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트레이닝은 유망주 좋아하는 입장에선 보물상자 같습니다. 작년까진 중계가 몇 번 없었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경기가 중계되어 더욱 꿀잼이었어요. 홈으로 사용한 Roger Dean Stadium의 카메라 각도가 변화구 보기에 별로였다는 점, 구속이 표기되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주십시오. 별다른 내용은 없지만 로스터 크기가 워낙 방대해 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새벽 경기 못 보셨던 분들은 정규시즌이 시작되기 전 재미삼아 읽어보심 되겠습니다.


Hot 5

1.Stephen Piscotty 

이번 스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Piscotty입니다. 이미 여러 번 언급이 됐죠. 두 차례 벌크업을 하더니 딱 좋은 체격을 만들었습니다. 부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떡대가 있어요. 올봄 Piscotty의 어프로치는 전/후반이 극명하게 갈렸는데요. 초반에는 상당히 큰 스윙으로 비슷하다 싶은 공엔 전부 방망이를 냈습니다. 거의 프리스윙어를 방불케 했지요. 그러다 중반이 지나면서부터 좀 더 컴팩트해진 스윙과 눈야구로 전환했습니다. 중간에 팀과 선수 모두 gap to gap 어프로치에 동의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파워에 대한 부담을 덜었던 걸까요? 어쨌든 보기에 훨씬 좋아졌고 지금이 원래 모습에 가까운 듯합니다. 명불허전의 컨택 능력에 2루타를 양산해낼 갭파워, 카운트가 몰려도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 성숙함까지 타격은 이미 빅리그 준비를 마쳤습니다. 풀시즌 기준으로 3할-10홈런-40더블에 훌륭한 BB:K를 낙관합니다. 저의 야구 상식으로는 버스트를 상상키 힘드네요.

Piscotty는 오프시즌 Sparta Performance Science라는 곳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피드/운동능력 강화 훈련을 받았는데요. 생각보다 빨라서 많이들 놀라실 겁니다. 좀 애매한 유격수 땅볼도 뱅뱅플레이로 만들더군요. 수비에선 잔 실수와 뇌수비가 좀 있었습니다. 에러가 4개로 많은데 어제 완벽한 2루 송구를 코사마가 빠트린 덕분에 억울하게 기록된 것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능숙한 맛은 떨어지지만 준수한 운동량으로 다량의 다이빙 캐치도 성공시켰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익사이팅한 플레이어로 공수에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skip님이 전해주셨듯이 뎁스차트 상으로는 이미 타베라스를 추월한 걸로 보여요. 슈퍼2에 맞춰 콜업되어 sugar를 대체할 듯합니다.

2.Kolten Wong 

빅리그 안착을 낙관하고 있다가 초반 10타수 무안타 때 뜨끔했는데요. 부담감에 잔뜩 쩔어있다가 한 번 터지니 아주 살벌하게 터지네요. 이후 38AB 18H 31TB를 작렬했습니다. 다부진 스윙에 펀치력도 있고, 좌투 상대로도 잘 치고 흠잡을 데 없어요. Niese 상대로 친 홈런 한 번 보시죠(링크). RDS 좌타자 홈런 팩터가 51이라 웬만한 슬러거도 타구 구경할 여유가 없는 곳입니다. 종종 리드오프 알바를 시킬 계획이지만 보배 앞 타순에 놓진 않는답니다. 자리 잡으면 결국 2번으로 갈 겁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개인적으론 수비가 인상적인데요. Ellis가 유유자적 안정적인 수비수라면 Wong은 날쌔고 다이나믹한 맛이 있습니다. 특히 손이 굉장히 빨라요. 작년까지 뱅뱅 플레이였던 타구의 상당수가 병살로 처리될 겁니다. 주루도 좋습니다. 누상에 나가면 투수 교란시킨다고 요리조리 움직이느라 굉장히 분주해요. 간간이 리드오프 알바를 맡길 계획이지만 보배 앞 타순에 배치하진 않는답니다. 2번이 최적인데 결국 그리로 갈 겁니다.

