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oovy


"Exciting" "Athletic" "Better Defense" 라는 확실한 키워드를 가지고 시작한 오프시즌. 뱉어놓은 말이 많았었기에 모호한 언변과 답답한 처신이 더욱 짜증스럽게 느껴졌는데, 결국 Mozeliak의 대답은 디펜딩 챔피언의 1번타자, Dexter Fowler였다. "잘 잡았다" 라는 여론과 "오버페이했다" 는 여론이 분분한 와중에 Consensus를 찾아보자면 "Fowler 하나론 부족하다" 는 게 아마 가장 핵심 포인트일 듯 싶다. 불판도 갈 겸 오프시즌 Cardinals의 최대어 사이닝 기념 포스팅을 올려본다.




Dexter Fowler 영입 - Pros vs. Cons


연평균 2~3 WAR를 기대할 수 있는 High Floor/Low Ceiling 프로필의 외야수. 밑에서 댓글에서 언급되었던 대로 "Heyward와 비슷한 타격 스킬 셋 + Heyward보다 훨씬 급이 떨어지는 수비" 로 간단히 정리해볼 수 있다. 


Pros #1 = 꾸준함 (Consistency) 


ESPN의 Keith Law는 이번 오프시즌 (2016-17)에 FA로 풀린 외야수들 중 Cespedes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줬는데, 그것은 Fowler의 offensive game이 폭발적이어서가 아니라 꾸준해서였다. 20홈런 시즌도 없고, 3할 시즌도 쿠어스를 홈으로 쓰며 달랑 한 차례 뿐이지만 (2012), 지난 6년간 wRC+ 116를 기록하며 68홈런과 16.0 WAR를 적립했고, 매년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어느 지표로 보나 이 정도면 Above average bat 으로 인정해줄 수 있다. 다만 조금만 down year를 보내더라도 금방 average로 회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의 선수는 최소 average 글러브질이 동반되야 리스크가 적다. 


Pros #2 = 눈야구 (Walk-Rate)


딱히 특출난 스킬셋이 없는 리드오프 Fowler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specialty 중 하나. Fowler의 풀타임 데뷔가 2009년인데, 지난 8시즌간 (최소 3000PA 기준) Folwer보다 뛰어난 BB% (12.7%) 를 기록한 타자는 9명에 불과하다. 데뷔 후 단 한 시즌 (2010) 을 제외하고는 12% 이하로 BB%가 내려간 적이 없을만큼 기복없는 눈야구를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Cardinals는 올 시즌 팀 BB% 가 8.5% (NL 8위) 를 기록했는데, 순위는 중위권이지만 나름 BB%가 매년 증가 추세이다 (2014시즌 7.7%, 2015시즌 8.2%). Fowler의 영입을 통해 내년에는 9%대 진입도 바라볼만하다. 


Fowler 데뷔 이후 BB% 랭킹 (2009~2016, min 3000PA)

  1. J. Votto 16.8%
  2. J. Bautista 15.8%
  3. C. Santana 15.5%
  4. A. Dunn 14.5%
  5. P. Goldschmidt 14.0%
  6. M. Trout 13.4%
  7. B. Zobrist 12.9%
  8. P. Fielder 12.8%
  9. D. Ortiz 12.8%
  10. D. Fowler 12.7% 

...

13. M. Carpenter 12.2%


Pros #3 = 주루 (Running Game) 


선발출장한 모든 경기를 1번타자로 나온데다가 출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 치고는 생각보다 그렇게 도루 숫자가 많지 않다. 성공률도 그렇게 좋지 않은 편이다 (지난 3시즌간 44도루 15실패, 63.7%). 그러나 Fowler의 영입을 통해 Matt Carpenter에게 도루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 해도 팀 전력에는 큰 보너스. 주루 장애가 있는 팀인 Cardinals는 2016시즌에 팀 도루 리그 꼴찌 (36개)와 도루 성공률 꼴찌 (57.38%, 35/61) 를 모두 석권했었던 팀이기에 사실 웬만한 외부 영입은 어지간해선 팀 주루 능력에 플러스로 적용된다. Fowler의 도루 능력을 얼마나 써먹을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년보단 아주 미세하게 나아질 부분이다.   


