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Duncan : 삼진당하고 헬멧을 던지는 이런 모습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Julio Lugo


Cardinals와 Red Sox가 트레이드를 단행하였다.

Cardinals get :
Julio Lugo와 그의 연봉 전액(2010년까지 약 $13.5M)


Red Sox get:
Chris Duncan
현금 혹은 PTBNL(Player To Be Named Later)



나는 Red Sox의 팬이 아니지만, Theo Epstein 단장이 이끄는 Red Sox 구단 프런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물론 Garciaparra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팀에서 방출하여 팬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지난 5년 동안 네 번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두 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것도 사실이다. Theo Epstein은 리그 최상급의 강력한 메이저리그 팀을 구축했을 뿐 아니라, 팜 시스템도 아주 탄탄하게 일궈 놓았다. 주전들의 줄부상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향후에도 5년 이상 계속해서 매우 유력한 컨텐더로 남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30개 구단 중 구단 프런트가 가장 일을 잘 하고 있는 구단이라고 본다. 단지 돈이 많아서 Red Sox가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생각은 완전한 오해이다. Red Sox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전통적인 스카우팅과 세이버메트릭스를 가장 잘 조화시키고 있는 구단이며,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구단이기도 하다.


뜬금없는 타 구단 칭찬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러한 Theo Epstein의 몇 안되는 실패작 중 하나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Julio Lugo이다. Red Sox가 Julio Lugo와 계약한 것은 2006년 12월의 일이었는데, 당시 FA였던 Lugo를 4년 $36M에 계약한 것이다. 계약 당시에 이미 오버페이 논란이 있었던 이 계약은 시간이 지나면서 재앙으로 드러났다. 계약 후 현재까지 Lugo의 공격 스탯은 .251/.319/.346에 불과하였고, 한때 뛰어났던 수비도 평균이하로 추락하여 몸값만 비싸고 별 장점이 없는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올 시즌 유격수로서 그의 UZR/150은 무려 -43.2인데, 뛴 경기 수가 많지 않다보니 작은 샘플 사이즈로 인해 과장된 면이 있어 보인다. 2007년에 UZR/150이 4.3, 2008년에 -2.6이었으므로 비슷하게 나빠진다면 올해의 UZR/150은 대충 -5~-10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d Sox는 Julio Lugo를 이미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선수를 방출하기 위한 예비 조치로 10일간의 유예 기간을 갖게 된다. 10일 안에 트레이드되지 않으면 방출하거나 마이너리그에 내려보내야 한다.) 처리한 상태였으므로 Lugo와의 결별은 시간 문제였다. 며칠 전 다른 모든 구단에 "Lugo의 모든 연봉을 떠안을테니 제발 3류 유망주(a fringe prospect)라도 주고 데려가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만큼,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Lugo를 팀에서 내보내려고 하고 있었다.



한편, Chris Duncan은 잘 알려진 대로 Cardinals의 투수 코치 Dave Duncan의 둘째 아들이다. 2006년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314타석에서 .293/.363/.589(OPS .952), 22홈런의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및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월드시리즈에서 그의 형편없는 외야 수비가 TV를 통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파워와 선구안은 수준급이었다. 한마디로 제 2의 Adam Dunn이 나타난 것 같았던 것이다.

그러나... 2007년 시즌 중반부터 그는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고, 이후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2008년에 그가 목디스크 및 허리디스크에 시달리고 있음이 밝혀졌고, 그는 목에 티타늄 디스크를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었다. 이 수술은 야구선수에게 행해진 것으로는 전례가 없는 것이었고, 다시는 야구를 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야기할 만큼 위험한 수술이었다.

다행히 수술 후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Chris Duncan은 2009년 Spring Training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4월 한 달 동안 .304/.417/.522 (OPS .939)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5월부터 다시 바닥을 모르는 추락이 시작되었다.
5월 .227/.289/.386 (OPS .675)
6월 .224/.318/.289 (OPS .607)
7월 .037/.257/.037 (OPS .294)

그는 수비력이 좋지 않은 LF이므로(커리어 통산 UZR/150이 -8.5이다.), 나쁜 수비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타격이 되지 않으면, 그를 25인 로스터에 유지할 아무런 명분이 없다. NL에는 DH가 없으므로... 더더욱 그의 설 자리는 없었다.


이렇게 해서 두 팀은 서로 그다지 필요없는 두 선수를 맞바꾸게 되었다.

Red Sox 입장에서 보면... Jed Lowrie가 복귀하는 마당에 Lugo는 어차피 쓸모가 없었으므로, 트레이드로 누구라도 받을 수 있다면 밑질 것은 없었다. Chris Duncan은 2007년 중반 이후로 그의 거의 유일한 툴이었던 파워를 잃어버렸지만,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의 유일한 포지션은 DH 뿐이지만, 그래도 밑질 것은 없는 것이다. 아마 아무도 Lugo의 트레이드를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공 1박스, 배트 1박스와도 바꾸려고 했을 것이다. 혹시라도 Chris Duncan이 2006년의 홈런 파워를 되찾게 된다면, 그를 값싼 DH/1루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어도 그만이고...

과거 2006년 말에 John Sickels가 Duncan을 Brian Daubach과 비교한 적이 있었다. Duncan이 예전의 타격 실력을 조금이라도 회복하여 Daubach만큼만 될 수 있어도 Red Sox는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Cardinals 입장에서 보면... 둘 다 올해 삽질을 거듭하고 있고, 특히 좌완투수에게는 똑같이 쥐약인 Duncan과 Ankiel을 동시에 데리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Duncan은 대타요원으로도 제 몫을 못하고 있으므로.. (엊그제 9회에서 대타로 나와서 병살타로 팀의 마지막 기회를 말아먹은 기억이 생생하다...-_-) 어떻게든 팀을 업그레이드할 방법이 있다면 방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Lugo는 그다지 기대할 것은 없는 플레이어이지만, 2루를 맡고 있는 Skip Schumaker가 좌완투수 상대로 OPS .562의 형편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2루 플래툰 및 내야 백업 요원으로 활용하면 Duncan을 데리고 있을 때보다는 좀 더 짜임새 있는 로스터가 될 것이다. 게다가 내년까지 모든 연봉을 Red Sox에서 전액 부담하므로, 삽질만 계속할 경우 그냥 방출해 버려도 그만이다. 즉 Cardinals 입장에서도 밑져야 본전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Lugo로 인해 Joe Thurston의 출장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울 것 같다. Thurston은 오늘도 9회말 1사에서 병살 처리해야 하는 공을 홈에 던지는 바람에 결국 4-3으로 역전패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넘은 야구 센스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 트레이드에 대한 세이버메트릭스적인 분석은 생략하겠다. 현 시점에서는 둘 다 마이너스 WAR를 기록하고 있기에, 별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둘 다 -0.3 WAR으로 삽질의 수준이 비슷하긴 하다...  -_-;;;


다만 우려되는 일은 Mozeliak 단장 및 구단 프런트와 La Russa 감독/Dave Duncan 투수코치와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이다. 자기 아들이 트레이드 되는 것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없을 것이므로... Dave Duncan 코치가 삐질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바로 엊그제 인터뷰에서 병살타 친 Chris Duncan을 열과 성을 다해 변호하던 Tony La Russa 감독도, 하루만에 Chris Duncan이 트레이드되어 머쓱해지게 되었다. 안그래도 작년부터 감독과 단장 사이에 잡음이 조금씩 들리고 있는데... 올 시즌이 끝나면 La Russa 감독 및 Duncan 코치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과연 이들과 재계약을 할지 주목된다.


둘 다 새로운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FreeRedbird
:

Nick Stavinoha (LF/RF)
1982년 5월 3일생
R(Bats)-R(Throws)
Ht : 6-4 (193cm) / Wt : 240 (109kg)

자료 출처 : Baseball-Reference

Major League Stats

Year

Age

Tm

Lg

G

AB

R

H

2B

3B

HR

RBI

SB

CS

BB

SO

BA

OBP

SLG

OPS

2008

26

STL

NL

29

57

4

11

1

0

0

4

0

0

2

11

.193

.217

.211

.427

2009

27

STL

NL

33

75

5

18

5

0

2

15

1

0

2

12

.240

.256

.387

.643

2 Seasons

62

132

9

29

6

0

2

19

1

0

4

23

.220

.239

.311

.550

162 Game avg.

162

345

24

76

16

0

5

50

3

0

10

60

.220

.239

.311

.550



Minor League Stats

Year

Age

Tm

Lev

G

AB

R

H

2B

3B

HR

RBI

SB

CS

BB

SO

BA

OBP

SLG

OPS

2005

23

Quad Cities

A

65

250

54

86

9

2

14

53

4

0

23

25

.344

.398

.564

.962

2006

24

Springfield

AA

111

417

55

124

26

3

12

73

2

1

28

81

.297

.340

.460

.800

2007

25

Memphis

AAA

139

501

50

131

17

0

13

49

7

1

31

81

.261

.309

.373

.682

2008

26

Memphis

AAA

112

427

67

144

23

3

16

74

2

1

20

50

.337

.366

.518

.884

2009

27

Memphis

AAA

47

174

23

46

9

1

9

39

1

0

17

30

.264

.335

.483

.818

5 Seasons

474

1769

249

531

84

9

64

288

16

3

119

267

.300

.345

.466

.812



Nick Stavinoha는 2005년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Cardinals에 의해 지명되어 15,000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하였다. 드래프트 당시 이미 23세로 적지 않은 나이였던 그는 곧바로 Low A Quad Cities로 보내졌고, 65게임에서 .962의 OPS를 기록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6년 초, 당시의 황폐한 Cards 팜 시스템에서 그는 Birdshouse의 유망주 랭킹 16위에 올랐다.

2006년에는 A Adv. 리그를 건너뛰고 곧바로 AA Springfield에 보내졌는데, OPS .800으로 그저 그런 성적을 기록했다. 24세로 적지 않은 나이에다, 그의 포지션이 LF/RF이고, Springfield의 홈구장인 Hammonds Field가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임을 감안하면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2006년에 Wainwright와 Reyes가 모두 메이저리거가 되었고, 2006년 드래프트에서 그다지 임팩트가 강한 유망주를 뽑지 못했기 때문에, 2007년 초 그의 유망주 랭킹은 10위로 오히려 올라갔다.

