재된 Sean Smith의 뛰어난 연구는 이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즉, 600 PA를 기준으로 리그 평균과 Replacement Level의 사이에는 20점(20 Runs)의 기여 수준 격차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를 wRAA 값에 더해주면, RAR로 쉽게 환산된다.

Utley의 경우로 돌아가면, Utley는 707 PA를 기록했으므로, 707 PA에서 평균과 Replacement Level의 격차를 계산해 보면...

600/20 x 707 = 23.57 Runs

이 값이 Utley의 Replacenemt Level 값이 된다.


3. 수비 기여 수준 : UZR

이전의 포스팅에서 ZR을 개선한 합리적인 스탯으로 UZR, TZ(TZR), +/-를 소개한 바 있다. 그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는 유료 정보이며 연말에 발표되고, TZ의 경우 현역 메이저리거들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작업중인 상태여서 조회가 되지 않으므로, 현재로서는 UZR이 거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UZR은 Fangraphs에 거의 실시간으로 계속 업데이트 되므로, 지난 시즌의 결과물 뿐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시즌에 대해서도 누구가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TZ의 창시자인 Sean Smith조차 UZR이 가장 뛰어난 수비 스탯이라고 인정하고 있으므로, TZ나 +/- 대신 UZR을 쓰는 것이 그다지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여담이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 Cardinals는 UZR의 창시자인 MGL(Mitchel Lichtman)에게 상당히 큰 돈을 주고 UZR 데이터를 독점한 바 있다. UZR이 Fangraphs에 공개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독점 계약이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으로 보면 Cardinals도 이전부터 세이버메트릭스에 상당한 관심과 이해가 있었던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Utley는 2루에서 20.2 Runs, 1루에서 0.4 Runs를 기록하였으므로, 이를 간단히 더해주면 된다.

UZR = 20.6 Runs

이는 Utley가 2008년 시즌에 수비를 통해 실점을 20.6점 방지하는 정도의 기여를 했음을 의미한다.


4. Positional Adjustment

이전의 포스팅에도 있지만, 다시 한 번 포지션별 조정 점수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포수 : +12.5 Runs
유격수 : +7.5 Runs
중견수, 2루수, 3루수 : +2.5 Runs
좌익수, 우익수 : -7.5 Runs
1루수 : -12.5 Runs
지명타자 : -17.5 Runs


이 조정 점수는 162게임의 풀 시즌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162게임을 이닝으로 환산하면 1,458 이닝이 되므로, 실제 수비에 참가한 이닝을 1458로 나눠서 위의 조정 점수를 곱해 주면 실제 해당 시즌의 조정 점수가 될 것이다.

Utley는 2008년에 2루에서 1395 2/3 이닝, 1루에서 14이닝을 뛰었다. 따라서...

((2.5x1392.67) + (-12.5x14)) / 1458 = 2.27 Runs

이 점수가 Utley의 수비 포지션에 따른 최종 조정 점수가 된다.


5. 주루플레이의 기여 수준: 도루 성공과 실패

이전의 포스팅에서 밝힌 바와 같이, 도루 성공은 0.175, 도루 실패는 -0.467점의 가치를 지닌다. 개인적으로 그 밖의 주루 스탯에 대해 아직 신뢰하지 않고 있는 관계로, 단지 도루 성공과 실패만을 계산할 것이다.

Utley는 2008년에 14 SB, 2 CS를 기록하였으므로...

14x0.175 - 2x0.467 = 1.52 Runs

도루를 통해 1.52점 만큼 팀 득점에 기여하였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6. RAR 및 WAR의 산출

이제 모든 구성 요소의 계산을 다 했으므로, 지금까지 나온 값을 모두 더하면 타자의 총 기여 수준, 혹은 그의 가치(Value)가 된다.

RAR = 32.05(타격) + 23.57(Replacement Level) + 20.6(수비) + 2.27(포지션 조정) + 1.52(도루)
      = 80.01


득점 10점은 1승과 동일하므로,

WAR = RAR/10 = 8.0

즉, 거칠게 표현하자면, 2008년 Chase Utley는 8승짜리 플레이어였다는 것이다.

2008년 Phillies는 92승 70패를 기록하였는데, 만약 Utley 대신 1년 내내 Tadahito Iguchi나 Eric Brunett과 같은 Replacement Level 플레이어들로 2루를 돌려막기 했다면, Phillies는 아마도 84승 78패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성적으로는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월드시리즈 우승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스타 플레이어 한 명의 위력이다.

Fangraphs의 Utley 페이지를 보면, 2008년 그의 WAR를 8.1로 계산하고 있다. Fangraphs의 로직은 이 글에서 내가 설명해 온 바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0.1의 오차는 타격 기여도 계산에서 생겨난 것인데, 아마도 wOBA 계산 방법이 약간 다르고, Park Factor의 적용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Fangraphs는 주루를 따로 표시하지 않고, 타격에 합산하여 놓고 있다.


한편, 첨부된 엑셀 파일에는 작년 AL MVP였던 Dustin Pedroia의 WAR도 계산되어 있다. 다만, 이쪽은 Fangraphs가 6.6 WAR로 계산했는데 반해 엑셀 sheet에서는 5.8이 되어서, 차이가 0.8로 제법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계산된 값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타격 기여 수준을 빼고는 값이 완전히 동일하므로... 역시 Park Factor의 차이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Fangraphs는 어떤 Park Factor를 적용하고 있는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schedule의 차이를 고려한 플러스 점수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AL 동부에 속해 있는 Red Sox는 아무래도 Phillies보다는 강한 팀들을 상대로 게임을 하게 되므로, 이를 보정해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schedule에 의한 보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파악이 될 경우에는, 여기에 추가로 업데이트를 하고자 한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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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력은 예나 지금이나 측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능력이다. 이전의 글에서 UZR이나 +/- 같은 최신 수비 스탯을 소개한 바 있지만, 객관성과 정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타구에 대해 "어느 수비수가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가"의 문제는 결국 일정 부분 주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세이버메트릭스의 입장에서, 수비보다도 더 미개척으로 남아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주루 능력이다.

"무슨 소리냐...!! 도루성공/실패가 있지 않느냐???" 라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주루 능력은 단순히 도루 능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타자가 동일한 1루타를 쳤을 때, 1루에 있던 주자가 2루까지 가느냐 3루까지 가느냐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똑같은 외야 플라이에서 3루 주자가 홈에 뛰어들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도 있다. 타자의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가 외야수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 되었을 때, 주자가 무사히 원래의 베이스로 귀환하느냐와 귀환하지 못하고 병살 처리되느냐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은 무수히 많다. 도대체 어떻게 이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인가...??

Tom Tango는 <The Book>에서 도루 성공과 실패의 득점 가치(Run Values)를 아래와 같이 도출한 바 있다.

도루 성공 : 0.175 Runs
도루 실패 : -0.467


다른 스탯에서도 설명했듯이 여기서 가치가 0.175 라는 것은... 주자가 도루에 성공하면 해당 이닝에서 공격측의 득점 기대값은 0.175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하면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면서 0.467점 낮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WPA와 같은 개념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원래 가치라는 것이 이렇게 간단하게 한마디로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 것이다. 원칙적으로, 모든 도루의 가치는 동일하지 않다. 2루 도루와 3루 도루는, 팀 득점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무사에서의 도루와 2사에서의 도루도 역시 가치가 다르며, 1회 0-0 동점에 하는 도루와 9회 3-2 1점차 리드에서 하는 도루도 가치가 다르다. 위의 0.175는 이러한 모든 상황을 평균하였을 때 도루의 가치이다. 162게임의 긴 시즌을 뛰다 보면 다양한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하게 되므로, 평균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도루 성공과 실패가 위와 같은 득점 가치를 갖는다면, 평균적으로 도루 성공률이 72.7%를 넘지 않으면 오히려 소속팀에 해를 끼치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만약 한 시즌에 10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더라도, 도루 실패가 38개 이상 된다면, 도루 시도를 아예 전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럼 도루는 그렇다 치고... 다른 주루 능력치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솔직한 내 생각은... 이건 정말 아직 답이 없다는 것이다.  -_-;;;

세이버매트릭스의 대표적인 오타쿠 집단 중 하나인 Baseball Prospectus는 나름의 통계적 분석을 통해, 주루플레이를 측정하는 스탯을 개발했다. 도루 및 상황별 진루 능력을 각각 평가하여 EqGAR, EqSBR, EqAAR 등을 산출하고, 이를 모두 더해서 EqBRR을 계산하는 것인데... 2008년 기록을 보면 Ichiro Suzuki와 Willy Taveras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주자였던 것으로 나온다. 반면 현재까지의 2009년 시즌에서는 Michael Bourn이 압도적으로 우수한 주루플레이를 해 오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문제는... 이 스탯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라는 점이다. 어떤 상황이 진루를 해야 하는 상황인지 아닌지 같은 것은 수비 스탯에서 어떤 타구가 어느 수비수가 책임져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어떻게 계산했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싶지만 계산식이 비공개여서 알 수도 없다. 개인적으로 Baseball Prospectus의 독창적인 스탯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너무 분위기가 덕후스럽고 계산 방법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의 책인 <Baseball inside the Numbers>를 읽어도 마찬가지인데, 계산식이나 방법은 소개해 주지 않고 결과만 보여 줘서 당혹감을 느낄 때가 많다. (게다가, 지난 번 EqA에서 보았듯이, 설사 계산 결과를 알려주더라도 너무 복잡해서 직접 계산을 통한 활용이 불가능하다...)

** 추가 수정(09/11/18) : 몇 달 동안 여러 세이버메트릭스 커뮤니티에서 EqBRR에 대한 평가를 살펴본 후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EqBRR은 꽤 쓸만한 스탯인 것 같다. 앞으로 주루플레이에 대한 스탯이 필요할 경우는 때에 따라 EqBRR을 사용할 계획이다. 위의 문단은 조금 지나치게 비판적이었던 것 같다. 물론 여전히 BP의 일부 스탯들(WARP, FRAR 등)은 인정하기가 참 어렵지만...


참고로, Fangraphs 에서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실제로는 플레이어 페이지에서 Value 항목의 "Batting"에 도루성공과 실패가 반영되어 있다. 그 밖의 주루 능력은 아직까지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Fangraphs에서 Ichiro의 성적을 보면...  2007년 그의 Batting Value는 25.9 Runs로 나와 있다. 이 수치에는 Park Factor 뿐 아니라, 그 해에 기록한 37 도루 성공/8 도루 실패도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Fangraphs의 데이터를 참고할 때에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시기 바란다.


여기까지 해서, 타자의 공격력과 수비력, 주루 능력을 살펴보는 방법을 차례로 모두 알아보았으며, 비교 대상이 되는 Replacement에 대해서도 살펴 보았다. 또한, 각 수비 포지션에 따른 Positional Adjustment의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 보았다. 다음 세이버메트릭스 포스팅은 타자를 전체적으로 평가하는 종합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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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jols vs A-Rod : 전통의 떡밥

우리나라의 MLB 게시판에서... 가장 흔한 낚시질은 "Pujols와 A-Rod 중 누가 더 대단한 선수일까?" 와 같은 비교글이다.
오래된 떡밥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효과 만점이어서, 수많은 MLB 팬들이 이런 저런 근거를 대 가며 싸우게 되기 마련이다. 비록 A-Rod의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난 뒤에는 낚시질의 효과가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인 떡밥임은 틀림없다.

위의 논쟁에서 A-Rod 편을 드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이야기가 바로 "3루수는 1루수보다 수비하기가 훨씬 어려운 포지션이므로, 1루수가 아무리 잘해봤자 3루수를 따라올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이다. 정말 그럴까? 3루가 1루보다 수비하기 어려운 것은 정설로 되어 있지만, 문제는 과연 얼마만큼 어려운가이다.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있어 왔다. 각 포지션 별로 수비의 난이도를 평가하여, 선수를 평가할 때 포지션에 따라 조정을 해 주는 것이다. 이를 Positional Adjustment라고 한다.

