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aylife)
박찬호가 Type B FA가 되었다. 다행히 Type A가 아니어서... Phillies든 새로운 팀이든 간에 별 어려움 없이 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lias Sports Bureau
에서 메이저리그 플레이어들에 대한 공식 랭킹을 발표하었다.

이 랭킹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을 통해 한 번 설명한 바 있으나... 주요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1.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포지션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그룹별로 점수를 매긴다.
그룹 1 : 1B, OF, DH
그룹 2 : 2B, 3B, SS
그룹 3 : C
그룹 4 : Starters
그룹 5 : Relievers

2. 점수 계산에는 지난 2년간의 시즌 기록에 대하여, 주로 석기시대의 스탯들을 사용한다. 그것도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계산한다.
1B/OF/DH : PA, AVG, OBP, HR, RBI
2B/3B/SS : PA, AVG, OBP, HR, RBI, Fielding Percentage, Total Chances
C : PA, AVG, OBP, HR, RBI, Fielding Percentage, Assists
SP : Total Games (Total Starts + 0.5*Total Relief Appearances), IP, Wins, W-L Percentage, ERA, Strikeouts
RP : Total Games (Total Relief Appearances + 2*Total Starts), IP, Wins + Saves, IP/H ratio, K/BB, ERA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장타력의 측정 지표로 HR만을 사용하여 2루타와 3루타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으며, 타자의 RBI나 투수의 승수 및 승률이 계산에 포함되어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들과 뛰는 선수들이 좋은 점수를 받게 되어 있다.

3. 각 그룹 별로 점수가 상위 20%에 해당하는 경우 Type A, 상위 21-40%에 해당하는 경우 Type B로 분류된다. 이 Type이 FA 계약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Type A FA가 다른 팀과 계약하는 경우, 원 소속 팀은 해당 FA와 새로 계약한 팀의 내년도 드래프트 1 Round 지명권을 보상으로 받고, 덤으로 1st Supplemental Round 지명권도 한 장 얻게 된다. Type B FA의 경우, 원 소속 팀은 1st Supplemental Round 지명권만 한 장 얻게 된다.

여기에서... 1라운드 지명권에 대해 약간의 예외 상황들이 있다. 우선, 보상을 받고 싶으면 원 소속팀은 반드시 연봉 조정 신청을 해야 한다. 단, 새로 계약하는 팀이 11월 이내에 일찌감치 계약하는 경우, 원 소속팀은 무조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새로 계약한 팀이 올 시즌 MLB 전체에서 승률로 16~30위에 해당하는 하위 팀인 경우, 1라운드 지명권을 무조건 보호 받게 된다. 이 경우 원 소속 팀은 대신 2라운드 지명권을 가져가게 된다. 원 소속 팀에게는 상당한 손실이다.

게다가... 작년 FA시장처럼 Type A FA들을 특정 팀이 싹쓸이하는 경우... 더욱 황당한 일도 생길 수 있다. 지난 겨울에 Yankees는 Mark Teixeira, CC Sabathia, A.J. Burnett과 모두 계약했는데, 이들은 모두 Type A FA였다. 이런 경우, Elias Bureau가 매긴 점수의 절대 순위에 따라 지명권을 차례로 갖게 된다. 점수는 Teixeira - Sabathia - Burnett 순이었으므로, Burnett의 원 소속팀인 Toronto Blue Jays는 Type A FA를 잃고도 고작 3라운드 지명권밖에 받지 못하는 우울한 사태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설명은 여기까지...
보다 자세한 내용은 MLB Trade Rumors를 참고하시고...

아래는 막 발표된 따끈따끈한 올해의 Type A/B FA 리스트이다. (원본 링크)
박찬호가 Type B로 분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탤릭체는 옵션이 걸려 있는 경우이다.

그룹 1 : 1B/OF/DH
Type A - Jason Bay, Johnny Damon, Matt Holliday, Manny Ramirez, Jermaine Dye
Type B - Carlos Delgado, Nick Johnson, Adam LaRoche, Fernando Tatis, Garrett Anderson, Marlon Byrd, Randy Winn, Mike Cameron, Brian Giles, Vladimir Guerrero, Xavier Nady

그룹 2 : 2B/3B/SS
Type A - Orlando Hudson, Placido Polanco, Orlando Cabrera(계약에 의해 연봉조정신청 불가), Marco Scutaro, Miguel Tejada, Chone Figgins
Type B - Ronnie Belliard, Mark DeRosa, Felipe Lopez, Adrian Beltre, Troy Glaus, Melvin Mora

그룹 3 : C
Type A - Bengie Molina
Type B - Miguel Olivo, Ivan Rodriguez, Yorvit Torrealba, Gregg Zaun, Jason Kendall, Ramon Hernandez, Jason Baritek

그룹 4 : Starters
Type A - John Lackey, Randy Wolf
Type B - Erik Bedard, Doug Davis, Justin Duchscherer, Jon Garland, Rich Harden, Randy Johnson, Jason Marquis, Vicente Padilla, Carl Pavano, Andy Pettitte, Joel Pineiro, Braden Looper

그룹 5 : Relievers
Type A - Mike Gonzalez, Kevin Gregg, Rafael Soriano, Jose Valverde, Billy Wagner, Rafael Betancourt, Octavio Dotel, LaTroy Hawkins, John Grabow, Darren Oliver
Type B - 박찬호, Fernando Rodney, Doug Brocail, Kiko Calero, Bob Howry, Brandon Lyon, Guillermo Mota, Russ Springer, David Weathers, Joe Beimel, Scott Eyre, Will Ohman, Brian Shouse


어이없는 이름들이 몇몇 눈에 띈다. 올 시즌 OPS .679에 빛나는 Melvin Mora가 어떻게 해서 Type B가 될 수 있었을까? 올 시즌 ERA 5.22, FIP 5.74로 -0.9 WAR를 기록한 Braden Looper가 Type B라고?? (WAR가 음수라는 것은 Replacement Level Player보다도 못한 성적을 냈다는 것으로... 연봉을 받아야 할 게 아니라 거꾸로 구단에 돈을 물어줘야 마땅한 성적이라는 의미이다.)

