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 Jocketty's Farm System & Draft(10): 2004 Season

(B-Ref 2004 시즌 페이지)


투수진의 폭망속에 2003시즌이 아쉽게 막을 내린 뒤, Jocketty는 Drew & Marrero <--> Wainwright, Marquis & King의 블록버스터 딜을 성사시키는 등 마운드 보강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역시 이번에도 팜 시스템 내부에서의 도움은 그다지 기대할 수가 없었기에 Jocketty는 트레이드와 FA 계약을 통해 로스터를 개편했는데, 대부분의 무브가 실패한 이전 오프시즌과는 달리 이번에는 Marquis와 King, Suppan, Tavarez가 괜찮은 활약을 해 주었고, 거기에 로또였던 Carpenter가 부활에 성공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투수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Drew의 빈자리는 FA로 영입한 Sanders가 잘 메꿔 주었고, 황폐한 팜 시스템에도 Wainwright라는 A급 유망주가 추가되었으니, 이 오프시즌은 거의 흠잡을 곳이 없었다.


프런트에는 지난 수년간 드래프트를 이끌었던 Marty Maier가 그간의 망드랩에 대한 책임을 지고 "special-assignment scout"로 좌천되는 변화가 있었는데, 그를 대신하여 Assistant GM인 John Mozeliak이 Scouting Director를 겸직하게 되었다. 그렇다. 2004년의 드래프트를 지휘한 인물은, 바로 John Mozeliak이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화는 2003 시즌이 끝난 뒤 Jeff Luhnow가 "VP of Baseball Development"라는 타이틀과 함께 프런트에 합류하여 데이터 분석 조직을 만들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단 1년 뒤인 다음 오프시즌에, Luhnow는 Mozeliak 대신 아마추어 스카우팅을 지휘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



산하 마이너리그 팀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나, DSL Cardinals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이 시즌을 쉬었다. 1년 뒤인 2005년에는 다시 DSL이 정상 운영되며, 이후 2006년에는 VSL까지 추가된다.


AAA : Memphis Redbirds (Pacific Coast League)

AA : Tennessee Smokies (Southern League)

A+ : Palm Beach Cardinals (Florida State League)

A : Peoria Chiefs (Midwest League)

A- : New Jersey Cardinals (NY-Penn League)

R+ : Johnson City Cardinals (Appy League)



2003-2004 오프시즌의 BA Cardinals TOP 10 리스트는 아래와 같았다.

(괄호 안은 전미 TOP 100 리스트 순위)


1. Blake Hawksworth, rhp (47)

2. Chris Narveson, lhp

3. Yadier Molina, c

4. Jimmy Journell, rhp

5. Travis Hanson, 3b

6. John Gall, 1b/of

7. Rhett Parrott, rhp

8. Daric Barton, c

9. Tyler Johnson, lhp

10. Shaue Boyd, of


BA Organization Talent Ranking: 28위


이 TOP 10 랭킹은 Drew/Wainwright 트레이드 이전에 작성된 것이다. 한편, 전미 TOP 100 리스트는 트레이드 이후에 작성되어 Waino가 Cards 소속으로 표기되었는데, 여기서는 전체 49위에 랭크되었다. 아마 팀 TOP 10을 수정했다면 Hawksworth 바로 아래인 2위에 올랐을 것이다. 


팜 시스템 랭킹은 전년도와 동일한 28위였는데, Cards의 뒤에 랭크된 구단은 Astros와 Expos였다. Expos는 2004년이 마지막 시즌이었고, 이미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니, 실질적으로는 뒤에서 2등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Journell은 이미 2003년에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되고 슬슬 맛이 가던 시기였으나, 어쨌든 이 똥팜에서는 예전에 보여준 업사이드를 바탕으로 4위까지 올랐다.


Travis Hanson이 마이너에서 유일하게 폭발한 시즌은 2005년이었고, 이 때는 아직 Peoria에서 277/325/406을 기록한 듣보잡 유망주였다. 그래도 어쨌든 수비와 work ethic 등을 높이 평가받아 5위에 올랐다.