Adjustment 값에 대한 연구는 주로 두 개 이상의 포지션을 오랫동안 소화한 선수들이 각 포지션에서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비 능력을 보였는가를 비교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가 좌익수로 기용될 때에는 +5 Runs의 좋은 수비수였는데, 팀 사정에 따라 이 선수를 중견수로 기용하였더니 -5의 수비수가 되었다고 하면, 이 경우 좌익수와 중견수의 난이도 차이는 10 Runs인 셈이다. 수 년에 걸쳐 이런 경우를 모두 모아서 평균을 구해 보면 포지션별 상대적 난이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값은 시대에 따라, 연구자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여기에는 현대 메이저리그에 대한 Tom Tango의 값을 소개한다. (단, 162게임에 대한 점수임에 유의해야 한다.)

포수 : +12.5 Runs
유격수 : +7.5 Runs
중견수, 2루수, 3루수 : +2.5 Runs
좌익수, 우익수 : -7.5 Runs
1루수 : -12.5 Runs
지명타자 : -17.5 Runs



예를 들어, 리그 평균 수준의 유격수와 리그 평균 수준의 우익수는 한 시즌에 15점 정도의 수비 기여도가 차이나는 것이다. 혹은 유격수가 우익수에 비해 시즌 당 15점 정도의 차이가 날 만큼 수비하기 더 어려운 포지션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 값은 Sean Smith에 의해 검증되었으며, 상당히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Sean Smith는 포수와 1루수에 대해 각각 +10, -10을 적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http://www.hardballtimes.com/main/article/replacement-level-article/

이에 대하여 원작자인 Tom Tango가 답변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http://www.insidethebook.com/ee/index.php/site/article/replacement_level_using_forecasted_players/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DH의 경우이다. DH는 실제로 수비를 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비교 연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7.5의 수치는 이론적으로 나온 것으로... Tom Tango는 지명타자를 "수비가 나쁜 1루수"로 간주하여 그를 풀타임 1루수로 기용할 경우 일반 1루수에 비해 1승(10점) 만큼 팀에 더 피해를 입힌다고 보았다. 이렇게 하면 지명타자의 Positional Adjustment가 -12.5 - 10 = -22.5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The Book>에서 밝힌 연구결과와 같이, 어떤 선수가 DH로 뛰게 되면 오히려 수비를 할 때에 비해 일정 수준 타격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수비를 안하고 벤치에 앉아 있기만 해서 몸이 안 풀려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DH들은 수비수로 뛸 때보다 타격이 분명히 약화되었다. 이를 감안하여, "DH로 뛴다는 것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5점을 해 줘서, 최종적으로 DH의 Positional Adjustment는 -17.5가 된 것이다.


이제 원래의 떡밥으로 돌아가자. A-Rod는 3루수이므로 1루수인 Pujols보다 수비에서 무조건 우월한가?

Fangraphs를 참고하면,
A-Rod의 2006-08 3년간의 UZR/150은 각각 -12.4, 2.3, -3.2이므로, 3년 평균 값은 -4.3이다.
반면 Pujols의 경우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각각 4.5, 16.0, 8.5의 UZR/150 값을 나타내고 있다. 3년 평균 값은 9.7이다.

두 선수에게 Positional Adjustment를 적용하여 보자.
위에서 소개한 값은 162게임에 대한 값이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여기서 우리는 150게임에 대한 수비 스탯인 UZR/150을 이용하고 있으므로, 150게임에 맞게 조정하여 주어야 한다. 이렇게 조정하면 3루수는 +2.3, 1루수는 -11.6이 된다.

A-Rod는 3루수이므로 -4.3에 2.3점을 더해 주어서 최종 결과는 -2 이다.
Pujols는 1루수이므로 9.7에서 11.6점을 빼 주어서 최종 결과는 -1.9 이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Pujols의 승리이다. 하지만 그 차이는 150게임에서 0.1점에 불과하므로, 무시해도 좋을 수준일 것이다. 결국 수비 공헌도로 보자면, A-Rod와 Pujols는 같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렇게 해서, A-Rod는 3루수이므로 1루수인 Pujols보다 무조건 뛰어나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억측임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 해서, 우리는 타격에서의 공헌 정도, 수비에서의 공헌 정도, 그리고 포지션에 따른 조정 점수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비교의 기준이 되는 Replacement Level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이제 주루플레이 부분만 검토하고 나면, 특정 타자가 실제로 팀에 몇 점, 혹은 몇 승을 올릴 수 있도록 기여하는지 계량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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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스탯과 Replacement Level에 이어, 이번에는 수비 스탯을 살펴보고자 한다.


1. FPct : Fielding Percentage

가장 단순하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그만큼 엉성한 스탯이다. 단순히 해당 수비수가 얼마나 에러를 안 내고 수비했는지를 보여준다. 식은 아래와 같다.

FPct = (A+PO)/(A+PO+E)
A: Assists(다른 곳에서 아웃이 될 수 있도록 공을 던져준 것)
PO: Putouts(수비수 스스로 아웃을 기록한 것)
E: Error

당연히 에러를 안 내는 것이 좋은 수비이기는 하나... 에러를 안 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게 문제이다. 예를 들어, 수비수가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위의 식에 의하면 1.000으로 퍼펙트한 FPct를 얻을 수 있다. 날아오는 공에 손대지 않고 계속 가만히 있으면 모든 공이 다 안타로 처리될 뿐, 수비수의 에러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즉, 이 스탯은 단지 에러 발생만을 체크할 뿐, 수비수가 얼마나 넓은 범위를 커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2. RF : Range Factor

RF는 Bill James의 작품이다. FPct와는 달리 수비수가 실제로 얼마나 아웃을 만들기 위한 플레이에 관여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식은 아래와 같다.

RF = (PO+A)*9/Inn
Inn: Innings Played

단순한 식으로 계산이 쉽다는 막강한 장점이 있긴 한데... 너무 단순하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실제로 몇 번의 수비 기회가 있었는지를 따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아웃이 되거나 어시스트가 된 숫자만을 따지다 보니... 단지 우연히 많은 공이 자신에게 날아왔을 뿐인 수비수의 경우 본의 아니게(?) 좋은 RF 값을 가지게 된다. 게다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비수의 수비 범위(Range)를 평가하기 위해 고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살과 같이 Range와 별 상관없는 아웃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오차를 발생시키고 있다.


3. ZR : Zone Rating

Zone Rating은 80년대 말에 STAT,Inc.의 John Dewan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이후 2000년대 초반이 될 때까지 거의 유일한 "쓸만한 수비 스탯"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먼저 아래의 그림을 보자.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우선 필드를 C~X까지 22개의 구역으로 나눈다. (A, B, Y, Z는 파울지역이다)
다음 수비수의 포지션에 따라 각 구역을 "할당"한다.

내야와 외야를 나눠서 보는데, 내야수는 그라운드볼에만 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1루수는 V~X, 2루수는 O~T, 유격수는 H~L, 3루수는 C~F 지역으로 굴러가는 그라운드볼에 대해 각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G, N, U 등의 구역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즉, 수비가 어찌할 수 없는 타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편, 외야수의 경우는 일정 거리 이상 날아간 라인드라이브와 플라이볼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 좌익수와 우익수는 그들의 구역으로 날아간 공 중에서 280~340 ft 사이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와, 200 ft 이상 날아간 플라이볼을 처리해야 한다. 중견수는 자기 구역에 떨어지는 공 중에서 300~370 ft의 라인드라이브와 200 ft 이상의 플라이볼을 처리해야 한다. 이들의 수비 구역은 좌익수의 경우 F~H의 라인드라이브와 C~I의 플라이볼, 중견수의 경우 L~O의 라인드라이브와 K~P의 플라이볼, 우익수의 경우 S~U의 라인드라이브와 R~X의 플라이볼이다. 역시 내야와 마찬가지로, 외야에도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는 J, Q 구역이 존재한다.

ZR은 기본적으로 각각의 수비수가 자신의 수비 구역에 떨어지는 공 중에서 얼마만큼을 아웃으로 처리했는가의 비율이 된다. 즉,

ZR = 자기 구역에서 아웃 처리한 공/자기 구역에 떨어진 공

그런데 수비 쉬프트 같은 것이 존재하므로, 어떤 때에는 자기 구역이 아닌 곳에서도 아웃을 잡아낼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자기 구역에서 아웃을 처리한 것처럼 간주하여 계산한다. 즉, 자기 구역 이외의 필드에서 아웃을 1개 잡았다면, 분모와 분자에 모두 1을 더해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는데... 다른 구역에서 아웃을 잡을 정도로 수비 범위가 넓은 수비수가 그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리고, 수비수는 자기 책임 구역 내의 한 점에 서 있다가 공이 날아오면 그 쪽을 향해 뛰어가는 것이므로, 수비수의 정면으로 날아오는 공을 잡는 것과 자기 책임 구역의 맨 구석까지 뛰어가서 다이빙 캐치로 공을 잡는 것은 수비 난이도에 있어서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ZR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ZR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조.
http://www.baseballthinkfactory.org/files/dialed_in/discussion/what_is_zone_rating/


4. UZR : Ultimate Zone Rating

UZR은 ZR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Mitchel Lichtman이 개발한 것이다. 그는 인터넷에서 "MGL"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The Book>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UZR은 위의 다이어그램에서 64개의 구역(Zone)을 이용한다. 이것은 모든 페어 지역과 1, 3루 주변의 파울 지역을 포함하는 것이다. 내야수는 그라운드볼에만 책임이 있고, 라인드라이브와 플라이볼은 외야수의 몫이라는 점은 기존의 ZR와 동일하다. 그러나, ZR과 비교하여 가장 큰 차이는, ZR이 단순히 어떤 지역에 날아간 타구의 갯수만을 가지고 계산하는 데 비해, UZR은 특정 구역에 떨어진 공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가를 점수로 환산한 값(Average Run Value)을 반영하여 계산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각 구역에 떨어지는 공에 대하여 수비 난이도가 제각기 다르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생각이 들어가 있다.) 따라서, ZR이 단순히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 데 비해, UZR은 점수(Runs)로 나타나게 된다. 리그 평균은 0점이며, 마이너스는 평균 이하, 플러스는 평균 이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Yankees의 Derek Jeter는 2005년 AL 유격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였다. 그러나, UZR에 의하면 그의 2005년 유격수 수비는 -12.6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Jeter의 좋지 않은 수비로 인해 평균적인 유격수에 비해 2005년 시즌에 소속팀이 12.6점 더 실점하게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Jeter는 오랜 세월동안 세이버메트리션들의 단골 공격대상이었는데, 이는 UZR로 보아도 별로 다르지 않다.

UZR은 2000년대 초에 창안된 이후 MGL 본인에 의해 몇 가지 중요한 부분들이 보완되어 왔는데, 이를테면 구장 효과(park effect)를 적용하여 보정하고, 좌타/우타의 타구 방향이 다른 것을 적용하였으며, 타구의 속도까지 측정하여 반영하였다. 뿐만 아니라, 투수의 그라운드볼/플라이볼 성향이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였고, 특정 주자와 아웃의 상황에 따라 타자의 타격 방향이 영향을 받는 것(예를 들어 무사 주자 없음일 때와 무사 주자 1루일 때 타구의 경향이 달라지는 것 등)까지도 반영시켰다. 이쯤되면 꽤 훌륭하게 업그레이드가 된 셈이다. 다만 포수의 수비에 대해서는 아직 좀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이쪽으로는 Tom Tango 등에 의해 현재도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업그레이드 UZR에 대해서는 아래 참조.
http://www.baseballthinkfactory.org/files/primate_studies/discussion/lichtman_2003-03-14_0/
http://www.baseballthinkfactory.org/files/primate_studies/discussion/lichtman_2003-03-21_0/


5. TZ (혹은 TZR) : Total Zone

Total Zone은 Sean Smith에 의해 탄생하였다. Sean Smith는 대표적인 플레이어 퍼포먼스 예상 툴인 CHONE Projection으로 특히 유명하다.