3.Matt Adams

한 가지만 보면 되겠죠. Plate Discipline이 좋아졌느냐? 네, 좋아졌습니다. 떨어지는 변화구 의식적으로 걸러내면서 밀어치기 많이 하고 좌투 상대로도 잘 치더군요. 덕분에 타구 속도가 좀 죽었는데 워낙 똥파워라 힘은 남아돕니다. 시즌 들어가서도 이렇게 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시범경기에선 쉬프트가 거의 걸리지 않았던 것도 변수가 되겠네요. 팀에선 기습 번트를 적극 권장한다던데 그다지 현실성은 없어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돼지는 의외로 날렵한 놈이라 수비, 주루도 곧잘 합니다. lecter님 말씀대로 아마 1루 수비가 Craig보다 나을 거예요. 

4.Carlos Martinez

시작하자마자 Garrett Jones에게 투런 맞은 이후 14.2이닝을 셧아웃 시켰습니다. 고속 싱커로 손쉽게 땅볼을 유도하더군요. 다만 헛스윙 유도를 못해 한 타순이 돌면 약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구위보다는 볼질을 안 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Joe Kelly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면 정확합니다. 로테이션에 들어갔으면 3~4선발 정도 실적이 나왔을 듯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애당초 5선발 경쟁이란 없었습니다. 겨우내 우완 릴리버 영입해야 한다고 노래를 불렀건만 팀은 아무런 보강도 안 했죠. 즉, Martinez를 선발로 돌릴 여유가 전혀 없었어요. 그러면 적당히 모양새 맞춰주고 중간에 끊었어야지요. 뭐 한다고 시즌이 코앞인데 투구수만 80개까지 늘려놓나요. 꼬맹이가 제 딴에는 경쟁인 줄 알고 얼마나 이 악물고 던졌는지 모릅니다. 1점도 안 주려고 야디 사인에 연신 고개까지 저어가며 정말 기를 쓰더군요. 결국 불펜 통보받고 낙담해서 텅 빈 락커룸에서 청바지 입은 채로 멍때렸답니다. 불펜 첫 등판 때도 혼이 좀 나갔더군요. 선발에 결원 생기면 올려주겠다고 달랜 모양인데 불펜 불안한 팀에서 셋업맨을 선발로 돌리는 팀이 어딨답니까. 작년 Miller 건도 그렇고 뜻밖에 MM이 이런 부분에서 연거푸 삽질을 하는군요.

5.Randal Grichuk

슬래쉬라인으로 보면 좀 실망스럽죠. 홈런은 한 개도 없고 삼진은 무더기로 당했으니까요. 그런데 경기 보면 눈에 확 띕니다. 배트에 맞는 순간 공이 정말 튀어 나가요. 정상적인 구장이었으면 넘어갔을 타구 서너 개에 파울홈런도 두세 개는 본 듯합니다(RDS의 위엄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허리 빠진 채로 돌려서 블루퍼인가 싶었던 타구가 중견수 머리를 넘어가는 장면은 정말 경악스러웠지요(링크). BP에선 더 난리라는데 구단 통틀어 Adams 다음 가는 똥파워입니다. 아... 그리고 Ludwick이랑 타격폼이 거의 똑같습니다.

K%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툴이 부족하다기보단 어프로치가 미숙한 게 크더군요. 이 공, 저 공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나름 공도 볼 줄 알고 어려운 코스를 쳐낼 능력도 있어요. 아마 빅리그 올라와도 K%에 비해 타율은 좋을 겁니다. 수비에선 아무 인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중견수감은 아닌데요. Grichuk은 마이너에서 최소 1년 이상 숙성이 필요하고 적응기도 혹독하게 보낼 수 있는 타입입니다. 전형적인 하이 실링-하이 리스크죠. 좀 보수적으로 접근해서 본격적인 생산성을 보여줄 시기는 2016년 정도로 잡겠습니다. 빨리 커봤자 골치만 아픕니다.