John Gall은 2003년 AA와 AAA에서 314/367/478, 19홈런을 기록하며 나름 성적으로 자신을 증명하긴 했다. 그러나 이미 나이가 25세였고, 1루수로는 파워가 부족하며 외야수를 보기에는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애매한 유망주였다. 사실 Pujols가 있는 이 구단에서 Gall이 기회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전년도 드랩 1라운더인 Daric Barton은 17세의 나이로 Johnson City에서 294/420/424의 훌륭한 슬래쉬 라인을 찍으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고졸치고는 타석에서의 어프로치가 매우 성숙되어 있지만, 포수로서의 수비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전 글에서 언급했으므로 생략.



2004 Cardinals 드래프트 정리 - The Baseball Cube, Baseball-Reference


첫 5픽. <라운드(전체 픽 순위). 이름, 포지션>


1(19). Chris Lambert, rhp

2(60). Mike Ferris, 1b

3(90). Eric Haberer, lhp

4(120). Donnie Smith, rhp

5(150). Wes Swackhamer, of


이 드래프트는 앞서 말한 대로 John Mozeliak이 지휘하였는데, 스카우팅 조직을 대대적으로 갈아엎고 난 뒤의 첫 드래프트였다. Cards는 팜 시스템에 먼저 뎁스를 만들고자 하였고, 선수 평가에 있어서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대대적으로 적용하였다. 그 결과는 유례없는 대졸 선호, 리스크 회피 드래프트로 나타났다. Cards는 이 드래프트에서 47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했는데, 47명 중 고졸은 단 4명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4명 모두 계약에 실패했다. 이렇게 전원 대졸만 뽑은 드랩이 타 구단까지 포함해서 MLB 드랩 역사에 또 있었을까 싶다.


그래도 96마일의 패스트볼을 보유한 Lambert와 당시 Sean Casey 혹은 Rafael Palmeiro와 비교되던 파워히터 Mike Ferris(NCAA에서 1.268 OPS 기록)는 나름 괜찮은 픽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Lambert는 결국 VEB의 단골 조크 대상으로 전락하였고, Ferris도 컨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망했다.


Haberer는 90마일대 초반의 좋은 싱커를 보유한 좌완이었으나, 이후 구속이 감소하고 다른 보조구질이 발전하지 못하여 결국 좌완 원피치 똥볼러로 전락했다. Smith는 학창시절 Old Dominion에서 Justin Verlander와 원투펀치를 이뤘던 파워피처였으나, 2005년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하고 역시 망가졌다. Swackhamer는 Tulane에서 2년 연속 매우 뛰어난 성적을 찍은 대학야구의 강타자였으나, 프로에 와서는 Palm Beach에서 5할대의 OPS를 찍고 방출된 것이 고작이었다.



이후의 주요 픽.


6(180). Jarrett Hoffpauir, 2b

9(270). Mike Parisi, rhp

12(360). Mark Worrell, rhp

16(480). Matt Scherer, rhp

21(630). Mike Sillman, rhp


Jarrett Hoffpauir는 당시 Golden Spike Award의 semifinalist였을 만큼 대학야구에서 잘나가던 스타였다. 여기 나열한 Worrell, Scherer 외에도, Jake Mullinax, Cameron Blair 등 NCAA 스탯이 우수한 선수들을 잔뜩 지명했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극도로 비참했다. 이 드래프트는 첫 5픽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쓸만한 메이저리거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Jarrett Hoffpauir가 드랩 최고의 스타라면 말 다한 것 아닌가? 2002년 드랩도 역사에 남을 망드랩이었지만, 그때는 Kyle McClellan과 Brad Thompson이라도 건졌었다. 이 시리즈에서 살펴본 pre-Luhnow 시기를 통틀어 2004 드랩이 최악인 셈이다. 04 드래프티 중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는 Lambert, Hoffpauir, Parisi, Worrell 네 명이고, 이들 네 명의 bWAR 합계는 -2.2 WAR였다. 마이너스다, 마이너스...!!!