어쨌거나... 이전에도 동일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이 랭킹제도의 최대 피해자들은 애매한 실력의 Type A FA들, 특히 구원투수들일 것이다. 최근 구단들은 점점 더 드래프트 지명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누가 Kevin Gregg이나 LaTroy Hawkins, Octavio Dotel과 같은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하겠는가?? 원 소속 팀이 드래프트 지명권 보상을 받기 위해 연봉 조정 신청을 하게 된다면, 이들은 꽤나 우울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번 오프시즌의 전체 FA 리스트는 여기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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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마다 "Elias Sports Bureau"라는 곳에서는 MLB 플레이어들의 성적으로 점수를 계산하여 포지션 별 랭킹을 매기는데, 이것이 FA가 되는 선수들에게는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Elias 랭킹에서 Type A(점수 기준 각 포지션 상위 20%)나 B(21-40%)를 받을 경우, 원 소속 팀이 보상으로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보너스 픽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Type A의 경우 원 소속팀은 새로 계약한 팀으로부터 다음 드래프트의 1라운드 지명권을 보상으로 받게 되며, 추가로 1라운드 후의 Supplemental 라운드 지명권 한 장을 얻게 된다. 한편, Type B의 경우는 새로 계약한 팀에서 받는 것은 없고, 1라운드 후의 Supplemental 라운드 지명권을 하나 얻게 된다.

그러면 이 Elias 랭킹이라는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Elias측에서는 그 동안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으나, ESPN의 Keith Law 등에 의해 많은 부분이 밝혀져 왔다. 그에 따르면, Elias는 일단 포지션을 5개의 그룹으로 나눈다.

그룹 1 : 1B, OF, DH
그룹 2 : 2B, 3B, SS
그룹 3 : C
그룹 4 : Starters
그룹 5 : Relievers

Tim Dierkes에 의하면, 각 그룹별로 점수를 계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스탯은 아래와 같다고 한다. 올 시즌과 작년의 2년치를 가지고 계산을 하는 모양이다.

1B/OF/DH : PA, AVG, OBP, HR, RBI
2B/3B/SS : PA, AVG, OBP, HR, RBI, Fielding Percentage, Total Chances
C : PA, AVG, OBP, HR, RBI, Fielding Percentage, Assists
SP : Total Games (Total Starts + 0.5*Total Relief Appearances), IP, Wins, W-L Percentage, ERA, Strikeouts
RP : Total Games (Total Relief Appearances + 2*Total Starts), IP, Wins + Saves, IP/H ratio, K/BB, ERA

결국 Elias는 점수 계산을 위해 주로 석기시대의 스탯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HR이나 RBI가 타자의 랭킹을 계산하는 주요 도구로 이용되고 있음은 상당히 좌절스러운데... 이를테면 SLG 대신 HR을 이용하는 바람에 2루타나 3루타 같은 것은 완전히 무의미한 기록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투수의 경우에도 승수나 승률 같은 것이 중요하게 계산되면서, 좋은 팀에서 뛰는 투수가 좋은 랭킹을 받을 확률을 무척 높게 만들고 있다.

어쨌거나... MLB에서 공식적으로 이런 후진 랭킹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FA의 Type 산정에 활용하고 있으므로, 불평해 봐야 소용이 없다. 그런 것보다는 랭킹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잘 파악해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쪽이 더 생산적일 것이다.

Detroit Tigers Thoughts의 Eddie Bajek은 위의 정보를 바탕으로 Elias 랭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Reverse-engineering을 통해 계산해냈다. 이 시도는 2008년 중반부터 시작되었으며, 2008년 말 실제로 발표된 랭킹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정교하게 발전하였다. 올 시즌에는 거의 한달마다 그가 Elias 랭킹 예상 자료를 업데이트하여 인터넷에 공개해 오고 있다.

올해 9월 19일자로 그가 업데이트한 예상 자료를 보자.
자료 링크

올해 FA 중에서 Type A 혹은 B가 예상되는 플레이어만 살펴보면...
(이탤릭체는 시즌 후 옵션이 걸려 있음을 의미한다.)

American League

1. C
Type A : Victor Martinez
Type B : Jason Varitek, Ivan Rodriguez, Rod Barajas, Miguel Olivo

2. 1B/OF/DH
Type A : Jason Bay, Bobby Abreu, Johnny Damon, Vladimir Guerrero
Type B : Jermaine Dye, Hideki Matsui, Aubrey Huff, Carl Crawford, Xavier Nady, Marlon Byrd

추신수는 88.53점으로 5위에 랭크되어 있다. 만약 올해 FA였다면 Type A가 되었을 것이다.

3. 2B/3B/SS
Type A : Marco Scutaro, Orlando Carbrera, Chone Figgins
Type B : Placido Polanco, Melvin Mora, Adrian Beltre

Polanco는 72.86점으로 Type B 중에서 1위인데, Type A 꼴지인 Figgins와의 점수차가 0.25점에 불과하여 남은 경기의 활약 여하에 따라서는 뒤집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4. SP
Type A : John Lackey, Andy Pettitte
Type B : Tim Wakefield, Kevin Millwood, Erik Bedard, Justin Duchscherer

Jarrod Washburn은 현재 등급이 없으나, 57.895점으로 0.6점 정도만 더 얻으면 Type B가 된다.