2007년 그는 다시 AAA Memphis로 승격되었는데, LF/RF로 기욕되며 1년 내내 붙박이 선발로 출장했으나 OPS .682의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2008년 초 유망주 랭킹에서 그는 38위로 추락했다. 25세의 Stavinoha에게 시간은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2008년, AAA에서 맞는 두 번째 시즌에서 그는 타율  .337에 16홈런, OPS .884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랭크되었으며, AAA Pacific Coast League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Stavinoha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26세로 이미 유망주라고 부르기 어려운 나이였고, 외야수로서 수비도 매우 좋지 않았다. 1년 내내 볼넷이 20개에 불과할 만큼 선구안도 좋지 않았고, LF치고는 파워도 좋지 않았다. 게다가 발도 느렸다. 그나마 쓸 만한 부분은 컨택 능력 하나였고, 굳이 하나 더 꼽자면 열심히 뛰는 정도였다. 마치 큰 Aaron Miles 같았던 것이다.

2008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9게임에 출장하였으나 59타석에서 OPS가 .427에 불과하였다. 2009년 결국 그는 AAA에서 시즌 시작을 맞았고, 메이저리그 로스터의 부상자 발생 상황에 따라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고 있다. 올 시즌 그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136 PA, 132 AB에 OPS .643이다. 시즌의 절반 남짓 지난 시점에서 136타석은 벤치워머로서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여전히 볼넷이 4개에 불과하여 선구안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타율이 .240에 불과하여 그나마 쓸만했던 컨택 능력조차 메이저리그에서는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는 AAA에서는 날아다니지만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면 죽을 쑤는, 전형적인 AAAA 플레이어 혹은 Tweener로 보인다.

지금의 Stavinoha는 안타깝지만 5툴 중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0툴 플레이어이다. Duncan과 Ankiel이 모두 좌투수에 극도로 약한 관계로 우타 외야수가 벤치에 꼭 있어야 하는 것은 맞는데... 정말 얘 말고는 대안이 없는 것일까? 차라리 AAA에서 Allen Craig를 대신 올려 보면 어떨까? 아니면 다른 팀의 AAA 로스터를 뒤져서 Ryan Langerhans 같은 플레이어를 값싸게 트레이드 해 올 수는 없을까? 벤치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컨텐더에게는 꽤 중요한 일인데 말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1편에 이어서 이번에는 투수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역시 모든 데이터는 Fangraphs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Pitchers

Chris Carpenter, SP : A-
7-3, 2.47 ERA, 13 G, 13 GS, 83.2 IP, 4 HR, 13 BB, 64 K, 0.87 WHIP
2.69 FIP, 6.88 K/9, 1.40 BB/9, 4.92 K/BB, 0.43 HR/9, .246 BABIP, 73.5% LOB, 54.5% GB, 2.5 WAR

거의 2년만에 선발진에 복귀하여... 팀의 에이스로 손색이 없는 성적을 거두었다. 다만 BABIP가 다소 낮은 것이 조금 걸리는데.. 하반기에는 이보다 살짝 안좋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겠다. 점수는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했었기 때문에 A-를 줬다. 에이스는 이닝을 먹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4.92의 삼진/볼넷 비율은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NL에서 세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참고로 1위는 Haren, 2위는 Vasquez이다. 아... Haren... -_-;;; )
하반기에도 그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Cardinals는 계속 강력한 컨텐더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시즌의 향방은 Carpenter가 키를 쥐고 있다고 본다.

Adam Wainwright, SP : A
10-5, 3.04 ERA, 19 G, 19 GS, 130.1 IP, 12 HR, 48 BB, 115 K, 1.30 WHIP
3.62 FIP, 7.94 K/9, 3.31 BB/9, 2.40 K/BB, 0.83 HR/9, .301 BABIP, 79.0% LOB, 48.7% GB, 2.4 WAR

개막전 선발이었던 Wainwright는 시즌 초기 제구력 난조로 고전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아 갔고, 최근에는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 5번의 선발 등판에서 18개의 볼넷을 내주었고, 이후 16번의 선발 등판에서는 30개의 볼넷을 허용하였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무려 25.1이닝을 던지며 고작 3실점(26삼진 8볼넷)을 기록하여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하반기의 활약이 기대된다.

Joel Pineiro, SP : A+
7-9, 3.20 ERA, 17 G, 17 GS, 115.1 IP, 3 HR, 12 BB, 48 K, 1.11 WHIP
2.98 FIP, 3.75 K/9, 0.94 BB/9, 4.00 K/BB, 0.23 HR/9, .290 BABIP, 63.4% LOB, 61.0% GB, 3.0 WAR

Pineiro는 작년에 그저 그런 모습을 보였고, 실제로 커리어 내내 그저 그런 투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낮았다. 2007년 말에 2년 13M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던 John Mozeliak 단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Pineiro는 눈부신 활약으로 팬들의 불평불만을 깨끗하게 잠재웠다. 삼진은 별로 잡지 못하지만 볼넷과 홈런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선발투수의 3.0 WAR는 FA시장에서 돈으로 환산하면 13M이 넘는 것으로, 올해 상반기 3개월만 가지고도 작년과 올해 2년간의 연봉이 정당화되고도 남는 것이다..!!!  7승 9패라는 성적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올스타전에 선발되고도 남을 활약이었다. (정말이지 투수의 승-패는 실제 투수의 능력과는 상관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록이다...)
그의 LOB%는 63.4%에 불과한데, FIP가 ERA보다 낮은 것도 그렇고 상반기에 다소 운이 없었던 느낌이다. 즉 하반기에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역시 하반기 활약을 기대해 보자.

Kyle Lohse, SP : C-
4-5, 4.26 ERA. 11 G, 11 GS, 61.1 IP, 8 HR, 19 BB, 41 K, 1.30 WHIP
4.50 FIP, 6.02 K/9, 2.79 BB/9, 2.16 K/BB, 1.17 HR/9, .287 BABIP, 71.0% LOB, 44.8% GB, 0.5 WAR

Lohse는 작년에 시즌이 끝난 바로 다음 날 Cardinals와 4년 41M의 연장계약을 했다. FA시즌이 시작되기도 한참 전에 소속팀과 연장계약을 했다는 것은 팀에 계속 남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가 무척 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어쨌거나... Lohse에게 기대하는 것은 리그 평균 정도 성적의 내구성 좋은 이닝이터인데, 올 시즌은 부상으로 DL에서 많은 시간을 보냄으로써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4선발로는 괜찮은 투수이지만, 조금 더 연봉에 걸맞는 활약을 해 주기를 바란다.

Todd Wellemeyer, SP/RP : F
7-7, 5.56 ERA, 19 G, 18 GS, 100.1 IP, 13 HR, 47 BB, 64 K, 1.72 WHIP
4.96 FIP, 5.74 K/9, 4.22 BB/9, 1.36 K/BB, 1.17 HR/9, .340 BABIP, 69.1% LOB, 36.8% GB, 0.3 WAR

작년에는 13승 9패 3.71 ERA로 겉보기엔 그럴듯한 성적을 냈던 Wellemeyer인데... 올해는 아주 좋지 않다. 사실 작년에도 그의 FIP는 4.51에 불과하여 뽀록의 성격이 짙었지만, 올해에는 제대로 나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1.72 WHIP는 NL 전체 선발투수 중 꼴찌이며, 5.56 ERA는 NL 뒤에서 2등이다. (다행히도 Moyer 할배가 5.58로 살짝 높다) 세이버 스탯으로 봐도 그의 기록은 상당히 좋지 않은데, 그의 1.36 K/BB는 NL 뒤에서 5위이며, 4.96의 FIP는 NL 뒤에서 6위이다. 어떻게 보더라도 아주 한심한 시즌을 보내고 있음이 확실하다. 이정도면 낙제점을 줘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사실 Wellemeyer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항상 말이 많은 편이므로 F를 주면 길길이 날뛸 것 같지만...)
La Russa 감독은 올스타전 직전 그를 불펜으로 보냈고, 그는 올 시즌 첫 구원 등판에서 고작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3실점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340의 BABIP가 평균 수준으로 내려가면 살짝 좋아질 수는 있겠지만, K/BB와 같은 핵심적인 수치가 워낙 나쁘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별 기대가 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선발 복귀는 어려울 것 같고, 선발로 기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Brad Thompson, SP/RP : C-
2-6, 5.31 ERA, 17 G, 8 GS, 57.2 IP, 7 HR, 17 BB, 22 K, 1.39 WHIP
5.02 FIP, 3.43 K/9, 2.65 BB/9, 1.29 K/BB, 1.09 HR/9, .285 BABIP, 65.2% LOB, 54.0% GB, 0.0 WAR

Brad Thompson은, 0.0 WAR이 여실히 보여주듯이, 문자 그대로 Replacement Level 투수이다. 좋은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으나 패스트볼 구속이 87-88마일에 불과하며, 브레이킹볼도 매우 좋지 않다. 한마디로 선발로는 부적절한 구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Lohse가 DL에 간 후 선발진의 구멍을 때워 왔으며, Lohse가 돌아온 뒤에는 Wellemeyer를 불펜으로 밀어내고 계속 선발진에 남아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는 어떻게 봐도 선발 감은 아니다. 차라리 Boggs나 Mortensen, Walters 등에게 선발 기회를 주고 Thompson은 다시 불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나을 듯 한데, 이상하게 감독의 사랑을 받는 관계로 적어도 당분간은 계속 선발로 나올 것 같다.

Ryan Franklin, CL : A
2-0, 0.79 ERA, 21 SV, 1 BS, 34 G, 34.0 IP, 2 HR, 7 BB, 27 K, 0.79 WHIP
2.94 FIP, 7.15 K/9, 1.85 BB/9, 3.86 K/BB, 0.53 HR/9, .207 BABIP, 99.2% LOB, 44.7% GB, 0.7 WAR

Pineiro와 함께 올 시즌 투수진 최대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 주장대로 새로 익힌 커터의 덕분일 수도 있고, 멋진 턱수염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BABIP와 LOB%를 볼 때는 역시 운이 좋은 것 같다. 물론 삼진 및 볼넷의 비율도 우수하므로, 실력도 좋고 운도 따르고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BABIP나 LOB%가 평균을 향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보다는 조금 안좋아질 것 같다.