이렇게 똥망이 된 것은 아직 스탯 분석에 대해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스탯 위주로 드래프트를 한 것이 큰 요인이었지만, 조금은 운이 없기도 했다. 2라운더 Mike Ferris의 경우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2라운드의 스틸픽이라고 꼽았던 기대주였지만, 프로에 와서는 컨택이 무너지며 완전히 망해 버리고 말았다. 마이너리그 4시즌 동안 A- 레벨에서 AAA 레벨까지 Ferris의 통산 타율은 .218에 불과했다.



이 시즌이 끝난 뒤, Mozeliak은 다시 Jocketty를 보좌하는 Assistant GM의 역할에 충실하게 되고, 이듬해부터 드래프트는 Jeff Luhnow가 이끌게 된다.



마치며...


이 시리즈는 Luhnow 취임 이전까지를 대상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여기서 막을 내린다. Luhnow가 지휘한 드래프트들은 아마도 skip님께서 언젠가 나중에 다뤄 주실 것이다. ^^ 이렇게 추억팔이를 하다 보니 어느새 또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야구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Luhnow가 드랩을 맡기 이전의 Jocketty 시절 팜 시스템은 워낙 똥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90년대만 해도 그렇게 후지지는 않았다. Drew와 Ankiel 등을 과감하게 지명하여 계약하는 등, 돈도 아끼지 않고 드랩에 풀었고, 팜 시스템은 90년대 후반 내내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이 팜이 똥팜으로 추락한 것은 정확히 2000년부터였는데, 메이저리그 팀이 NL 중부지구의 강팀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시즌이기도 하다. 이후 Jocketty가 유망주란 유망주는 죄다 긁어서 트레이드 칩으로 활용하고 허접한 드래프트가 몇 번 이어지면서, 팜은 풀 한포기 없는 황무지가 되고 말았다.


어쨌든 다행인 것은, 구단이 계속 Luhnow를 중용하고 이후 Mozeliak이 단장이 되면서, 스탯 분석과 스카우팅을 조화시키는 나름의 방법이 차차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시작은 똥망이었으나, 실패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한 결과 황폐하기 짝이 없었던 팜 시스템이 단 3-4년 만에 옥토로 바뀌는 기적을 창출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다른 시리즈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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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이에 투수코치 Dave Duncan이 사임하는 사건이 있었다.

Dave Duncan은 작년 시즌 중에도 부인이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병간호를 위해 한동안 팀을 떠나 있다가 플레이오프 때가 되어서야 복귀했던 적이 있다. 무려 30년 가까이 감독과 투수코치의 관계로 인연을 이어 왔던 TLR이 은퇴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계속 밝혀 왔었으나, 결국 와이프의 병간호를 위해 사직하게 되었다.



Dave Duncan에 대해서는 이전에 이 블로그에 장문의 분석 글을 올렸던 적이 있다. (1편, 2편) 지금 다시 보니 Duncan 효과를 연간 1.5승 정도로 계산했던 것 같은데, 그의 연봉이 실제로 5M 수준이었으니 어찌보면 fair price에 계약을 해 왔던 셈이다.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시즌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엄청난 영향을 주는 코치는 아니었고, 지나치게 투수들을 한 가지 스타일로 개조하려는 똥고집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의 기본적인 철학 - 볼넷을 주지 마라.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특히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라. 타자가 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싱커를 던져서 그라운드볼을 유도하라. - 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후임으로는 불펜코치 Derek Lilliquist가 승격되었는데, 외부에서 코치를 영입하기 어려운 시기이고, 이번 오프시즌 들어 내부 인물을 중용하고 있는 분위기를 고려할 때, 예상대로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겠다. 불펜코치에는 마이너리그의 피칭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던 Dyar Miller가 승격되었으며, 피칭 인스트럭터였던 Brent Strom이 Miller 대신 피칭 코디네이터가 되었다. 새로운 인스트럭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듯하다. 구단 전체의 투구 철학에 대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밸런스 포인트를 강조하던 Duncan이 떠남에 따라, Miller와 Strom의 natural mechanics가 조금 더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라는 Duncan의 가르침을 살리되, 투구 자세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연하게 각 투수의 개성을 살리는 쪽으로 갈 수 있다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011 시즌의 드라마틱한 우승 이후, 오프시즌에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간단히 살펴보면...

