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inals Game Thread: vs Giants (미국시각 9/27 ~ 29)
Cardinals/Game Thread(2024) 2024. 9. 28. 05:30 |Series Recap
3연속 위닝 시리즈!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사흘간 무려 20득점을 얻어내며 화끈한 방망이로 2승을 챙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쉽게 패배한 어제 경기 역시 8회까지 8점을 뽑아내면서 로키스를 궁지까지 몰아넣었습니다!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느라 식은 듯했던 메이신 윈의 방망이가 정규시즌 마감을 앞두고 다시 한번 불을 뿜었습니다! 3연전 내내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윈은 시리즈 첫 번째 경기에서 상대 팀 에이스 라이언 펠트너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4타점을 쓸어 담았으며, 2차전에서도 멀티 히트를 기록함으로써 톱타자 역할을 100% 수행했습니다.
이번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라스 눗바 또한 주중 3연전 동안 2025년의 눗바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1차전에서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눗바는 무려 3개의 볼넷을 얻어내고 2득점 했으며, 3차전에서는 'WBC 미국 국가대표' 카일 프리랜드에게서 선제 솔로포를 뽑아냈습니다(시즌 11호). 이 밖에도 주전 포수 경쟁 중인 페드로 파헤스와 이반 에레라가 사이좋게 홈련을 쳐내고, 빅터 스콧 2세가 대타 적시타와 멀티 히트를 기록하는 등 영건들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마운드에서는 이번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을 가진 유망주 마이클 맥그리비가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5이닝 5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윈나우를 위해 영입했으나 좀처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에릭 페디 또한 7이닝 10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카디널스 이적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계투진에서는 '철벽 마무리' 라이언 헬슬리가 2차전을 마무리 지으며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8개) 타이기록을 세웠습니다. 남은 3연전 동안 기록을 경신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Series Preview : Cardinals vs Giants
2024시즌 성적
Cardinals : 81-78 (National League 중부 지구 2위, 1위와 10경기 차, 와일드 카드 진출 실패)
Giants : 79-80 (National League 서부 지구 4위, 1위와 16경기 차, 와일드 카드 진출 실패)
카디널스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스토브 리그를 보내며 월드 시리즈 진출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음에도 불구하고 와일드 카드 진출 실패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 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24시즌 마지막 일정을 치릅니다!
자이언츠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 걸음 앞서 카디널스와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2021시즌 이렇다 할 초대형 FA 영입 없이도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후에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다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좌절을 겪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전반기에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다가 후반기 들어 무너지는 모습은 올해의 카디널스를 연상케 했습니다.
지난겨울, 자이언츠는 말 그대로 '파르한 자이디 사장 빼고' 모든 것을 갈아치우며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 이정후에게 6년 1억 1300만 달러를 배팅하면서 전 세계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이후에도 직전 시즌에 36개의 홈런을 쳐낸 '슬러거' 호르헤 솔레어와 '공수 겸장 올스타 3루수' 맷 채프먼을 영입함으로써 막강한 상위 타선을 완성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평균 100마일을 던지는 사나이' 조던 힉스, '2년 연속 10승 투수' 로비 레이, '사이 영 위너'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함으로써 투수진을 보강했습니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자이언츠가 겨우내 보여준 행보는 팬들로 하여금 '어쩌면...?'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기적은 없었습니다. 이정후는 부상으로 조기 시즌아웃 됐으며, 이정후와 함께 테이블 세터를 이룰 것으로 기대됐던 타이로 에스트라다는 지명할당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솔레어는 기대에 못 미치는 타격을 보이다 데드라인 때 트레이드되었습니다. 채프먼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엘리엇 라모스·타일러 피츠제럴드 등 신예들이 잠재력을 터뜨렸으나, 타선의 퀄리티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타격보다 심각한 것은 '모든 승부수의 긍정적인 if가 실패한 투수진'. 스넬과 레이가 시즌 중반부터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다면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하게 되리라 기대했으나, 두 명 모두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즌 중반이 넘어가도록 부담을 덜지 못한 '선발 1년차' 힉스마저 부상으로 중도 이탈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1년 뒤 카디널스의 미래일지도 모르는 자이언츠와의 2024시즌 마지막 3연전. 카디널스는 샌프란시스코까지 찾아온 붉은 유니폼의 관중들에게 어떤 모습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자이언츠로부터 어떠한 교훈을 얻게 될까요?