Pros #4 = 캐릭터 (+ intangibles)


Rockies 시절부터 Fowler는 "환영받는 팀메이트" 였고, 연차가 쌓인 이후에는 클럽하우스의 리더 역할을 무겁지 않게 소화해내는 베테랑으로 성장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 (2014 Astros, 2015~16 Cubs) 에서 Fowler에게 리더 역할이 주어지면서 이러한 평판이 생겼는데, 특히 Astros 시절 George Springer는 루키 시즌 (2014) 에 Fowler와 매일같이 붙어다녔다고 한다. Maddon이 꾸려놓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클럽하우스에서 Fowler의 리더십이 어떻게 빛을 발했는지는 시카고 언론들 및 그에 대한 감독들의 찬사들 보면 알 수 있다. 


“On the field, Dexter’s great. I think the cherry on top with Dexter is the intangibles. He’s a professional. You know exactly what you’re getting with him. He’s a leader, not only by example but also if there’s something that needs to be said. He’s very educated, very mindful. I’ve watched him grow into the leader he is today." 

- Bo Porter (Astros Manager in 2014)

Cons #1 - 환경 (Environment)


스위치히터 Fowler를 리드오프에 박고 Carpenter 를 3번으로 쓰게 되면 대충 개막전 라인업은 이런 그림이 그려진다. (아래 라인업은 2016 시즌 리캡 타자편에 나온 jdzinn님의 프로젝션을 그대로 가져왔다)  

  1. CF Dexter Fowler (S)
  2. SS Aledmys Diaz (R) 
  3. 1B Matt Carpenter (L) 
  4. RF Stephen Piscotty (R)
  5. LF Randal Grichuk (R)
  6. C Yadier Molina (R)
  7. 3B Johnny Peralta (R)
  8. 2B Kolten Wong (L)  

Cubs가 젊고 폭발적인 타선을 중심타선을 완성시켜 놓고 "작은 조각" Fowler를 리드오프에 박았던 것은 굉장히 스마트한 움직임이었다. 덕분에 Fowler 본인도 뒤가 빵빵한 라인업에서 1번자리를 맡아 자신의 가치를 한껏 드높일 수 있었다 (2015~2016 2년간 wRC+ 119, 8.0 WAR). 그런데 이제부터 Fowler 뒤에는 Rizzo, Bryant가 없으며, 수비에선 Heyward 대신 Piscotty/Grichuk과 호흡을 맞춰야한다. 


Fowler는 중심타선에 코어가 확실한 라인업에 박아두면 부지런히 출루 + 득점을 해낼 수 있으나 (Cubs에서 2시즌간 186득점, 같은 기간 리그 9위), 혼자 힘으로 뭘 해볼만한 선수는 아니며 철저히 리드오프 역할에만 특화된 선수이다. 우리 코어가 Cubs만큼 강하지 않은 이상 Cardinals 유니폼을 입은 Fowler의 생산성은 어쩔 수 없이 내려가게 되어있다. 이렇게 ceiling이 확실한 상황에서 굳이 Fowler를 데려온 것은 Mozeliak 이하 카즈 프론트의 의중이 "매년 포스트시즌 경합 ("Contend every year") 가 아닌 "매년 포스트시즌 경합만" ("Contending only, every year") 에 가깝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Cons #2 - 수비 (Defense)


수비는 Fowler에게 붙은 가장 큰 물음표이자 "더 나은 수비를 원해 ^^" 를 외쳤던 Mozeliak이 욕을 좀 먹어야 하는 큰 이유. Fangraphs의 애널리스트 Craig Edwards의 분석을 인용해보자면, Fowler의 가치는 그의 수비를 average CF 로 볼 수 있느냐 혹은 below average 로 봐야하느냐에 따라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Edwards의 프로젝션 모델에 따르면 (1.0 WAR 당 가격을 $8.5M으로 매기고, 5% 인플레이션을 적용했을 시Fowler가 average defense를 해줄 수 있다고 가정할 경우 그는 향후 4년간 9.4 WAR를 적립, 총액 $85M짜리 계약을 합리화할 수 있다. 대신 Fowler의 수비가 below average (DRS -10 기준일 경우 예상치는 4년간 5.4 WAR 적립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4년간 $48.3M 이상의 돈은 오버페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좀 더 단순화해보자면 Fowler의 중견수 수비가 평균이라면 그는 3WAR 짜리 선수, 평균 이하라면 2WAR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Fowler의 수비가 아예 below average로 계산이 되면 이렇게 2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없을텐데, 올 해 Fowler가 평년보다 훨씬 나은 수비 지표를 기록하면서 프로젝션이 꼬여버렸다. 비교해보면...