Cold 5

1.Marco Gonzales

위가 패스트볼 던질 때, 아래가 체인지업 던질 때의 움짤입니다. 대학 시절의 영상에서도 분명 앞다리가 주저앉는 문제가 보였지만 가끔 그러는 줄 알았죠. 패스트볼, 슬라이더 던질 때는 괜찮은데 체인지업, 커브 던질 때는 예외 없이 철푸덕 주저앉습니다. 오른쪽 무릎이 거의 펴진 상태의 딜리버리라 반탄력을 감당치 못해요. 그나마 스트라이드가 짧아서 다행이지 보고만 있어도 제 햄스트링, 어깨, 팔꿈치가 결리는 기분입니다. 우리 팀에 이렇게 던지는 투수가 한 명 더 있긴 합니다. Jaime Garcia라고...;; 아니나 다를까 한 경기 던지자마자 forearm soreness로 MRI 찍었습니다. 팔꿈치부터 시작되려나요? 계속 이렇게 던지다간 빅리그 올라오기 전에 수술대부터 오를지 모릅니다. 절대 악담이 아니에요.

2.Seth Maness

커맨드 난조로 탈탈 털렸습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배팅볼을 복판에 뿌리더군요. 작년 GIDP 장인의 모습은 거의 신내림을 받은 수준이라 재연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데요. 막상 시즌 시작되면 그 좋은 제구력이야 어디 가겠습니까마는 스터프가 너무 저질입니다. 버스트를 면키 힘들 거예요.

3.Jon Jay

복사 솜씨가 날로 절륜해집니다. Marlins와의 경기에서 여느 때처럼 평범한 복사를 시전했는데 불규칙 바운드로 Dietrich의 안면을 강타한 타구가 압권이었어요(링크). 의외로 큰 부상이어서 이후 타이거 마스크 착용 중입니다. Nats 전에서도 요상하게 튀어 오르는 땅볼로 Gio와 Desmond를 연달아 뚫고 나갔습니다. 이제는 복사에 12성 공력을 싣는 방법을 터득한 걸까요? 중견수 프리미엄과 연봉 버프로 8월까진 함께 갈 듯합니다. 한편으론 그 배트스피드로 여기까지 온 게 대견스럽기까지 하네요.

4.Tony Cruz

스윙과 플디가 한층 구려져 이제는 OPS 5할 찍기도 버겁습니다. 공격 면에선 A볼 수준도 안 돼요. 한때는 나름 한 방 있는 3루수로 AA까지 순항했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요. Cruz의 수비와 게임 콜이 이런 단점을 상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수비라고 눈에 띄게 좋은 선수도 아닌데요. 물방망이면 다 수비형 포수인 건지..

5.Matt Carpenter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큰 폭의 regression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작년처럼 147wRC+에 7WAR를 기록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겠지요. 결국, 이건 기대치의 문제 같습니다. 3.5WAR 정도라면 안전하겠죠. 하지만 저는 최소 125wRC+에 4.5WAR 언저리는 해주길 바라는데요. 아직은 보배가 이만한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큼 검증된 자원이 아닙니다. 본인은 장기 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천천히 폼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제 갓 빅리그 1,000타석을 소화한 루키 급 선수인걸요. 스캠 마지막 경기까지 라인드라이브가 전혀 안 나오고 쉬운 공은 줄줄이 흘리고 있는데, 작년 199안타 이후 무너졌던 퍼포먼스와 판박이입니다. 수비는 예상했던 대로입니다. 어깨가 약해 대단한 플레이는 못해도 고만고만한 레인지에 안정적입니다. 

이건 다른 얘기입니다만 MM이 올해 수비 쉬프트에 좀 더 신경을 쓰겠다 했죠. 어제 경기에서 살티의 타구가 1~2루 간을 갈랐는데 외야 잔디에서 잡혀 땅볼 처리 됐습니다. 재밌는 건 이 타구를 처리한 게 3루수 보배였다는 건데요. 시즌 중 Alvarez의 2루 땅볼이 3루수에게 잡히는 장면을 볼 수 있겠습니다(링크).


Rotation 5


1.Adam Wainwright

슬렁슬렁 던져도 안구가 정화됩니다. 그런데 작년에 276이닝이나 던졌던 에이스를 투구수 좀 남았다고 8회에도 올리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5년/97.5M 올해부터 시작인데요. 팀에선 나름대로 스케줄 조정에 불펜 세션도 제한해주긴 했습니다만 그래봤자 여기서도 이닝 1위군요. 웨이노는 새로운 싱커로 효율성을 높이겠답니다. 특별히 달라진 건 모르겠던데...

