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ardinals는 Mets와 원정 4연전을 가졌고, 1승 3패로 시리즈를 내주었다.
그 중 앞의 두 경기를 살펴보면...

Todd Wellemeyer(좌)와 Joel Pineiro의 투구 모습.

1차전... Todd Wellemeyer가 선발 등판, 5.2이닝동안 무려 10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내주며 5실점하여 결국 6-4로 패했다. 이렇게 얻어맞고 볼넷을 내주면서 5점밖에 실점하지 않은 것이 용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Wellemeyer의 투구는 수준 이하였다.

2차전... Joel Pineiro가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3-0 완봉승을 거두었다. Pineiro는 무려 22개의 그라운드볼 아웃을 잡아냈다. 이 게임은 올 시즌 그의 두 번째 완봉승이었는데, 5월 19일에도 Cubs를 상대로 3안타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두 선발투수는 이렇게 아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것은 단지 이 두 경기만의 모습이 아니다. 올 시즌 Wellemeyer가 부진의 늪에 빠진 반면, Pineiro는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년 시즌만 해도, 두 투수는 완전히 정 반대의 처지에 있었다. Wellemeyer가 생애 첫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로 입지를 굳힌 반면, Pineiro는 2년 연장 계약의 첫 해에 형편없는 성적을 냄으로써 팬들로부터 "팀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로 낙인찍혔던 것이다.

둘의 08년 및 09년 기록을 비교해 보자.

 

G

GS

W

L

ERA

WHIP

K/9

BB/9

K/BB

HR/9

FIP

BABIP

GB/FB

GB%

WAR

08 Welley

32

32

13

9

3.71

1.25

6.29

2.91

2.16

1.17

4.51

.273

0.99

39.3%

1.7

08 Pineiro

26

25

7

7

5.15

1.45

4.90

2.12

2.31

1.33

4.71

.318

1.63

48.5

0.9

09 Welley

15

15

6

7

5.53

1.66

5.53

3.75

1.47

1.15

4.84

.335

0.87

37.3%

0.4

09 Pineiro

14

14

6

8

3.40

1.18

3.88

1.17

3.33

0.19

2.96

.300

2.71

61.3%

2.5


작년, Wellemeyer가 13승 9패 3.71 ERA를 기록한 반면, Pineiro는 7승 7패 5.15 ERA에 머물렀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전통적 기록의 차이와는 달리 FIP로 보면 Wellemeyer가 4.51, Pineiro가 4.71로 그다치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FIP와 BABIP를 고려할 때, 작년 Wellemeyer의 성적은 겉보기보다는 썩 좋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둘의 차이는 원래 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2009년이 되면서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Wellemeyer의 ERA가 5.53으로 치솟은 반면 Pineiro는 3.40에 불과하다. FIP에서도 4.84 vs 2.96으로 격차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ineiro가 8패로 Wellemeyer보다 패 수가 많다는 것은 투수에게 있어 승-패가 얼마나 무의미한 숫자인가를 다시한번 입증하는 것이다.

Wellemeyer는 왜 이렇게 성적이 안좋아진 것일까? 위의 숫자들을 보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임을 알 수 있다. 작년에 비해 삼진은 줄고, 볼넷은 늘었으며, 그라운드볼 비율도 줄어들었다. BABIP까지 높아져서 운마저 따라주고 있지 않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Pitch F/X Data를 통해 보면, 우선 (포심)패스트볼의 구속이 2008년에는 평균 92.7마일이었으나 2009년에는 91.3마일로 1.4마일 감소하였다. 또한 평균구속의 감소보다도 더욱 우려되는 것은,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자료: Fangraphs)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위아래로 있는 막대는 매 경기에서 최고/최저 구속을 표시하는 것이다. 2008년에는 많은 경기에서 95-96마일을 찍었으나, 2009년의 최고 구속은 94마일 혹은 그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감소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인데, 보통 공을 던지는 팔의 부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조만간 팔꿈치 염증 등의 이유로 DL에 오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참고로... Wellemeyer의 투구 자세는 별로 바람직한 편이 아니다.
(Chris O'Leary : Wellemeyer’s mechanics are certainly questionable and I don’t think his mid-season elbow problems were a fluke.)

