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최고의 단장 후보들을 살펴보았다.

나는 Larry Beinfest를 Best GM으로 꼽았지만, 리플을 남겨 주신 분들은 모두 Schuerholz를 선택하였다. 나중에 단장 열전을 연재할 때 한 사람씩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므로, 그때 다시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단장들을 보았으니, 이번에는 최악의 단장들 차례가 되겠다.

리스트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오직 삽질만 반복하는 단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0% 삽질만 하는 단장이 짤리지 않고 남아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대인배 Bill Bavasi도 가끔은 좋은 행보를 보여주곤 했다. 그러니 "이 사람이 왜 최악의 단장 후보에 들어있냐...!!!"라고 흥분하지는 마시기 바란다. 이들도 잘 할 때가 있고 잘못할 때가 있었다. 단지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삽질을 더 많이 한 것이 죄인 것이다.

리스트에 들어갈 대상은 "2000년대에 현역으로 활동한 단장" 으로 국한하였다. 90년대에 은퇴한 단장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Worst GM 후보. (역시 순서와 순위는 무관. 생각나는 대로 쓴 것이다.)

1. Bill Bavasi (Mariners) :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적인 대인배. 한없이 퍼주기만 하다가 Mariners를 MLB 역사상 최초로 1억달러의 페이롤로 100패를 당한 팀으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대인배 행보로는 Carlos Sliva 계약, Freddy Garcia - Miguel Olivo 외 2명 트레이드, Carlos Guillen - Ramon Santigo 트레이드, 추신수 - Ben Broussard 트레이드, Randy Winn - Jesse Foppert 트레이드, Erik Bedard - Adam Jones 외 4명 트레이드 등이 있다.
2. Brian Sabean (Giants) : 나이 든 선수들에 대한 그의 집착은 거의 도착 수준이다. FA계약도 30대 중후반 선수들을 절대적으로 선호하며, 트레이드 시에도 베테랑 선수를 얻기 위해 유망주를 너무 쉽게 퍼준다. 대표적인 행보로는 Barry Zito와의 7년 126M 계약을 비롯하여 Marquis Grisson, Michael Tucker, Mike Matheny, Matt Morris, Armando Benitez 등을 전성기가 지난 뒤에 계약한 것이 있으며, 역시 40세가 다 된 Steve Finley를 트레이드로 영입하였다. Pierzynski - Liriano/Bonser/Nathan 트레이드나 Ryan Garko를 트레이드한 뒤 방출해 버린 것도 주목할 만 하다.
3. Chuck LaMar (Devil Rays) : 그가 8년동안 단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팀은 518승 777패(승률 40%)를 기록하여 현대 MLB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 그의 업적으로는 Bobby Abreu와 Dmitri Young을 듣보잡 선수들과 맞바꾼 것과 Jose Canseco, Greg Vaughn, Wilson Alvarez, Fred McGriff 등을 전성기가 한참 지난 뒤에 영입한 것 등이 있다. 또한 선수를 감독과 트레이드하는 신기원을 이룩하기도 했다(Randy Winn-Lou Piniella).
4. Dayton Moore (Royals) : 그는 Jose Guillen에게 3년 36M을 퍼주는 대인배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으나, 그의 특기는 주로 허접 플레이어들을 적당한 연봉으로 모아서 허접 로스터를 만들어 허접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 리빌딩도 아니고, 그렇다고 Win-Now도 아닌, 70승 짜리 팀을 만드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영입 선수로는 Mike Jacobs, Willie Bloomquist, Kyle Farnsworth, Yuniesky Betancourt(2009년 최악의 레귤러), Jason Kendall 등이 있다. 팀이 계속 하위권에서 맴도는 것에 실망하는 팬들에게 "눈앞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팀이 발전해 가는 과정을 믿으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5. Dave Littlefield (Pirates) : 그는 Jason Schmidt, Jason Kendall, Sean Casey, Chris Young, Aramis Ramirez, Kenny Lofton 등 스타 플레이어들을 트레이드하면서 꾸준히 리빌딩을 시도했으나, 이들 스타들을 내주고 받아온 선수들은 거의 모두 망했다. (아마도 Jason Bay 트레이드가 유일한 예외일 듯) Jeromy Burnitz, Joe Randa, Raul Mondesi 등 노장들을 영입한 것도 별 성과가 없었다. 07년에는 42승 62패의 성적과 50M이 안되는 페이롤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물 간 9.5M 연봉의 Matt Morris를 트레이드로 영입하여 팬들과 기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드래프트에서 1라운더로 Brian Bullington이나 Daniel Moskos를 지명한 것도 참 인상적이다. (Bullington 대신 B.J. Upton이나 Prince Fielder를, Moskos대신 Matt Wieters를 뽑을 수 있었는데... -_-;;; )
6. Ned Colletti (Dodgers) : Dodgers가 최근에 성적이 괜찮았긴 하지만, 그렇다고 Colletti가 일을 훌륭하게 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고액연봉의 선수를 영입함에 있어서 심각한 삽질을 여러 차례 했는데, Juan Pierre, Andruw Jones, Jason Schmidt 등에게 막대한 돈을 퍼주었다. 2008년 NL 플레이오프 로스터를 보면, Schmidt, Pierre, Kent, Garciaparra, Jones 등이 모두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이들의 연봉을 합치면 무려 56M에 달했다. Dodgers가 중소규모의 마켓 팀이었다면 팀을 완전히 말아먹었을 수준의 돈 낭비이다.
7. Omar Minaya (Expos, Mets) : 그는 Expos 시절 Jason Bay를 Lou Collier와 트레이드했고, Bartolo Colon을 얻기 위해 Sizemore, Cliff Lee, Brandon Phillips를 내주었다(MLB역사상 최악의 트레이드 중 하나). Heath Bell, Brian Bannister, Matt Lindstrom 등을 트레이드로 보내면서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작년에는 Oliver Perez에게 3년 36M을 퍼주었다. 최근 Jason Bay 계약도 오버페이의 느낌이 짙다.
8. Jim Bowden (Reds, Nationals) :  그는 Trader Jim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무수히 많은 트레이드를 했다. (16년간 재직하며 무려 130건이 넘는 트레이드를 단행함) 잘 된 것도 여럿 있었지만 망한 것도 많았다. 선수에 대한 독특한 취향으로 유명한데, 특히 태도 문제로 다른 팀에서 쫓겨난 선수들, 과거의 탑 유망주로써 실패한 선수들, 성적은 안 나오지만 Toolsy한 외야수에 집착하여 로스터 구성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영입하는 것이 특기이다. (Nationals 40인 로스터에 외야수가 몇 명이었더라?) 드래프트를 못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개막전 선발(Dave Burba)을 개막전 당일에 트레이드하거나 선수의 부상을 숨기고 트레이드(Majewski)하는 등 인간성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9. Ed Wade (Phillies, Astros) : 그의 Phillies 단장 시절은 평가가 엇갈린다. Utley나 Howard, Hamels, Rollins 등은 모두 그가 단장이던 시절에 발굴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Eric Milton이나 Adam Eaton과 같은 허접 투수들을 고액 연봉으로 계약하였고, 결국 8년 내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Astros 단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힘든 전력이고 팜 시스템도 엉망임에도 불구하고, 구단주 Drayton McLain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면서 무조건적인 Win-Now 모드로 올인하여 구단의 미래를 매우 어둡게 만들고 있다. 07년 말 Miguel Tejada와 Jose Valverde를 영입하기 위해 무려 8명의 젊은 선수를 내준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으며, 이번 겨울에도 이미 그저그런 Brandon Lyon에게 무려 3년 15M을 지불하여 악명을 드높이고 있다.
10. J.P. Ricciardi (Blue Jays) : 재임 초기에는 좋은 평을 받았으나, 2006년 무렵을 기점으로 맛이 가기 시작했다. Vernon Wells와의 7년 126M 계약은 현재 Barry Zito 계약을 능가하는 MLB 역사상 최악의 장기계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고액연봉의 선수가 삽질하는 경우 재빨리 방출하고 잔여 연봉을 sunk cost 처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Frank Thomas나 B.J. Ryan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경박한 언행으로도 여러 번 주목받았는데, B.J. Ryan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었을때 언론과 팬들에게 "허리 부상"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가 나중에 "우리 모두가 진실을 알고 있다면 그것은 더이상 거짓말이 아니다"라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아 팬들과 지역 언론을 모두 적으로 만들었고, 자기 팀 소속 선수도 아닌 Adam Dunn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신공격을 하여 선수들에게도 신망을 잃었다.