Tony La Russa(감독)


16시즌 동안 감독으로 재직(1996-2011) 한 후 2011년 10월 31일에 은퇴를 발표하였다. 그의 후임은 Mike Matheny로 결정되었다.

Dave Duncan(투수코치)


16시즌 동안 투수코치로 재직(1996-2011) 한 후 2012년 1월에 와이프 병간호를 위해 사임하였다. 그의 후임은 Derek Lilliquist이다.

Jeff Luhnow(Senior VP of scouting and player procurement)


Luhnow는 9년 동안 VP로 재직(2003-2011) 하며 스카우팅 및 팜 디렉터로 일하다가 2011년 12월 Houston Astros의 새로운 단장이 되면서 사임하였다. 후임으로는 Dan Kantrovitz가 임명되었다.

Sig Mejdal(Senior quantitative analyst)


한때 NASA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던 Mejdal은 2004년부터 Cardinals의 스탯 분석을 담당하는 Senior quantitative analyst로 일하면서 Luhnow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고, 결국 2011년 12월 Luhnow가 Astros 단장이 되면서 Astros 프런트에 합류하였다. 후임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Luhnow가 사임했을 때 제발 데려가지 않았으면 했던 1인이었으나... 결국 데려가고 말았다.

Albert Pujols(1루수)


그는 1999년 드래프트 13라운드 지명으로 입단한 후, 2001 시즌 개막전 때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여 11시즌 동안 지금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을 정도의 기록을 남기고 2011년 12월에 FA로서 Angels와 계약하여 팀을 떠났다. 1루 수비는 Berkman이, 타선에서의 빈자리는 Beltran이 메꿔 줄 것으로 예상된다.


5명 중 가장 아쉬운 사람을 하나 꼽으라면, Jeff Luhnow가 될 것 같다.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던 선수와 감독, 투수코치를 모두 잃었고, 2000년대 중후반 이후 구단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스카우팅 디렉터와 스탯 분석 책임자까지 구단을 떠났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Cardinals를 응원해 온 지난 12-13년 중에서, 이번 2012 시즌이 가장 기대가 되고 있다. 이렇게 개막전이 기다려지는 시즌은 처음이다.


Today's Music: Semisonic - Closing Time (Live 2001)



"Every new beginning comes from some other's beginning's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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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Cardinals에서 스카우팅과 드래프트, 중남미 유망주 계약 등을 총괄 지휘해 왔던 Jeff Luhnow가 Houston Astros의 새 단장이 되어 구단을 떠나게 되었다.



Luhnow는 Wharton School과 Northwestern University MBA 출신으로, Billy Beane의 머니볼 혁명 이후 메이저리그 프런트에 대거 유입된 비 선수출신 경제/경영/수학 전공자들 중 하나이다. 2003년 37세의 나이로 Cardinals에 합류할 때 그의 직함은 Vice President of Baseball Development 였는데, 쉽게 말해 Walt Jocketty 단장이 의사결정을 할 때 조언을 하는 자문 역할 이었다. 구단주 Bill DeWitt Jr. 과는 Luhnow가 매킨지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부터 알던 사이였다고 한다.