Kyle McClellan, RP : C-
2-2, 2.63 ERA, 37 G, 41.0 IP, 3 HR, 21 BB, 30 K, 1.22 WHIP
4.23 FIP, 6.59 K/9, 4.61 BB/9, 1.43 K/BB, 0.66 HR/9, .233 BABIP, 79,5% LOB, 48.3% GB, 0.0 WAR

ERA만 보면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다른 스탯을 살펴보면 속빈 강정임을 알 수 있다. 4.23 FIP는 구원투수로는 평균 이하의 실망스러운 모습인데, 삼진/볼넷 비율이 1.43에 불과한 것이 문제이다. 안그래도 기록이 안좋은데 BABIP마저 .233으로 낮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더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Jason Motte, RP : C-
3-3, 4.59 ERA, 41 G, 33.1 IP, 4 HR, 14 BB, 27 K, 1.35 WHIP
4.35 FIP, 7.29 K/9, 3.78 BB/9, 1.93 K/BB, 1.08 HR/9, .287 BABIP, 71.8% LOB, 38.8% GB, 0.0 WAR

Motte 역시 올 시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실력으로는 앞으로도 클로저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볼넷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삼진 비율을 2008년 수준으로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Trever Miller, RP : A-
2-0, 2.35 ERA, 35 G, 23.0 IP, 2 HR, 8 B, 26 K, 1.04 WHIP
3.54 FIP, 10.17 K/9, 3.13 BB/9, 3.25 K/BB, 1.17 HR/9, .251 BABIP, 85.9% LOB, 32.8% GB, 0.2 WAR

좌타자 상대 전문 요원(LOOGY : Lefty One Out GuY) 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살짝 운빨이 느껴지긴 하지만... 감독이 계속 적절히 활용한다면 하반기에도 비슷하게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Dennys Reyes, RP : B
0-1, 4.15 ERA, 42 G, 21.2 IP, 2 HR, 9 BB, 20 K, 1.34 WHIP
3.94 FIP, 8.31 K/9, 3.74 BB/9, 2.22 K/BB, 0.83 HR/9, .305 BABIP, 74.5% LOB, 44.3% GB, 0.1 WAR

역시 LOOGY인데 감독이 가끔 우타자를 상대로도 그냥 냅두는 바람에 기록이 다소 좋지 않다. 사실 좌타자 상대로 피OPS는 겨우 .516에 불과하나, 우타자 상대로는 무려 .954로 두들겨 맞고 있는 것이다. 감독이 LOOGY로만 기용한다면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대부분 마이너와 메이저를 오간 투수들로, 이닝이 얼마 안되어 스탯은 생략한다.

Josh Kinney : F
6.97 ERA, 7.13 FIP. 설명이 필요한가? 그는 팔꿈치 수술 이후 예전 기량을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Clayton Mortensen : D
한 게임에 나와 3이닝 6실점(2자책)하고 마이너로 돌아갔다.

P.J. Walters : D-
메이저에서 14이닝을 던지면서 ERA 7.71, FIP 6.56으로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을 보였다. AAA에서의 ERA는 4.92이나, FIP는 3.58로 상당한 불운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볼 구속이 Brad Thompson과 비슷하여 역시 선발로 성공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Thompson에 비해 제구력이 좋고 훨씬 우수한 변화구를 가지고 있어서 Thompson보다는 더 좋은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때가 되면 Walters를 기용하고 Thompson은 방출하라는 이야기이다...)

Mitchell Boggs : B
메이저리그에서 4차례의 선발 등판을 포함하여 5게임에 나와 22.1이닝을 던졌다. ERA는 3.22이고 FIP도 3.60으로 준수한 편이다. 왜 Thompson을 계속 선발로 기용하고 Boggs는 AAA에 묵혀 두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앞으로의 잠재력은 물론이고 지금 현재 실력으로 봐도 Thompson이나 Wellemeyer보다 낫다고 본다.



정리

우선 타선을 보면... Pujols의 활약이 절대적인 가운데 Rasmus와 Ludwick, Molina가 도움을 주고 있고, Brendan Ryan은 뛰어난 유격수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문제는 3루와 LF인데, 공/수 모두에서 팀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Ankiel이 LF로 나올 때는 그나마 수비가 좀 낫지만... 그만큼을 타석에서 더 까먹기 때문에 결국 마찬가지이다. DeRosa가 DL에서 돌아오면 둘 중 한 포지션은 해결되겠지만, 여전히 블랙홀 하나가 남는다. AAA의 타자들을 고려할 때, Wallace를 올리지 않는 이상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Wallace를 너무 성급하게 올리는 것도 역시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으므로... 블랙홀을 메꾸고자 한다면 트레이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상적인 모습은 Glaus를 3루에 쓰고 DeRosa를 LF에 기용하는 것이지만... Glaus가 송구를 하지 못하므로 이것은 불가능하다. 혹 Pujols 3루, DeRosa LF, Glaus 1루 이렇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 Pujols의 부상위험만 빼면 이것이 가장 좋은 방안 같은데...

투수진은 선발진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5선발 자리는 구멍으로 남아 있다. Wellemeyer는 메이저리그 최악의 선발투수 중 한 명이며, Brad Thompson은 더도 덜도 아닌 Replacement Level 투수로 비상용 땜빵 이상의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다. 차라리 둘 다 불펜이나 마이너로 보내 버리고 Boggs를 5선발로 기용하면 어떨까 싶다. 불펜은 Franklin과 두 좌완투수를 빼면 나머지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럴 거라면 왜 성급하게 Blaine Boyer를 포기해 버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 Thompson이나 Kinney보다는 분명 더 나은 투수일텐데 말이다.


올해는 사실 거의 기대하지 않았던 Chris Carpenter가 건강하게 복귀하여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런 기회는 흔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매우 부상 위험이 높은, 나쁜 투구폼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커리어 내내 부상과 재활을 반복해 왔다. 아마도 내년에 그는 또다시 팔꿈치나 어깨 부상으로 인해 DL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가 2년을 꼬박 건강하게 보내는 모습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망주들을 팔아서 비싼 베테랑 선수들로 팀을 꾸려나가는 방식의 구단 운영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올해 Carpenter가 모처럼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선발진이 아주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만큼, 올해는 Win Now 모드로 가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Roy Halladay 트레이드 소문이 계속 돌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유망주를 퍼 주어야 할지 모르겠으나 올해라면 한번쯤 질러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기회는 정말 흔하지 않기 떄문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원래는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감과 동시에 상반기를 결산하는 글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이런저런 바쁜 일들이 겹치면서 결국 하반기 시작 직전에야 벼락치기로 글을 쓰게 되었다. 언급되는 이런저런 스탯들은 모두 Fangraphs에서 가져온 것이다.

The Team
49승 42패 (NL Central 1위)
403 득점, 375 실점 (Phytagorean Record와 동일)

지구 1위로 상반기를 마감했으니 일단은 잘 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것도 Glaus가 한 게임도 못 뛰고, Khalil Greene도 삽질끝에 남은 시즌이 불투명하고, Ankiel과 Duncan이 최악의 삽질을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꽤 좋은 성적이다. Phyt. Record와 실제 성적이 동일하므로 그럭저럭 실력대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보아도 되겠다.

Team Hitting : Avg .255(NL 11위), OPS .737(6위), BB% 9.2%(11위), K% 18.4%(4위)

팀 공격은 대략 리그 중간 정도였던 것 같다. 볼넷은 잘 고르지 못하고 있으나, 삼진을 덜 먹고 있는 점이 좋아 보인다. 물론, 이정도나마 공격력이 되었던 것은 거의 대부분 Pujols 혼자의 공이긴 하지만...

Team Pitching : ERA 3.76(NL 3위), 피OPS .707(3위), WHIP 1.29(2위), FIP 3.97(5위), K/9 6.34(14위), BB/9 2.96(1위), HR/9 0.84 (4위)

팀을 지구 1위에 올려놓은 것은 한마디로 투수진의 힘이다. ERA나 WHIP과 같은 표면적인 스탯들도 좋지만, FIP를 보아도 리그 5위로 우수한 편이다. 9이닝당 숫자를 보면 매우 극단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삼진은 14위, 볼넷 안 내주는 것은 1위, 홈런 안 맞는 것은 4위로... 삼진은 별로 잡지 못하고 있으나 볼넷과 홈런을 내주지 않으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투수코치 Dave Duncan의 성향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Individual Stats and Grades

Hitters

Albert "El Hombre" Pujols, 1B : A+
(AVG/OBP/SLG)  .332/.456/.723, OPS 1.179, wRAA 45.3, UZR/150 -2.1, WAR 5.1
무슨 말이 필요한가? wRAA 45.3은 상반기 동안 그가 보통(average)의 타자에 비해 소속팀이 무려 45.3점을 더 득점할 수 있을 정도의 활약을 했다는 의미이다. 항상 뛰어난 수비의 1루수였던 그가 커리어 최초로 평균 이하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약간 의외이지만.. 그걸 다 고려해도 그는 상반기만 따져서 이미 5.1승에 해당하는 플레이어이다. 인간이 아니다...!

Yadier Molina, C : A
.280/.352/.383, OPS .735, wRAA 0.4, 15 SB/12 CS(CS% 44.4%), WAR 1.8
Molina는 이번 올스타전에 NL 올스타로 선발 출장했고,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뛰어난 수비력은 여전하며, 작년에 크게 발전한 공격력 역시 올해에도 계속 좋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포수를 싼 값에 장기계약 했다는 것은 큰 복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Skip Schumaker, 2B/LF : B
.300/.357/.397, OPS .754, wRAA 1.6, UZR/150 -14.2(2B 출장시만 계산), WAR 0.1
나는 일전에 Schumaker를 2루에 기용하는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포스팅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여전히 낮기는 하지만 그의 UZR/150 수치는 날이 갈수록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20을 넘던 수치가 이제 -14.2까지 올라온 것이다. 이대로 가면 시즌 끝날 무렵에는 -10 안쪽으로 들어와 있을 것 같다. 2루수로서 적응해 가는 모습이 확연하고, 출루율 .357로 그럭저럭 괜찮은 리드오프 노릇을 하고 있으므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주고 싶다.