이중에서 최악의 단장을 한 명 꼽으라면... 역시 대인배 Bavasi의 포스를 따라갈 단장은 별로 없는 것 같다. 2위싸움이 무척 치열할 것 같은데... (이건 Best GM 꼽을 때보다 더 고르기가 힘들다.. -_-;;; ) 결국 Chuck LaMar를 2위로 낙찰했다. 같은 시기에 MLB에 참여한 DBacks는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는데, Devil Rays는 8년동안 40%의 승률이라니... 정말 좌절이다. 이인간은 도대체 8년 동안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 이해할 수 없는 행보 투성이이다. (그나마 Mets가 인심을 써서 Scott Kazmir를 건진 것이 8년간 그의 거의 유일한 업적이다.)


여러분의 선택은..??
위의 10명 중에서 최악의 단장은 누구일까요....???

Today's Music : Dashboard Confessional - Vindicated (Live)



최악의 단장 리스트와 오늘의 노래 제목이 별로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지만...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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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Sox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팀동료 Alexei Ramirez와 잡담하며 놀고 있는 Alex Rios.

메이저리그 웨이버 공시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Blue Jays가 Alex Rios를 웨이버 공시하고, 그를 Chicago White Sox가 클레임해서 데려간 것이다. 무려 60M의 향후 연봉과 함께. 트레이드가 아닌 순수한 웨이버 클레임이었고, 따라서 White Sox는 아무도 내주지 않은 대신 남아있는 모든 계약 관계를 떠안게 되었다.