5. RP
Type A : Billy Wagner, Darren Oliver, Octavio Dotel
Type B : Brandon Lyon, Fernando Rodney, Russ Springer, Brian Shouse

어떻게 올 시즌 9.1이닝밖에 던지지 않은 Wagner가 Type A가 될 수 있을까? 석기시대의 스탯을 가지고 석기시대의 방법으로 계산하는 Elias 랭킹의 매력이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National League

1. C
Type A : Bengie Molina
Type B : Ramon Hernandez, Jason Kendall, Brian Schneider

2 1B/OF
Type A : Matt Holliday, Manny Ramirez
Type B : Brian Giles, Garret Anderson, Randy Winn, Carlos Delgado, Mike Cameron, Nick Johnson, Adam LaRoche, Fernando Tatis

3. 2B/3B/SS
Type A : Orlando Hudson, Felipe Lopez, Freddy Sanchez, Troy Glaus
Type B : Mark DeRosa, Miguel Tejada, Pedro Feliz, Ron Belliard

헉... Troy Glaus는 올해 거의 한 게 없는데도 작년의 활약 덕분에 Type A 맨 마지막에 걸려 있다. 하지만 요즘 부상으로 거의 나오지 않으니... 점수차가 0.6점밖에 되지 않는 Mark DeRosa에게 조만간 역전당할 것 같다. Cardinals 입장에서는 Glaus에게 연봉 조정 신청을 할 확률은 거의 0%이므로... DeRosa가 역전하여 Type A가 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4. SP
Type A : Cliff Lee, Rich Harden, Randy Wolf
Type B : Brandon Webb, Braden Looper, Vincente Padilla, Joel Pineiro, Jon Garland, Jason Marquis, Randy Johnson, Doug Davis, Todd Wellemeyer

아무리 봐도 Elias 랭킹은 발로 계산하도록 로직이 짜여져 있는 것 같다. Todd Wellemeyer가 Type B라니..!!! 물론 그는 B등급의 거의 맨 끝에 있으므로, 이렇게 등판 기회를 못 잡다가는 시즌이 끝나기 전에 무등급으로 내려가 버릴 것이다. 뭐 어떻게 되더라도 상관은 없다. Cardinals가 연봉 조정 신청을 할 리는 없으므로...

5. RP
Type A : Jose Valverde, Mike Gonzalez, Rafael Soriano, Trevor Hoffman, Kevin Gregg, LaTroy Hawkins, John Grabow, Rafael Betancourt
Type B : Scott Eyre, Kiko Calero, 박찬호, Guillermo Mota, Doug Brocail, Will Ohman, Bobby Howry, Joe Beimel

박찬호가 올 시즌 활약으로 Type B FA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ype A와의 점수차는 약 6점에 가까워서, Type A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 입장에서는 B가 A보다 훨 낫다. A가 되면 계약하는 팀이 1라운드 드래프트 지명권을 잃게 되므로, 아무래도 계약을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박찬호 뿐 아니라, 모든 FA들에게 있어서... 애매하게 끝에 걸려서 Type A가 되는 것보다는 그냥 Type B가 되는 쪽이 훨씬 낫다. 예를 들어, Matt Holliday와 같은 확실한 Type A의 경우... 그와 계약할 수 있다면 기꺼이 1라운드 드래프트 픽을 포기하려는 팀은 수두룩할 것이다. 하지만... 구원투수로서 Type A 리스트의 끝자락에 간신히 걸려 있는 Octavio Dotel 같은 플레이어와 계약함으로써 1라운드 픽을 포기하려는 팀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LaTroy Hawkins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난 오프시즌에도, 경제위기로 인한 한파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것은 일부 수퍼스타를 제외한 Type A FA들이었다. 구단들은 드래프트를 통해 보다 싼 값에 전력을 보강하기를 원했고, 결국 Orlando Hudson과 같은, 좋은 선수이지만 수퍼스타는 아닌 Type A FA들은 오프시즌이 거의 끝날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헐값에 계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Hudson은 얄궂게도 또 Type A가 되는 모양인데... 이번 오프시즌에서는 작년보다는 덜 하겠지만, 역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요즘의 구단들은 유망주의 육성을 중시하는 쪽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위의 랭킹대로 확정이 된다면, 이 랭킹으로 인해 최대의 피해를 입게 되는 플레이어들은 아마도 Type A RP들일 것이다. Dotel, Hawkins, Kevin Gregg, John Grabow 등의 선수들과 계약을 하기 위해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비싼 대가이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이들에게 지불하는 연봉과 1라운드 지명권 포기를 합친 것이 총 비용이 되므로... 드래프트 지명권의 가치 만큼 이들의 연봉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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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불펜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찬호. (사진:Daylife/AP Photo)


어제 Ryan Franklin에 대해 글을 쓰기 위해 NL 릴리버들의 스탯을 들여다보다가, 박찬호의 이름이 최상위권에 있는 것을 보았을 때에는 솔직히 조금 놀랐다. 박찬호가 언제부터 이렇게 뛰어난 릴리버가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던 도중, 이번에는 우연히 모 일간지의 해외 특파원이 작성한 "박찬호 마무리 불가론"을 읽게 되었다. 헉... 이건 도대체 뭐지...???

기사에서 언급한 마무리의 조건은 마무리 경험(?), 강한 심장(?), 단순한 구종(?), 숏메모리(?), 제구력 등이다. 제구력이 좋은 것은 마무리 뿐 아니라 모든 투수에게 당연한 조건이고... 나머지 네 가지는 어딘가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증명이 어렵거나 수긍하기 힘든 조건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각각의 조건들에 대한 논리적인 반박은 이미 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 같으므로... 이 글에서는 기사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생략하고, 대신 스탯을 들여다봄으로써 박찬호의 마무리 기용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모든 스탯은 FangraphsBaseball-Reference, Baseball Prospectus를 참고하였고, 일부는 직접 계산하였다.