Fowler (2014): DRS -20, UZR -21.8, Def. Rating -20.6
Fowler (2015): DRS -12, UZR -1.7, Def. Rating +0.6
Fowler (2016): DRS +1, UZR +1.0, Def. Rating +2.7

Grichuk (2016): DRS +7, UZR -0.9, Def. Rating +0.7 

Fowler의 지난 3시즌간 평균 수치는 DRS -10, UZR -7.5로, 굳이 따지자면 below average 기준치에 더 가깝다 (DRS -10). 물론 평균치를 내기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는게, 2014시즌에 Fowler는 당시 루키였던 George Springer를 달고 뛰느라 외야 멤버들이 자주 바뀌었던 반면, 2015~2016시즌에는 RF 수비로는 리그 최강인 Heyward를 거의 매번 옆에 끼고 뛰었다. 즉, Fowler의 수비에 대한 예상치는 2014시즌만큼 극악도 아니겠지만 (수비 지표가 리그 최악이다) 그렇다고 2016시즌 지표를 믿고 "어라 얘 수비가 평균이네?" 하는 것도 어마어마한 닭짓이라는 것이다.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CF 자리에서 Grichuk 을 밀어내고 Fowler를 넣는 것은 "외야 수비 강화"를 강조하는 팀에서 할 일이 아니라는 점임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Grichuk을 LF로 밀어냄으로써 수비 부담을 줄이고 Grichuk의 파워 포텐을 더욱 활화산같이 터뜨려보자라는 뜻일 수도 있다. 필자가 보기엔 그게 이 상황에 대한 유일한 설명이다.)

Cons #3 - 연봉 (Payroll) (2017 and beyond)  


Fowler 정도의 선수가 "대어" 로 분류될만큼 2016-17 FA 클래스는 상당히 흉작이었고, 이에 어느 정도 오버페이는 감수해야 했었다. 쟁점은 "과연 누구한테 오버페이를 해야 가장 덜 억울할까" 였는데, Mo는 5년 $82.5M, AAV 16.5M이란 가격에 Fowler의 31 ~ 35세 시즌을 잡았다. 당연히 Full NTC도 포함인데 뭐 이거에서 놀란 분은 없으실 듯. QO를 거절했으니 Cubs에게 2017 드래프트 1라운드 19픽을 내주게 되었다. 


AAV와 계약 규모 둘 다 큰 불만 없다. 기복이 있는 커리어를 보냈던 Desmond에 비해 꾸준했던 Fowler가 더 많이 받는게 이상하지도 않으며, 2017~2018시즌에 Fowler가 주전 CF 겸 리드오프로 나서는 것은 분명 이 팀 전력에 플러스이다. AAV $16.5M이란 수치는 비슷한 수준의 외야수들이 31~32세 무렵에 맺은 계약들을 보면 - i.e. Brett Gardner ($12.5M), Shane Victorino ($13M)  - 분명 비싸지만, 변화가 필요했고 타이밍이 안좋으니 어쩔 수 없는 인플레이션이라 치자. Fowler가 그럭저럭 3WAR 시즌을 찍어준다면 AAV $16.5M는 감당할만 하다.