Brendan Ryan, SS/2B : A-
.286/.322/.382, OPS .704, wRAA -3.7, UZR/150 20.0(SS만 계산), WAR 1.7
Pujols나 Rasmus는 잘 할 거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었지만... Brendan Ryan은 올 시즌 최대의 pleasant surprise이다. WAR 1.7의 수치는 NL에서 공동 4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Troy Tulowitzki와 같은 수준이다!! 물론 공수주 두루 괜찮은 Tulowitzki와 달리, Brendan Ryan의 가치는 주로 수비에서 빛나고 있다. 그의 UZR/150은 현재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최고 수준이다. 수비만으로 20점은 너무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올 시즌 그의 플레이를 눈으로 보았다면 그가 정말 뛰어난 유격수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Colby Rasmus, CF : A-
.278/.329/.478, OPS .807, wRAA 5.3, UZR/150 28.6, WAR 3.0
시즌 초반 부진한 타격을 보이던 Rasmus는 어느새 OPS를 .807까지 끌어올렸다. 공격도 살아나고 있지만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그의 수비인데, 정말 놀라운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있다. UZR/150이 무려 28.6에 이르는 것은 적은 샘플 사이즈로 인해 약간 과장된 수치일 수도 있지만, 이전의 Jim Edmonds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3.0 WAR을 FA시장에서 돈으로 산다고 하면 무려 1,300만 달러에 해당하는 활약이다...!!

Ryan Ludwick, RF : B-
.264/.333/.496, OPS .829, wRAA 6.6, UZR/150 -4.8, WAR 1.3
DL에서 돌아온 뒤 계속 슬럼프에 빠져 있다가 최근 폭발하면서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에 "금주의 NL 플레이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팀 공헌도나 기록으로 보면 점수를 더 줘야 하나 긴 슬럼프로 애를 태웠으므로 B-다.

Rick Ankiel, LF/CF : D
.215/.278/.359, OPS .636, wRAA -11.7, UZR/150 13.5, WAR 0.1
D를 줄까 D-를 줄까 고민해야 할 만큼, 올 시즌 그는 형편없었다. 타석에서의 무기력한 모습은 정말 절망적이다. 그나마 그를 먹여살리고 있는 것은 그의 좋은 수비이다. 워낙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다보니 외야에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있다. 수비가 아니었다면 메이저리거 외야수라고 하기도 민망한 공격 스탯이다.

Chris Duncan, LF : D-
.234/.336/.369, OPS .705, wRAA -3.6, UZR/150 -7.2, WAR 0.0
Ankiel과 도찐 개찐이어서 누가 더 형편없는지 판단이 참 어렵지만... 수비가 워낙 나쁘기 때문에 이정도의 공격력으로는 그의 형편없는 수비를 정당화하기 어렵다. 아버지가 투수코치 Dave Duncan이라 팀에서 방출하기도 나쁘고... 골치아픈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Joe Thurston, 3B/2B : D-
.223/.325/.336, OPS .662, wRAA -7.7, UZR/150 -4.3, WAR 0.2
Thurston은 3루에 스타터로 기용되고 있지만, 사실 가진 재능에 비해 너무 많이 기용되고 있다고 본다. 볼넷을 고르는 능력 외에는 거의 아무 능력이 없어 보인다. 컨택도 안되고, 파워도 없고... 무엇보다도 안좋은 것은 야구 센스, 혹은 경기 도중의 판단력이다. 어이없는 주루사로 공격의 맥을 끊는 일이 너무 많은 것이다. 수비에도 문제가 많은데, 특히 송구가 아주 나쁘다. 현재 25인 로스터에 들어 있는 플레이어 중 현지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없는데,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DeRosa 트레이드로 Thurston을 좀 덜 볼 줄 알았는데... DeRosa가 DL에 가는 바람에 또다시 잔뜩 기용되고 있다. OTL...


여기서부터는 벤치 플레이어들 및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플레이어들, 그리고 DL에서 놀고 있는 플레이어들이다. 스탯을 빼고 간단평만 적어 보겠다.

Jason LaRue, C : C
그냥 백업 포수이고 별로 할 말이 없다. 포수로서 어깨는 아직 쓸만해 보이는데 역시 타격, 특히 컨택 능력은 문제가 있다.

Brian Barden, UT : D
4월엔 "이달의 NL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5월부터 바닥으로 추락해 버렸다. 이제 감독의 신뢰를 잃은 느낌이다. 시즌 끝나면 팀에서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

Jarrett Hoffpauir, 2B : C
메이저리그에 올라온지 얼마 안 되었지만 그 잠깐동안의 활약은 괜찮았다. 다만 2루 외에는 수비가 전혀 안된다는 점이 그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하긴 Thurston이 3루수를 볼 수 있다면 Hoffpauir가 못할 이유가 없긴 하다만...

Khalil Greene, SS : F
성적도 성적이지만 정신병적 불안 증세로 라커룸에서 자해를 하는 등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망치는 데에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 불안 증세로 벌써 두 번째 DL에 올라 있으며, 남은 시즌이 불투명하다.

Troy Glaus, 3B : F
한 경기도 못나왔으니 F 외에는 줄 게 없다. 요즘 마이너리그에서 재활을 하고 있는데... 타격은 가능해도 아직 수비가 어렵다고 하니 DH가 없는 NL에서는 참 쓸 데가 없어 보인다. 누구든 좋으니 AL에서 트레이드로 좀 데려갔으면 좋겠다.

Nick Stavinoha, OF : C-
OPS .609에 수비도 별로이므로 사실 D- 정도 줘도 이상할 것은 없으나... 얘는 워낙 기대치가 낮으므로 이정도면 C-를 받을 만 하다고 본다. 모든 플레이어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_-;;;; 컨택 능력 외에는 아무 능력이 없는 플레이어이다. 이런 녀석이 좌투수를 상대로 종종 5번을 친다는 것은 참 우울한 일이다.

Shane Robinson, OF : D
위의 Stavinoha처럼 기대를 안했지만... 그의 OPS는 .511로 해도 너무했다. 이건 D 감이다. 얘도 역시 열심히 뛰는 것 외에 별 장점은 없는데, 그나마 Stavinoha보다 수비는 좀 되는 편이다. 빠른 시일 내에 벤치 외야수로 살아남을 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내년쯤엔 팀에서 방출될지도 모르겠다.

Mark DeRosa, 3B/LF : F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하자 마자 2게임만에 DL로 갔으니 F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위의 다른 낙제생들과는 달리 하반기에는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수들에 대해서는 2편에서 계속 쓰도록 하겠다.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Posted by FreeRedbird
:



Rick Ankiel(위) vs Chris Duncan : 누가 누가 못하나


지난 오프시즌 때만 해도 Cardinals의 최대 강점은 탄탄하고 풍부한 외야진으로 생각되고 있었다.

08시즌 37홈런 114타점의 MVP급 활약을 보인 Ryan Ludwick, 25홈런에 OPS .834로 성공적인 외야수 변신을 마친 Rick Ankiel, .359의 출루율로 리드오프 역할을 훌륭하게 해 낸 Skip Schumaker가 주전으로 자리를 굳힌 가운데, 메이저리그 전체 TOP 10 유망주 안에 들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던 Colby Rasmus가 메이저리그 문턱을 노크하고 있었으며, Joe Mather 또한 133타석에서 8홈런을 기록(OPS .780)하며 Schumaker 혹은 Ankiel의 좋은 플래툰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었다. 게다가 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Chris Duncan이 아무런 불편함 없이 재활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었고, 여기에 대타 및 대주자로 좋은 활약을 보인 Brian Barton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넣고 싶은 외야수가 무려 7명이나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또한 마이너리그에는 마침내 잠재력을 현실에서 폭발시킨 Daryl Jones가 AA까지 올라와 있었고, AAA에는 Jon Jay가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AAA 타격왕 Stavinoha는 별로 기대가 크지는 않았지만... 벤치워머로서의 기용은 가능해 보였다.

이쯤 되다 보니 팬들은 외야수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기를 바랬고, 실제로 그런 논의들이 공식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Ludwick, Schumaker 및 유망주 1명을 묶어서 Matt Holliday와 트레이드하려는 시도였다. 이 딜은 결국 무산되었고 Holliday는 대신 A's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이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아무 외야수도 트레이드되지 않았고, 단지 Skip Schumaker가 2루수로, Joe Mather가 3루수로 전업하면서 외야수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결국 Schumaker는 2루수로, Mather와 Barton은 AAA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하였다. 메이저리그 외야는 Ludwick, Ankiel, Rasmus, Duncan 네 명이 돌아가면서 맡는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나서 석 달이 조금 넘게 흘렀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시즌 스탯 (타율/출루율/장타율/OPS/OPS+)  (자료 : Baseball-Reference)
Colby Rasmus  .283/.327/.496/.823/117
Ryan Ludwick  .242/.315/.441/.755/100
Rick Ankiel  .222/.283/.373/.656/74
Chris Duncan  .238/.336/.375/.711/90
Joe Mather  손목 부상으로 수술 --> 시즌 아웃
Brian Barton  Braves의 Blain Boyer와 트레이드됨

Nick Stavinoha .234/.242/.359/.602/59
Jon Jay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적 없음(AAA에서 삽질 계속)

상황이 이렇고, 중간에 Ankiel과 Ludwick이 부상을 당한 적도 있다 보니 어떤 경기에는 심지어 Joe Thurston이 외야수로 선발 출장하기도 하였다.


그 많던 외야수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위의 OPS+를 보면 Rasmus만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고, Ludwick은 올 시즌 완전히 메이저리그 평균이며, Duncan과 Ankiel은 심각하게 삽질 중임을 알 수 있다. Stavinoha는 더욱 형편없지만 그는 애초부터 주전이 아니었고, 별 기대도 안했기 때문에 논외로 하자.

특히 LF 자리에 번갈아 출장하고 있는 Duncan과 Ankiel이 팀 전력에 심각한 누수가 되고 있다. 타격만 놓고 보면 도토리 키재기이면서도 Duncan이 살짝 나은 모습인데... 출루율의 차이가 제법 나고 있다. 그러나, 수비력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UZR/150  (자료: Fangraphs)
Rick Ankiel 12.0 Rus
Chris Duncan  -5.6 Runs

둘의 차이는 17.6점. 거의 2게임의 차이에 해당하는 큰 격차이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포지션(Ankiel은 LF와 CF를 오가고 있고, Duncan은 only LF이다)을 모두 고려한 두 플레이어의 올 시즌 기여 수준을 비교해 보면, (자료: Fangraphs)

Rick Ankiel : 2.1 RAR, 0.2 WAR, $Value 0.9M
Chris Duncan : 1.0 RAR, 0.1 WAR, $Value 0.5M

거기서 거기지만 그나마 Ankiel이 조금 나은 모습이다.