TZ도 Zone Rating을 개량하고자 하는 시도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타구가 누구의 수비 구역에 떨어졌는지, 그리고 해당 수비수가 그 공을 처리했는지가 주 관심 대상이 된다. 그 결과값은 UZR과 유사하게 리그 평균 수비수에 비해 몇 점이나 더 실점을 막았는지, 혹은 실점을 허용했는지를 숫자로 표시해 준다. 어느 해의 TZ값이 +10이라면 1년 동안 수비를 통해 팀이 실점을 10점 덜 하도록 기여했다는 의미이다.

Sean Smith는 그의 사이트(Baseball Projection)에서 TZ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작업중이라고 하는데...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Retrosheet의 게임 데이터를 가지고 1956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플레이어에 대해 TZ 값을 계산하는 엽기적인 노가다를 하고 있는데, 노가다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www.hardballtimes.com/main/article/measuring-defense-for-players-back-to-1956/

노가다의 결과가 궁금하지 않은가? 1986년까지의 결과가 입력되어 있는 아래 엑셀 파일을 받아서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런 엄청난 파일이 작성자 본인에 의해 인터넷에 공짜로 공개되어 있다는 것은 정말 감동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Sean Smith는 마이너리그 플레이어들에 대해서도 TZ를 적용하는 방대한 작업을 수행하였는데, 그 결과물은 THT의 동료 세이버메트리션인 Jeff Sackmann의 사이트인 Minor League Splits에서 확인할 수 있다.

TZ는 UZR과의 통계적 상관 관계가 괜찮은 편으로 나타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Sean Smith 자신도 UZR이 가장 나은 수비 스탯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http://www.hardballtimes.com/main/article/measuring-defense-for-players-back-to-1956/


* 참고 : 이후 확인해 본 결과 Sean Smith가 노가다를 완료하여 1871년부터 2008년까지의 모든 자료를 사이트에 업로드해 놓은 것을 발견하였다. PbP 데이터가 없는 1953년 이전 자료에 대해서는 assist, putout, error 등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위의 링크를 클릭하여 Babe Ruth나 Rogers Hornsby와 같은 전설 속의 인물들을 만나 보시기 바란다. 이런 엄청난 자료를 공짜로 접할 수 있는 게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6. John Dewan's +/- System(Fielding Bible)

ZR의 창시자인 John Dewan은 누구보다도 ZR의 한계를 스스로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것을 개량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ZR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Plus/Minus System이다.

이 시스템의 기본적인 원리는 UZR과 동일하다. 즉, 각 수비수가 책임을 지게 되는 "영역"이 존재하지만, ZR과 달리 영역의 내부는 동일하지 않으며, 수비하기 쉬운 지역과 어려운 지역이 존재한다. 쉬운 지역에 떨어진 공을 처리하지 못하면 감점되고, 어려운 지역의 공을 처리하면 점수를 얻게 된다. 이 점수는 UZR이나 TZ에서와 마찬가지로, 1년동안 소속팀의 실점을 줄이거나 늘리는 데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의미한다. 리그 평균은 여기에서도 0점이다.

문제는... 이것이 유료 정보라는 것이다. 인터넷에 샘플로 공개되어 있는 자료는 2005 시즌이 마지막이다. 게다가 시즌이 끝나고 나면 1년간의 데이터를 모아서 자료가 발간되는 구조이므로, 돈을 주고 구해 볼 생각이 있어도 시즌 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스템의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아래 참조. 이 사이트에서 샘플 자료도 볼 수 있다.
http://www.billjamesonline.net/fieldingbible/overview.asp



정리.

수비 스탯은 타격이나 투수 스탯에 비해 종류도 적고,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UZR이나 TZ, +/- 등에서는 타구의 종류가 상당히 중요하게 취급되는데, 그라운드볼이 아닌 어떤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인지 플라이볼인지 결정할 때에는 일정 부분 기록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각 수비수가 어떤 구역에 책임이 있는지를 설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게다가, 외야수의 송구 능력이라든지, 포수의 수비 능력 등에 대해서는 어떤 수비 스탯도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불완전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수비 스탯은 분명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좋은 수비수와 나쁜 수비수의 차이가 존재함은 명백하다. 과연 특정 수비수의 수비 능력이 리그 평균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사실에 가깝다고 믿어지는 값을 도출하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여러 스탯 중에서, 나는 UZR을 즐겨 사용한다. RF나 ZR은 아쉬운 점이 너무 많으며, TZ나 +/-의 경우는 실시간으로 현재와 과거의 기록을 조회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반면 UZR은 Fangraphs에 가면 2002년부터 오늘까지의 데이터를 무료로 조회할 수 있다. 이쯤 되면 UZR은 선택이라기보다는 필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른 대안이 없으니 말이다...

Fangraphs에서 특히 매력적인 것은 UZR/150인데, 해당 포지션에서 한 시즌에 150게임을 뛴다고 가정하고 그에 맞춰 조정한 값을 나타내는 것이다.


추가 정보 : 수비에 대한 또 다른 자료로 David Pinto의 PMR(Probabilistic Model of Range)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프로 수비수의 능력을 보여주는데... 재미있으므로 여기도 한 번 들러 보시길 권한다.
http://www.baseballmusings.com/archives/018666.php

추가 정보 2 : Baseball Prospectus는 FRAR, FRAA와 같은 자체적인 수비 스탯을 가지고 있다. BP 사이트의 정의에 의하면 이들도 역시 특정 수비수의 책임 구역에 떨어지는 공을 그 수비수가 얼마나 처리했느냐를 가지고 계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UZR이나 +/- 보다는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Posted by FreeRedbird
:
이전 포스팅에 이어서, WAR 계산하기 시리즈의 두 번째로, Replacement Level(대체 수준)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말이지... 쓰고 싶은 것은 많은데... 시간이 늘 부족하다.

오늘의 포스팅은, 여러 자료를 활용하였지만, 특히 Baseball Prospectus의 책인 <Baseball between the Numbers>를 많이 참고하여 작성하였음을 미리 밝혀 둔다. 이것은 Baseball Prospectus의 Keith Woolner가 Replacement Level 및 VORP의 원조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에서 Replacement Level을 검색하면, Keith Woolner가 Replacement Level과 VORP를 처음 발표했을 때의 글을 우리말로 번역한 글 정도만 검색되어 나오는 것 같다. 이 포스팅이 가능한 한 좀 더 알기쉬운 우리말 설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보고자 한다.


- 타자의 Replacement Level 구하기 -

무엇이든 객관적으로 비교하고자 한다면 뭔가 절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기준은 리그 평균이다. 리그 평균은 쉽계 계산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리그 평균 성적의 메이저리거"라는 것은 사실 무척 높은 기준이다. Low Minor에 있는 어린 유망주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수많은 AAAA 플레이어와 저니맨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출루율 그래프을 보자. 이 그림은 The Hardball Times에서 가져온 것이다.

image

이 그래프는 2008년에 110타석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출루율(OBP)을 조사하여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출루율의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Y축은 퍼센티지이며, 마이너리그는 AAA와 AA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싱글 A에 있는 유망주가 어느날 갑자기 메이저리그에 콜업되거나 할 일은 없으므로, 비교 대상으로 부적절하다.)

위의 그래프에서, 메이저리그의 평균 출루율은 .330~.340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정확히는 .336 이다.) 그 밑으로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들이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빨간색+파란색 하면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이면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거나 혹은 AAA, AA에 있으면서 시즌 중 메이저리그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플레이어들의 합이 된다.) 만약 리그 평균을 기준으로 플레이어를 평가한다면, 무수히 많은 마이너스 값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은 보기도 좋지 않거니와, 마이너스 값 때문에 추가적인 분석이나 계산을 수행하기에도 애로사항이 많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서, 소위 "Replacement Level"이라는 개념이 Baseball ProspectusKeith Woolner에 의해 발명되었다. 어쩌면 세이버메트릭스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도 있을만큼, Replacement Level의 영향력과 파급효과는 막대한 것이었다.

Replacement Level에 대한 Keith Woolner 본인의 정의를 들어 보자. 이하는 <Baseball between the Numbers> 161페이지에 나오는 정의 부분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Replacement Level is the expected level of performance a major league team will receive from one or more of the best available players who can be obtained with minimal expenditure of team resources to substitute for a suddenly unavailable starting player at the same position.

이해를 돕기 위하여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

Cardinals의 주전 우익수는 Ryan Ludwick이다. 어느 날 Ludwick이 수비를 하다가 외야에서 넘어지면서 어딘가 한 군데가 부러져서 1~2개월 정도 결장하게 되었다고 하자. (위의 정의에서 말하는 "suddenly unavailable starting player"이다) Mozeliak 단장은 그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서 AAA에서 외야수 Nick Stavinoha를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올려 보낸다. 마이너리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게 되면 자동적으로 리그 최저 임금을 적용 받게 된다. (위의 정의에서 말하는 "obtained with minimal expenditure of team resources"이다) 이제 La Russa 감독은 주전 우익수를 잃어버렸으므로, 우익수 자리에 Ankiel과 Stavinoha, 심지어 Joe Thurston 등을 상황에 따라 적당히 돌려가며 기용할 것이다. (위의 정의에서 말하는 "one or more of the best available players"이다)

최저의 비용으로 대체 선수를 조달하는 방법은 꼭 AAA 선수의 콜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야 한 자리를 메꾸기 위해, 현재 집에서 놀고 있는 Jim Edmonds를 잘 꼬셔서 최저연봉 수준으로 계약하여 로스터에 합류시키는 방법도 있다. 혹은 다른 팀의 Waiver Wire를 살펴 보니 마침 Matt Murton 같은 땜빵용으로 적당한 외야수가 웨이버 공시 되어 있었다면, 그를 클레임 해서 데려오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몇 주 버티다 보면 부상에서 회복된 Ludwick이 돌아와서 다시 주전 우익수가 될 것이므로, Cardinals는 굳이 다른 구단에서 주전급 우익수를 또 트레이드 해 오지는 않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방법, 즉 1) AAA 선수의 콜업, 2) 집에서 놀고 있거나 인디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와 계약, 3) 웨이버 클레임 정도가 최저 비용으로 대체 선수를 조달하는 일반적인 방법이 되겠다. 이런 대체 선수는 대개의 경우 혼자서 주전을 맡을 만큼 기량이 뛰어나지 않으므로, 기존의 벤치 멤버들과 섞여서 돌려가며 기용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부상당한 주전 대신 돌아가며 해당 포지션에 기용되는 땜빵 선수들이 집합적으로 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퍼포먼스의 수준이 바로 Replacement Level인 것이다.


Keith Woolner와 그의 동료들은 지난 100 년간의 메이저리그 기록(오타가 아니다. 진짜 100년이다!!)을 바탕으로 각 팀에서 주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공격에서 어떠한 성적을 내 왔는지 통계를 내 보았다. 공격의 기여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는 RC/27을 사용하였다. (RC에 대해서는 지난 번 포스팅에서 간략히 설명한 바 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주전 선수와 대체 선수의 타석 수 비율은 대체로 8:2 이다.
2) 평균적인 대체 선수들은 평균적인 주전 선수에 비해 80% 정도의 성적을 냈다. 단, 약간의 예외가 있는데, 포수를 맡은 대체 선수들은 주전의 85% 정도의 성적을 냈으며, 1루수를 맡은 대체 선수들은 75% 정도의 성적을 냈다.

예외 부분은 상식적으로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하다. 포수의 공격력은 대체로 시원찮으므로 주전과 대체 사이의 공격력 갭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며, 반면 1루수들은 대개 팀의 주포를 맡고 있으므로 주전과 대체 사이의 갭이 클 것이다.