2.Michael Wacha
변화를 주기보단 작년에 보여줬던 걸 반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패스트볼/체인지업 콤보가 대부분에 커브는 한 타순 돌면 간간이 섞어 던지더군요. 커터는 딱히 계획에 없는 듯합니다. 전반적으로 커맨드가 shaky해 커트를 많이 당했습니다. 투구수가 늘어져 후반부엔 스태미너가 많이 떨어졌구요. 그래도 구위가 워낙 깡패라 끝나고 보니 스탯은 좋습니다. 그 키에 그 타점에서 찍어 내리는데 도리 없더군요. 솔직히 Wacha의 극단적인 오버스로를 보면 걱정스런 맘이 드는 게 사실인데요. 가을 야구 대비해 시즌은 180이닝 정도로 끊어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야구계 두 번째로 좋은 감독님께서 용납지 않겠지만요.

3.Lance Lynn
인터뷰에서 ‘나님이야 당연히 선발이지 무슨 경쟁을 함’이라고 했을 때 미친놈인 줄 알았습니다. 한때 로테이션 탈락 9부 능선까지 갔던 놈이 할 말인가요. 근데 까보니까 확실히 공은 좋습니다. 작년 감량으로 인해 떨어졌던 무적의 포심 구위가 돌아왔더군요. 우타자 상대로 커터, 좌타자 상대로 투심도 나름 무브먼트가 준수합니다. Lynn의 보조구질 패키지는 포심 셋업 용도로도, 아웃피치로도 그럭저럭 쓸 만해요. 저 K% 좀 보십시오. 벌써부터 8타자 연속 삼진까지 잡습니다.(링크)

문제는 역시 consistency와 멘탈이죠. 한 번은 선두타자에게 0-2 카운트에서 커브를 연달아 4개 던졌는데 모두 볼이 됐습니다. 곧바로 뒤돌아서 f-word 샤우팅을 시전하더군요. 뒷일은 말씀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구심 콜이 맘에 안 들어도 부글부글, 실책이 나와도 부글부글, 블루퍼가 나와도 부글부글... 제 딴에는 참는다고 참는데 조그만 일들에 연연하는 버릇이 여전합니다. 재료는 준비됐고 브레이크아웃이 저만치 보이는데 사람 성격이 어디 쉽게 변하나요. 어쨌거나 판타지 오너들은 200K 받을 준비 하셔도 좋습니다.

4.Shelby Miller
커터, 커브를 아주 많이 섞어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이 공에 속지 않습니다. 딱 봐도 브레이크가 없는데 속을 리가요. 커브는 카운트 잡는 용도로만 한정하면 준수합니다. 투구수를 줄이려면 관건은 커터인데 공도 공이지만 코스가 안 좋아요. 시즌 들어가서도 이렇게 섞어 던질지, 아니면 작년처럼 포심(71.3%) 위주로 돌아갈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밀러의 투구보다 재미났던 부분은 표정인데요. 데뷔 시절부터 강한 에고가 느껴지는 아이였는데 이번 스캠에선 영락없는 루키 분위기가 납니다. 절치부심하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해요. 플옵에서 주전자만 날랐던 이유를 설명조차 듣지 못했음에도 이후 보여주는 태도가 매우 기특합니다. 보조구질은 몰라도 정신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성장하고 있네요. 

5.Joe Kelly
얘만 나오면 중계가 없더군요. 스캠 초반의 모습은 작년과 같았습니다. 조육이냐 조육삼이냐가 문제일 뿐 5선발로는 좋은 자원입니다. 