구단에 합류한 후 그는 Bill Dewitt Jr.의 신임을 얻어 점차 영향력을 키워 가게 된다. 2005년부터는 VP of Amateur Scouting으로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지휘하게 되었고, 2006년 가을에는 Player Development 분야의 수장까지 겸하게 되어, 스카우팅에서부터 드래프트, 유망주 육성에 이르기까지를 총괄하는 위치에 오른다. 당연히 이런 초고속 승진은 구단 내부에서 오랜 세월을 일해 온 전통적인 세력의 불만을 야기하였는데, Walt Jocketty가 전통 세력에 합세하여 Luhnow와 대립하자 2007년 말 구단주는 Jocketty를 전격 해임하기에 이른다. Jocketty의 후임으로 John Mozeliak이 선택된 가장 중요한 이유도, Mo가 전통 세력과 Luhnow의 조직 모두와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Mozeliak은 이러한 구단주의 기대에 부응하여, 다소의 불협화음을 감수하면서도 어쨌든 구단 내 신/구 세력의 공존을 유지해 왔다. 2010년 연말에는 스카우팅과 드래프트를 담당하는 유망주 수급 조직과 팜 시스템을 운영하는 유망주 육성 조직을 분리하여 Luhnow에게 수급을 맡기고 John Vuch에게 육성을 맡기는 이원화를 시도하였는데, 이것도 신/구 세력의 평화 공존을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메이저리그 팀은 베테랑 스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Jocketty의 탁월한 트레이드+장기계약 콤보와 Dave Duncan의 지속적인 퇴물투수 개조 등에 힘입어 NL 중부지구의 강팀으로 군림하였다. 그러나, 팜 시스템은 허접한 드래프트와 엉성한 육성 시스템, Jocketty의 베테랑 지향적인 트레이드 등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바닥 수준으로 전락(당시 Cards 팜은 "running joke"라고 불리곤 했다)하였다. 팜 시스템은 메이저리그 팀은 커녕 AAA 팀조차 제대로 꾸릴 수가 없어 Memphis Redbirds는 매년 Scott Seabol과 같은 마이너리그 저니맨들을 주전으로 기용해야 했고, 형편없는 성적과 이에 따른 수입 감소로 고전하던 Memphis는 급기야 Cardinals 구단과의 관계를 청산할 수도 있다고 불평 내지는 협박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Luhnow가 드래프트를 지휘하고 팜 시스템을 관장한 이후로, Cardinals의 팜 시스템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보더라도, Allen Craig이나 Jaime Garcia, Lance Lynn, Jon Jay, Daniel Descalso 등은 모두 Luhnow가 드래프트한 선수들이었고, Matt Holliday는 Luhnow가 드랩한 Brett Wallace, Clayton Mortensen, Shane Peterson이 있었기에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 있었다.

Luhnow가 심혈을 기울인 또다른 분야는 중남미 지역의 유망주 발굴이었는데, 이미 Fernando Salas와 Eduardo Sanchez가 올해 메이저리그 팀에서 큰 공헌을 하였을 뿐 아니라, Carlos Martinez와 Oscar Taveras와 같은 A급 유망주들을 발굴/육성해 왔다.

그 결과, 오랫동안 무시당해 왔던 Cards 팜은 이제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었고, Baseball America가 Luhnow를 다룬 특집 기사(유료정보)를 게재할 만큼, Luhnow도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Ed Wade의 뒤를 이어 Astros의 단장이 되었다.

Astros의 새 구단주 Jim Crane은 Texas Rangers와 같이 팜 시스템도 튼튼하고, 메이저리그 팀도 컨텐더인 구단을 만들고 싶어했다. 누군들 그런 구단을 만들고 싶지 않겠느냐마는, 특히 팜 시스템으로부터의 지속적인 메이저리그 탤런트 공급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포인트이다. 마치 Rangers가 John Hart의 Win-Now 모드 실패 후 Jon Daniels를 단장으로 영입하여 좀 더 자체적인 선수 육성에 주력하는 것처럼, Astros도 Ed Wade의 Win-Now 모드 실패 이후 Luhnow를 영입하여 비슷한 길을 가려고 하고 있다. Andrew Friedman 영입에 실패하자 재빨리 차선책을 선택한 셈인데, 이러한 구단주의 철학이라면 Luhnow는 적절한 선택이 될 듯 하다.