박찬호는 7번의 선발 등판 이후에 전업 불펜 투수가 되었는데... 비결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것 같아 보인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매 경기의 Pitch F/X를 자세히 보고 싶지만 여기서는 일단 넘어가자...)

선발투수일 때 : 7 G, 33.1 IP, 5.67 K/9, 4.59 BB/9, 1.24 K/BB, 1.35 HR/9, 1.74 WHIP, .330 BABIP, 7.29 ERA, 5.58 FIP, 40.2 GB%

구원투수일 때 : 32G, 45.2 IP, 10.25 K/9, 2.36 BB/9, 4.33 K/BB, 0 HR/9, 1.07 WHIP, .325 BABIP, 2.36 ERA, 1.73 FIP, 49.1 GB%


특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K/BBHR/9인데,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뒤 압도적인 모습으로 변신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홈런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약간 운이 따라 주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BABIP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를 운의 탓 만으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 구원투수로 뛰었을 때의 스탯을 좀 더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자. 비교 대상은 NL 릴리버 중 규정이닝을 채운 76명이다.

K, BB, HR의 세 가지 스탯만을 가지고 산출되는 FIP는 투수의 순수한 구위를 보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 스탯이다. 구원투수 박찬호의 1.73 FIPNL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다. Joe Nathan이 2.18, Jonathan Broxton이 2.25로 박찬호의 뒤를 따르고 있다.

박찬호의 K/BB 비율은 4.33으로 Chad Qualls, Huston Street에 이어 NL 3위이다.
또한 K/9(9이닝당 삼진) 비율은 10.25NL 12위이다.

팀 승리에 대한 기여도를 보는 스탯으로 WPA(Win Probability Added)가 있다. 구원투수 박찬호의 시즌 WPA1.58NL 15위이다. 그런데, WPA를 쌓기 위해서는 투수가 중요한 순간에 많이 등판해야 하는데, 박찬호는 특히 구원투수로 보직을 바꾼 직후에 감독의 신임을 잃고 주로 롱맨으로 등판한 경기가 많았으므로, WPA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스탯으로 WPA/LI(Leverage Index)라는 것이 있는데, WPA에서 등판 상황의 난이도로 인한 레버리지 효과를 제거하기 때문에, FIP와 함께 투수의 순수한 활약 정도를 평가하기에 적절한 스탯이다. 박찬호의 WPA/LI1.23으로 NL 7위이다. 이는 Trever Hoffman(8위), Francisco Cordero(13위), Heath Bell(17위) 등의 투수들보다도 뛰어난 것으로, 구원투수 박찬호가 얼마나 훌륭한 투구를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아 넣는 비율인 Zone%에서도 박찬호는 53.0%NL 9위를 달리고 있으며, 최근 강조되는 첫 스트라이크를 잡는 비율 (First Strike%)에서도 63.4%리그 10위이다.

투수가 Replacement Level에 비해 종합적으로 팀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WAR에서, 박찬호는 1.6으로 NL 4위에 랭크되어 있다. NL에서 박찬호보다 높은 WAR를 기록하고 있는 구원투수는 Brian Wilson, Jonathan Broxton, Rafael Soriano 단 3명 뿐인 것이다.

약간의 사족을 덧붙이자면... 지금까지 나온 모든 스탯... FIP, K/BB, K/9, WPA, WPA/LI, Zone%, First Strike%, WAR 모두에서 박찬호는 팀내 구원투수중 1위이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WPA에서 언급했듯이 감독이 박찬호를 중요한 순간에 별로 기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널널한 상황에서 박찬호가 잘 던졌을 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반론이 타당한 것인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박찬호가 널널한 상황에서 많이 던졌던 것은 사실이다.32번의 구원 등판 중에서, 게임 상황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aLI(average Leverage Index)가 1(평균)을 넘는 등판은 10회에 불과하다. 이 10회의 중요한 등판에서 어떠한 성적을 냈는지 보면 다음과 같다.

15.1 IP, 0 HR, 19 K, 2 BB, 1 HBP, 5 ER

위의 데이터를 가지고 ERA와 FIP를 계산하면...

2.93 ERA, 1.20 FIP

2.93의 ERA도 괜찮은 편이기는 하나... ERA는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여주는 스탯일 뿐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부적절하므로, 수비의 개입을 배제하고 순수한 투수의 구위만을 평가하는 FIP를 지표로 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전체 32번 등판의 FIP는 1.73이었는데 그중 중요도가 높은 10번의 등판에서는 1.20이었으므로, 오히려 중요한 고비에서는 평소보다도 더욱 잘 던졌다는 점이 입증되는 것이다. 15.1이닝에 불과하므로 샘플이 너무 적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어떻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널널한 상황에서 더 잘 던졌기 때문에 기록이 좋은 것이다"라는 반론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2%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서, 이번에는 Baseball Prospectus의 스탯을 보여 드리고자 한다. BP는 ARP(Adjusted Runs Prevented from scoring)라는 구원투수 전용 스탯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해당 투수 대신 리그 평균 구원투수를 투입했다면 얼마나 더 실점을 했을까를 나타내는 스탯이다. 박찬호의 경우 올 시즌의 ARP12.1인데, 이는 박찬호가 구원 등판한 32번의 등판 기회 때 박찬호 대신 리그 평균 투수를 투입했다면 Phillies는 12.1점 더 실점했을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박찬호의 12.1 ARP는 팀내 1위이며, NL 전체에서는 14위에 해당하는 좋은 성적이다.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되는 Ryan Madson의 ARP는 10.7이다.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어떤 스탯을 동원해서 어떻게 보더라도, 박찬호는 Phillies 불펜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이다. 리그 전체를 놓고 보아도 올 시즌 박찬호는 최고의 릴리버 중 한 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만약 마무리 투수가 가장 뛰어난 구원투수(Bullpen Ace)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Phillies에서 그 자리는 박찬호에게 돌아감이 지극히 타당하다. 물론 박찬호가 막상 마무리로 기용되고 나면 심적 부담감 등의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난타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어느 투수를 기용하더라도 똑같이 갖게 되는 위험 부담이다. 근거없는 추측을 바탕으로 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실제로 쌓아 온 스탯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박찬호는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국내 팬들로부터 맹목적인 칭찬과 근거없는 비난 모두를 겪어 왔다. 세이버메트릭스의 관점에서 볼 때,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LA에서 선발로 활약하던 시절의 박찬호는 어느 정도 과대평가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예를들면 2000년 18승에 3.27 ERA로 무척 화려한 성적을 올린 듯 하지만, FIP는 4.23으로 리그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의 박찬호는 반대로 뛰어난 성과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판할 때는 비판하더라도, 인정할 때에는 인정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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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반바스틴 2009.09.04 17:5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제나 글잘보고있습니다.