그럼 이러한 Replacement Level이 어느 정도인지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명확히 합의된 바가 없으며, 다양한 아이디어와 공식들이 개발되어 경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러 방식으로 Replacement Level을 구해 보면 거의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된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Replacement Level을 만든 장본인인 Keith Woolner의 공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Keith Woolner와 그의 동료들은 소위 slash stat(AVG/OBP/SLG)을 가지고 Replacement Level을 계산하는 식을 고안하였는데, 그 식은 아래와 같다. 역시 <Baseball bewteen the Numbers>에 소개된 내용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서 P는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포인트로 Replacement Level과 리그 평균과의 갭을 의미하며, R은 해당 포지션에서 Replacement Level과 리그 평균과의 퍼포먼스 비율이다. 예를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책에서 사용한 예를 활용하자면, 어느 시즌의 리그 평균 좌익수의 타격 성적이 .270/.340/.430이라고 하자. Replacement Level LF는 주전들에 비해 80% 정도의 퍼포먼스를 낼 것으로 기대되므로, 위의 식에서 R값은 0.8이 된다. 여기에 AVG, OBP, SLG를 각각 대입하면, P=0.033을 얻게 된다. 이 P값을 AVG/OBP/SLG에서 각각 빼 주면, 그게 바로 우리가 찾고자 하는 Replacement Level의 퍼포먼스가 된다. 즉, 그 시즌의 Replacement Level 좌익수의 예상 타격 성적은 .237/.307/.397이다.

시즌과 리그에 따라 약간씩 변동이 있으나, 리그 평균 플레이어의 퍼포먼스와 Replacement Level 플레이어의 퍼포먼스를 비교하면 대략 20점(20 Runs) 차이가 난다. 20점의 차이는 팀의 승패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까? 이전 포스팅 중 Pythagorean Record에 관한 글을 기억하시는지? 그 포스팅에서, 가장 간단한 방법인 10점=1승 으로 계산하여도 오차가 별로 없음을 엑셀 파일을 통해 보여 드린 바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도 동일하게 10점을 1승으로 생각하면 큰 무리가 없다. 즉, 평균적인 메이저리거와 Replacement Level 플레이어의 차이는, 승 수로 환산하면 약 2승이 되는 것이다.

즉, 어떤 팀이 2루에 리그 평균 2루수를 1년 내내 기용했고, 그 시즌에서 82승 80패를 기록했다고 하자. 만약 그 2루수가 spring training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해서 시즌 아웃 되었고, 구단이 금전적 여유가 없어 1년 내내 Replacement Level 2루수들로 돌려막기를 했다면, 그 팀은 아마도 그 시즌에서 80승 82패를 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참고로, 최근에는 리그 평균과 Replacement Level의 차이를 NL에서는 2승, AL에서는 2.5승으로 보는 견해가 어느 정도 지지를 얻고 있음을 밝혀 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NL과 AL 간의 차이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 투수의 Replacement Level 구하기 -

현대 야구에서는 선발투수와 구원투수의 역할이 확실하게 나누어져 있으므로, Replacement Level을 계산할 때에도 둘을 분리하여 구하게 된다.

Keith Woolner는 5인 로테이션이 완성된 196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실제 메이저리그 기록을 가지고 회귀분석을 하여 아래와 같은 회귀식을 얻었다.

Replacement Level Starter RA = 1.37 x League Average RA - 0.66
Replacement Level Reliever RA = 1.70 x League Average RA - 2.27


여기서 RA는 Run Average로, 평균 실점을 의미한다. ERA가 평균자책인 데 반해, RA는 자책점과 비자책점을 모두 합쳐서 계산한다는 점이 다르다. ERA와 RA 사이에는 경험적으로 ERA = 0.92 x RA 의 관계가 성립하므로, Replacement Level 투수들의 ERA도 예측 가능하다. 반대로 가지고 있는 정보가 ERA밖에 없는 경우에도 Replacement Level의 계산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느 시즌의 선발 투수들의 평균 ERA가 4.5였다고 하자. RA = 4.5/0.92 = 4.89 가 된다. 이 값을 위의 Replacement Level Starter RA 식에 집어 넣으면...  1.37 x 4.89 - 0.66 = 6.04가 된다. 다시 ERA를 구해 보면... 6.04 x 0.92 = 5.56이 된다. 즉 선발 투수들의 평균 ERA가 4.5인 시즌의 Replacement Level 선발 투수는 대략 5.56의 ERA를 가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평균 RA를 알고 있다면, ERA대신 RA를 사용하는 쪽이 좀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만약 공격, 수비, 그리고 구원투수들이 모두 리그 평균인 어떤 가상의 팀이 Replacement Level Starter를 선발로 기용하여, 역시 리그 평균 선수들만으로 이루어진 다른 팀을 상대한다면 어떻게 될까? Tom Tango와 같은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경우의 승률은 대략 38%로 낮아진다. 또한, 공격, 수비, 선발투수들이 모두 리그 평균이고 불펜이 Replacement Level Reliever들로 구성된 팀이 완전히 리그 평균인 다른 팀을 상대한다면, 이 경우의 기대 승률은 대략 47%가 된다. 선발투수가 구원투수에 비해 얼마나 비중이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VORP(Value Over Replacement Player) -

VORP는, Value Over Replacement Player의 약자로, 특정 플레이어가 Replacement Level 플레이어와 비교하여 얼마만큼의 가치(Value)를 소속팀에 제공해 왔는지를 나타내는 스탯이다. "Value"는 점수로 계산된다. 즉, Replacement Player에 비해 팀에 몇 점의 득점을 기여했는가(타자의 경우) 혹은 몇 점을 덜 실점하도록 기여했는가(투수의 경우) 이다. VORP는 수비에 대해서도 계산할 수가 있다. 어떤 플레이어가 Replacement Player에 비해 수비로 몇 점이나 기여했는지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면, 같은 요령으로 계산이 가능하다. 수비로 인한 득실에 대해서는 이 다음 포스팅에서 따로 다룰 예정이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이 Value를 구하는 이론과 계산식도 여러 가지가 있다. 공격의 경우 RC, EqA 등을 이용하여 구하기도 하는데, 나는 Fangraphs와 Tom Tango의 방식을 따라 wOBA 및 wRAA를 이용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이론적 배경이 간단명료하고 계산이 훨씬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딱히 정확도가 다른 방법에 비해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단 wRAA를 구하고, park effect를 적용하여 보정한 다음, 앞에서 언급했듯이 리그 평균 플레이어와 Replacement Player의 공격력은 대략 20점 차이가 나므로 앞의 계산 결과에 20점을 더해주면 된다. 일단 수비까지 설명한 후, WAR 계산을 설명할 때 실제 적용 예와 함께 다시 설명 드리도록 하겠다.  (링크 -  타자의  VORP:WAR 구하기)

투수의 경우, 일반적인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투수는 실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타자에 비해 계산이 단순한 편이다.
VORP = ((Replacement Level - RA)/9)*Innings Pitched
여기에서는 FIP를 적용하여 RA를 구하게 되는데... 역시 글이 너무 길어지므로 투수에 대해서도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나중에 다루겠다고 한 부분이 많은데... 꼭! 하나씩 챙겨서 차례로 다룰 예정이므로,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자주 들러 주시기 바란다. ^^


VORP의 일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위키 페이지를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Value_over_replacement_player

아래는 Keith Woolner의 Replacement Level에 대한 기념비적인 오리지널 원조 글이다. 검색엔진에서 Replacement Level을 검색하면 나오는 글은 대부분 이 글을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http://www.stathead.com/bbeng/woolner/vorpdescnew.htm

Posted by FreeRedbird
:

이 블로그에서 트레이드의 이해득실을 계산할 때나 특정 플레이어의 기여도를 비교할 때에 주로 사용한 비교 툴은 WAR(Wins Above Replacement) 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세이버메트릭스의 개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 것은 FIP와 BABIP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래가지고서야 WAR를 가지고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결국 잘난척에 불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WAR의 개념과 계산 방법을 설명하기로 결심했지만... 문제는 도대체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가였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께서 스탯에 대해 얼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결국 이런저런 고민 끝에, OPS와 그 변종들로부터 출발하기로 했다. 나는 Fangraphs와 같이 wRAA를 WAR 계산시 공격력의 척도로 삼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wRAA의 계산 방법까지 다뤄 보고자 한다.


요즘도 야구 중계를 보면 사실 타자에 대해 주로 언급되는 스탯은 타율(AVG), 홈런(HR), 타점(RBI)이 고작이다. 우리나라 중계는 물론이거니와 메이저리그 중계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나마 OPS가 널리 퍼진 덕에, 출루율(OBP)과 장타율(SLG) 정도를 덤으로 들을 수 있는 정도이다.

타율이나 타점과 같은 석기시대의 스탯들로 타자를 평가하면 문제가 많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고자 한다. 이전의 FIP나 BABIP에 대한 글 뿐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타율은 타자 본인의 능력과 상관없는 많은 요소들, 이를테면 상대팀의 수비 능력과 같은 외부 요인들이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타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쓰기에는 불완전한 부분이 많다는 정도로만 정리하고 넘어 가겠다. 타점은 팀 동료들이 해당 타자 앞에서 얼마나 출루를 해 주느냐에 더욱 크게 좌우되므로, 개인 스탯이라기보다는 팀 스탯에 가까운 숫자라고 할 수 있다. 타자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지표로는 역시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


1. OPS

세이버메트릭스 최초의 히트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OPS 부터 살펴보자.

OPS는 On base percentage(OBP, 출루율) Plus Slugging percentage(SLG, 장타율)의 약어이다. 따라서 OBP와 SLG만 구할 수 있다면 쉽계 계산된다. 이 둘을 구하는 식은 아래와 같다.

OBP = (H + BB + HBP) / (AB + BB + SF + HBP)
SLG = TB / AB = (1B + 2*2B + 3*3B + 4*HR) / AB


이 둘을 그대로 더한 것이 OPS이다. 즉,

OPS = OBP + SLG

이렇게 된다. OPS가 히트하게 된 데에는 타자의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골고루 평가한다는 내용상의 우수함 뿐 아니라, 계산식이 단순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계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게 작용하였다. 이후 보다 정밀한 스탯이 무수히 많이 개발되었지만, 한 눈에 타자의 생산성을 훑어보는 데에는 여전히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2. OPS+

이후 구장마다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 있고 불리한 구장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조정 OPS(OPS+, Adjusted OPS)가 등장하게 된다. OPS+는 구장 효과(Park Factor)를 반영할 뿐 아니라, 100을 평균으로 하여 스케일도 조정되기 때문에, 특정 시즌에 특정 타자가 리그 평균에 비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다. (100보다 큰 숫자는 리그 평균보다 좋은 활약을 했음을 의미하며,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이다. 또한 100에서 멀어질수록 평균과의 차이가 크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OPS+ = 100 * ((OBP/lgOBP + SLG/lgSLG) - 1)

혹은 구장 효과를 적용하였음을 나타내기 위해 아래와 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OPS+ = 100 * ((OBP/lgOBP + SLG/lgSLG) - 1) / BPF

여기서 BPF는 타자의 Park Factor를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꽤 많이 발전한 것 같지만... OPS의 개념 자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OPS이든 OPS+이든 기본적으로 가중치 없이 OBP와 SLG를 더해서 만들어지는 식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즉 출루율과 장타율을 동일한 가치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에 문제가 있음은 쉽게 알 수 있는데... 리그 평균 OBP와 리그 평균 SLG가 거의 1할 가까이 차이가 나는 데다가, 그 분포도 다른 것이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은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득점과의 상관 관계를 통계적으로 구해 보았다. (타자가 타격을 하는 목적은 결국 팀이 득점하는 것이며, 그 외의 것은 모두 부수적인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 어떤 연구에서도 출루율과 득점과의 상관 관계(correlation)가 장타율과 득점과의 상관 관계보다 높게 나왔다. 이는 OPS와 같은 스탯을 계산할 때 출루율에 대해 얼마간의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3. GPA

이에 따라, GPA(Gross Production Average)가 발명되었다. 이 스탯은 출루율에 1.8의 가중치를 부여한 것이다.

GPA = (1.8*OBP + SLG) / 4

물론 이 식을 그대로 쓰지 않고 Park Factor를 적용, 조정하여 사용한다. 4로 나누는 이유는 AVG와 비슷한 정도의 scale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마치 타율과 비슷하게, GPA가 2할대 초반이 나오면 형편없는 타자이고, 3할이 나오면 아주 뛰어난 공격력을 지닌 타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GPA는 OPS보다 실제 득점과의 상관관계가 더 높으면서도 여전히 계산하기가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GPA를 Runs, 즉 점수를 내는 데 기여한 수준으로 변환하는 공식들도 개발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PA*1.356*(GPA^1.77) 이다.