First Impression 


IPTD-001. Jhonny Peralta


머더러스 로우 시절이 사기였던 건 뒤에서 받쳐주는 Renteria와 Sanders의 공도 컸습니다. 이 양반들이 6, 7번 타순에서 타점 쓸어준 덕에 Rolen, Edmonds가 모두 100득점을 넘겼죠. 약형도 일발 장타와 타점 생산력이 좋아서 이 자리에 딱입니다. 2번에 박는 건 Frank Lampard를 공미로 쓰는 것과 같은 짓이에요. 하위 타선의 run producer로 써야 그 능력을 십분 뽑아먹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수비력이 궁금한 분들이 많을 텐데요. 알려진 대로 레인지는 좁지만 자기 범위의 타구는 잘 처리하는 스타일이더군요. 몇몇 잔실수가 있었지만 뭐 베테랑이니까요. 약형은 매 시즌 145경기 이상 나오는 철강왕이고 타격 클래스도 괜찮은 선수입니다. 기간과 찝찝함이 문제일 뿐 약형 이름을 지우고 ‘Kozma’라고 적어보십시오. 여차하면 그 뒤에 ‘Cruz’라고도 적어보시구요.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IPTD-002. Peter Bourjos


스피드가 주무기인 놈이 초반에 햄스트링 땡긴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대수롭지 않은 모양입니다. 스캠 막판으로 갈수록 플레잉타임을 몰아 받았으니 레귤러 8번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그동안 복사기에 시달렸던 마음을 녹여줄 청량한 툴이 돋보이더군요. 어깨는 별로지만 좌잉여-우크렉을 보완해줄 넓은 수비 범위가 일품입니다. 타격에 허점이 있어 삼진깨나 당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맞으면 뻗고, 수준 높은 투수의 공도 칠 수 있습니다. 두 자릿수 홈런은 기대하지 마시고 똑딱이와 갭히터 사이에 적당히 놓으면 되겠어요. 8번 타순에서 아주 쏠쏠할 타입으로 어쩌면 타율이 기대 이상일지도 몰라요. 작년에도 부상 전까진 단타 생산력이 좋았는데 그때와 비슷한 폼입니다.

IPTD-003. Mark Ellis


무릎 건염으로 일주일 결장했는데 괜찮은 모양입니다. 복귀 후 아직까진 컨디션이 덜 올라왔어요. 베테랑답게 타석에서 요령이 있고 수비를 정말 쉽게 합니다. 3루 알바도 종종 시킬 계획이랍니다.

IPTD-004. Pet Neshek


skip님 말씀으론 low 90을 던진다는데 RDS에선 구속이 안 나와서요. 6~7회 우타자 짧게 상대하는 용도로는 괜찮을 듯합니다.

IPTD-005. Aledmys Diaz


김태균입니다. 야구 1년 넘게 쉬었던 놈이 노-스트라이드로 잘 갖다 맞추네요. 이 폼으로 장타를 치려면 몸통 회전력이 좋아야 하는데 그런 건 없습니다. BP에선 라인드라이브 타구 곧잘 만든다지만 저는 일단 장타는 접어두겠습니다. 쿠바에서의 기록은 .315 .404 .500 12홈런. 출루능력만 유지되면 나름 생산성이 있겠는데요. 워낙 깔짝 나온 게 전부라 수비는 모르겠어요. 어깨는 좋은데 레인지가 딸린다지요? 일단 AA로 보내졌고 첫인상은 나쁘지 않습니다.


On & Off the Radar


(on) Tim Cooney - 인상적인 2이닝 4K 셧아웃으로 데뷔한 뒤 아주 shaky한 모습을 보여주고 마이너 캠프로 내려갔습니다. 제구와 피쳐빌리티로 부족한 스터프를 벌충하는 스타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닙니다. 포심 구속도 좌완으로선 충분하고 커브와 체인지업 모두 솔리드합니다. 오히려 투구 템포 조절이나 구질을 믹스시키는 능력이 부족하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커맨드가 매우 들쭉날쭉하더군요. 전자는 야디가 잡아줄 터이나 후자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제구의 consistency만 향상되면 2선발 잠재력이 있습니다. 실링은 높이되 플로어는 낮추십시오. 리교수 터지기 전의 냄새가 좀 납니다.(링크)

(on) Alex Reyes - 꼴랑 1이닝 던지면서 솔리런 두 방 맞았지만 당일 우측 외야에 형성돼 있던 제트기류가 억지로 떠넘겨준 것들이었습니다. 작년 Reyes는 땅볼 유도가 신통치 않았으므로 앞으로 피홈런 개수를 눈여겨볼 필요는 있겠지요. 전체적으로는 시원시원한 포심과 상당히 완성된 커브의 위력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합니다. 벌써부터 우타자 몸쪽으로 커브를 꽂아넣을 줄 알다니 신통하다 해야 할지, 겁이 없다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내년 유망주 리스트의 강력한 탑3 후보입니다.