참고로 RAR은 Runs Above Replacement Level, WAR는 Wins Above Replacement Level, $Value는 해당 수준의 WAR를 FA시장에서 돈 주고 산다고 생각했을 때 예상되는 소요 비용이다.

대충 시즌이 반 정도 지났으니... 현재의 삽질을 연말까지 계속한다고 치면 위의 숫자에 2를 곱한 정도의 기여 수준이 될 것이다. Rick Ankiel은 0.4 WAR에 $Value 1.8M, Duncan은 0.2 WAR에 $Value 1M이 되겠다. 그런데 둘의 올해 연봉은 Ankiel이 $2.825M, Duncan이 $0.825M이다. Ankiel은 몸값에 미달하는 활약인 반면, Duncan은 그럭저럭 밥값은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워낙 연봉이 싸다 보니...).

정리하면,
올 시즌 활약(?)만 비교하면 Ankiel > Duncan.
몸값을 고려하여 가격 대 성능비를 따지면 Ankiel < Duncan.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지만...



지금 얘네들은 3루에 종종 기용되는 Joe Thurston과 함께 정말 팀의 블랙홀이다. 최소한 둘 중 하나가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플레이해 주지 않으면, 플레이오프 진출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다.

PS. La Russa 감독이 종종 Rasmus를 빼고 Duncan과 Ankiel을 모두 선발 출장시키곤 하는데, 팀 전력에 엄청난 손실을 입히는 어이없는 라인업 기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말고 Rasmus를 매일 매일 선발 출장시켜야 한다...!!

Posted by FreeRedbird
:
Mark DeRosa DL행


트레이드 직후의 Mark DeRosa. 이 때만 해도 분위기 좋았는데...

트레이드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 DL행이라니 참 맥빠지는 소식이다. John Mozeliak 단장은 "예방적인 성격의 DL행"이라고 발표했으나, 플레이어 본인의 말로는 팔목의 힘줄을 감싸고 있는 막(tendon sheath)이 찢어졌다고 한다. 아직 부상의 심각한 정도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찢어진 정도에 따라서는 회복 기간이 제법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부상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고 하여 Cardinals의 의료진이 팬들에게 집중적으로 비난을 받는 모습이다.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공식 발표 해 놓고서는 뒤에 가서는 심각한 부상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Cardinals가 발표하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믿지 않는다. 하지만 구단의 문제로만 돌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플레이어의 부상에 대해서는 플레이어 본인이 동의한 내용만 언론에 오픈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선수노조와 구단주들 간의 협약의 일부분이고, 이를 어길 경우 소송의 대상이 된다. 구단이 부상 문제에 대해 정직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혹 클리블랜드로 간 Chris Perez의 소식이 궁금한 분들을 위하여 : 오늘 White Sox와의 게임에서 Paul Konerko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다. 쩝...


Wagner Mateo 계약

이미 이전에도 포스팅한 바 있는데... 7월 2일에 공식 계약하였다.
소문대로 계약금은 3.1M이었다.
고작 만 16세짜리에게 이렇게 엄청난 돈을 주었으니 그저 잘 성장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드래프트 지명자 대부분과 계약 성공

4라운드 지명자인 Scott Bittle, 7라운드의 Kyle Conley, 8라운드의 Jason Stidham을 비롯하여 50명의 지명자 중 42명과 계약을 마쳤다. 짧은 기간 동안 신속하게 계약을 진행한 점이 돋보인다. 상위 15라운드 지명자들 중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단 한명 - Shelby Miller - 뿐이다.


Bryan Anderson, 어깨 수술로 올 시즌 종료

Bryan Anderson
Bryan Anderson

AAA Memphis의 포수 Bryan Anderson이 어깨 수술을 받고 올 시즌을 사실상 마감했다.
그는 지난 6월 25일에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드는 상대 팀 주자와 홈플레이트에서 충돌한 후, 부상자 명단에 계속 올라 있었다.
메이저리그 팀에서 Yadier Molina가 워낙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이 구단 내에서 Anderson의 장래는 별로 밝지 않아 보인다.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지만 Molina 급이 될 수는 없고, 기대했던 만큼 장타력이 성장해 주지 않는 부분도 문제이다. 이제 부상으로 시즌아웃까지 되었으니 더욱 더 주가가 떨어지게 되었다. 차라리 지난 오프시즌에 적당한 구단으로 트레이드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다. 컨택 능력이 좋은 좌타 포수 유망주를 원하는 팀은 많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는 여전히 21세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Colby Rasmus, The Hottest Hitter


Colby Rasmus. 얼마 전 끝내기 홈런을 치던 모습.

4월에만 해도 Rasmus의 스탯은 .254/.357/.305 (OPS .662)에 불과하였으나, 이제 그의 시즌 스탯은 어느 새 .288/.330/.504 (OPS .834) 까지 올라왔다. 월별 기록을 보면...

4월 .254/.357/.305 (OPS .662)
5월 .212/.256/.447 (OPS .703)
6월 .333/.333/.536 (OPS .869)
7월 .471/.500/1.059 (OPS 1.559)

매월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7월에 와서는 Pujols 부럽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CF로서 그의 수비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다. UZR/150이 무려 27.6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작은 샘플 사이즈로 인한 과장이 섞여 있는 것 같지만... 눈으로 봐도 그의 수비 범위는 엄청나다.

Rasmus를 보면... 역시 타고난 재능은 어디 가지 않는 것 같다. 시즌 초에는 메이저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어느새 팀 내에서 Pujols 다음으로 믿을 만한 타자가 되어 있다. 그것도 뛰어난 수비력까지 갖추고 말이다. 다만 좀 의외인 것은 갑자기 볼넷이 사라졌다는 것인데... 6월부터 오늘까지 약 40일 동안 겨우 1개의 볼넷을 얻었을 뿐이다. 마이너리그 내내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 주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시즌 초엔 볼넷을 제법 얻던 Rasmus여서 이러한 변화가 의아스럽다. 물론 요즘 같은 타격감을 보여주어서는 볼넷이 하나도 없어도 불평할 이유가 없겠지만...


Ryan Franklin, 생애 첫 올스타 선발


Ryan Franklin. 그가 올 시즌 운이 아주 좋은 것은 어쩌면 저 웃기는 턱수염 때문이 아닐까?

Ryan Franklin이 Pujols, Molina와 함께 NL 올스타로 선발되었다. 일단 축하부터 하고...

오늘도 공 두 개로 병살타를 유도하여 세이브를 따낸 Ryan Franklin은 올 시즌 Cardinals에서 가장 의외의 좋은 활약을 보이는 플레이어이다. Franklin은 괜찮은 투수이지만 커리어 내내 결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었는데, 올해 시즌 초 Motte의 삽질로 대신 클로저가 된 후부터 정말 놀라운 활약을 하고 있다.

오늘까지 그의 시즌 스탯이다.

32 G, 2승 0패, 20세이브
32 IP, 20 H, 2 HR, 7 BB, 24 K, 0.83 WHIP, 0.83 ERA
3.10 FIP

WHIP나 ERA를 보면 다른 어떤 클로저도 별로 부럽지 않을 정도이나... 3.10의 FIP를 보면 지금 성적에 얼마간의 거품이 끼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그의 BABIP는 고작 .209이고 LOB(주자가 득점을 못하고 누상에 남게 되는 비율)는 무려 99.2%로 운이 많이 따르고 있음이 자명하다. 본인의 말로는 올해 커터를 많이 던져서 성적이 좋은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운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좋은 결과에 불만이 있을 리는 없지만... 언제까지나 운이 계속 따라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후반기에 그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다소 우려된다.
Posted by FreeRedbird
: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게임이다. 사람이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다양한 현상들이 일어나곤 한다. 타율이 .180인 타자가 어느 날 갑자기 5타수 5안타를 기록할 수도 있고, 방어율이 5.50인 투수가 어느날 완봉승을 거둘 수도 있다. 이러한 예측불허의 상황이야말로 야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랜덤한 요소들은 팀이나 플레이어의 현재 상태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앞날을 예측하는 데 장애가 된다. 예를들어 어떤 플레이어와의 재계약을 검토하는 구단이 있다면, 그의 성적이 뽀록인지 진짜 실력인지 궁금할 것이다. 또한, 7월의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임박해 오면, 구단은 지금 팀 성적이 진짜 팀의 실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운이 좋거나 나빠서 성적이 이렇게 나오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 싶을 것이다.

세이버메트릭스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부분이다. 운빨 같은 랜덤한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객관적인 진짜 실력을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전에 소개한 FIP나 BABIP 같은 것들이 주로 선수 개개인에 대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면, 오늘 소개할 Pythagorean Record은 팀 성적에 대한 냉정한 검토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팀 순위(Season Standings)를 자세히 보면 "Expected Wins"와 같은 항목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 화면은 ESPN에서 캡쳐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빨간 색 부분이 바로 Expected W-L 이다. 예를 들어 LA Angels의 경우, 실제 기록은 42승 32패인데 Expected W-L은 39승 35패이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Expected W-L은 어떻게 계산되는 것일까?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피타고라스의 법칙을 기억하시는지?

a2+b2=c2

바로 이런 공식이었다.

그런데, 야구에도 이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공식이 있다.

Exp. Win% = RS2 / (RS2+RA2)

여기서 Exp. Win%는 기대 승률, RS는 팀의 총 득점(Runs Scored), RA는 팀의 총 실점(Runs Allowed)을 의미한다. 즉, 어떤 팀의 총 득점과 총 실점을 알게 되면 그 팀의 현재 승률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식은 Bill James에 의해 고안되었으며, 형태가 피타고라스 법칙과 유사하다고 하여 Pythagorean Record 혹은 Pythagorean Expectation이라고 부른다.

