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inals는 시즌이 시작도 되기 전에, 에이스 Adam Wainwright를 잃어버렸다. Wainwright는 다음 주 월요일에 Tommy John 수술을 받을 예정이고, 이 수술로부터의 회복 기간은 대략 12-18개월 정도 소요되므로, 2011년 시즌 전체와 아마도 2012년 상반기를 날리게 될 것이다.

Cardinals는 네 명의 스타 플레이어(Pujols, Holliday, Wainwright, Carpenter)에 팀 전력을 크게 의존하는 로스터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장기간 드러눕게 되는 것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Wainwright가 완전히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Dan Szymborski는 ZiPS Projection에 근거한 Cardinals의 2011년 예상 성적을 87승 75패에서 83승 79패로 하향 조정하였다. 이것은 Reds, Brewers와 지구 선두 다툼을 벌이는 컨텐더에서, 갑자기 5할 승률 언저리의 그저그런 팀으로 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Cardinals는 2006년에도 83승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하여 플레이오프에 진출,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몇 가지 면에서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 보인다.

1. 같은 지구의 팀들이 그때보다 강해졌다. 2006년 당시 Cardinals를 제외하고 NL 중부지구에는 컨텐더라 할 만한 팀이 없었다. Astros가 82승으로 간신히 5할을 넘겼을 뿐이고, 나머지 네 팀은 모두 5할 승률을 밑돌았다. 특히, Cubs(66승), Pirates(67승), Brewers(75승)의 팀 성적은 NL 전체 16팀 중 뒤에서 1등, 2등 ,4등에 해당할 만큼, NL 중부지구는 허접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Reds와 Brewers가 제대로 컨텐더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2. 로테이션의 Durability 혹은 Stability에서 차이가 있다. 2006년 로테이션은 Carpenter가 32게임에 선발 등판하여 5.2 WAR로 제대로 에이스 역할을 해 주는 가운데, 나머지 129게임을 모두 평균 이하의 투수들인 Jeff Suppan, Jason Marquis, Sidney Ponson, Mark Mulder, Anthony Reyes, Jeff Weaver 등에게 선발을 맡겼다. (이러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니 정말 NL 중부지구의 허접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1.7 WAR의 Suppan을 빼고는 모두 replacement level 혹은 그 이하의 허접 투수들이었는데(특히 Marquis는 -0.7 WAR을 기록), 어쨌거나 Suppan, Weaver, Marquis 등은 튼튼한 몸 빼면 시체인 투수들이었으니, 성적이야 어쨌든 꾸역꾸역 이닝을 먹어 주었다. 하지만, 올해의 로테이션을 보면, Carpenter는 그때보다 다섯 살을 더 먹었고, 그 사이에 또 한 번의 수술을 받았다. Jake Westbrook과 Jaime Garcia는 모두 2008년에 Tommy John 수술을 받고 돌아온 투수들이다. 계약 당시에는 부상 안 당하는게 장점이라던 Kyle Lohse조차 이제는 injury prone으로 전락한 지 오래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K-Mac이나 Lance Lynn에게 돌아갈 모양인데, 만약 역시 마이너 시절 Tommy John을 비롯 온갖 부상에 시달렸던 K-Mac이 5선발을 차지할 경우, 로테이션 전체가 거대한 injury risk가 된다. 시즌 도중 1~2명이 더 나가떨어진다고 해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는 허약한 로테이션이다.


이렇게, 5년 전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Cardinals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1. 2011년에 올인 : Pujols 재계약이 불투명하고, Carpenter도 올해로 계약이 만기되는 상태(2012년에는 옵션이 있음)에서, 이것은 하나의 유력한 선택지이다. 비록 Wainwright를 잃었지만, 아직 Pujols, Holliday, Carpenter가 모두 남아 있을때 총력전을 펼쳐 보는 것이다. Wainwright의 공백이 너무 크므로, 아마도 팜을 거덜내 가면서 믿을 만한 수준급 선발투수를 구해와야 할 것이다.