    정말 이런글은 여기서밖에 볼수없으니 아쉬울따름입니다

    • BlogIcon FreeRedbird 2009.09.06 03: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요 며칠 글을 쓰지 못했는데 다시 기운을 내서 열심히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주 놀러 오세요...

  2. 발전없는 푸홀스 2009.09.06 13:4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마찬가지로 글 잘보고있습니다

    1~2달전쯤 김형준기자님 블로그에서 우연히 알게되서 자주 들어와서 보고있는데

    글이 정말 좋은거 같네요 덕분에 저도 카디널스 팬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들 기대 할게요 ^^

    • BlogIcon FreeRedbird 2009.09.06 19: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감사합니다. ^^ Cardinals 포스팅과 세이버메트릭스, 그리고 기타 메이저리그 관련 포스팅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보려고 노력 중인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블로그 덕에 카즈팬이 되셨다면 정말 반가운 이야기이네요... 자주 오세요. ^^

  3. 추신 2009.09.07 14: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포스팅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좋은 분석 앞으로도 잘 탁드립니다.

    • BlogIcon FreeRedbird 2009.09.08 02: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박찬호에 대한 칭찬이 엉뚱하게 저주(?)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

최근 Fangraphs나 The Hardball Times 같은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들에 힘입어 소위 advanced stat 들이 유행하게 되었다. FIP, wOBA, WPA, UZR, tRA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 바로 FIP 이다.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의 약어로, 단어 안에 그 의미가 이미 드러나 있다. 즉 "수비와 무관한 투구 stat"이라는 것이다. 자세한 계산 방법은 뒤에서 알아보고, 우선 전통적인 stat의 문제점부터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투수의 stat으로는 W-L, ERA, WHIP 등을 꼽을 수 있겠다. W-L, 즉 승-패는 투수를 평가하는데 거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상징적인 숫자에 불과하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투수는 절대로 승수를 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즉 투수의 승수와 패수는 팀 전체의 합작품이지 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없다. (이런 별 의미없는 숫자가 Cy Young 상의 중요 기준이 되고 있는 듯하여 씁쓸하다...)

ERA와 WHIP의 경우는 승-패 만큼 단순하지는 않으므로..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RAEarned Runs Average, 즉 평균자책점을 의미한다. ("방어율"이라는 기존의 번역은 의미상 부적절하다.) 여기서 "자책점"은 투수에게 책임이 있는 실점을 의미한다. 즉, 에러 등으로 주자가 출루하지 않고 순전히 안타와 볼넷, 사사구, 보크 등으로 내준 점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면 투수가 자책점을 얼마나 내줬는지는 충분히 의미있는 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세이버메트릭스의 답은 "Hell no... 절대 아니다..." 이다.


볼넷이나 사사구는 당연히 투수의 책임이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스트라이크존이 유난히 넓거나 좁은 특정 심판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통계의 범위를 벗어나는 통제불가능한 변수이므로 따지지 말자.) 논쟁의 핵심은 안타에 있다. 도대체 안타의 어디까지가 투수의 책임일까? 똑같은 타구에 대해서... 좋은 수비수는 공을 잡아서 아웃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나쁜 수비수는 공을 못잡고 안타로 만들어 버린다. "자책점"의 빌미가 된 안타 중에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아주 잘 맞은 진짜 안타들도 있겠지만, 수비수의 형편없는 수비로 인해 안타가 되어버린 운 좋은 타구들도 제법 들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안타의 발생 확률은 투수 뒤에 서 있는 수비수들의 수비 능력에 종속되게 되고, 결국 안타를 포함하는 stat으로 투수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WHIPWalks and Hits per Innings Pitched의 약어이다. 우리말로 뭐라고 번역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계산식은 (BB+H)/IP로 매우 단순하다. 투수가 한 이닝에 주자를 얼마나 내보내는지를 볼 수 있다고 해서 한때 각광받던 stat이었다. 그러나, 위의 ERA와 마찬가지로 WHIP도 피안타 수가 직접적으로 결과값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안타의 수비 종속성에 대한 같은 논리를 통해 투수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럼 어떤 대안이 있을까?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바로 FIP 이다. 수비수들의 능력과 상관없이 오직 투수만이 관여하는 수치인 삼진, 볼넷(사사구 포함), 홈런 만으로 투수의 진짜 능력을 판별하는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Tom Tango가 개발하고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개량된 FIP의 일반적인 공식은 다음과 같다.