다만 5년 + NTC를 줬다는 뜻은 Fowler의 계약 4,5년차 (34~35세 시즌) 에도 Fowler가 중견수를 봐야한다는 것인데, 과연 이게 가능할까? Fowler는 (1) 지금도 수비에 물음표가 붙어있는 선수이며 (위 DRS 및 UZR 참조) (2) 그의 어깨는 Fangraphs의 스카우팅 리포트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32~33점을 찍었고, (3) 커리어 내내 CF로만 뛰었다. 즉, Adam Eaton처럼 코너 외야로 돌렸을 적에 더 잘할 거란 기대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Fowler는 폭망할 가능성이 적은 선수지만, Pop과 Speed가 모두 줄어들기 시작하면 결국은 Angel Pagan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으며, 그렇게 될 경우 우리는 향후 LF 자리에서 Holliday 를 그립게 만들 수준의 소녀어깨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연도별 Salary breakdown은 2017~2021시즌까지 매년 동등하게 $16.5M. 사실 정황만 놓고 보면 이 계약은 Peralta 때처럼 Front-loaded 되어있어야 맞다. Peralta의 계약이 3,4년차에 접어들면서 Annual Value가 낮아졌던 이유는 이미 계약 당시구단 측에서 Peralta를 (2016~2017시즌부터는) 유격수가 아닌 3루수로 프로젝트를 했기 떄문인데, 같은 이유로 Fowler 역시 계약 4~5년차 (혹은 그 전) 부터 LF로 프로젝트를 해야 맞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front-load 대신 (균등 분배) even distribution을 선택한 이유는 결국 Full-NTC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년 말뚝을 박았으니 별로 옮길 생각이 없고, 트레이드 밸류를를 따질 이유도 없다 - 이렇게 해석하면 맞을 듯 싶다. 로스터 유동성 관리에 Mo가 얼마나 취약한지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Cons #4 - 캐릭터 (+ intangibles)


한때는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St. Louis에서 뛰길 원한다" 는 말도 있었지만 댓글에서도 여러차례 언급이 되었듯이 Cardinals는 더 이상 선수들이 오고 싶어하는 팀이 아니다. Matheny 체제 하에서 Cardinals 클럽하우스는 지나치게 딱딱하고 고지식하다는 평이 많고, 선수들 - 특히 라틴계와 흑인 선수들 - 은 기피한다는 말이 꽤 예전부터 돌고있다. 백인 감독과 백인 클럽하우스 리더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도 있으며, 특히 독실한 기독교인인 Matheny 체제 하에서의 클럽하우스는 그의 가치관과 종교관을 노골적으로 반영하는데, 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선수들이 있다는 설도 있다.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보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의 유추는 무의미하지만, 확실히 Matheny 체제 하 클럽하우스에서 목소리를 냈던 베테랑들은 Matheny와 비슷한 같은 가치관과 종교관으로 똘똘 뭉쳐있는 선수들이긴 하다 (Holliday, Wainwright, Yadi). 


이 와중에 장난끼 가득한 (기자회견 표정을 보시라) 얼굴의 Fowler가 과연 어떤 시너지를 낼 지가 의문이며, 이미 계약 전에도 "Fowler가 Cardinals와 Matheny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더라" 식의 카더라 통신이 흘러나왔는데 사실 이렇게 계약이 되지도 않은 선수와 구단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굳이 예를 들자면 Orioles와 Jose Bautista 정도?). 이런 루머들이 나온 소스가 꽤나 믿을만한 Beat Writer들인 Bernie 와 Goold 등을 통해서 나온 얘기들이라 더 우려가 된다. 대체 이들은 뭘 들었던 것일까?? 


팀 전력에 Fowler가 몇 승어치나 공헌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서 - 그리고 여론이 분분한 그의 수비력 이슈를 떠나서 - Fowler 같은 캐릭터를 클럽하우스에 들여놓은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자 변화이다. 이 팀은 MM을 위시하여 의리와 인정으로 뭉친 배타적인 집단 형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고, "아 걔는 우리 스타일 아니야" 하고 딱 선을 그어버리는 식의 인사 이동도 좀 그만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Fowler처럼 할 말 하는 스타일의 인물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하다. 갑자기 이 팀 클럽하우스를 Maddon 풍으로 만들 필요는 전혀 없지만, 분열과 갈등, 폐쇄와 아집으로 구단 culture가 굳어지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싶지 않은게 필자의 팬심 가득한 마음이다. 


끝으로 Mozeliak이 기자회견 중 Fowler 이후 또 다른 빅 사이닝 가능성에 대해서 남긴 말. 


"What's next is, I think for us, it's probably gonna be looking more like at complementary pieces to what we currently have. There's no doubt we still have some work to do. But in terms of maybe making a bolder-type move, where we're at, I don't envision that at this time."


Fowler는 우리 프론트에게 "작은 조각" 이 아닌 "큰 조각" 이었고 더 이상의 major move 는 없다고 봐야할 듯 싶다. EE, Trumbo 등 우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루머가 있다면 그냥 루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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