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승 24패. 지구 꼴지. 득실 -51. 지구 1위와는 8경기 차이. 혹자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고 하겠지만, 이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라면 다들 느끼실 것이다. '시즌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팀이 끝나는 것'이 느껴진다.

 

  제정신이라면 도무지 이 팀의 경기를, 경기력을 눈 뜨고 봐줄 수 없을 것이다. 어느새 5월 중순이 되었지만, 나는 올해 카즈 야구를 본방사수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요즘엔 로스터에 들어있는 녀석들 이름을 보곤 깜짝깜짝 놀란다. 매일이 '얘가 빅리그 로스터에 들어있다니...갈때까지 갔구나' 하는 마음이다.

 

  때문에 무슨 경기 리뷰 프리뷰를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경기도 보지 않는데 숫자 늘어놓고 누가 이래서 이겼느니 누가 이래서 이길 것 같느니 하는 의미없는 짓은 하고싶지 않다. 그래서 그냥 스레드를 빙자한 타선 실태조사를 간단하게 해보려 한다.


 

2024 카디널스 타격 성적 (5/13 기준)

타율 .220 전체 28위

출루 .298 전체 27위

장타 .341 전체 29위

옵스 .639 전체 28위

홈런 29개 전체 29위(공동 꼴지)

타점 130 전체 29위

도루 17개 전체 28위

fWAR 2.3 전체 24위

wRC+ 87 전체 25위

Barrel% 6.3% 전체 26

HardHit% 25.8% 전체 27위

 

  시즌은 벌써 40경기, 즉 전체 일정의 1/4 시점을 지나고 있다. 이제 몸이 안 풀렸느니 적응이 안 됐느니 하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 시점이다. 그런데 저 성적은 어찌하리오. 처참하다 못해 참혹한 수준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타선. 그것이 카디널스 타선의 현주소이다.

 

 

타자 OPS 순위 (5/13 기준)

Contreras .949 (IL)

Arenado .703

Herrera .703

Winn .694

Burleson .686

Nootbaar .661

Donovan .653

Gorman .639

Siani .618

Goldschmidt .559

Walker .498 (minor)

Scott .274 (minor)

 

  시즌 50타수 이상 기록한 타자들의 OPS다. 그나마 사람같이 치던 콘티가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이 팀 타선에 OPS 8할 이상의 타자는 없다. 8할은 커녕 7할도 겨우 턱걸이하고 있는 둘(아레나도, 에레라) 뿐이다.

 

  시야를 최근 15일로 좁혀보자. 출장수가 적은 카펜터와 IL에 오른 콘티를 제외하면 시아니가 ops 1위(.885)에 올라있는 충격적인 상황이 연출된다. 그 밑에가 에레라(.793)다. 이걸 뭐라 설명해야할까?

 

 

  시즌 전부터 카즈 타선은 좋은 평가를 받는 타선임과 동시에 불확실성이 큰 타선이었다. 지난해 골디나도의 동반 부진, 부상병동인 외야진, 워커의 2년차 시즌, 고먼의 기량 유지 문제 등등. 반등과 성장을 함께 도모해야만 빛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근데 이게 말이 쉽지, 어느 퍼즐 하나라도 엇나가면 휘청거리기 쉽다.

 

  문제는 하나가 아니라 다 엇나가고 있다는 것. 그러다보니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성적에 당면하고 말았다. 그나마 콘티가 버티고 있었지만, 부상이라는 악재를 피하지 못하며 이마저도 엇나가버리고 말았다.

 

  분명 재능있는 선수들이었다. 골디나도는 리그를 호령했으며, 눗바와 도노반은 혜성같이 등장했고, 고먼과 워커는 명실상부 팀의 탑망주였다. 윈과 에레라도 역대급 재능은 아니지만 마이너에서 1인분 이상을 해주던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전혀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게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기량 문제가 아니라면, 답은 코칭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졸스신 은퇴 이후 밑천이 드러나버린 마몰의 리더십 문제, 갈수록 방향성을 알 수가 없는 코치진, 그리고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육성까지. 어느 하나를 원흉이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들이다.

 

  겨우내 모사장이 이리저리 쇼핑해올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일은 하는구나" 했다. 그것이 겨우 가을에만 나가면 그만인 무브더라도, 어쨋든 남들은 수년 수십년을 기다리는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는 보였으니 말이다. 근데 야구란게 선수 몇명 데려온다고 되는 스포츠가 아니란게 문제였다. 아무리 좋은 선수를 데려와봐야 팀이 망가뜨리면 소용이 없다.

 

  카즈는 올해도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모사장의 마지막해인 내년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이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2016~2018시즌보다 더 혹독한 암흑기일지도 모르겠다. 시작부터 경쟁에서 밀려나, 닭 쫓던 개도 아닌,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철창 속 폐닭 신세로 말이다.


 

Series Preview

St. Louis Cardinals vs. LA Angels

 

2024 Season Record

STL 16승 24패 승률 .400 (NL Cnt 5위)

LAA 15승 26패 승률 .366 (AL Wst 5위)

 

Probable Starters

[Gm1]  M. Liberatore vs J. Soriano

 

[Gm2]  S. Gray vs R. Detmers

 

[Gm3]  L. Lynn vs G. Canning

 


  그래도 스레드인데 프리뷰는 해야겠다 싶어서 써본다. 하필 만나는 상대도 알서 꼴지를 달리는 중인 비슷한 신세의 팀이라 경기는 노잼일 예정이다.

 

  그나마 선발 싸움에선 앞선다. 확신의 에이스 그레이가 있고, 무난하게 시즌 소화중인 린이 있다. 다만 리비가 선발로서 불확실한 점, 린이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은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게다가 리비는 올시즌 한 경기 최다투가 50구다. 불과 며칠 전 불펜으로 등판한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긴 이닝을 소화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1차전을 불펜데이로 돌린다면, 2차전 그레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레이가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만 그날의 경기는 물론, 그 다음날의 경기도 장담할 수 있다. 부디 그레이의 호투로 팀의 투수 운영이 원활해지길 바랄 뿐이다.

 

 

※ 시리즈 관전 포인트


# 몇 점이나 낼까

  지난 밀워키 4연전에서 카즈가 올린 점수는 단 10점에 불과했다. 한 경기당 2.5점 수준. 반면 내준 점수는 26점에 달했다(경기당 6.5점). 야구가 아무리 투수놀음이라지만 점수를 못 내면 이기지 못한다. 과연 이 팀 타선이 비슷한 처지의 에인절스 상대로 몇 점이나 낼 수 있을까.

 


 
봄날을 기다리며,

Let's Go Cards!

Posted by 떠돌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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