FIP = (13*HR+3*(BB-IBB+HBP)-2K)/IP + 3.20

HR은 홈런, BB는 볼넷, IBB는 고의사구, HBP는 사구(데드볼), IP는 투구 이닝 수를 의미한다.
맨 끝의 3.20은 상수인데... FIP의 결과값을 ERA(또는 RA)과 유사한 스케일로 치환하기 위해 더해 주는 값이며, 이 값은 각 사이트에 따라 자체적으로 조금씩 다른 값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박찬호의 전성기였던 1998년과 2000, 2001년 성적을 보자.
1998년: 15승 9패 3.71 ERA, 220 2/3 IP, 1.34 WHIP, 16 HR, 97 BB, 191 K, 1 IBB, 11 HBP
2000년: 18승 10패 3.27 ERA, 226 IP, 1.31 WHIP, 21 HR, 124 BB, 217 K, 4 IBB, 12 HBP
2001년: 15승 11패 3.50 ERA, 234 IP, 1.17 WHIP, 23 HR, 91 BB, 218 K, 1 IBB, 20 HBP


승-패와 ERA만 보면 2000년이 가장 좋았던 것 같이 보인다. WHIP를 본다면 2001년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위의 공식에 따라 FIP를 구해 보면 어떨까?
1998 FIP = 3.87
2000 FIP = 4.24
2001 FIP = 4.02


오히려 1998년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온다.

Fangraphs의 박찬호 페이지를 보면, FIP 값이 조금 다르게 되어 있다.
1998 FIP = 3.82
2000 FIP = 4.23
2001 FIP = 3.89


이렇게 값이 다른 이유는, Fangraphs가 상수로 3.20을 사용하지 않고 매 년 리그별 평균 실점(RA)을 가지고 적절한 상수를 계산하여 연도별로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정된 FIP값을 쓰더라도, 1998년이 가장 좋았고 2000년이 가장 떨어진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 왜 2000년의 ERA는 3.27로 가장 낮은데, FIP는 4.23 혹은 4.24로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2000년의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가 .266으로 낮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박찬호의 career 평균 BABIP는 .294이고,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과 유사한 수치이다. BABIP가 특정한 해에 낮았다는 것은 타자들이 친 공이 유난히 야수 정면으로 가는 일이 많았다든지... 혹은 그 해 수비수들이 유난히 수비를 잘했다든지... 즉 "운"과 "동료들의 특별한 도움"이 작용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BABIP에 대해서는 후에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다. 반면 1998년 BABIP는 .298이었다. 이런 차이가 ERA와 FIP의 차이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2001년에도 그의 BABIP가 .266 이었다는 것이다. ERA와 FIP의 괴리에 대해 BABIP 한 가지 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증거가 된다.)

혹 ERA와 FIP의 괴리 현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다면 괴리 현상의 대표 격으로 늘상 언급되는 Javier Vasquez에 대한 Fangraphs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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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lai83 2010.01.01 09:5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가 세이버매트릭스에 왕초보이긴 하지만 박찬호 전성기는 97년도 부터죠. 그리고 BABIP가 낮다고 다 운이 좋았다고만 해석이 되나요? 실제 이게 낮으면 공의 구위가 좋다고도 볼수있는 수치로 알고 있는데요?

    1997 .250
    1998 .298
    1999 .312
    2000 .266
    2001 .266

    박찬호가 첫 풀타임 선발이 된후 1997~2001년까지 BABIP를 보면 약 275정도 되겠네요. 이때에 기준으로 본다면 오히려 98,99녀년이 운이 없었던거죠. 그런데 허리부상이후 나빠진 구위로 인해 오랜 기간 나쁜 성적을 올린 뒤 커리어를 보면서 97,00,01년이 운빨이 였다고 하는건 숫자 놀음의 한계를 보여주는거 같네요. 그리고 FIP를 보면 다음해 성적도 어느정도 예상할수 잇다고 하는거 같은데 바찬호의 경우 전혀 맞지도 않고요... 아마 박찬호 같은 유형의 투수들에겐 일반적인 FIP만으로는 설명 할수 없는 부분이 있을텐데 그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지 운이 좋아 3년간 좋은 성적을 낸걸까요?

    1998년 박찬호가 시즌초에 허리부상을 당합니다. 그 후유증으로 시즌초 성적이 많이 안좋죠. 4~6월 BABIP가 약 .331이였고 7~9월은 .254정도 됩니다. 걍 박찬호에 대해 전후 사정 모르고 본다면 억세게 운이 안좋던 투수가 갑자기 운빨로 좋은 성적을 낸걸로 볼수 잇겟쬬. 하지만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박찬호가 허리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면서 작년(97년)과 같은 위력적인 공을 던진걸 알고 있습니다. 97년 BABIP가 .250이지죠.

    • BlogIcon FreeRedbird 2010.01.01 18: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BABIP를 결정하는 요소로는 운, 구장 효과, 팀 동료들의 수비 실력, 그리고 투수 본인의 실력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BABIP가 낮았다고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위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요. Tom Tango 등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BABIP에서 투수 자신의 영향력은 28% 정도라고 합니다. 문자 그대로의 "운" 뿐 아니라, 유리한 구장에서 뛰거나, 수비가 좋은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운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질문하신 부분에 대해 제 나름의 답을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박찬호는 잘 던졌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았고,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구장 덕도 보았습니다. 낮은 BABIP, 그리고 FIP로 나타나는 수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았던 성적은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박찬호는 확실히 좋은 투수였습니다만, 당시 국내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이영상 후보 감 까지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박찬호 안티가 아닙니다. 아래 글을 보시죠. ^^
      http://birdsnest.tistory.com/78

      1998년이나 2000년의 박찬호 FIP를 가지고 제가 계산해보니 타격을 제외하고 둘 다 4 WAR 정도 나오는데요... 이정도면 2009 시즌 MLB 전체 투수 랭킹에서 20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무척 좋은 성적이죠.