(on) Xavier Scruggs - 스캠 중반부터 짜게 식었죠. 그래도 가능성 확인했으니 됐습니다. Scruggs의 파워-출루 콤보는 매력적입니다. 20파운드 감량했음에도 흑형 특유의 파워가 돋보이고 공을 아주 많이 봐요. 상황에 관계없는 my way 스윙으로 삼진머신 신세는 면키 힘들겠지만요. 내야 백업은 유틸 하나, 뻥야구 되는 놈 하나로 채우는 게 좋다고 봅니다. 비상시엔 보배가 2루 알바 가능하다는 게 크죠. 임마는 확장 로스터 때 백퍼 올라올 겁니다.

(on) Patrick Wisdom - 파워는 진퉁입니다. 제대로 맞으면 새까맣게 날아가요(링크). 보니까 instinct가 부족하고 타격 폼도 약간 수정이 필요합니다. 손 위치를 바꿔서 테이크백을 거의 없애버리는 게 좋을 듯해요. 아무래도 타율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겁니다. 하지만 Wisdom도 출루는 괜찮은 편이고, 결정적으로 Scruggs에겐 없는 훌륭한 3루 수비가 덤으로 따라옵니다. 어깨 좋더군요. 안 터져도 내야 백업으론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on) Sam Gaviglio - 적당한 스터프, 적당한 커맨드, 적당한 땅볼 유도를 보여주고 마이너 캠프로 갔습니다. 특출나지 않지만 딱히 모난 구석도 없어요. 과거 엘드레드나 핸콕 롤이라면 소화할 수 있어 보입니다. 불펜에 화염이 일면 승격 5순위쯤 되지 싶은데요. 상위 순번 자원들의 쾌속한 버스트를 예상하므로 얘한테도 나름 진지한 기회가 갈 듯합니다.

(off) Tyler Lyons - 포텐셜 버스트. 진심 엘지로 와주면 좋겠네요.

(off) Keith Butler
- 포텐셜 버스트. 똥패스트볼과 허위 광고 슬라이더, 볼질의 삼위일체.

(off) Scott McGregor
– 버스트 될 포텐셜이 없음.

(off) Jorge Rondon - 멤피스 흑형 2호.

(off) Zach Petrick - 작은 체구, 평범한 구질의 평범한 믹스. 최대 패전조 롱릴리프.

(off) Lee Stoppelman
- 불친스키 2호. 작년 백네트에서 찍은 영상으로 보기엔 즉전감 좌타 스페셜리스트였는데요. 잘 풀리면 Sieg처럼 깜짝 임팩트도 줄 수 있다 봤구요. 구속이야 원래부터 low 90 수준입니다만 희한한 쓰리쿼터 딜리버리에 디셉션 빼곤 볼 게 없더군요.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결정적으로 슬라이더가 20-80 스케일에서 한 25쯤 되려나요? 이런 모습으로 작년 성적은 어불성설이니 폼이 덜 올라왔던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자원이 아니라는 것도 확실합니다.

(off) James Ramsey
- 이건 좀 가혹합니다만 이메일 인터뷰 불발로 인한 괘씸죄를 적용했습니다. 똥만 쌌던 방망이는 따로 언급할 게 없고 수비에서도 허둥지둥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주전들 교체 이후 중견수로 고정시키지 않는 게 구단에서도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듯한 인상이었어요. 본인은 도루 능력 향상 등의 변화를 도모하는 모양인데 일단 멤피스 외야 3인방의 벽이 너무 높습니다.


5 Questions

1.선발은 안정적일까?