여담이지만, "Moneyball"에서 Paul DePodesta는 OBP가 SLG보다 3배나 중요한 스탯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OBP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정도로 극단적인 OBP 우선주의는 좀 문제가 있다. DePodesta가 LA Dodgers에서 실패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4. RC, RC/27

이번에는 세이버 진영에서 내놓은 좀 더 복잡한 스탯들을 알아보자.

Bill James의 유명한 발명품들 중 하나인 RC(Runs Created)는 일단 아래와 같은 기본 형태를 가진다. (사실 이 스탯은 위의 GPA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이다.)

RC = (A*B) / C

A는 출루율을 반영한 어떤 값(On Base Factor)이며, B는 앞서 출루한 주자를 진루시키는 능력을 반영한 어떤 값(Advancement Factor)이다. C는 타자가 출루 내지는 진루를 시킬 수 있는 기회(Opportunity Factor)를 의미한다.

Bill James가 처음 RC를 고안한 이래로, 이 공식은 무려 14차례나 변형되어 왔다. 이를테면...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RC = ((H + BB) * TB) / (AB + BB)
      = OBP * SLG * AB


보다 널리 쓰이는 개량 버전 중 하나는 아래와 같다.

RC = ((H + BB - CS + HBP - GIDP) * (TB + 0.26 * (BB - IBB + HBP)) + (0.52 * SH + SF + SB)) / (AB + BB + HBP + SH + SF)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으나... 이건 그나마 2002년 버전에 비하면 쉬운 공식이다. 필요한 숫자들이 많긴 하지만 모두 쉽게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스탯들이기 때문이다.

2002년 버전은 Wikipedia를 그냥 링크하도록 하겠다. 일일이 적자니 너무 길다... -_-;;;
클릭

링크에서... 위에 소개한 버전들을 쭉 지나면 2002 version이라는 것이 나온다. 읽을 수록 한숨만 나올 것이다. 통계적인 수치와 계산식을 통한 예측치를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이렇게 계속되고 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식은 복잡해지고... 일반 팬들이 집에서 계산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르는 식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 식을 바탕으로 한 득점 예상치의 오차가 5% 이내일 만큼 많이 정밀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활용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주: RC/27의 설명이 필요한 듯 하여 아래 paragraph를 나중에 추가하였다. 09/11/18]

한편, 공격력 측정 지표로 빈번히 이용되는 RC/27은 무엇일까?

RC/27은 단순히 RC를 27로 나눈 값이 아님에 유의하시길...!!!

RC/27 = 27 * RC / (AB - H + CS + GIDP + SH + SF)

계산하는 사람의 이론적인 이해 또는 입장에 따라 SH와 SF를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SF는 넣고 SH는 제외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RC 대신 RC/27을 쓰는 이유는... RC가 누적 스탯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출장 기회가 많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플레이어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의 반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면, 그를 RC로 평가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RC/27의 개념은, 해당 타자 아홉 명으로 1번부터 9번까지 타순을 짠 다음, 9회까지 27아웃을 뛰는 동안 그 팀이 몇 점이나 득점할 수 있을지의 예상치를 산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타석 수에 상관없이 절대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RC는 Bill James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지금도 계속해서 개량 중인 스탯이다. "(출루능력 * 진루능력) / 기회"라는 이론적 기반 위에서, 실제 메이저리그 게임에서 통계적으로 관측되는 결과에 맞추기 위해 계속 식을 변형해 가는 것이다. Tom Tango는 이 이론적 기반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으며, 또한 RC가 홈런의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Tom Tango의 비판에 대해서는 그의 홈페이지를 참고.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RC 특히 RC/27은 오랜 기간동안 타자의 공격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매우 널리 이용되었다. 적어도 아래의 EqA나 wOBA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5. EqA

이번에는 Baseball Prospectus의 야심작인 EqA를 살펴보자.

EqA는 Equivalent Average의 약자이다.
단어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역시 친숙한 AVG와 비슷한 숫자를 얻을 수 있도록 scale 조정을 한 스탯이다. 게다가 Equivalent는 리그에 대한 조정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즉 AA 레벨인 Texas League에서 뛰고 있는 어떤 유망주가 있을 때, 그의 활약 정도를 메이저리그로 옮겨 보면 어느 정도가 되는지 등의 분석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꽤 파워풀한 스탯 같지만... 역시 이런 스탯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작업이 필요하다.

일단 아무 조정도 되지 않은 Raw EqA를 구해보면,

RawEqA = (H + TB + 1.5 * (BB + HBP + SB) + SH + SF - IBB/2) / ( AB + BB + HBP + SH + SF + CS + SB)

벌써 질렸는가?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이제부터 10번 이상의 변환을 거쳐야 한다. 하나하나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이걸 일일이 설명하다가는 밤을 새야 할 것 같으므로, 그냥 Baseball Prospectus 사이트의 링크를 걸도록 하겠다.
클릭

이건 Runs Created 2002 버전보다도 몇 배나 어이없는 공식이다. RC의 경우는 엑셀을 이용하면 그럭저럭 노가다로 구할 수는 있지만... EqA는 솔직히 엄두조차 나질 않는다. 기껏해야 링크된 글을 몇 번 읽어보고 각각의 변환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주루플레이까지 포함하고 있고, 정교한 계산을 통하여 조정 작업을 거치게 되어 있으므로, 꽤 잘 만든 스탯인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일반 팬들이 활용하기는 너무 무리한 스탯이다.


이 밖에도 여러 OPS 대체 스탯이 만들어졌으나 일단 이 정도만 소개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6. wOBA, wRAA

사실 진짜 소개하고 싶은 스탯은 바로 이 wOBAwRAA이다.

wOBA는 weighted On Base Average의 약자로, Tom Tango 외 2인이 쓴 책인 "The Book"에 잘 소개되어 있다.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책의 내용을 많이 소개할 예정인데... 2007년에 출판된 책으로, 세이버메트릭스의 새로운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알찬 내용으로 잘 쓰여진 책이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은 이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서 발생한 어떤 "사건(Event)"이 득점에 미치는 영향을 오랜 기간에 걸쳐 조사해 왔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1999년부터 2002년간의 모든 메이저리그 게임을 이닝별, 상황별로 분석한 결과... 2사 만루 상황에서의 득점 기대값(Run Expectancy)은 0.815였다. 즉 이런 상황을 1000번쯤 맞게 된다면 815점 정도 득점할 확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타자가 여기서 만루홈런을 쳤다고 하자. 팀은 4점을 득점하고, 상황은 2사 주자 없음으로 바뀐다. 2사 주자 없음에서의 득점 기대값은 0.117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앞의 만루홈런의 득점 가치(Run Value)를 구해 보자.

이 홈런으로 인해 득점 기대값은 0.815에서 0.117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 사이에 홈런으로 인해 팀은 4점을 득점하였으므로, 실제로는 0.117이 아니라 4.117이 된 셈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0.815 + 만루홈런의 Run Value = 4.117

따라서, 2사 만루에서 홈런의 가치는 득점으로 환산하면 3.302 Runs가 됨을 알 수 있다.

이런 계산을 각 사건에 대하여 아웃카운트와 주자를 변화시켜 가며 모든 상황에 대해 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사건별로 가중평균을 얻은 값은 아래와 같다.

홈런 : 1.397 Runs
3루타 : 1.070
2루타 : 0.776
1루타 : 0.475
에러 : 0.508
몸에 맞는 공 : 0.352
볼넷(고의사구제외) : 0.323
고의사구 : 0.179
폭투 : 0.266
아웃 : -0.299
(이하 생략 : 그 밖의 상황에 대한 데이터는 책을 참조하시기 바람... -_-;;; )

그렇다면 타자의 생산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홈런이나 안타 등이 가지는 가치는 아웃에 대비하여 구해야 할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경우"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자는 아웃 당하거나,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든 살아서 나갈 것이다. 안타가 되었든, 에러가 되었든 간에 말이다. 따라서... 아웃으로 인한 가치의 손실을 빼 주면 해당 이벤트의 진정한 가치가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홈런 : 1.397 + 0.299 = 1.698

이런 식으로 구하는 것이다.

그 다음, 결과값을 OBP와 비슷한 scale로 나타내기 위해서, 각각의 value에 다시 1.15를 곱해 준다. 홈런의 경우는 1.698 * 1.15 = 1.95가 된다.

위에서 본 다른 스탯들은 주로 타율(AVG)과 비슷한 scale로 나타내기 위해서 조정을 했는데, wOBA의 경우는 출루율과 비슷한 scale로 조정을 해 주고 있다. 이렇게 조정해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타자의 생산성을 한 눈에 알게 하기 위해서이다. .400의 출루율이 아주 좋은 것처럼, .400의 wOBA도 아주 좋은 것이다. .335 정도의 출루율이 리그 보통인 것처럼, .335 정도의 wOBA도 리그 보통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편리하지 않은가??

어쨌거나... 각 이벤트에 발생 횟수에 각각의 value를 곱하고, 여기에 다시 1.15를 곱하여 모두 더한다. 이를 PA(타석)로 나눠주면 그 타자가 한 번 타석에 들어설 때 팀의 득점 기대값(Run Expectancy) 상승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wOBA이다. 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wOBA = (0.72*NIBB + 0.75*HBP + 0.90*1B + 0.92*RBOE + 1.24*2B + 1.56*3B + 1.95*HR) / PA

여기서 NIBB는 고의사구를 제외한 볼넷을 의미하며, RBOE는 Reached Base on Error, 즉 에러로 인해 타자가 출루에 성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자의 능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폭투와 같은 이벤트는 아예 제외되어 있음에 유의하자.  (** 이 식은 이 글을 쓴 뒤에 약간 수정을 하게 되었다. 글 맨 마지막 부분 참고.)


이제 다음 단계는 그 타자가 실제로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뛰어난지를 점수로 계량하는 것이다. wRAA는 weighted Runs Above Average의 약자로, 단어 그대로의 의미를 지닌다. 즉 평균 타자에 비해 얼마나 득점에 기여하느냐를 점수(Runs)로 나타내는 것이다.

일단 리그 평균 wOBA를 구한다. 위의 모든 변수(홈런 등)에 리그 평균 값을 대입하면 된다. 그 다음, 해당 타자의 wOBA에서 리그 평균 wOBA를 빼 준다. 그리고 1.15로 나눠준다. (아까 OBP와 유사한 scale을 얻기 위해 1.15를 인위적으로 곱했으므로, 다시 나눠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당 타자의 PA(타석)를 곱해주면, 그 타자가 해당 시즌에서 메이저리그 평균 타자에 비해 팀 득점에 기여한 정도가 점수로 나타나게 된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wRAA = ((wOBA - lgwOBA) / 1.15) * PA

예를 들어서... Ryan Ludwick이 작년에 타석에서 어느 정도로 훌륭한 활약을 했었는지 계산을 해 보자.

2008년 NL의 리그 평균 wOBA는 대략 .331이었다. 한편, 2008년 Ryan Ludwick의 wOBA는 .406이었으며, 그는 617번 타석에 들어섰다. 이제 그의 wRAA를 계산해 보면...

wRAA = ((0.406 - 0.331) / 1.15) * 617 = 40.24

즉 Ryan Ludwick은 평균적인 NL 타자들에 비해 2008 시즌 팀 득점에 타격을 통해 40.24점 정도 더 많이 기여했다는 뜻이 된다. (참고 : Fangraphs에서는 그의 wRAA가 39.5로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리그 평균 wOBA를 구하는 과정에서의 오차로 인한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다른 스탯에 비해 wOBA가 가지는 매력은 분명하다. 우선 실제 메이저리그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의 기대값을 구하여 계산한 결과이므로... 계산한 이론치와 실제 발생하는 득점 사이의 상관 관계가 우수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OPS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른 세이버 스탯들에 비하면 계산이 무척 쉬운 편이다. 마지막으로, wRAA로의 환산이 아주 편리하여, 해당 플레이어가 타석에서 점수로 몇 점 만큼 팀에 기여해 주었는지를 아주 쉽고 빠르게 계산할 수가 있다. 이것은 특히 여러 플레이어를 비교할 때에 그 진가를 발휘한다.