Probable Starters
Game 1 - 마일스 마이콜라스(Miles Mikolas, 31G 166.2IP 9W 11L ERA 5.35) vs 스펜서 슈웰렌바흐(Spencer Schwellenbach, 8G 44.2IP 3W 4L ERA 4.43)
Game 2 - 안드레 팔란테(Andre Pallante, 28G(19GS) 116.1IP 8W 8L ERA 3.71) vs TBD
Game 3 -마이클 맥그리비(Michael McGreevy, 3G(2GS) 15IP 2W ERA 2.40) vs TBD
자이언츠는 아직 2·3차전의 선발투수를 확정 짓지 않았지만, 피차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어떤 투수가 1회초 마운드에 오르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므로 카디널스의 선발투수에 초점을 맞춰 경기를 예상하겠습니다!
1차전에서는 '5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올해의 마지막 선발 등판을 가집니다! 마이콜라스의 평균 구속 자체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가장 높은 빈도로 구사하는 포심 패스트볼은 겨우 0.1마일(0.16km/h) 느려졌을 뿐입니다(93.3mph → 93.2mph).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적은 볼넷을 내주고 하드힛 비율도 줄이는 등 피칭 퀄리티 또한 전년도에 비해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의 변화로는 마이콜라스에게 2022년의 영광을 되돌려주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듦에 따라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면서 '상위 순번 선발투수'로서의 경쟁력을 크게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이콜라스는 9월 한 달 동안 4경기서 평균 5이닝 미만을 투구했으며, 매 경기마다 하나의 피홈런을 허용했습니다(최근 5경기 연속 피홈런).
2차전에서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하고 빅리그 선발로 정착하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드레 팔란테가 2024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 짓기 위한 도전에 나섭니다! 팔란테는 지난 8월 10일 캔자스시티에서의 원정 경기부터 여덟 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일곱 경기 중 네 경기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3실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습니다(최근 두 경기 연속 QS+). 자이언츠를 상대로는 시즌 중 선발로 보직을 전환하는 바람에 기복이 존재했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투수가 되었던 좋은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절호조의 상태인 팔란테를 막을 수 있는 선발투수는 현재 자이언츠의 로테이션에 아무도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차전에서는 청춘을 세공한 끝에 빅리그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유망주' 맥그리비가 커리어 세 번째 빅리그 선발 등판 기회를 얻습니다! 202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순위에서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은 맥그리비는 지난 3년간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지만, 빅리그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기에는 다소 아쉬운 수준의 구속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세인트루이스에 입성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7월 31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가졌던 빅리그 데뷔전에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실점의 깜짝 호투를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했고, 지난 24일 등판에서도 준수한 피칭으로 코칭 스태프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쩌면 맥그리비에게 있어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 보장권이 걸려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경기이므로, 공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 기대됩니다!
Probable Lineup
Cardinals
1. 메이신 윈(Masyn Winn, SS) - .265 .311 .412 15HR 11SB 55RBI
2. 알렉 벌레슨(Alec Burleson, 1B) - .265 .308 .421 21HR 9SB 74RBI
3. 폴 골드슈미트(Paul Goldschmidt, DH) - .241 .299 .406 22HR 11SB 62RBI
4. 놀란 아레나도(Nolan Arenado, 3B) - .269 .323 .391 16HR 2SB
5. 브랜든 도노반(Brandon Donovan, 2B) - .274 .338 .409 13HR 5SB 69RBI
6. 이반 에레라(Iván Herrera, C) - .298 .368 .427 5HR 5SB 27RBI
7. 라스 눗바(Lars Nootbaar, LF) - .247 .344 .411 11HR 7SB 42RBI
8. 조던 워커(Jordan Walker, RF) - .192 .248 .364 5HR 1SB 19RBI
9. 마이클 시아니(Micael Siani, CF) - .234 .282 .292 2HR 20SB 20RBI
Giants
1. 마이크 야스트렘스키(Mike Yastrzemski, RF) - .232 .305 .440 18HR 3SB 56RBI
2. 엘리엇 라모스(Heliot Ramos, LF) - .273 .326 .476 22HR 6SB 72RBI
3.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LaMonte Wade Jr., 1B) - .262 .383 .386 8HR 2SB 33RBI
4. 맷 채프먼(Matt Chapman, 3B) - .246 .328 .459 27HR 15SB 78RBI
5. 마이클 콘포토(Michael Conforto, DH) - .234 .306 .450 20HR 66RBI
6. 패트릭 베일리(Patrick Bailey, C) - .235 .298 .342 8HR 3SB 44RBI
7. 타일러 피츠제럴드(Tyler Fitzgerald, SS) - .286 .337 .510 15HR 17SB 34RBI
8. 그랜트 맥크레이(Grant McCray, CF) - .197 .236 .385 5HR 5SB 10RBI
9. 브랫 와이슬리(Brett Wisely, 2B) - .228 .266 .337 2HR 2SB 8RBI
※ 최근 7경기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의 이름은 빨간색으로, 2할 미만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의 이름은 파란색으로 기록함.