Astros는 지난 시즌 56승 106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그간 Ed Wade의 올인 정책과 저질 드래프트로 팜 시스템 역시 메이저리그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 이상 나빠질 것도 없는 최악의 상태이므로, 신임 단장에게는 오히려 자신의 철학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이상적인 무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Luhnow가 그동안 구단에 공헌해온 부분도 매우 높이 평가하거니와, 공식 언론이 아닌 인터넷 블로거들의 인터뷰 요청에도 성실히 응해 주는 그의 accessibility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Birdshouse 2004, Future Redbirds 2008, Beyond the Box Score 2009, 특히 BtB와의 2009년 인터뷰는 강추) 이런 Luhnow가 구단을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쉬우나, 좋은 기회를 잡아서 더 큰 자리로 가는 것이니, 안타깝지만 축하해 주어야 할 것 같다. 가서 단장으로 멋지게 성공하기 바란다. 어차피 Astros는 2013년부터 AL로 옮겨가게 되니 맘편하게 응원해 줄 수 있을 듯.


이렇게 해서, 요즘 잉여 재계약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DeWitt과 Mo에게 또 다른 숙제가 던져졌다. Luhnow의 후계자를 구해야 하는데... 팜 디렉터 John Vuch에게 스카우팅도 맡겨서 과거 2010년까지의 Luhnow처럼 유망주 수급과 유망주 육성 조직을 다시 일원화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 인사를 새로 영입할 것인지? 외부 인사를 영입한다면 Luhnow와 같은 MBA 출신을 데려올 것인지? 갑작스런 사태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그리고.. 한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 Luhnow가 떠났다고 해서 Luhnow가 그동안 모아 온 똘똘한 스탭들(내가 아주 좋아하는 Brent Strom과 같은...)을 내치는 일은 제발 없기를 바란다.


Posted by FreeRedbird
:
월드시리즈가 끝나서 이제 본격적인 오프시즌에 돌입했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그냥. 요즘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조금 모아 보았다.


1. White Sox, Rasmus - Quentin 트레이드 제안?

John Mozeliak 단장이 "트레이드 계획이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Rasmus 트레이드 루머는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으며, La Russa 감독과의 재계약으로 인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미 Braves, Blue Jays, DBacks 등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바로 White Sox의 Carlos Quentin이다.

Quentin은 정말 특이한 타자이다. 그의 라인드라이브 비율은 매우 낮은 반면(커리어 평균 15.4%, 올해 13.6%), 거의 50% 가까운 타구가 플라이볼이다. 이런 타구 profile을 가지게 되면 대개 낮은 타율로 인한 허접한 성적을 예상하게 되지만, Quentin은 일반적인 타자들에 비해 HR/FB 비율이 50% 정도 높다. 즉, 보통의 타자들 같으면 아웃이 되었을 공이 Quentin의 경우는 홈런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매우 힘이 좋은 타자라고 생각되는데... 그렇다고 해도 플라이볼의 특성상 낮은 BABIP 및 낮은 타율은 숙명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정교함보다는 힘에 의존하는 그의 스타일은 부상 등으로 장타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Quentin의 수비는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 올 시즌 UZR/150은 -32.7에 달한다. 이정도 되면 수비가 그냥 안좋은 정도가 아니라 팀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있는 수준으로, 거의 Brad Hawpe나 Adam Dunn과 비슷한 레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플레이어는 외야 수비를 시켜서는 안되며, DH를 맡겨야 한다. 올해의 경우, Quentin이
타석에서 괜찮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수비에서 다 까먹어서, 결국 그의 올 시즌 WAR은 0 이었다. 그냥 replacement level 선수였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사실들에다가, Quentin이 Rasmus보다 나이도 많고 연봉도 비싸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Rasmus - Quentin의 1:1 트레이드는 생각해 볼 가치도 없는 것이다.

물론, 트레이드라는 것은 1:1로만 이루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패키지의 구성에 따라서는 괜찮은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마도 이런 제안을 할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White Sox가 Quentin에 Gavin Floyd(올 시즌 4.3 WAR)를 얹어서 2대 1 트레이드를 제안한다면, 이것은 제법 고민해 볼 만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결국은 연봉문제 때문에 안되겠지만...