위에서 예를 들었던 LA Angels의 경우, 오늘 현재까지 74게임에서 총 득점은 376점, 총 실점은 355점이다. 이를 위의 공식에 넣으면 376^2/(376^2+355^2) = 52.9%가 나온다. 이 기대 승률을 이용하여 74게임에서의 예상되는 승수를 계산하면 74*0.529 = 39승이 되는 것이다. 74게임이므로 패는 당연히 74-39 = 35패가 된다.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어떤 팀이 74게임에서 376득점, 355실점 했다면 이 팀은 아마도 39승 35패를 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LA Angels의 경우는 42승 32패로 현실이 기대치보다 좋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그만큼 Angels가 운이 좋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공식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Bill James가 제창한 수많은 세이버메트릭스 이론과 계산식들 중에서도 최대 히트작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의 지속적인 연구에서, 이 공식이 득점과 실점의 차이가 커질 수록 오차가 생긴다는 문제점이 도출되었다. 즉, 득점을 아주 많이 한 경우의 기대 승률이 실제 기록보다 낮게 나타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한두 개가 그렇다면 해당 팀/해당 시즌에 운이 좋았다는 정도이겠지만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이것은 오차라고 보는 것이 맞다.

(참고로 기대 승률의 연구라는 것은 대체로 엑셀을 이용한 반복적인 노가다이다. 수십년 간의 메이저리그 실제 기록을 넣어 보고, 여러 가지 조건으로 RS와 RA값을 변화시켜 가며 회귀분석을 수행하는 것이다.)

관심은 주로 제곱하는 숫자에 집중되었다. 즉,

Win% = RSX / (RSX+RAX)

이 식에서 X값이 얼마일 때 가장 정확한 기대 승률을 도출하느냐였다. 이를 위해 무수한 회귀분석이 이루어졌다.
Bill James 자신도 X값이 2가 아니라 1.82일 때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온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David Smyth라는 사람이 아래와 같이 X값을 구하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X = ((RS+RA) / G)0.287

여기서 왜 또 0.287을 제곱하느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무수한 회귀분석을 통해 경험적으로 도출된 식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G는 게임 수를 의미한다. (RS+RA)/G를 RPG(Runs Per Game)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로그함수를 이용하는 등 수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여러 사람들의 지속적인 노가다 테스트 결과 위에 소개한 David Smyth의 방식이 역대 메이저리그 기록에 가장 근접하여 가장 우수한 기대 승률을 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전히 0.287에서 소수점 세째자리의 7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소수점 세째자리로 인한 오차는 어지간해서는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David Smyth의 공식은 다소 복잡하므로... (사실 엑셀을 이용하면 쉽게 계산되지만.. 식 자체가 별로 친숙해지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일반적으로는 X값을 그냥 상수로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ESPN은 X를 2로 하여 Bill James의 원래 식과 동일하게 계산하고 있다. MLB 공식 사이트의 경우에는 Bill James가 수정한 대로 X를 1.82로 하여 계산하고 있다. 어느 쪽을 쓰더라도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당신이 구단 프런트가 아닌 이상 이 정도로도 충분한 것이다.

비록 경험적으로 도출된 공식이기는 하나, 미국 Williams 대학에서 수학과 통계학을 강의하는 Steven J. Miller 교수는 이 식에서 RS와 RA가 통계적으로 독립변수이고, 각 팀의 득점이 특정 형태의 분포(Weibull Distribution)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통계적으로 충분히 유의미한 공식임을 증명한 바 있다.


이 모든 식들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한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득점에서 실점을 뺀 것을 Run Differential이라고 하는데, 이 Run Differential이 10점 변할 때마다 승차가 1씩 변하는 것이다. 승차가 1씩 변할 때에는 승이 1 올라가고 패가 1 줄어든다는 점에 유의하자. (단지 1승만 올라가면 순위표에서 반 게임 차 변하는 것이므로...)  다시 말해 700점 득점하고 81승 81패 하던 팀이 있다면 이 팀이 710점 득점하면 82승 80패 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편의상 쓰는 방법이고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빠르고 쉽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 자 순위표를 가지고 메이저리그 30개 팀의 기대 승률 및 승 수를 직접 구해 보았다. 과연 어느 팀이 지금까지 운이 좋았고, 어느 팀이 운이 나빴을까? 계산결과가 담긴 엑셀파일을 아래에 첨부하였으므로 첨부파일을 받아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엑셀파일에는 가상의 팀으로 실험을 해본 결과도 포함되어 있다. 한 시즌의 162게임을 모두 치른 결과 750득점 750실점으로 득점과 실점이 같고, 성적도 81승 81패로 딱 5할인 팀이 있다고 하자. 이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하려고 한다. 공격력을 강화하여 득점을 더 하거나, 투수력와 수비력을 강화하여 실점을 덜 하는 방법 중 어느 쪽이 좋을까? 단, 똑같은 비용을 들였을 때 득점이 증가하는 수준과 실점이 감소하는 수준은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아래와 같이 100점씩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A. 공격력 강화 --> 득점 100점 증가 --> 850득점 750실점
B. 투수/수비 강화 --> 실점 100점 감소 --> 750 득점 650 실점

답은 B이다. David Smyth의 공식을 기준으로 할 때, A의 기대 승 수는 91승이고 B의 기대 승 수는 92승이다. 점수를 더 내는 것보다 점수를 덜 내주는 쪽이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투수력와 수비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결과이다.

매니아를 위한 더 읽을 거리

Posted by FreeRedbird
:

Cardinals가 트레이드를 통해 Indians의 Mark DeRosa를 영입하였다.

Cardinals get : Mark DeRosa(2B/3B/LF)
Indians get : Chris Perez(RHP), PTBNL(Player To Be Named Later)



Mark DeRosa

Troy Glaus가 지난 겨울의 수술 이후 올 시즌 한 게임도 나오지 못하고 있고, 현재 그의 상태는 "타격은 가능하나 공을 던지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후반기에 복귀하더라도 3루수로 출장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루에는 Pujols가 이미 있고, NL에는 지명타자가 없으므로... 그동안 Cards가 Glaus를 조심스럽게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았다는 루머가 돌고 있었다.

팀은 그동안 Joe Thurston을 주로 3루에 기용해 왔으나, 원래 포지션이 2루수였던 Thurston의 3루 수비는 재앙 수준이었다. 특히 송구가 좋지 않아 1루 오른쪽으로 자꾸 공을 던져서 1루수 Pujols를 종종 타자주자와 충돌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에 팬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들어 왔다. 4월달에 반짝했던 Thurston의 타격도 이제 .230/.335/.371로 원래의 모습으로 추락하였기 때문에, 3루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Mark DeRosa는 팀에 합류하는 대로 곧바로 주전 3루수로 기용될 것이다. 그의 타격이 Thurston보다 나은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의 3루 수비는 커리어 통산 UZR/150이 -7.7로 평균 이하이지만, Thurston은 -8.7이었으므로, 어쨌든 수비조차도 업그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좌완 선발을 상대로는 3루에 Khalil Greene을 기용하고 좌익수에 DeRosa를 출장시키는 타선을 짤 수도 있다. Chris Duncan 대신 DeRosa가 좌익수를 맡는 경우의 수비 업그레이드에 대해서는 역시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Duncan은 수비로 보면 메이저리그 최악의 외야수 중 하나이다..) 향후에 기적이 일어나 Troy Glaus가 3루수로 복귀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DeRosa는 2루수나 좌익수로 언제든 포지션을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ark DeRosa의 올 시즌 성적은 .270/.342/.457이다.  .342의 출루율은 Cardinals 타선에서 Pujols, Schumaker, Brandan Ryan 다음으로 좋은 것으로, 그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타순은 Pujols 앞의 2번이 아닐까 싶다. 또한 그는 좌완투수를 상대로 .339/.409/.661 (OPS 1.070)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데, Cardinals는 좌완투수를 상대로 .228/.308/.359 (OPS 667)의 형편없는 공격력을 보여 왔으므로(메이저리그 전체 29위이며, NL 꼴찌) DeRosa의 가세는 특히 좌완투수를 상대할 때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Chris Perez

Chris Perez는 2006년 1st Supplemental Round 지명(전체 42순위)으로 Cardinals에 입단하였다. 작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였으며, 올해 성적은 1승 1패 4.18 ERA이다. FIP는 4.45인데, K/9 비율이 11.41로 높지만 BB/9 또한 5.70으로 높다는 것이 문제이다. 95마일의 강속구를 가지고 있으며 무브먼트도 좋은 편으로 일찌감치 "미래의 클로저" 감으로 꼽혀 왔다. 제구력만 다듬을 수 있다면 좋은 클로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ndians의 불펜은 현재 엉망진창이므로... Perez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ards 팬의 입장에서 Perez를 잃은 것은 물론 아쉬운 일이나, 구단에서 가장 자원이 풍부한 분야가 바로 우완 릴리버이므로,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한다면 우완 릴리버를 내주는 것이 옳다. 같은 우완 릴리버라면 Motte나 McClellan도 있지만... 받는 Indians 쪽에서도 이왕이면 잠재력이 가장 큰 Perez를 원했을 것 같다.

그리고... 최근들어 그의 패스트볼 구속이 감소하고 있었다는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작년 시즌 Perez의 패스트볼은 평균 95.5마일이었으며, 종종 97-98마일을 찍곤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평균 94마일로 1.5마일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최고구속도 95-96마일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구속 저하는 앞의 Wellemeyer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팔꿈치 부상의 전조인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우려해야 할 부분이다. 어쩌면 Motte나 McClellan보다는 Perez를 내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이 트레이드의 승패를 결정짓는 변수는 역시 PTBNL이다. Perez와 함께 누가 가느냐에 따라 중요해 보인다. 만약 DeRosa를 데려오면서 Perez와 듣보잡 1명을 내준다면... 좋은 트레이드라고 본다. 특히 DeRosa는 아마도 올 시즌이 끝나면 Type B FA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보상 픽을 받아서 내년 드래프트의 Supplemental Round에서 Perez와 유사한 수준의 유망주를 지명할 수 있다면 밑질 것이 없는 트레이드이다. PTBNL이 변수지만 일단은 John Mozeliak 단장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잘했다.

이 트레이드로 인해 최근 루머가 무성하던 Matt Holliday 딜은 실현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 Rudwick과 Ankiel 중 적어도 한 명은 빨리 페이스가 살아나 줘야 되는데....

Posted by FreeRedbird
:

Anthony Reyes. Cardinals 팬들에게는 오랜 세월 애증의 대상이었다.

어제... 별 생각없이 오랜만에 Driveline Mechanics에 들어가서 밀린 글을 읽고 있다가...
아래와 같은 Kyle Boddy의 짤막한 코멘트를 발견했다.