윈이 2-3-4 슬래시라인을 유지하고, 알렉 벌레슨이 3할대 출루율을 유지하고, 폴 골드슈미트가 타율과 출루율을 각각 2할 5푼·3할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놀란 아레나도가 장타율을 4할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에레라와 조던 워커가 각각 3할·2할대 타율에 진입하고, 마이클 시아니가 출루율과 장타율을 3할대로 맞추는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_+
시리즈 결과 예상
위닝 시리즈
아래 칼럼은 이전 스레드 작성 이후 제가 직접 번역한 것들입니다!
사관생도 로스 프리드릭은 야구장에서 어린 시절의 꿈을 좇는다
로스 프리드릭(Ross Friedrick)은 당신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190.5cm(6피트 3인치)인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그리고 타석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또 한 가지가 존재한다. 바로 타고난 리더십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일주일 동안 5할 타율 대폭발! MLB 전체 16위 유망주 JJ 웨더홀트
JJ 웨더홀트(JJ Wetherholt)는 지난 화요일(10일)에 스물두 살이 되었으며, 프로 전향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장해 홈런을 쳐냄으로써 축하받았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가 생일날 쳐낸 첫 홈런이었으며, 이 한 방은 마이너리그 싱글 A 리그에 참가 중인 팜 비치 카디널스가 3전 2선승제인 세미파이널에서 8대 3으로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또한, 이 퍼포먼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카디널스 구단 내 톱 유망주가 조직에 합류한 이래 보낸 최고의 한 주에 대한 느낌표였다.
'여권 준비 완료' 토마스 수제이시,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다
카디널스의 유망주 토마스 수제이시는 오토존 파크에서 열린 오마하 스톰 체이서스(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트리플 A 구단)와의 주말 시리즈가 끝난 후, 멤피스 레드버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트리플 A 구단)의 운동 트레이너 댄 마틴(Dan Martin)과의 전화를 끊고 나서 "약간 의심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마틴은 22세의 내야수 수제이시에게 여권이 있는지 물어봤다. 몇 분 뒤, 수제이시는 벤 존슨(Ben Johnson) 멤피스 감독으로부터 자신이 커리어 사상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게 됐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 마틴이 어째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알게 됐다.
[부록] 'Scene #01. 새로운 시즌, 교체되는 주인공 .'
1년 전 이맘때 즈음, 정규시즌 마지막 스레드를 작성하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2023년을 '프롤로그'로 비유했습니다. 명문 구단의 21세기 첫 루징 시리즈는 '골든 에라'의 끝을 알리는 처참한 결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무궁무진한 복선을 가진 프롤로그'라고 이야기했지요.
그 모든 끔찍한 패배 속에서도 선수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그래서 관중들도 끊임없이 경기장을 찾았으며 'Red Birds Nest in Korea'의 평균 게시글 조회수도 예년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적었습니다.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꿋꿋이 마운드에 오른 끝에 200승을 거머쥐고 포효하던 애덤 웨인라이트의 모습을 보라고,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임에도 타선을 이끈 놀란 고먼과 조던 워커, 타격에 눈을 뜬 앤드류 키즈너의 내년이 기대되지 않느냐고...
하나의 챕터가 끝났다는 것은 곧 새로운 대단원이 시작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그라운드 위의 감독' 몰리나의 주도하에 '영원한 에이스' 웨인라이트가 타자를 잡아내고, 이어지는 공격에서 푸홀스의 방망이가 불을 뿜던 카디널스의 시대는 3경기 후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됩니다. 대신 고먼과 워커, 메이신 윈 등이 그들의 깨질지언정 찌그러지지는 않았던 위닝 멘탈리티를 이어받아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겠지요. 그런 미래를 상상하고 있으면 올 한 해가 마치 극적인 서사 전개를 위한 프롤로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씁쓸한 뒷맛만이 맴도는 에필로그가 아니라요. - 2023.09.29
2023년 정규시즌의 마지막 시리즈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 드라마의 새로운 시즌을 여는 '프롤로그'였다면, 2024년 정규시즌의 마지막 시리즈를 앞둔 9월 28일 새벽 3시 현재는 드라마 각본으로 치면 첫 번째 씬(Scene) 혹은 에피소드 즈음이 되겠네요. 프롤로그에서 제시됐던 몇 가지 복선은 현재까지 과연 어떠한 형태로 회수되었을까요?