다만 약간 아쉬운 부분이라면, wOBA는 타석에서 타자에게 벌어지는 이벤트만을 반영하므로, 도루와 같은 주루플레이가 제외되어 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름 쉽게 설명해 보려고 애써 보았는데 잘 된 것인지 모르겠다. 다음 번 세이버메트릭스 포스팅에서는 Replacement Level과 Positional Adjustment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거기까지 다루고 나면 타자들의 WAR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 추가 수정 사항

이 글을 쓴 이후, WAR를 계산하기 위해 직접 wOBA를 산출하던 중, 여러 타자들의 wOBA를 계산한 결과 모두 Fangraphs나 Stat Corner 등의 사이트에 비해 계산 결과가 다소 낮게 나오는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원인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wOBA를 창안한 Tom Tango의 글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발견했다.

Note: Depending on the specific analysis, the PA term (plate appearances) may exclude bunts, IBB, and a few of the more obscure plays.

빙고!
wOBA 계산시 분모에서도 IBB(고의사구)를 제외하면 되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분자에서 NIBB, 즉 고의가 아닌 보통 볼넷만을 계산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분모에서도 NIBB만을 계산에 넣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따라서, 수정된 식은 아래와 같다.

wOBA = (0.72*NIBB + 0.75*HBP + 0.90*1B + 0.92*RBOE + 1.24*2B + 1.56*3B + 1.95*HR) / (PA - IBB)

이렇게 계산하면 Fangraphs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결과들과 상당히 유사한 값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위의 인용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자의 논리에 따라 계산식이 조금씩 달라지므로, 소수점 세째 자리에서 나타나는 약간의 오차는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Fangraphs나 Stat Corner 모두, 자신들이 어떤 특정 스탯을 더하고 뺐는지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Tom Tango의 오리지널 계산식과는 값이 다르게 나오는 것으로 보아 뭔가 변화를 줬음은 확실한데 말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희생번트, 혹은 보내기번트는 야구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작전 중 하나이다. 특히 우리나라 야구는 희생번트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통계를 내 본 적은 없으나... 우리나라 야구중계를 보다 보면 종종 드는 생각이다. 1번타자가 출루하면 2번타자는 곧바로 번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주 일상적인 모습이지 않은가???)

무사 1루의 상황에서 희생번트가 "성공"하면 1사 2루로 바뀐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는 장타가 아니면 점수가 나기가 어렵지만, 2루에 있으면 단타에도 득점이 가능하므로, 왠지 득점하기가 쉬워진 것처럼 느껴진다. 과연 이렇게 되면 실제로 점수를 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일까?

Tom Tango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메이저리그의 모든 경기를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표를 만들었다.

RE 99-02 0 1 2
Empty 0.555 0.297 0.117
1st 0.953 0.573 0.251
2nd 1.189 0.725 0.344
3rd 1.482 0.983 0.387
1st_2nd 1.573 0.971 0.466
1st_3rd 1.904 1.243 0.538
2nd_3rd 2.052 1.467 0.634
Loaded 2.417 1.65 0.815

표의 왼쪽은 주자가 어떻게 있는지이고, 위쪽은 아웃을 의미한다.
각 상황별로 해당 이닝에 득점한 점수의 평균 값을 산출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무사 1루의 상황은 1st, 0 out이므로, 이 이닝에서의 득점 기대값(Runs Expectancy)은 0.953인 것이다. 이해가 되시는지??
이제 희생번트가 성공하여 1사 2루의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하자. 위의 표에서 1사 2루를 보면 득점 기대값은 0.725로 떨어져 있다. 헉... 희생번트가 성공했는데 득점 기대값은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무사 2루에서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서 1사 3루로 바뀌면? 득점 기대값은 1.189에서 0.983으로 역시 낮아진다.
1사 1루에서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서 2사 2루로 바뀌면? 득점 기대값은 0.573에서 0.344로 더욱 크게 낮아진다.
무사 1,2루에서 희생 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면? 득점 기대값은 1.573에서 1.467로 역시 낮아진다.

희생 번트가 성공할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도 득점 기대값이 낮아진다. 즉 오히려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면 손해인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 희생 번트의 성공으로 아웃카운트가 늘어나서 다득점의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득점 기대값이 낮아지는 것은 아닐까? 혹시 점수를 낼 확률 자체는 높은데 다득점이 안될 뿐인 것 아닐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이번엔 Tom Tango의 다른 표를 살펴보자.
이 표는 위의 표를 확장한 것으로, 실제 상황별로 발생한 득점을 0점부터 5점 이상까지 세분화한 것이다.

Base Outs Runs
0 1 2 3 4 5+
Empty 0 0.707 0.154 0.074 0.035 0.016 0.013
Empty 1 0.827 0.101 0.042 0.017 0.007 0.005
Empty 2 0.923 0.051 0.017 0.005 0.002 0.001
 
1st 0 0.563 0.176 0.132 0.067 0.034 0.028
1st 1 0.717 0.123 0.091 0.04 0.017 0.013
1st 2 0.864 0.062 0.049 0.016 0.006 0.003
 
2nd 0 0.368 0.348 0.142 0.076 0.035 0.03
2nd 1 0.594 0.23 0.098 0.045 0.018 0.014
2nd 2 0.777 0.147 0.049 0.017 0.006 0.003
 
3rd 0 0.136 0.542 0.164 0.09 0.035 0.033
3rd 1 0.338 0.478 0.106 0.045 0.018 0.014
3rd 2 0.737 0.187 0.05 0.017 0.006 0.004
 
1st_2nd 0 0.359 0.219 0.165 0.127 0.07 0.059
1st_2nd 1 0.574 0.161 0.11 0.088 0.038 0.028
1st_2nd 2 0.769 0.106 0.058 0.044 0.015 0.008
 
1st_3rd 0 0.124 0.417 0.174 0.142 0.076 0.067
1st_3rd 1 0.345 0.37 0.119 0.092 0.042 0.031
1st_3rd 2 0.715 0.151 0.061 0.049 0.016 0.008
 
2nd_3rd 0 0.144 0.249 0.307 0.147 0.079 0.074
2nd_3rd 1 0.305 0.285 0.218 0.101 0.053 0.038
2nd_3rd 2 0.724 0.054 0.141 0.049 0.021 0.011
 
Loaded 0 0.128 0.255 0.211 0.143 0.134 0.13
Loaded 1 0.33 0.252 0.151 0.106 0.093 0.068
Loaded 2 0.675 0.092 0.105 0.055 0.048 0.025
 

가장 흔히 희생번트를 시도하는 상황인 무사 1루 --> 1사 2루를 보자. 해당 이닝에서 딱 1점을 득점할 확률은 무사 1루가 0.176, 1사 2루가 0.23으로 마치 1사 2루가 더 나은 것처럼 보인다. 그럼 희생번트가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 답은 전혀 아니올시다 이다. 위의 표를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듯이 무사 1루는 1사 2루보다 다득점의 기회가 훨씬 많은 것이다. 1점만 내도 좋겠지만, 2점이나 3점을 내도 좋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점수를 내는 것"이 목적이므로, 0점만 아니면 좋은 것이다. 즉 1점 득점의 확률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0점에 그칠 확률을 비교하여 무득점할 확률이 적은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무사 1루에서 결국 0점에 그칠 확률은 0.563이다. 반면 1사 2루의 경우는 0.594이다. 이렇게 해서 다시 한 번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희생번트가 성공하면 득점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진다.


이 표의 저자인 Tom Tango는 또다른 의문을 제기한다. "희생번트"와 "희생번트 시도"는 다르다는 것이다. "희생번트"는 타자가 아웃되고 주자가 진루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희생번트 시도"는 희생번트를 시도해서 얻는 모든 결과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수비실책으로 타자와 주자가 모두 세이프 된다든지, 병살타로 모두 아웃 된다는지 등등의 모든 가능성을 포함한다. 이 경우 위의 계산 결과는 많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 내용은 그의 유명한 책인 <The Book>에 자세히 나와있다. 마침 최근에 이 책을 입수했으므로, "희생번트 시도"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한 번 상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하지만, 미리 말해 두자면... "희생번트가 성공할 경우 득점이 어려워진다"는 결론은 여기에서도 절대 바뀌지 않는다.)
Posted by FreeRedbird
: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게임이다. 사람이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다양한 현상들이 일어나곤 한다. 타율이 .180인 타자가 어느 날 갑자기 5타수 5안타를 기록할 수도 있고, 방어율이 5.50인 투수가 어느날 완봉승을 거둘 수도 있다. 이러한 예측불허의 상황이야말로 야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랜덤한 요소들은 팀이나 플레이어의 현재 상태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앞날을 예측하는 데 장애가 된다. 예를들어 어떤 플레이어와의 재계약을 검토하는 구단이 있다면, 그의 성적이 뽀록인지 진짜 실력인지 궁금할 것이다. 또한, 7월의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임박해 오면, 구단은 지금 팀 성적이 진짜 팀의 실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운이 좋거나 나빠서 성적이 이렇게 나오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 싶을 것이다.

세이버메트릭스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부분이다. 운빨 같은 랜덤한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객관적인 진짜 실력을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전에 소개한 FIP나 BABIP 같은 것들이 주로 선수 개개인에 대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면, 오늘 소개할 Pythagorean Record은 팀 성적에 대한 냉정한 검토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팀 순위(Season Standings)를 자세히 보면 "Expected Wins"와 같은 항목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 화면은 ESPN에서 캡쳐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빨간 색 부분이 바로 Expected W-L 이다. 예를 들어 LA Angels의 경우, 실제 기록은 42승 32패인데 Expected W-L은 39승 35패이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Expected W-L은 어떻게 계산되는 것일까?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피타고라스의 법칙을 기억하시는지?

a2+b2=c2

바로 이런 공식이었다.

그런데, 야구에도 이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공식이 있다.

Exp. Win% = RS2 / (RS2+RA2)

여기서 Exp. Win%는 기대 승률, RS는 팀의 총 득점(Runs Scored), RA는 팀의 총 실점(Runs Allowed)을 의미한다. 즉, 어떤 팀의 총 득점과 총 실점을 알게 되면 그 팀의 현재 승률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식은 Bill James에 의해 고안되었으며, 형태가 피타고라스 법칙과 유사하다고 하여 Pythagorean Record 혹은 Pythagorean Expectation이라고 부른다.

위에서 예를 들었던 LA Angels의 경우, 오늘 현재까지 74게임에서 총 득점은 376점, 총 실점은 355점이다. 이를 위의 공식에 넣으면 376^2/(376^2+355^2) = 52.9%가 나온다. 이 기대 승률을 이용하여 74게임에서의 예상되는 승수를 계산하면 74*0.529 = 39승이 되는 것이다. 74게임이므로 패는 당연히 74-39 = 35패가 된다.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어떤 팀이 74게임에서 376득점, 355실점 했다면 이 팀은 아마도 39승 35패를 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LA Angels의 경우는 42승 32패로 현실이 기대치보다 좋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그만큼 Angels가 운이 좋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공식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Bill James가 제창한 수많은 세이버메트릭스 이론과 계산식들 중에서도 최대 히트작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의 지속적인 연구에서, 이 공식이 득점과 실점의 차이가 커질 수록 오차가 생긴다는 문제점이 도출되었다. 즉, 득점을 아주 많이 한 경우의 기대 승률이 실제 기록보다 낮게 나타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한두 개가 그렇다면 해당 팀/해당 시즌에 운이 좋았다는 정도이겠지만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이것은 오차라고 보는 것이 맞다.

(참고로 기대 승률의 연구라는 것은 대체로 엑셀을 이용한 반복적인 노가다이다. 수십년 간의 메이저리그 실제 기록을 넣어 보고, 여러 가지 조건으로 RS와 RA값을 변화시켜 가며 회귀분석을 수행하는 것이다.)