현재 로스터 구성을 볼 때, CF 포지션의 보강이 시급해 보이는 팀은 Braves와 Nationals, Royals 등이 있으며, Blue Jays의 경우 점점 수비가 안좋아지는 Vernon Wells를 코너로 옮기고 Rasmus를 CF에 기용하고 싶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중에서도 특히 트레이드에 소질이 없는 Royals의 Dayton Moore와 거래를 터 보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Rasmus를 트레이드하면 당장 대안이 없는 만큼(Rasmus --> Jay는 3승 정도의 다운그레이드로 생각된다), Cardinals는 어지간해서는 트레이드를 결행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제안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라면, 과연 거절할 수 있을까?

Royals에 Rasmus를 주고 Mike Mustakas(내년에 메이저 데뷔해도 괜찮을 S급 3루 유망주다!!! 이번 BA랭킹 전체 5위안에 들 듯...)를 받아올 수 있다면?
Braves가 Martin Prado + Randall Delgado(A+ 레벨, 2선발급 투수 유망주)를 제안한다면?


2. Dave Duncan의 2년+옵션 계약, 그 뒤의 이야기들

1년 계약으로 컴백하는 La Russa 감독과 달리, Dave Duncan 투수코치는 2012년까지 2년 계약에 2013년에 대한 상호 옵션이 달려 있다. Duncan코치는 다년계약을 원했고, 구단이 그가 원하는 대로 계약한 것 같다.

문제는... 계약 자체 뿐 아니라, 구단이 Duncan코치의 요구사항을 꽤 많이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여기, Joe Strauss의 채팅 내용을 보자. Strauss는 특히 분석적인 글을 쓸 때에는 야구에 대한 지식 및 분석 능력 부족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드러내지만, 구단 내부 소식을 전할 때에는 꽤 정확한 편이다.


Joe Strauss: I'm not going into all the gory details again. I've addressed them periodically in the P-D the last few years and then been portrayed as Satan by many within the organization for shedding light on issues within what has achieved almost religious status. Let's see: The club last month restructured its front office to place day-to-day control of the minor leagues under John Vuch. (Jeff Luhnow remains vice-president.) As part of his return to the club, Dave Duncan will have much greater influence on what is going on within the system. The shift of Gary LaRocque from scouting to player development is also a very significant move. LaRocque, former special assistant to Mozeliak, will serve as Vuch's "muscle," making sure that standardized instruction is implemented throughout the system. The concept of "Perfect Mechanics," an irritant to Duncan and numerous others within the system, is being dissolved. Rather than remaining transfixed on minor-league records (the Cardinals led the industry in minor-league win percentage last season), greater emphasis will be placed on development. Yes, bullpen coach Marty Mason was sacked in part because of his outspoken dissent about what was taking place in the system. Ironically, many of the changes recently implemented are in response precisely to those concerns.


내용을 요약해 보자.

1. 팜 시스템은 이제 Jeff Luhnow의 손을 떠나 John Vuch의 컨트롤 하에 놓이게 되었다.
2. Dave Duncan 코치는 팜 시스템 전체에 이전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3. 스카우팅 파트에서 일하던 Gary LaRocque를 유망주 육성 분야로 옮겼는데, LaRocque는 Dave Duncan의 가르침이 팜 시스템 전체에 걸쳐서 일관되게 전달되도록 힘쓸 것이다.
4. 최근 몇 년간 Dave Duncan과 일부 구단 인사들이 반발해 오던 소위 "Perfect Mechanics"는 이제 폐기될 것이다.
5. 불펜코치 Marty Mason은 그동안 Dave Duncan의 철학과 맞지 않는 마이너리그의 투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공공연하게 불만을 이야기해 오다가 짤린 것인데, 그가 짤리면서 투수 육성 시스템이 Duncan 철학을 흡수하는 쪽으로 바뀐 것은 아이러니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것은 매우 좋지 않은 방향의 변화이다.