      구위가 좋은 것과 BABIP가 낮은 것은 약간 다른 문제입니다. Curt Schilling의 커리어 BABIP는 .304, Ben Sheets는 .306, Randy Johnson은 .302, Chris Carpenter는 .304로 모두 별로 낮지 않습니다. 구위 보다는 투수의 투구 스타일에 좀 더 영향을 받지 않나 생각되는데... 뚜렷하게 확립되거나 검증된 이론은 없습니다. 물론 특정 투수 개인의 커리어 내에서, 부상 등으로 인해 구위가 특히 많이 떨어지면서 안타를 많이 맞게 되는 일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 됩니다.

      FIP와 ERA, 그리고 BABIP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아래 글 및 글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보시면 조금 더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이미 camomile님과 좀더 자세히 토론을 벌인 바 있습니다.
      http://birdsnest.tistory.com/128

  2. 2010.08.26 16: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FreeRedbird 2010.08.26 18: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Park Factor는 얼마나 많은 변수를 고려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계산 방법이 존재합니다.

      비교적 단순한 방법을 하나 보겠습니다. Y를 Yankees의 홈경기 때 평균 점수 발생(홈팀 득점+원정팀 득점)이라고 하고, R을 Yankees의 원정경기 평균 점수 발생이라고 하면, AL이 14팀이고 14개의 구장이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Y*14)/((Y+R*13))

      위의 식은 Yankees가 전체 AL 구장을 돌면서 득점/실점한 수준(분모)에 비해 홈에서만 전경기를 치른다고 했을 때의 득점/실점 수준(분자) 비율이 되겠지요.

      이제 이 식을 다음과 같이 변형합니다.

      ((Y*14)/((Y+R*13))+1)/2

      실제 시즌에서 홈경기와 원정경기가 절반씩이므로 이를 보정한 것입니다.

      여기에 regression을 해 줍니다. 샘플 사이즈가 작을수록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가 되므로, 계산시 반영 비율을 적당히 축소하는 것입니다. 이제 계산식이 아래와 같이 바뀝니다.

      1-(1-((Y*14)/((Y+R*13))+1)/2)*X

      여기에서 X가 regression을 위한 변수입니다. 1년간의 데이터라면 0.6, 2년간의 데이터라면 0.7, 3년은 0.8, 4년 이상은 0.9를 곱해 줍니다.

      여기까지의 계산식은 1을 중립으로 보았을 때의 값입니다. 100을 중립으로 놓는 경우도 많은데.. 결과값에 단순히 100을 곱해 주면 되겠죠.

      이 계산 방법은 아래 링크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http://gosu02.tripod.com/id103.html

      득점 뿐 아니라 홈런이나 2루타 등에 대한 Park Factor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이 가능합니다.

      ESPN의 Park Factor는 계산식이 좀 더 단순하게 되어 있는데요... 분모를 그냥 원정경기 득점 수준으로만 계산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계산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숫자를 그대로 쓰더라도 단지 1년간의 데이터이므로 어느 정도 regression이 필요합니다. ESPN에 의하면 양키스타디움의 홈런팩터는 1.537 이므로 위 계산식에 의하여 1-(1-1.537)*0.6 = 1.322 가 조정 홈런 팩터가 됩니다. 여러 해의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좀 더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요. 참고로 Fangraphs는 5년간의 누적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Park Factor는 진작부터 쓰고 싶었던 주제인데 시간이 잘 나지 않아서 다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댓글을 조금 보강해서 아예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해주신 덕에 관련 글을 쓰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

  3. 2010.08.27 13:3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위즈 2011.03.19 08:1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랜만에 방문합니다.^^
    그동안 FIP에 대해 생각해본 것이 있어서 의견을 좀 나누고자..ㅎ;;
    FIP가 수비로 인한 부분을 배제한다고 했는데요. 만약 각각 다른 팀에 소속된 투수들이 아닌, 한 팀에 소속된 투수들간의 비교라면 평균자책점, whip, FIP가 어느 정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흔히들 수비에는 기복이 없다고들 합니다. 1년 내내 같은 팀에서 로테이션에 속해 있었던 투수들은 대동소이한 수비지원을 받았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한데요. 그렇다면 위에 말씀드린 세 가지 지표가 비슷한 양상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순서 척도로 봤을때 대소 관계 정도는 맞아 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실제로 그 양상을 찾아봤을땐 제각각입니다. 그 양상이 어찌나오든, 평균자책점과 whip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 시즌 동안 같은 팀의 로테이션에서 뛰었던 투수들 간의 비교에는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BlogIcon FreeRedbird 2011.03.22 14: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신지요? 투수간 능력이 다르니 FIP는 투수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요. ERA나 WHIP도 마찬가지이겠지요. 혹시 E-F(ERA-FIP)를 말씀하시나요?

      예를 들어 같은 팀에서 뛴 선발투수라면(구원투수는 이닝수가 적어 부적당합니다) E-F가 유사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ERA를 결정하는 것은 수비나 구장 효과가 전부는 아니니까요. BABIP의 변동이라든지(여기에는 운이 많이 개입되지요), 투수 본인의 그라운드볼 성향 같은 것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니 반드시 같은 팀이라고 유사한 E-F 값을 가지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5. 위즈 2011.03.22 16:4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답변 감사드립니다. 제가 글 재주가 없다보니 명확히 전달이 안되었네요.^^
    제가 말씀드린 것은 FIP가 수비로 인한 부분을 배제하는데 의의가 있으니 같은 팀에 소속된 투수들끼리의 비교에서는 굳이 수비로 인한 부분을 배제할 필요가 없지 않겠냐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로테이션에 속해있는 투수들 간의 비교에서요.)