Anthony Reyes to have UCL-related surgery

Anthony Reyes has elbow reconstructive surgery on his pitching elbow. In other news, man lands on the moon.


UCL-related elbow reconstructive surgery는 Tommy John Surgery를 의미한다. Anthony Reyes가 결국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고 시즌아웃 된 것이다. 글의 포스팅 날짜는 6월 12일이었다. 아마도 그 때의 나는 드래프트에 관심을 쏟다가 이 소식을 듣지 못했을 것 같다.


Anthony Reyes... Cardinals 팬들에게는 참 복잡한 감정이 생기는 이름이다.

(자료: The Baseball Cube)

Year

Team

Lg

Age

Org

Lvl

W

L

ERA

G

GS

CG

IP

H

R

ER

HR

BB

SO

WP

H/9

HR9

BB/9

K/9

WHIP

2004

PAL

FSL

22

Stl

A+

3

0

4.66

7

7

0

36.2

41

21

19

5

7

38

3

10.1

1.2

1.7

9.3

1.31

 

TEN

Sou

22

Stl

AA

6

2

2.91

12

12

0

74.1

62

27

24

3

13

102

3

7.5

0.4

1.6

12.3

1.01

2005

MEM

PCL

23

Stl

AAA

7

6

3.64

23

23

2

128.2

105

55

52

13

34

136

3

7.3

0.9

2.4

9.5

1.08

 

STL

NL

23

Stl

MLB

1

1

2.70

4

1

0

13.1

6

4

4

2

4

12

2

4.1

1.4

2.7

8.1

0.75

2006

MEM

PCL

24

Stl

AAA

6

1

2.57

13

13

0

84.0

69

27

24

9

11

82

7

7.4

1.0

1.2

8.8

0.95

 

STL

NL

24

Stl

MLB

5

8

5.06

17

17

1

85.1

84

48

48

17

34

72

2

8.9

1.8

3.6

7.6

1.38

2007

MEM

PCL

25

Stl

AAA

1

1

2.79

6

6

0

38.2

27

12

12

4

11

33

1

6.3

0.9

2.6

7.7

0.98

 

STL

NL

25

Stl

MLB

2

14

6.04

22

20

1

107.1

108

77

72

16

43

74

1

9.1

1.3

3.6

6.2

1.41

2008

BUF

IL

26

Cle

AAA

2

0

2.77

2

2

0

13.0

10

4

4

3

4

8

0

6.9

2.1

2.8

5.5

1.08

 

MEM

PCL

26

Stl

AAA

2

3

3.25

11

11

0

52.2

51

21

19

4

21

47

3

8.7

0.7

3.6

8.0

1.37

 

STL

NL

26

Stl

MLB

2

1

4.91

10

0

0

14.2

16

8

8

2

3

10

0

9.8

1.2

1.8

6.1

1.30

 

CLE

AL

26

Cle

MLB

2

1

1.83

6

6

0

34.1

31

7

7

2

12

15

0

8.1

0.5

3.1

3.9

1.25

2009

CLE

AL

27

Cle

MLB

1

1

6.57

8

8

0

38.1

40

30

28

5

23

22

2

9.4

1.2

5.4

5.2

1.64

Major League Totals - 5 Season(s)

13

26

5.12

67

52

2

293.1

285

174

167

44

119

205

7

8.7

1.4

3.7

6.3

1.38

Minor League Totals - 5 Season(s)

27

13

3.24

74

74

2

428.0

365

167

154

41

101

446

20

7.7

0.9

2.1

9.4

1.09


Anthony Reyes는 2003년 드래프트 15라운드 지명으로 Cardinals에 입단하였다. Mark Prior와 함께 USC의 투수진을 이끌던 기대주였으나 이미 대학때부터 부상에 시달린 결과 구단들이 지명을 회피하여 15라운드까지 밀려 내려오게 되었다.

그의 주무기는 95-96마일의 포심패스트볼과 75마일 정도의 매우 뛰어난 체인지업이었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다소 구위가 떨어졌으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조합만 가지고도 별 어려움 없이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농락할 수 있었다. 2004년 프로 데뷔를 Advanced A 리그에서 했고, 시즌 중반에 AA로 승격되었으며, 겨우 1년만인 2005년 시즌을 AAA에서 시작할 만큼 초고속으로 메이저리그를 향해 올라갔다. 결국 그 해가 가기 전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되는데, 4게임에 나와 13.1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잡으며 2.70 ERA를 기록하여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무렵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는데... Reyes의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91-92마일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불길한 전조임은 한참 뒤에야 드러나게 되지만...

이 때만 해도 팬들은 팀의 차세대 에이스가 나왔다고 흥분하고 있었다. 2006년 초의 모든 유망주 리스트에서, Anthony Reyes는 예외없이 Cardinals 유망주 랭킹 1위로 나왔다. 당시 Birdhouse 선정 TOP 40 유망주 리스트에서 1위에 오른 Reyes에 대한 평가자들의 평을 조금 보자면... (이 글은 유료 컨텐츠이다)

"탑 로테이션 선발이 되기에 충분한 구위를 가지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오직 부상 뿐이며, 더 이상 마이너리그에서 그가 보여줘야 할 것이 없다."
"네 가지 구질 모두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고 타자들의 약점을 공략할 줄 안다."
"Cardinals는 Rick Ankiel 이후 최고의 스타급 투수가 될 유망주를 데리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온통 찬사 일색이었다.

그러나... 2006년 시즌의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일단 Spring Training에서 Sidney Ponson에 밀려 시즌을 AAA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당시 구단 프런트와 Tony La Russa 감독, Dave Duncan 투수코치를 향한 팬들 및 지역 언론의 비난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이렇게 좋은 투수 유망주를 AAA에서 썩히면서 Ponson 같이 한물 간 3류 투수를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Ponson이 Reyes보다 나은 투수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으나... Reyes의 커브와 슬라이더는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으므로 AAA에서 좀 더 다듬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보았다.

어쨌거나 Mark Mulder의 부상과 Sidney Ponson의 삽질 등으로 투수가 필요해진 Cardinals는 Reyes를 다시 메이저로 불러올렸으나... 17게임에 선발 등판하여 5승 8패 5.06 ERA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래도 이 2006년 시즌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생 최고의 게임을 남기게 되는데... 월드시리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여 Detroit Tigers의 Justin Verlander와 맞대결을 벌인 것이다. Mets와의 NLCS가 7차전까지 가는 바람에 Carpenter, Suppan, Weaver 등의 선발투수를 아무도 쓸 수 없게 된 La Russa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Anthony Reyes를 개막전 선발로 기용하였으나... Reyes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Tigers의 강타선을 8이닝 2실점으로 틀어막아 월드시리즈 개막전 승리의 1등 공신이 된다. 그는 1회부터 6회까지 무려 17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에 정규시즌의 그저 그런 모습에 실망했던 팬들은 다시 한 번 그를 Cardinals 투수진을 이끌어갈 미래의 에이스라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2007년 시즌은 더욱 좋지 않았다. 시즌 성적은 2승 14패 6.02 ERA. 부진한 투구로 인해 불펜으로 밀려가기도 했고, AAA로 강등되었다 돌아오기도 했다. 이 무렵 Anthony Reyes의 패스트볼 구속은 이제 평균 90마일을 밑돌만큼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러한 구속 저하에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팬들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팀 코칭스태프, 특히 투수코치 Dave Duncan과의 충돌이었다.

Duncan 투수코치는 Reyes에게 포심패스트볼을 버리고 투심패스트볼을 던지도록 권유하였으나, Reyes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투심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시하였다. 시즌 중반의 AAA 강등에 대해서도 언론을 통해 노골적으로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충돌은 화제거리를 좋아하는 지역 언론에 의해 무한히 확대 재생산되었고, 그 결과 코치와 선수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그렇다... St. Louis Post-Dispatch 말이다. Derrick Gould를 제외하면 여기서 MLB 관련 기사를 쓰는 칼럼니스트들은 찌라시 수준밖에 안되는 것 같다.)

팬들과 지역 언론은 늙은 고집덩어리 Duncan 코치가 Reyes와 같은 뛰어난 투수 유망주를 망치고 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라운드볼만 좋아하는 Duncan 코치가 쓸데없이 싱커 내지는 투심을 강요하여 Reyes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Reyes가 마이너리그에만 내려가면 펄펄 날게 되는 것도 그러한 비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 마이너리그에는 Duncan 코치가 없으므로 포심패스트볼을 마음껏 던질 수 있어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해가 바뀌어 2008년이 되었고, Reyes는 아예 불펜투수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물론 이 때에도 Reyes는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시하였고, Dave Duncan 코치와 아예 말도 안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결국 시즌 중반에 Cleveland Indians의 마이너리그(AA) 우완 릴리버였던 Luis Perdomo와 트레이드되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의 Cardinals 커리어는 완전히 막을 내리고 말았다.

클리블랜드에 간 Reyes는 "여기 코치들은 대화가 잘 통한다"며 행복해했고, 두 차례의 AAA 등판을 거친 후 메이저리그에서 6게임에 선발 등판하여 1.83 ERA를 기록하며 재기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되니 정말 Duncan 코치와의 싸움이 모든 불행의 원인이었던 것처럼 보였다. 다만 팔꿈치 염증으로 6게임 이후 시즌아웃 되었다는 점이 문제였지만.... Reyes는 "불펜투수로 뛰다가 트레이드 후 선발로 전환해서 공을 많이 던지다 보니 생긴 일시적 통증"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주장했다.