지금 로테이션의 5명은 전부 자기 몫은 해줄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시즌이 순탄할 리 없으니 대체자원이 필요한 시기가 오겠죠. Cooney 빼고는 전부 가짜 뎁스인데 그나마도 아직 기복이 심합니다. 여름에라도 Jaime가 복귀해야 할 텐데요. Rosie와 Martinez가 불펜에 있기 때문에 뎁스가 없어요. 여기는 구멍 난다고 트레이드로 매워선 안 되는 자리라 미드시즌에 로또 한 번 긁게 생겼습니다.

2.뻥야구 or 벌떼야구?
돼지와 약형의 가세로 Beltran의 공백은 매우겠지만 여전히 홈런이 모자랍니다. 아무래도 Craig의 영향이 크죠. 타구에 탑스핀이 그렇게 먹는 이유가 뭘까요? 제가 보기엔 작년부터 급격히 방어적으로 변한 어프로치 때문에 히팅 포인트가 너무 뒤로 갔기 때문인데요. 요즘엔 좀 유지현스럽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클래스야 좋은 타자지만 홈런 파워 회복에는 다소 회의적이에요. 하지만 약형과 Bourjos의 영입으로 지뢰밭 라인업은 더 좋아졌습니다. 작년과 같은 신바람 야구로 리그 최고 수준의 득점력을 보여줄 겁니다. 약형이 6, 7번 타순에서 80타점 쓸어담는다에 500원 겁니다.

3.불펜이 핵실험을 할까?

Siegrist가 여전히 위력이 있습니다. regression은 피할 수 없겠으나 밥값은 충분히 하겠어요. 영감님도 있으니 Motte만 잘해주면 필승조 안정감은 오히려 작년보다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MRP 뎁스가 재앙이라 결국엔 연쇄작용이 일어나겠죠. 일찌감치 로또들 모아두지 않으면 미드시즌 트레이드로 적지 않은 출혈이 불가피합니다. Aceves가 옵트아웃 한다던데 아직 쓸모가 있으려나요? 로또로는 Madson, Hanrahan 같은 유리병들도 있는데요. 임팩트 있는 로또를 긁어야 유사시에 Martinez를 선발로 돌릴 수 있습니다. Aardsma 같은 투수 보다간 암 걸리겠더군요.

4.벤치의 생산성은?

사실 DD와 sugar는 저렴하게 쓰기엔 괜찮은 선수들입니다. 스캠에서 컨디션도 좋았구요. 다만 이 녀석들을 쓰려면 나머지 자원들이 공격력을 벌충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죠. 일단 외야를 시작으로 물갈이에 들어가 확장 로스터를 지나면 상당한 변화가 있을 듯합니다. 가을 야구 로스터를 꾸리면 3명은 바뀌어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 와중에도 고대병기의 입지는 웨이노, 잉여, 야디와 동급이겠죠.

5.Taveras or Piscotty?

태평양 건너 인터넷으로 중계 보는 사람도 느끼는데 현장에선 오죽할까요. Taveras가 뻘짓, 부상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Piscotty는 플랜에 들어왔습니다. 올해 안으로 어떻게든 자리를 잡을 거예요. 팀에서 어지간하면 개막전 로스터 떼어주려고 했는데 정작 자기 플레잉타임 뚝 떼어다가 경쟁자들에게 주다니 보살이 따로 없습니다. 사실 Taveras가 아쉬운 대로 중견수를 봐줘야 로스터에 숨통이 트이는데 이젠 물 건너간 얘기 같아요.

사족이지만 저는 조심스럽게 오프시즌 Craig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두겠습니다. 파워가 부족한 팀이라 벤치로 쓰면 썼지 돼지는 절대 안 팔 듯하고, 여차하면 약형을 3루로, 보배를 1루로 옮겨도 되니까요. 암만 짱구를 굴려봐도 페이롤 유동성 유지하면서 외야에 자리 만들고 C, 3B, 불펜을 보강할 수 있는 카드는 Craig밖에 없습니다. 전에 유망주 리스트에도 썼지만 Taveras는 재능의 차원이 다른 놈이라 안고 죽는 게 낫습니다. 얘 팔아서 딱히 보강할 포지션도 없구요.



Posted by jdz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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