    비슷한 양상을 보여야 한다는 것은 만약 한 팀의 1선발에서 5선발 쪽으로 갈수록 ERA가 높게 나왔다면, FIP도 이와 비슷하게 1선발에서 5선발 쪽으로 갈수록 높게 나와야 하지 않냐는 것이지요.

    • BlogIcon FreeRedbird 2011.04.04 14: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답변이 늦었네요. ^^ 리그 전체로 보면 ERA와 FIP는 물론 비례합니다. 말씀하신 부분은 같은 팀의 선발투수 5명인데... 5 라는 숫자는 통계적으로 거의 무의미한 작은 표본이므로 5명에게 항상 일정한 경향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의 답변에서 말씀드렸듯이 Batted Ball의 운명에는 수비만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투수 개개인의 "운"이 많이 작용하고요. 얼마나 그라운드볼을 많이 유도하느냐에 따라 수비에 대한 의존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팀이라고 해서 수비를 반영하거나 하지 않거나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6. BlogIcon aslkjdqwe 2011.09.28 21: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맷 케인, 바스케스, 글래빈, 매덕스, 모로우등은 FIP을 신봉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겠네요. FIP의 단점을 메꾼다고 만든 tRA나 SIERA 역시 FIP과 마찬가지로 예외적인 선수들을 배척하네요. 예외가 이렇게 많아서야...좋은 FIP이 좋은 결과(ERA,RA)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여전히 놓치는 게 너무 많은 스탯이란 건 변함이 없는 것 같네요.

    • BlogIcon FreeRedbird 2011.09.28 2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말씀하신 투수들은 모두 FIP의 예외적인 투수들에 해당하고요. 하지만 달갑지 않다기보다는 FIP 이외에도 더 고려해 주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수는 여러 스탯을 이용해서 평가를 하는 것이 더 좋겠지요. 애초에 투수를 수비나 운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어떻게 평가를 하더라도 약간의 사각지대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FIP가 놓치는 게 많다는 말씀에는 동의하기가 어려운데요. 인플레이된 타구를 통째로 제외한다고 해도 놓치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래 링크의 두 번째 표를 보시죠.
      http://www.fangraphs.com/blogs/index.php/new-siera-part-four-of-five-testing/

      업그레이드 된 SIERA가 RMSE 1.04로 가장 우수하고요. kwERA가 1.05, xFIP와 bbFIP가 1.06, FIP가 1.12 입니다. ERA는 1.29죠. 당연히 ERA보다 더 후진 스탯은 비교대상에 없습니다. (ERA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계속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는 것인데 ERA보다도 못하다면 존재 의미가 없죠.)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이라는 면에서 FIP는 매우 우수한 스탯입니다. 심지어 홈런조차 빼버리고 삼진과 볼넷만으로 계산하는 kwERA(이름은 ERA지만 이것은 FIP의 컨셉에 가까운 스탯입니다)가 훨씬 복잡한 SIERA와 거의 같은 수준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됩니다.

      kwERA와 bbFIP에 대해서는 시즌이 끝나는 대로 별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7. 쵱휴여 2012.04.26 16:2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FIP를 구할 때 홈런이 들어가는데 홈런중에서 인사이드 파크 홈런은 포함인가요? 제외인가요?

    나름 검색을 해보기는 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기본적으로 빠지는게 FIP의 이념상 맞겠지만, 포함된다면 그 빈도가 낮아 유의미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일것 같긴 합니다.

    • BlogIcon FreeRedbird 2012.04.26 17: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인사이드파크 홈런을 제외하고 FIP를 산출하는 것을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빠지는 게 정확하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발생 횟수가 워낙 작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8. BlogIcon aslkjdqwe 2012.05.06 21: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늘 프로야구를 보다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오늘 심수창 선수가 3이닝 동안 11피안타(1피홈런)으로 부진했는데
    "상대 타자의 컨디션이 유독 좋았다."
    "잡을만한 타구도 있었지만 잡지 못했다."
    "유독 빈공간을 향하는 타구가 많았다."
    라는 식으로 변명한다면 어떤 식으로 답해야할까요?
    합리적인 변명인 거 같기도 하고 이건 좀 아닌 거 같기도하고...
    어중간하게 BABIP니 FIP이니 알게 돼서;;

    • BlogIcon FreeRedbird 2012.05.07 01: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런 주장은 진짜일 수도 있습니다. 11피안타의 타구의 질을 보는 방법도 있는데.. 이를테면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대부분이었다 라고 한다면 운이 없다기보다 공이 별로였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어쨌든, 한 경기만 가지고 판단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후의 경기들에서 잘 던진다면 그런 주장대로 정말 "유독 빈공간을 향하는 타구가 많았"을 가능성이 높고요. 그렇지 않고 매 경기 난타당한다면 그냥 그게 실력인 것이지요. BABIP가 투수의 실력과 별 상관이 없이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라는 것은 일정 이상의 실력을 가진 투수들(미국으로 치면 메이저리거 급)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9. 2012.08.18 15: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FreeRedbird 2012.08.19 01: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다른 지구 구장에서도 충분히 많은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1로 가정하셔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10. asd 2012.10.17 14:02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령 어떤 선수가 9이닝 3볼넷 3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고 친다면 이 선수는 운이 억세게 좋았던 것인가요? (잘 맞은 타구가 거의 없고요.)

    • BlogIcon FreeRedbird 2012.10.18 00: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죠.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은..

      1) 운이 좋았다.
      2) 팀 수비력이 매우 뛰어나서 안타성 타구도 다 아웃으로 처리되었다.
      3) Matt Cain처럼 대부분의 투수에게는 없는 특별한 BABIP 관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해당팀의 시즌 수비 지표 및 그 투수의 커리어 스탯을 보면 2번과 3번을 판단할 수 있으므로, 2번도 아니고 3번도 아니라면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