몇 가지 복선은 안타깝게도 맥거핀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부진 속에서도 2년 연속 200이닝을 소화함으로써 꿋꿋이 선발진의 대들보 역할을 했던 마이콜라스는 올해 31경기서 166.2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습니다(평균자책점은 5점대로 전년 대비 0.5 이상 상승했습니다). 고먼은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었고, 워커는 지독한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고 있으며, 키즈너는 아예 비시즌 사이에 유니폼을 갈아입었습니다.
매 순간 카디널스를 열렬히 지지하던 현지 팬들마저 프롤로그가 끝났음에도 끝이 없는 응원 팀의 부진에 실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야구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올해 카디널스의 홈 경기장인 부시 스타디움에는 경기당 35,532명의 관중이 찾아왔습니다. 이는 내셔널 리그(National League, 이하 NL) 전체 15개 팀 중 5위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2023년 부시 스타디움의 평균 관중 수는 4만 13명이었습니다(2022년 대비 981명 감소). 'Redbirds Nest in Korea'의 트래픽도 감소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지난 시즌 주연이었던 웨인라이트가 은퇴했네... 이번 시즌에는 얼마나 매력적인 서사를 보여줄까?'같은 생각과 함께 다음 에피소드를 재생했더니, 프롤로그보다 처참한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탓에 시청률마저 폭락하고 말았고요. 다만 이 칙칙해 보이는 내용의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은 존재합니다. 어쩌면 다음 컷에서 이 영화의 장르를 한순간에 바꿔버릴지도 모르는 주인공이 말입니다.
메이신 윈이 메이저리그에 완벽히 적응했습니다. 2020년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4순위에서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았던 윈은 지난 시즌 후반에 빅리그에 데뷔하여 시즌이 끝날 때까지 100타석이 넘는 기회를 받았으나, 1할 중후반대 타율과 .467의 OPS(On Base Plus Slugging, 출루율+장타율)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의 무수한 실패를 교본 삼아 다른 결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유격수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 경기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는 혹독한 풀타임 시즌을 보냈음에도 2할 6푼 이상의 타율로 시즌을 마무리할 듯하며, 각각 평균 이상과 최상급이라는 평을 받았던 주루와 수비에서 기대에 완벽히 부응함은 물론 파워 포텐까지 터뜨렸습니다.
정규시즌 종료가 코앞까지 다가온 현 상황에서 (규정타석 조건을 무시했을 때) 카디널스 타자 중 두 번째로 높은 wRC+(Weighted Runs Created)를 기록 중인 선수는 '포수 유망주' 이반 에레라입니다. 2022년까지만 해도 타격 면에서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에레라는 지난해 들어 타석에서도 마이너리그를 폭격하기 시작하며 단숨에 팀 내 입지를 끌어올렸습니다. 에레라는 이번 시즌 빅리그 71경기 254타석에서 3할에 가까운 타율(.298)과 3할 중후반대 출루율(.368), 그리고 4할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 중입니다. 야디어 몰리나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이유를 성적으로써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에레라가 '공격형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와 함께 풀타임 시즌을 보낼 경우, 카디널스의 타선은 올해보다 몇 배는 무서워질지도 모릅니다.
2023년 300타석이 넘는 기회를 받았음에도 좀처럼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던 알렉 벌레슨이 '20홈런 외야수'의 모습으로 탈바꿈해 관중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아직 20대 중반이며 윈과 마찬가지로 첫 풀타임 시즌이었기에 후반기에 성적 하락을 겪었음을 생각하면, 타격면에서 아직 발전의 여지가 더 남아 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WBC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라스 눗바는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중반까지 고생했음에도 결국 빠르게 성적을 끌어올리며 2025년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수년간 트리플A를 폭격하며 카디널스의 마이너리그 홈런 관련 기록을 갈아치우던 루켄 베이커, 콘트레라스와 에레라의 부상을 틈타 예상보다 빠르게 빅리그 투수들의 공을 받게 된 페드로 파헤스도 타석에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새로운 시즌의 주인공'이 등장한 것처럼 보입니다. 몰리나가 무대에서 내려온 홈 플레이트 뒷자리는 콘트레라스와 에레라와, 그리고 파헤스가 합동 주연으로서 출연할 전망입니다(내년에는 셋 중 한 명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일이 없을 테니 부상자도 없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이미 주연 자리를 차지한 윈은 '골든 글러버' 토미 에드먼가 로스 엔젤레스로 떠나게 만들었으며, 외야는 코너와 센터에서 각각 벌레슨과 마이클 시아니가 워커와 빅터 스콧 2세의 성장을 위한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던 몽고메리의 반대급부로 붉은 헬멧을 쓰게 됐으며 2년 연속 마이너리그 20홈런을 기록한 끝에 빅리그로 올라온 토마스 수제이시, 3할 타율과 .908의 OPS로 더블A를 폭격 중인 01년생 포수 지미 크룩스의 이름도 빼놓으면 섭합니다.