관심은 주로 제곱하는 숫자에 집중되었다. 즉,

Win% = RSX / (RSX+RAX)

이 식에서 X값이 얼마일 때 가장 정확한 기대 승률을 도출하느냐였다. 이를 위해 무수한 회귀분석이 이루어졌다.
Bill James 자신도 X값이 2가 아니라 1.82일 때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온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David Smyth라는 사람이 아래와 같이 X값을 구하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X = ((RS+RA) / G)0.287

여기서 왜 또 0.287을 제곱하느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무수한 회귀분석을 통해 경험적으로 도출된 식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G는 게임 수를 의미한다. (RS+RA)/G를 RPG(Runs Per Game)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로그함수를 이용하는 등 수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여러 사람들의 지속적인 노가다 테스트 결과 위에 소개한 David Smyth의 방식이 역대 메이저리그 기록에 가장 근접하여 가장 우수한 기대 승률을 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전히 0.287에서 소수점 세째자리의 7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소수점 세째자리로 인한 오차는 어지간해서는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David Smyth의 공식은 다소 복잡하므로... (사실 엑셀을 이용하면 쉽게 계산되지만.. 식 자체가 별로 친숙해지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일반적으로는 X값을 그냥 상수로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ESPN은 X를 2로 하여 Bill James의 원래 식과 동일하게 계산하고 있다. MLB 공식 사이트의 경우에는 Bill James가 수정한 대로 X를 1.82로 하여 계산하고 있다. 어느 쪽을 쓰더라도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당신이 구단 프런트가 아닌 이상 이 정도로도 충분한 것이다.

비록 경험적으로 도출된 공식이기는 하나, 미국 Williams 대학에서 수학과 통계학을 강의하는 Steven J. Miller 교수는 이 식에서 RS와 RA가 통계적으로 독립변수이고, 각 팀의 득점이 특정 형태의 분포(Weibull Distribution)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통계적으로 충분히 유의미한 공식임을 증명한 바 있다.


이 모든 식들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한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득점에서 실점을 뺀 것을 Run Differential이라고 하는데, 이 Run Differential이 10점 변할 때마다 승차가 1씩 변하는 것이다. 승차가 1씩 변할 때에는 승이 1 올라가고 패가 1 줄어든다는 점에 유의하자. (단지 1승만 올라가면 순위표에서 반 게임 차 변하는 것이므로...)  다시 말해 700점 득점하고 81승 81패 하던 팀이 있다면 이 팀이 710점 득점하면 82승 80패 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편의상 쓰는 방법이고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빠르고 쉽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 자 순위표를 가지고 메이저리그 30개 팀의 기대 승률 및 승 수를 직접 구해 보았다. 과연 어느 팀이 지금까지 운이 좋았고, 어느 팀이 운이 나빴을까? 계산결과가 담긴 엑셀파일을 아래에 첨부하였으므로 첨부파일을 받아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엑셀파일에는 가상의 팀으로 실험을 해본 결과도 포함되어 있다. 한 시즌의 162게임을 모두 치른 결과 750득점 750실점으로 득점과 실점이 같고, 성적도 81승 81패로 딱 5할인 팀이 있다고 하자. 이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하려고 한다. 공격력을 강화하여 득점을 더 하거나, 투수력와 수비력을 강화하여 실점을 덜 하는 방법 중 어느 쪽이 좋을까? 단, 똑같은 비용을 들였을 때 득점이 증가하는 수준과 실점이 감소하는 수준은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아래와 같이 100점씩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A. 공격력 강화 --> 득점 100점 증가 --> 850득점 750실점
B. 투수/수비 강화 --> 실점 100점 감소 --> 750 득점 650 실점

답은 B이다. David Smyth의 공식을 기준으로 할 때, A의 기대 승 수는 91승이고 B의 기대 승 수는 92승이다. 점수를 더 내는 것보다 점수를 덜 내주는 쪽이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투수력와 수비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결과이다.

매니아를 위한 더 읽을 거리

Posted by FreeRedbird
:


올 시즌 5할에 육박하는 초현실적 BABIP를 기록하고 있는 David Wright(3B, NY Mets)


마침 김형준 기자님 블로그에 BABIP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했고, 이전에 이 블로그에 "FIP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쓰면서 나중에 BABIP에 대해 따로 써 보겠다고 한 적도 있는 만큼, 오늘은 BABIP에 대해 몇 자 적어 보고자 한다.


BABIP란 무엇인가?

The Hardball Times의 설명을 보자.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This is a measure of the number of batted balls that safely fall in for a hit (not including home runs). The exact formula we use is (H-HR)/(AB-K-HR+SF) This is similar to DER, but from the batter's perspective."


즉... "Balls in Play" 된 경우 중에서만 계산한 타율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Balls in Play"라는 것은 타자가 친 공이 페어 영역(fair territory) 안에 떨어지는 경우만을 뜻한다. 페어 영역에는 관중석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BABIP를 계산할 때에는 홈런을 제외해야 한다. HBP, 즉 몸에 맞는 공 같은 것도 역시 제외된다.

위의 공식을 보면 좀 더 의미가 분명해지는데, 먼저 분모를 보면 AB-K-HR+SF 로 되어 있다. 즉 일반적인 At Bat(타수)에서 삼진과 홈런을 제외하고, 희생타를 더한 것이다. 삼진과 홈런은 페어 영역에 공이 떨어진 경우가 아니므로 제외하게 되며, 희생타는 페어 영역에 떨어지는 공임에도 불구하고 타수를 산출할 때 제외되므로 분모에 더해 줌으로써 보정을 해 주는 것이다.

분자는 H-HR 로 전체 안타 갯수에서 홈런을 뺀 것인데, 분모에서 홈런을 뺐으므로 분자에서도 똑같이 빼 주어야 올바른 계산이 된다. 삼진이나 희생타는 애초에 "안타"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분자에서는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다.


이 BABIP는 주로 개개인의 성적에 "운"이 얼마나 개입되는지의 척도로 많이 사용된다. 통계적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BABIP는 .300 근처로 나타나고 있는데, 투수와 타자의 경우가 좀 다르다. 먼저 투수를 보면...

[자료출처 : Fangraphs]

- Career BABIP -
Tim Wakefield .281
Tom Glavine .286
Jamie Moyer .291
Jason Isringhausen .291
Paul Byrd .293
Brandon Webb .294
박찬호 .296
Mike Mussina .299
CC Sabathia .295
Jeff Suppan .300
Chuck Finley .301
Randy Johnson .302
Curt Schilling .304
Chris Carpenter .304
Cliff Lee .304
Ben Sheets .306
Bob Wickman .306
Kyle Farnsworth .307
Livan Hernandez .310
Brad Lidge .325

(주: 특별한 기준 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찍어서 조사해 본 결과이다. 좋은 선발투수, 보통 선발투수, 구원투수, 은퇴한 투수 등 최대한 다양하게 섞어 보려고 했고, 통계의 신뢰성은 샘플이 커질 수록 높아지므로 되도록 투구수가 많은 베테랑들 위주로 골라 보았다.)

위의 결과를 보면 투수들의 BABIP는 대략 .290대와 .300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타자들의 경우는 어떨까??

- Career BABIP -

Mark McGwire .260
Rod barajas .265
Jose Uribe .274
Orlando Carbrera .287
Barry Bonds .288
Adam Dunn .290
Rich Aurilia .298
Miguel Tejada .300
David Ortiz .307
Frank Thomas .310
Frank Catalanotto .317
Juan Pierre .319
Albert Pujols .321
Vladimir Guerrero .322
Julio Franco .337
Todd Helton .341
Ichiro Suzuki .357
Derek Jeter .360

역시 되도록 오래 선수생활을 한 타자들 중에서 생각나는 대로 아무나 찍어서 확인한 결과인데... 투수들의 BABIP 분포에 비해 두드러지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THT에서도 비슷한 언급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We use BABIP to evaluate both pitchers and hitters, but the way in which we use it differs greatly among the two. Most pitchers regress toward the league average BABIP of around .300 or .305. Very few pitchers can repeatedly do better or worse than this, so we say that pitchers have very little control over BABIP.

Hitters, on the other hand, can have a substantial amount of control over BABIP.
Ichiro Suzuki, for example, has a .356 career BABIP. Hitters do not regress toward league average, rather, they each regress toward their own, unique number."

위의 인용문에서, "타자들은 리그 평균에 수렴하기 보다는 각자 자신만의 고유의 숫자로 수렴한다"는 마지막 문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BABIP는 그 정의상 타자의 타격 스타일과 수비수들의 수비 능력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으며, 투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다. 이것은 수비의 영향을 배제한 대표적인 투수 평가 지표인 FIP가 "볼넷, 삼진, 홈런, 몸에 맞는 공" 으로만 계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이다. FIP의 계산에 쓰이는 지표들이 BABIP의 계산에서는 모두 배제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FIP에 대해서는 이전 글 참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투수가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록 다양한 스타일의 타자를 두루 상대하게 되며, 수비수들의 실력도 좋은 해도 있고 나쁜 해도 있을 것이므로, 시간이 계속 흐르면 결국 투수들의 BABIP는 평균값에 가까워지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타자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타자 A와 B의 컨택 능력이 똑같고, 게다가 같은 비율로 내야 땅볼을 치고 있다고 하면, 이 내야 땅볼 중 얼마만큼의 비율이 내야 안타가 되는가는 순전히 A와 B의 달리기 실력 차이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투수의 경우와 달리, 시간이 많이 흐른다고 해서 평균에 수렴하는 종류도 아니고, 심지어 노력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즉 Mike Lowell같이 느린 플레이어가 매일 저녁마다 달리기 훈련을 한다고 해서, 5년쯤 지나면 Ichiro를 능가하는 스피드를 가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이야기이다.

BABIP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달리기 실력 이외에도 많다. 예를 들어 극단적인 당겨치기 일변도의 타격을 하는 타자는 아무래도 BABIP에서 손해를 보기가 쉽다. 일단 필드 전체 중에서 공이 떨어지는 범위가 좁고, 또 상대팀이 거기에 맞춰 defensive shift를 하므로 그만큼 안타 발생의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장 극단적인 예는 Carlos Delgado로, 그는 보통 때 BABIP가 .284이지만 상대팀이 defensive shift를 하게 되면 BABIP가 .191로 엄청나게 떨어져 버린다. 이정도로 큰 차이라면 상대팀은 매 타석마다 무조건 수비 위치를 옮겨야 할 것이다.

THT의 Chris Dutton은 BABIP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HR/FB(플라이볼 대비 홈런 비율), IF/FB(플라이볼 대비 내야플라이 비율), LD%(라인드라이브 비율), GB/FB(플라이볼 대비 그라운드볼 비율), 스피드, 왼손 타자 여부, 타격시 컨택 비율, 타격시 공이 날아가는 범위" 등을 꼽고 있으며, 이 변수들이 구체적으로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중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타자들은 투수들에 비해 플레이어 별로 개성적인 BABIP를 가지고 있으므로, 리그 평균인 .300과 비교하기 보다는 각자의 커리어 통산 BABIP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이 유용하리라는 것이다. 좀 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된 xBABIP라는 스탯이 또 있지만, 이것은 바로 위에 링크된 Chris Dutton의 글에 나오다시피 아직 개량중이며, 계산식도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자.. 그럼... 이러한 BABIP를 어떤 경우에 활용할 수 있을까?

가장 쉽고 흔한 예는 역시 해당 플레이어의 현재 기록에 얼마나 "운"이 개입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어느 타자 A가 자신의 커리어 평균과 비교하여 유난히 BABIP 값이 높다면, A가 친 공은 운좋게도 수비수가 없는 곳만 골라서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어느 투수 B의 BABIP 값이 유난히 높다면, 타자의 경우와는 반대로 운이 나쁘게도 같은 팀 수비수들이 상대 타자들의 타구를 평소보다 잘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김형준 기자님 블로그에 언급된 David Wright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을 분석해 보자.

225 AB, 82 H, 4 HR, 60 K, 1 SF
현재 타율 .364로 완전 날아다니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홈런이 4개밖에 안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위의 BABIP 공식에 따라 계산해 보면,
(82-4)/(225-60-4+1) = .481


Fangraphs에서는 .484로 계산이 되어 있는데, 아마도 SF 숫자를 빼지 않은게 아닌가 싶다. THT에서는 .481로 계산이 되어 있는데, THT 쪽의 계산이 맞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David Wright의 커리어 통산 BABIP는 .352 이므로... 만약 Wright의 BABIP가 .481 대신 .352 였다면 올 시즌 타율이 어떻게 될까?