이미 Dave Duncan에 대한 분석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린 바와 같이, Duncan은 마이너리그 투수 인스트럭터인 Mark Riggins와 함께 10년 이상 자신의 철학을 시스템 전체에 거의 종교적인 수준으로 주입해 왔었다. (그들이 어떻게 투수들을 개조해 왔는가에 대해서는 위의 Duncan 포스팅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하지만 2007년 Walt Jocketty의 해임과 함께 팜 시스템의 운영을 장악한 Jeff Luhnow는 Mark Riggins를 해고하고 Dyar Miller와 Brent Strom을 마이너리그 투수 육성 담당으로 임명하여 아예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시도하였다. 특히 Brent Strom은 소위 "Natural Mechanics"의 추종자로, 모든 투수에게 획일적인 폼을 적용하기보다는 각 투수별로 투구 모멘텀을 살리는 쪽으로 지도하려고 노력하였다. 아마도 위의 Strauss 채팅에서 언급된 "Perfect Mechanics"라는 것은 이것을 말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번 인사 조치에서 Jeff Luhnow는 팜 시스템의 운영으로부터 거의 손을 떼게 되었고, 다시금 Dave Duncan의 투구 철학이 시스템 전체를 지배하는 형태로 돌아가게 되었다. 3년 만에, 그동안의 새로운 시도는 모두 없어지고, 다시 2007년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그동안 Brent Strom과 Dave Duncan은 전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낼만큼 소원한 사이였다고 하므로, 메이저리그 투수코치와 마이너리그 투수 인스트럭터가 이렇게 사이가 나쁜 것도 심각한 문제이긴 했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마이너리그에서 Strom이 투구폼을 지도하고 메이저리그에서 Duncan이 어프로치를 지도하는 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서로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도가 아니었을까?

만약 Dave Duncan 식의 투구 철학과 투구 자세를 예전처럼 모든 투수 유망주에게 획일적으로 적용하려고 한다면, 팜 시스템은 또다시 Jocketty 시절처럼 Ottavino와 같은 많은 포심패스트볼 위주의 유망주들을 망가뜨리고, 결국 허접 릴리버 몇 명 외에는 쓸만한 투수를 전혀 배출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그나마 생각할 수 있는 개선책이라면, 드래프트 단계에서부터 아예 Duncan의 투구 철학에 맞는 투수 유망주만 드래프트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Jeff Luhnow가 여전히 스카우팅 디렉터 및 구단 고위 임원(Senior VP)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과연 드래프트까지 그렇게 Duncan의 입맛대로 될 지 의문이다. (이것은 조금 별개의 이슈이지만, 특히 드래프트엔 제발 손대지 않기를 바란다. Jeff Luhnow는 기본적으로 세이버메트릭스적인 어프로치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그가 드래프트한 투수 유망주들은 이전의 Jocketty 시절에 비해 부상 위험도가 덜한 좋은 투구폼을 가지고 있으며, 구속도 전반적으로 더 빠르다.)

당장 Shelby Miller나 Carlos Martinez 같은 Pure Stuff 위주의 투수 유망주들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우려된다. 만약 이들이 Duncan의 철학과 잘 맞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개조하지 말고 차라리 트레이드를 시도하기 바란다. Brent Strom 코치에 대해서는 자세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데, 아마도 해고되거나 역할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Dave Duncan이나 Dyar Miller가 투수의 어프로치에 대해 해박한 사람들인 데 반해, Brent Strom은 진짜로 투구폼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지식을 축적해 온 코치이므로, 이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래도, 3년 전과는 달리, 이번엔 과거 Jocketty 진영에 있던 사람들이 파워게임에서 승리한 것 같다. 구단이 어째 Tony La Russa와 Dave Duncan 같은 고집 센 노인들에 휘둘려서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려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Today's Music : Megadeth - Hook in Mouth (Live 1990)



Duncan 관련 글을 쓰다 보니 기분이 별로 안좋아져서... 이 곡을 골라 보았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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