문제는, 팜의 유일한 블루칩 유망주인 Shelby Miller를 내주지 않고 다른 유망주들을 묶어서 어딘가에서 frontline starter를 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팜을 탈탈 털어서 올인 트레이드를 감행했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내년에 Carpenter와 Pujols가 모두 팀을 떠나게 되면, Cardinals는 적어도 5년간은 암흑기를 보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다. 시즌 개막이 다가오면서, FA시장에는 쓸만한 선수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팀이 전력 구성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트레이드 파트너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현재의 전력과 로스터 구성으로 볼 때, 컨텐더가 아닌 팀에서 뛰고 있으면서 높은 연봉을 받는 에이스 급 투수는 King Felix나 Josh Johnson 뿐인 것 같다. 하지만, 이 투수들은 모두 작년에 현재 소속 구단과 장기 계약을 맺었으므로, 소속 구단이 이들을 트레이드할 생각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들을 데려오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유망주 리스트 1위에서 10위까지 10명을 다 내준다던가... 아니면 Colby Rasmus를 패키지에 포함시키는 등의 엄청난 출혈이 예상된다. 즉, 팜을 거덜내고 전력 보강을 하겠다고 결심해도, 방법이 마땅치가 않다.


2. 2011년 시즌 포기 : 그렇다면 반대로 시즌을 아예 포기하고 2012년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 어찌되었든 Holliday는 내년에도 중심타선에서 활약해 줄 것이고, 4년차의 Colby Rasmus는 아마도 썩 훌륭한 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Wainwright가 재활을 잘 하면, 2012년에는 comeback player 상을 받을 만큼 활약을 해 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Chris Carpenter를 팔아서 내년에 도움이 될 만한 젊은 미들 인필더를 영입하고, Carpenter의 연봉을 절약한 돈을 보태 Pujols 재계약에 올인하는 것이다.

마침 Chris Carpenter(10-5 권리를 가지고 있어 모든 트레이드를 거부할 수 있다)는 구단이 부탁할 경우 트레이드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하니, 실행이 가능한 방법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역시 Carpenter를 팔아서 데려올 만한 좋은 미들인필더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시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본 Pujols는 아마도 Cardinals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3. 적당히 버티다가 7월에 결정 : 내가 보기엔, Mo 단장과 구단 프런트는 결국 이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Wainwright의 빈자리를 K-Mac이나 Lynn같이 돈 안 드는 내부 옵션들로 땜빵하면서, 약간의 페이롤 유동성을 유지한 채로 시즌을 관망하는 것이다. 나머지 로테이션이 부상 없이 버텨주고, Freese와 Theriot 등의 뽀록이 터져 준다면, 7월에 어쩌면 선두와 2-3게임 차이밖에 안나는 컨텐더로 계속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 번 올 시즌에 모험을 걸어보는 것이다. 그때는 아마도 시즌을 포기한 팀들이 생길 것이고, 괜찮은 매물이 좀 나와 있을 것이다.

반면, 7월에 가서 팀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면, 그때는 2번의 전략을 실행해서 Carpenter를 다른 컨텐더에게 팔아 넘기고 2012년에 대비하는 것이다. 물론 Mo 단장은 이게 다 2012년을 위한 것이고, 팀이 2012년 이후에도 계속 컨텐더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Pujols에게 납득시키고 그를 꼭 잡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결정해야 할 어려운 문제가 또 있으니, Wainwright의 2012, 2013년 옵션이다. Wainwright에게는 2012년과 13년에 각각 9M, 12M의 팀 옵션이 걸려 있었다. 이 옵션들은 "2010년, 2011년 Cy Young상 투표에서 5위 이내에 들 경우 자동 실행"의 조건이 있었으므로, 사실상 실행이 확정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더 붙어 있었는데, 그것은 "2011년 시즌을 오른팔 부상으로 DL에서 마치게 되면, 구단은 옵션 실행을 취소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시즌을 통째로 DL에서 보내게 되었으니, 이 2년간의 옵션을 실행할지 말지는 구단이 결정하게 되었다. 옵션을 포기할 경우, Wainwright는 2011년 말에 FA가 된다. 이 경우 그와 재계약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Tommy John 수술을 받은 투수에게 2년간 21M의 거액을 그냥 덥석 안겨주는 것도 매우 리스크가 크다. Mo 단장의 고민거리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안그래도 그다지 유능하지 않은 Mo 단장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쳐온 것 같다. 이 위기를 어떤 선택을 통해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켜보도록 하자.


Today's Music : W.A.S.P - Chainsaw Charlie (Live 1992)



답답한 날엔 이런 음악을... ㅎㅎ
Blackie Lawless는 인간쓰레기에 가깝지만, 이 곡만큼은 단연 heavy metal이라는 장르가 줄 수 있는 최상급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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