위의 공식을 변형하면 안타 수는 이렇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H = BABIP*(AB-HR-K+SF) + HR

이렇게 해서 얻은 예상 안타 수는 61개. 이를 225 타수로 나누면 타율은 .271로 뚝 떨어진다. 즉, 올 시즌 David Wright는 엄청나게 운이 좋아서 거의 1할 가까운 타율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올 시즌 Wright의 HR/FB(홈런/플라이볼) 비율은 6.3%에 불과하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커리어 통산 HR/FB 비율은 14.5%이고, 이정도로 큰 차이가 나타날 특별한 이유가 없으므로... 여기에는 반대로 "나쁜 운"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메츠의 홈구장 Citi Field의 홈런 Park Factor가 1.151로 홈런이 평균보다 많이 나오는 구장임을 감안하면, 더욱 더 "운이 따르지 않아 홈런이 줄어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럼 이를 반영하여 예상 타율을 보정해 보자. 6.3% 대신 14.5%의 HR/FB 비율을 적용하면 David Wright의 "정상적인" 홈런 갯수는 9개가 된다. 홈런 갯수를 9개로 바꾸고 BABIP가 커리어 통산과 동일한 .352가 되도록 안타 값을 다시 계산하면 안타 수는 64개가 된다. 이렇게 해서 얻게 되는 최종 타율은 .284이다. 여전히 현재 타율  .364에 비하면 8푼이나 낮은 수치이다. Wright의 높은 타율은 이렇게 엄청난 행운의 결과인 것이다.

.284의 조정 타율은 Wright의 커리어 평균 타율인 .313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인데... 이것은 아마도 올 시즌 유난히 삼진을 많이 당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라인드라이브 비율 같은 다른 중요 수치들은 그다지 변한 것이 없는데, 올 시즌 타수당 삼진 비율은 26.7%로 커리어 통산 19.4%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삼진을 많이 먹으면 타율이 떨어지는 것은 원래 당연한 것인데, 이를 아주 높은 BABIP라는 더 큰 운빨로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삼진이 많은 것일까? 2009년 그의 Z-Swing(스트라이크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비율)은 커리어 통산 대비 1% 줄어들었으며, Contact Rate(방망이를 공에 맞추는 비율)도 커리어 통산 대비 2.3% 줄어들었다. 즉 루킹 스트라이크도 늘었고 스윙 스트라이크도 늘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면 당연히 삼진이 늘어날 수밖에...

종합해 보면, David Wright는 현재 비정상적으로 높은 BABIP에 의해 많은 덕을 보고 있으며, 홈런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불운이 따르고 있다. 이러한 "운"은 타자가 스스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장타율을 걱정한다거나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삼진을 덜 당하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BABIP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더라도 좋은 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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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BABIP를 이용한 흥미로운 다른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Fangraphs의 Dave Cameron은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간의 메이저리그 전체 데이터를 가지고 홈팀 투수들과 원정팀 투수들의 평균 BABIP에 대한 계산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나타났다.

(클릭하시면 크게 나옵니다)


원정팀과 홈팀 사이에 일정한 수준으로 계속 차이가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4년 평균값을 비교해보면 원정팀 투수들의 BABIP가 홈팀 투수들보다 0.007 더 높다. 즉 원정팀 투수들이 안타를 조금씩 더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BABIP 0.007의 차이는 보는 시각에 따라 작은 것일 수도 있고 큰 것일 수도 있지만, 위의 그래프처럼 꾸준하게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은 홈 어드밴티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아주 유력한 증거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최근 Fangraphs나 The Hardball Times 같은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들에 힘입어 소위 advanced stat 들이 유행하게 되었다. FIP, wOBA, WPA, UZR, tRA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 바로 FIP 이다.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의 약어로, 단어 안에 그 의미가 이미 드러나 있다. 즉 "수비와 무관한 투구 stat"이라는 것이다. 자세한 계산 방법은 뒤에서 알아보고, 우선 전통적인 stat의 문제점부터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투수의 stat으로는 W-L, ERA, WHIP 등을 꼽을 수 있겠다. W-L, 즉 승-패는 투수를 평가하는데 거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상징적인 숫자에 불과하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투수는 절대로 승수를 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즉 투수의 승수와 패수는 팀 전체의 합작품이지 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없다. (이런 별 의미없는 숫자가 Cy Young 상의 중요 기준이 되고 있는 듯하여 씁쓸하다...)

ERA와 WHIP의 경우는 승-패 만큼 단순하지는 않으므로..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RAEarned Runs Average, 즉 평균자책점을 의미한다. ("방어율"이라는 기존의 번역은 의미상 부적절하다.) 여기서 "자책점"은 투수에게 책임이 있는 실점을 의미한다. 즉, 에러 등으로 주자가 출루하지 않고 순전히 안타와 볼넷, 사사구, 보크 등으로 내준 점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면 투수가 자책점을 얼마나 내줬는지는 충분히 의미있는 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세이버메트릭스의 답은 "Hell no... 절대 아니다..." 이다.


볼넷이나 사사구는 당연히 투수의 책임이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스트라이크존이 유난히 넓거나 좁은 특정 심판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통계의 범위를 벗어나는 통제불가능한 변수이므로 따지지 말자.) 논쟁의 핵심은 안타에 있다. 도대체 안타의 어디까지가 투수의 책임일까? 똑같은 타구에 대해서... 좋은 수비수는 공을 잡아서 아웃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나쁜 수비수는 공을 못잡고 안타로 만들어 버린다. "자책점"의 빌미가 된 안타 중에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아주 잘 맞은 진짜 안타들도 있겠지만, 수비수의 형편없는 수비로 인해 안타가 되어버린 운 좋은 타구들도 제법 들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안타의 발생 확률은 투수 뒤에 서 있는 수비수들의 수비 능력에 종속되게 되고, 결국 안타를 포함하는 stat으로 투수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WHIPWalks and Hits per Innings Pitched의 약어이다. 우리말로 뭐라고 번역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계산식은 (BB+H)/IP로 매우 단순하다. 투수가 한 이닝에 주자를 얼마나 내보내는지를 볼 수 있다고 해서 한때 각광받던 stat이었다. 그러나, 위의 ERA와 마찬가지로 WHIP도 피안타 수가 직접적으로 결과값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안타의 수비 종속성에 대한 같은 논리를 통해 투수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럼 어떤 대안이 있을까?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바로 FIP 이다. 수비수들의 능력과 상관없이 오직 투수만이 관여하는 수치인 삼진, 볼넷(사사구 포함), 홈런 만으로 투수의 진짜 능력을 판별하는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Tom Tango가 개발하고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개량된 FIP의 일반적인 공식은 다음과 같다.

FIP = (13*HR+3*(BB-IBB+HBP)-2K)/IP + 3.20

HR은 홈런, BB는 볼넷, IBB는 고의사구, HBP는 사구(데드볼), IP는 투구 이닝 수를 의미한다.
맨 끝의 3.20은 상수인데... FIP의 결과값을 ERA(또는 RA)과 유사한 스케일로 치환하기 위해 더해 주는 값이며, 이 값은 각 사이트에 따라 자체적으로 조금씩 다른 값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박찬호의 전성기였던 1998년과 2000, 2001년 성적을 보자.
1998년: 15승 9패 3.71 ERA, 220 2/3 IP, 1.34 WHIP, 16 HR, 97 BB, 191 K, 1 IBB, 11 HBP
2000년: 18승 10패 3.27 ERA, 226 IP, 1.31 WHIP, 21 HR, 124 BB, 217 K, 4 IBB, 12 HBP
2001년: 15승 11패 3.50 ERA, 234 IP, 1.17 WHIP, 23 HR, 91 BB, 218 K, 1 IBB, 20 HBP


승-패와 ERA만 보면 2000년이 가장 좋았던 것 같이 보인다. WHIP를 본다면 2001년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위의 공식에 따라 FIP를 구해 보면 어떨까?
1998 FIP = 3.87
2000 FIP = 4.24
2001 FIP = 4.02


오히려 1998년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온다.

Fangraphs의 박찬호 페이지를 보면, FIP 값이 조금 다르게 되어 있다.
1998 FIP = 3.82
2000 FIP = 4.23
2001 FIP = 3.89


이렇게 값이 다른 이유는, Fangraphs가 상수로 3.20을 사용하지 않고 매 년 리그별 평균 실점(RA)을 가지고 적절한 상수를 계산하여 연도별로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정된 FIP값을 쓰더라도, 1998년이 가장 좋았고 2000년이 가장 떨어진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 왜 2000년의 ERA는 3.27로 가장 낮은데, FIP는 4.23 혹은 4.24로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2000년의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가 .266으로 낮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박찬호의 career 평균 BABIP는 .294이고,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과 유사한 수치이다. BABIP가 특정한 해에 낮았다는 것은 타자들이 친 공이 유난히 야수 정면으로 가는 일이 많았다든지... 혹은 그 해 수비수들이 유난히 수비를 잘했다든지... 즉 "운"과 "동료들의 특별한 도움"이 작용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BABIP에 대해서는 후에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다. 반면 1998년 BABIP는 .298이었다. 이런 차이가 ERA와 FIP의 차이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2001년에도 그의 BABIP가 .266 이었다는 것이다. ERA와 FIP의 괴리에 대해 BABIP 한 가지 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증거가 된다.)

혹 ERA와 FIP의 괴리 현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다면 괴리 현상의 대표 격으로 늘상 언급되는 Javier Vasquez에 대한 Fangraphs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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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판단하는 데 있어 세이버메트릭스가 더 유용한지, 구식 방법(소위 Old-School)이 더 나은지의 논쟁을 벌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것은 답도 없거니와 매우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으로 번지기 쉽다. Stat vs Scouting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것인가, 어느 쪽이 더 훌륭한 방법인가의 고민은 각 구단 Front Office에 맡기고... 나는 다만 일반적인 팬들 사이에 퍼져 있는 한 가지 오해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그것은 세이버메트릭스가 야구 보는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많은 "전통적 방법"의 옹호자들이 외치곤 한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망각한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컴퓨터와 씨름하느니 한 경기라도 직접 더 보는 것이 낫다!" 이것은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wOBA 같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확실히 골치아픈 일이다. FIP 같은 것은 단순한 편이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서 계산이 되는 것인지 수식을 한 번 정도는 들여다보아야 한다. 하지만 컴퓨터로 계산을 좀 한다고 해서 야구 자체가 어떻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야구는 거기 그대로 있을 뿐이다.  어제까지 재미있게 보던 야구가 오늘 엑셀 가지고 몇 번 계산 좀 했다고 갑자기 재미없어지지는 않는다.


Manny Ramirez를 보자. 뛰어난 타격 능력, 외야에서의 삽질, 재미있는 제스처들, 그리고 어리숙한 발언들까지... "Manny Being Manny"라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그는 정말 흥미로운 플레이어이다. 세이버매트릭스는 그의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계량해 준다. 그가 어느 정도로 우수한 타자인지, 그가 얼마나 많은 점수를 외야에서 까먹고 있는지, 숫자로 알려 주는 것이다. (자세한 숫자는 위의 이름을 클릭하여 Fangraphs 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외야에서 까먹은 점수가 연간 10점 정도 된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를 보더라도, 그가 여전히 아주 재미있는 플레이어라는 사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Career wOBA .420의 강타자라는 것을 알고 보더라도, 그의 다음 타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를 보는 "조금 다른 시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야구를 바라보게 하여, 오히려 보는 재미를 몇 배나 증가시켜 준다. 단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외면해 왔다면, 한번 세이버메트릭스에 입문해 볼 것을 권한다. 수식을 일일이 다 이해하는 것은 골치아플 뿐 아니라 불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단지 어떠한 아이디어로 그와 같은 새로운 척도가 나오게 되었는지 개념만 잡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관점으로 게임을 보게 되면, 분명 이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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