지난 몇 년간 유망주 육성에 있어 완벽히 실패했던 투수진의 경우 야수진에 비해 눈에 띄는 뉴페이스가 적었습니다. 카디널스 구단 또한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었기에, 시즌 전 선발투수 FA만 3명(소니 그레이·카일 깁슨·랜스 린)을 대거 영입하며 거대한 방파제를 세웠습니다. 이들은 모두 영입 당시의 기대치에 걸맞는 역할'만'을 해줬으며, 셋 중 둘은 올겨울에 자신의 가치를 높게 쳐주는 다른 팀으로 떠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들이 시간을 벌어준 지난 1년간, 카디널스는 적어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는 확실하게 어린 피로써 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바로 20대 중반의 빅리그 3년차 투수, 안드레 팔란테입니다.
메이저리그 평균을 살짝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팔란테는 2022년 빅리그에서 스윙맨으로 뛰며 루키 시즌을 보냈습니다. 당시 카디널스는 양적인 면에서 로테이션을 돌리는 데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팔란테를 5일에 한 번만 기용하는 대신 매일 불펜에 대기시키며 해결사로 활용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카디널스가 팔란테를 전업 불펜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이는 선수 본인과 구단에 모두 악재가 되었습니다. 팔란테는 보다 강한 공을 던지려 하는 과정에서 루키 시즌부터 단점으로 지적받던 커맨드 문제가 심해졌으며, 카디널스는 팔란테 대신 빅리그 선발투수로 육성하려 한 제이크 우드포드·드류 롬·매튜 리베라토어·다코다 허드슨에게서 암담한 미래를 엿봐야 했습니다.
이번 시즌 베테랑으로 선발 로테이션 다섯 자리 중 네 자리를 채웠음에도 해결하지 못한 5선발 딜레마는 팔란테가 시즌 중 선발로 재전향하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팔란테는 이번 시즌 선발로 19경기에 나서는 동안 106.1이닝을 던지며 3.47의 평균자책점과 8승 7패, 1.7의 f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시즌 선발로서 팔란테보다 높은 fWAR을 기록한 카디널스 투수는 '1선발' 그레이와 31경기에 출장한 마이콜라스뿐입니다. 결국 팔란테에게 맞는 옷은 '필승 계투'가 아닌 '에이스'였던 셈입니다.
이 밖에도 시즌 후반 빅리그에 데뷔한 마이클 맥그리비가 적은 표본이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 이듬해 5선발로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어줬으며, 룰 5 드래프트로 이적한 라이언 페르난데스가 라이언 헬슬리의 뒤를 잇는 필승 계투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팅크 헨스가 더블A에서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빅리그 데뷔 가시권에 진입한 가운데, 재작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22순위에서 지명했던 퀸 매튜스가 1년 만에 로우 싱글 A부터 더블A까지 모조리 정복하는 파격적인 활약을 펼쳐 주목받았습니다. 최고 99마일(159.3km/h)의 강속구를 던지는 헨스와 최고 구속 97.3마일(156.6km/h)의 좌완 파이어볼러 매튜스는 지난 몇 년간 40인 로스터에 없던 유형의 유망주로, 세인트루이스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이 선수들이 내일을 비추는 빨강새가 되기까지 카디널스가 얼마나 많은 패배를 겪었는지에 대해 묻는다면, 이에 대해 할 말은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여태껏 흘린 피는 여전히 턱 없이 부족하기에, 다가오는 오프시즌은 카디널스 구단과 팬들 모두에게 있어 매우 추운 겨울이 될지도 모릅니다. '원래 리빌딩에는 필연적으로 실패가 따른다지만, 이건 너무 많이 실패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다만 위대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데 있어, 이 모든 일은 우승을 향한 또 다른 여정일 뿐이겠지요.
눈치 보지 않고 '카디널스'의 새 시즌의 에피소드를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구단이 생각하는 이 '카디널스'라는 이름의 작품의 완성을 위해 거침없이 나아갔으면 합니다. 2010년대 초반의 영광을 재현하는 결말의 드라마 한 편은 만들어야죠. 양 가슴에 홍관조를 새긴 선수들이 월드 시리즈의 주인공이 되는 장면을 지켜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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