매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지나고 일정 시기가 되면, 구단들은 고액연봉자들을 웨이버 공시하여 다른 구단들의 반응을 떠본다. 클레임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구단이 있으면 트레이드 협상을 하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그냥 웨이버 공시를 철회하여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이다. 유명한 사례로는 이전에 Red Sox가 당시 매년 20M의 연봉을 받던 Manny Ramirez를 웨이버 공시했던 일이 있다. 당시엔 아무도 클레임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이미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거의 없고, 3월 이후 US달러 대비 캐나다달러의 지속적인 평가절하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Blue Jays는(CAD의 USD 대비 화폐가치는 3월 대비 현재 15% 정도 하락한 상태이다. Blue Jays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도 페이롤이 15% 증가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Alex Rios의 웨이버 공시를 철회하지 않았고, 결국 대가 없이 그대로 White Sox에 보내 버리고 말았다.

Alex Rios는 2010년부터 14년까지 총 58.7M의 고액 장기계약이 되어 있으며, 2015년에는 13.5M/1M Buyout의 팀 옵션이 걸려 있다. 돈을 아낀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할 수도 있겠지만, Rios는 Blue Jays 팜을 통해 성장한 스타 플레이어였다. 올해 타석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2006-2008년 3년동안 공수주 모두 평균보다 한참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외야수였다. 특히 코너 외야수로서 그의 수비는 Carl Crawford나 Randy Winn 등과 더불어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커리어 RF UZR/150은 13.7에 달한다.)

White Sox의 Ken Williams 단장은 부상중인 Peavy 트레이드에 이어서, 이번에도 최고의 깡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올해 나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5년간 60M의 거액을 지불해야 하는 Rios를 덥석 집어온 것이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리션들이 말하는 것처럼 Alex Rios가 앞으로 연평균 3.5~4.5 WAR 정도 해 준다면, 연봉만큼의 값어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나면 Jermaine Dye와의 계약이 만료되므로, Dye를 잡지 못한다고 해도 Rios로 그 자리를 때울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장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이전보다 공수 모두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White Sox는 Scott Podsednik과 Dewayne Wise, Brian N. Anderson 등을 CF로 기용해 왔는데, Wise와 Anderson은 각각 OPS .587, .641로 메이저리그에 있어서는 안 되는 저질 플레이어들이었다. Podsednik은 이들보다는 조금 나은 편인데... Carlos Quentin과 Podsednik, Rios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기용하면 좋은 라인업을 짤 수 있을 것이다.

Blue Jays의 입장에서... 이 사건은 그저 연봉을 아꼈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올해 28세의 Alex Rios는 Adam Lind, Aaron Hill, Travis Snider와 함께 팀의 주춧돌이 될 만한 플레이어였다. (Scutaro는 나이도 많고 올 시즌 끝나면 FA가 되므로 제외... Vernon Wells는 엄청난 연봉에 비해 하는일이 너무 없으므로 역시 제외...) 이런 플레이어를 땡전 한 푼 안받고 그냥 내주면서 단지 연봉을 아꼈다는 것에 만족한다면,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J.P. Ricciardi 단장은 뻘짓도 잘 하지만, 실수했다고 생각할 때에는 그걸 인정하고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드는 데에도 매우 빠르다. 올 시즌엔 이미 내년까지 10M 넘는 연봉이 남아 있던 B.J. Ryan을 그냥 방출한 바 있었다. 물론 이렇게 자르게 되면 내년까지의 연봉은 모두 Blue Jays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엔 Rios를 조건 없이 다른 팀으로 보내 버렸다. 이런저런 뻘짓 중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Vernon Wells와의 계약은 그대로 남아 있는 채 말이다. 이런 식으로 구단을 운영해서는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다.

Ricciardi 단장은 Billy Beane의 최측근 중 하나였으나... Beane의 오른팔이었던 Paul DePodesta가 Dodgers에서 실패했듯이 역시 Blue Jays에서 삽질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금방 구단에서 짤렸었던 DePodesta와는 달리 꽤 오래 단장 노릇을 해 오고 있다(2001년 말부터 Blue Jays 단장이었으니 벌써 만 8년이 되어 간다). 나는 Ricciardi의 의사 결정 방식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Moneyball 신화의 일원이라는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과연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해 그가 정말 정통한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 Vernon Wells와의 말도 안되는 계약도 그렇고... Alex Rios를 거저 내주는 것도 그렇고...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B.J. Ryan이나 Dustin McGowan, Shaun Marcum과 같은 나쁜 투구폼을 가진 투수들을 긁어모아서 그들이 모두 부상으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구단은 세이버메트릭스 뿐 아니라 스카우팅의 측면에서도 역시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Ricciardi 단장의 계약 기간은 2010년까지인데... 올해가 가기 전에 해고될 것 같다. 이런 삽질을 반복해서는 Fangraphs의 Erik Manning의 말대로 현실 세계의 메이저리그는 커녕 Fantasy League에서조차 이길 수가 없을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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