구속 저하와 맞물려 제구력이 나빠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인데, BB/9 비율이 올 시즌 큰 폭으로 증가하여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볼넷이 늘어나는 것은 주자를 자꾸 내보내는 것 뿐 아니라 투구수를 증가시키는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그럼 Pineiro는 어떨까? 그의 Pitch F/X를 보면, 그의 패스트볼 구속은 2008년 대비 2마일이 감소하였는데, 이는 Wellemeyer보다도 더 크게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를 보면, 수평 방향으로 1.5, 수직 방향으로 1.7인치가 각각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증가한 무브먼트를 이용하여, 무수한 그라운드볼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커리어 GB/FB 비율이 1.48로 원래 그라운드볼 비율이 높은 투수였으나, 올 시즌 GB/FB 비율은 무려 2.71에 이르고 있다. 이는 규정이닝을 채운 모든 메이저리그 투수를 통틀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위는 Aaron Cook의 2.49로 2위와는 상당한 격차가 난다.) 그라운드볼 비율도 61.3%로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1위이다.

또한 그는 K/9 비율이 3.88에 불과하지만, 전체 투구 중 스트라이크의 비율인 Zone%에서는 53.6%으로 메이저리그 12위에 올라 있다. (이러한 스트라이크 비율은 Matt Cain, Roy Halladay, CC Sabathia 등의 엘리트 투수들보다도 높은 것이다) 게다가 BB/9 비율이 1.17로 Roy Halladay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이며, HR/9 비율은 0.19로 전체 1위이다. (2위는 0.25의 Zack Greinke이다) 이렇게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며 볼넷과 홈런을 전혀 내주지 않다 보니, FIP가 그라운드볼 위주의 맞춰 잡는 투수들에게 다소 불리한 스탯임에도 불구하고, FIP에서도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그의 WAR는 현재 +2.5로 메이저리그 12위이다. 즉 그는 현재 전체 메이저리그에서 12번째로 가치 있는 투수인 것이다. John Lester, CC Sabathia, Jake Peavy보다도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쯤 되면 Cardinals의 진정한 원투 펀치는 Carpenter와 Wainwright가 아니라 Carpenter와 Pineiro라고 하는 것이 옳을 정도이다. 어떻게 보더라도 Pineiro의 현재 페이스는 압도적이며, 이대로 가면 올스타에 선발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만큼 잘 던지고 있다. 작년의 삽질을 보던 Cards 팬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지만... 오래지 않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즌이 40% 넘게 진행된 시점에서도 전혀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HR/FB 비율이 2.9%로 극단적으로 낮은 것은 약간 뽀록일 수 있겠지만.. 그라운드볼 비율이나 볼넷 비율은 유지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대로가면 올 겨울 FA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릴 지도 모르겠다. (본인은 FA 대박을 얻고... 팀은 드래프트 픽을 얻고... 좋은 결말이다.)

반면 Wellemeyer는... 특별히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없으면서 기록이 계속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다. 구속이 느려지고 제구가 잘 안되고 있으며, 특히 좌타자들은 그를 상대로 .349/.415/.622의 엄청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거의 모든 좌타자가 Pujols 비슷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매 경기마다 상대 감독은 로스터의 거의 모든 좌타자를 선발 출장시켜 Wellemeyer를 괴롭히고 있는 실정이다.

Cardinals의 프런트와 코치진은 Wellemeyer의 퍼포먼스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으나, 마땅한 대안이 없어 내버려두고 있는 실정이다. 위의 표에서 나타나듯이 Wellemeyer의 올 시즌 WAR는 0.4로 아직 replacement player들보다는 나은 수준인 것이다. 팀이 가지고 있는 선발 대체감으로는 AAA의 P.J. Walters, Mitchell Boggs나 현재 메이저리그 불펜에 있는 Blake Hawksworth 등이 있으나... 이들 모두 Replacement Level 선발 투수들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Kyle Lohse가 조만간 DL에서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Wellemeyer와 Brad Thompson 둘 중 하나는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Brad Thompson은 4.50 ERA, 4.75 FIP로 Wellemeyer보다 거의 비슷하지만 살짝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대로 가면 Wellemeyer를 불펜으로 보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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