사실 1.83 ERA가 눈을 속이고 있을 뿐... 2008년 클리블랜드에서의 성적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다. 34.1이닝에서 삼진이 15개로 K/9가 3.9에 불과할 만큼 삼진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Reyes와 같은 플라이볼 성향의 투수에게 이렇게 적은 삼진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안좋은 징조는 이렇게 너무나도 많았다. 단지 사람들이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2009년이 되었다. 클리블랜드 선발진의 일원으로 시즌을 맞이한 Reyes의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이제 평균 87마일밖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올해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는 81마일짜리 패스트볼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구속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아웃시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결국 8게임에 선발 등판하여 1승 1패 6.57 ERA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DL에 올랐다. 그리고.. 결국 타미존 수술을 받고 내년 시즌 중반 이후를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과연 그가 재활 이후 어떤 모습을 보일 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사실 pitching mechanics(투구 자세)의 전문가들 중에는 Anthony Reyes가 이렇게 망가질 것이라고 예견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Chris O'Leary:
http://www.chrisoleary.com/projects/Baseball/Pitching/RethinkingPitching/Essays/AnthonyReyes_AMechanicalTrainwreck.html
http://www.chrisoleary.com/projects/Baseball/Pitching/ProfessionalPitcherAnalyses/AnthonyReyes_CF_001.html

Kyle Boddy:
http://www.drivelinemechanics.com/2008/8/17/595468/quick-note-anthony-reyes
http://www.drivelinemechanics.com/2008/12/4/680271/mechanics-revisited-anthon

Reyes의 투구폼은... 한마디로 말해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는 USC에서 Mark Prior의 동료였고... 둘의 투구폼은 정말 비슷하다.
이제 둘은 투구폼 뿐 아니라 같은 운명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있으면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Mark Prior가 망가진 이유는 Dusty Baker 감독의 혹사가 아니라 Prior 본인의 투구폼이 아주 나쁘기 때문이다. 물론 혹사가 부상을 가속시켰을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역시 피칭 메카닉에 있다. Mark Prior에 대해 "완벽한 메카닉과 완벽한 신체를 갖춘 가장 완벽한 투수" 운운했던 Tom House는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 출처 : Chris O'Leary
Mark Prior 
Mark Prior

Anthony Reyes 
Anthony Reyes

나쁜 자세로 계속 공을 던지다 보니 어깨와 팔꿈치에 무리가 가게 되어 결국 망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Kyle Boddy가 지난 겨울에 했던 예언(?)을 보자.

Prognosis: Steadily dropping velocity, a lowering of his arm slot to protect his shoulder, repeated stints on the DL for shoulder and elbow inflammation, and eventually major reconstructive surgery on his shoulder (to be followed by elbow surgery a few years later). I would be more worried about his shoulder than his elbow, but his mechanics are dangerous to both and cascade injuries are common when a pitcher lowers his arm slot to protect his shoulder.

"지속적인 구속 저하, 어깨를 보호하기 위하여 암 슬롯을 내리는 것, 어깨와 팔꿈치 염증으로 인한 빈번한 DL행, 그러다 결국은 어깨를 재건하기 위한 큰 수술을 받게 되고... 이어서 몇 년 지나면 팔꿈치 수술을 또 받게 될 것이다. 나는 그의 팔꿈치보다도 어깨가 더 걱정되지만, 그의 투구폼은 어깨와 팔꿈치 모두에게 위험하다. 그리고 투수가 어깨를 보호하기 위하여 암 슬롯을 내리는 경우, 부상이 다른 부위(팔꿈치)로 이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결국 그 예언이 그대로 실행된 셈이다. 어깨 수술보다 팔꿈치 수술을 먼저 받았다는 순서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마지막 문장에 있는 것처럼 암 슬롯을 내려서 투구를 하다 보면 어깨 대신 팔꿈치가 먼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정도면 Reyes의 운명을 정확히 맞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즉, Anthony Reyes를 망가뜨린 건 Dave Duncan 투수코치가 투심을 강요했기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피칭 메카닉이 워낙 구리기 때문인 것이다.


그럼 Dave Duncan 코치는 이러한 투구폼의 문제를 몰랐을까? 그는 "상대 타자들의 약한 부분을 어떻게 공략하는가"에 대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이지만, 아마도 메카닉 전문가는 아닌 듯하다. 실제로 그가 3류 투수들을 데려다가 우수한 그라운드볼 투수로 개조시키는 데 성공한 예는 수두룩하지만... 투구폼을 고쳐서 성적이 좋아지도록 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사실 투구폼은 마이너리그에서 교정할 일이지... 메이저에 올라온 뒤에는 이미 늦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Duncan 코치는 삼진 잡는 것을 싫어하고 투심/싱커를 던져서 그라운드볼을 유도하여 맞춰 잡는 것만 강조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오해이다. 삼진을 싫어하는 투수코치라는 건 처음부터 어불성설이다... 이를테면 Duncan 코치는 Chris Carpenter에게 그라운드볼을 유도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올 시즌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는 Chris Perez나 Jason Motte는 둘 다 포심패스트볼이 주무기이다. 역시 이들에게도 투심/싱커를 강요하기는 커녕 심지어 권유한 적도 없다. 반면, Joel Pineiro 같은 투수는 Duncan 코치의 지도 하에 그라운드볼 투수로 완전히 개조되어 올시즌 아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투수가 자기 스터프만 가지고 충분히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으면, Duncan 코치는 투수의 투구에 대해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만, 무리하게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하지 말고 그라운드볼을 유도하여 맞춰 잡도록 투수들을 지도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Woody Williams를 비롯하여 Jeff Weaver, Joel Pineiro와 같은 별 볼일 없던 투수들이 Cardinals에 와서 좋은 투수로 거듭나게 된 이유이다.

2006년 Anthony Reyes가 Cardinals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을 때, 그의 포심패스트볼은 이미 90마일 정도밖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 우완투수가 투심도 아니고 포심이 90마일이어서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할 수 없다. 체인지업은 여전히 수준급이었지만 커브나 슬라이더는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고, 컨디션에 따라 그날그날 달랐다. 결국 냉정한 시각으로 보면 진정한 메이저리그 급 구질은 체인지업 하나 뿐이었던 것이다. Dave Duncan 코치는 당연히 Reyes가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구질들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고, 따라서 투심패스트볼을 던져서 타자들을 맞춰 잡는 방법을 권유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 96마일의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던 경험을 가진 Anthony Reyes는 이러한 권유를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건 그의 투구 방식이 아니었기에... 게다가 그의 투구자세는 타이밍 문제로 인해 애초부터 공을 낮게 제구하는 것이 어려운 자세이다. 결국 Anthony Reyes가 지속적인 구속 저하를 거쳐 팔꿈치와 어깨가 망가지는 것도, Reyes와 Duncan 코치가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오래 전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Cardinals팬이기도 한 Chris O'Leary는 이미 2006년부터 Anthony Reyes를 트레이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만약 Reyes를 2006년 월드시리즈 직후에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면 아마 월척을 건졌을 것이다. 물론 상대 팀에는 꽤나 미안한 일이 되었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인 2008년에는 이미 트레이드 매물로서의 가치가 많이 하락한 뒤였기에, Luis Perdomo와 같은 마이너리그 릴리버 정도밖에 얻을 수 없었다. 그나마도 Cards 구단 프런트는 트레이드로 얻은 Perdomo를 지난 12월의 Rule 5 Draft 때 40인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결국 Rule 5 Draft 때 Giants가 지명해서 그를 빼앗기고 말았다. 현재 Perdomo는 Giants가 웨이버 공시한 것을 다시 Padres가 지명하여 샌디에고에 가 있는데... 다시 Cardinals로 돌아올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참 한심한 40인 로스터 운용이다. (개인적으로 John Mozeliak 단장이 제일 서투른 부분이 바로 40인 로스터 운용이라고 생각한다...)


Anthony Reyes의 사례(Mark Prior도 마찬가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피칭 메카닉이 구린 투수는 애초에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드래프트의 1라운드 지명자들 중 나쁜 메카닉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예는 아마도 Aaron CrowMatt Purke일 것이다. 나는 Cardinals가 제발 이들 둘을 지명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고... 특히 구단 프런트가 Purke에 관심이 아주 많다는 루머가 있었기 때문에 우려하던 중이었는데... 다행히 이들이 일찌감치 지명된 덕분에 상대적으로 깨끗한 메카닉을 가지고 있는 Shelby Miller를 데려올 수 있었다. 앞에서 먼저 이들을 데려간 Royals와 Rangers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Royals/Rangers 팬들에게는 죄송...)  참고로... 이들과 같이 스터프는 위력적이지만 메카닉이 안좋은 투수들을 망가뜨리지 않고 최대한 오래 활용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셋업맨이나 클로저로 만들어서... 투구 이닝수를 줄여서 workload를 적게 유지하는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2라운드에서 지명한 Robert Stock. 이번에 발표된 계약 완료 명단 중 최상위 지명자이다. USC에서 3년간 포수와 투수를 병행하였으며, 구단은 일단 그를 포수로 키울 계획이다.


2009년 드래프트가 미국시간으로 9일에서 11일에 걸쳐 끝났다.
이틀에 걸쳐 진행하던 드래프트를 3일로 늘린 것은 아마도 MLB 사무국의 장삿속이 아닐까 싶은데.. 3일씩 하니까 늘어져서 오히려 지루한 느낌이었다. 다시 이틀로 되돌리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어쨌거나...
드래프트가 끝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구단들과 드래프트 지명자들 간에 사이닝 보너스를 놓고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지명=입단"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와 달리 메이저리그의 드래프트 지명은 꼭 계약해야 할 의무 같은 것이 없다. 드래프트 지명자가 계약을 거부하고 입단을 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으며, 학교를 1년 더 다니거나 독립리그에서 뛰거나 하다가 다음 드래프트에 다시 참가하면 그만이다. 주로 고졸 지명자들이 계약을 거부하고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구단을 협박하며 높은 사이닝 보너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레버리지가 별로 없는 대학 졸업반은 상대적으로 계약이 쉬운 편이다. 올해의 계약 시한은 8월 17일이며, 이 시한을 넘기게 되면 구단은 드래프트 지명자에 대한 권리를 잃어버린다. (원래 규정상 시한은 8/15이지만, 15일이 토요일인 관계로 17일이 시한이 된 것이다.)  [드래프트 규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 참조]

3라운드까지의 지명자와 계약에 실패하면 구단은 내년 드래프트에서 해당 라운드의 올해와 같은 순번에 보너스 지명권을 얻게 된다. 하지만 4라운드 이후부터는 이러한 보상 제도가 없으며, 계약에 실패하면 그냥 지명권 하나를 날리게 된다.

Cardinals는 미국시간으로 17일, 즉 드래프트 종료 후 6일만에 50명의 지명자 중 35명과 계약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일주일도 안되어 지명자의 70%와 계약에 성공했다는 것은 꽤 훌륭한 결과이며, 이 35명 중에는 2, 3, 5, 6라운드 지명자 등 최상위 지명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이렇게 계약을 빨리 함으로써 구단이 드래프트한 유망주를 날리는 일이 없어질 뿐 아니라, 계약을 빨리 한 만큼 이들이 남들보다 빨리 마이너리그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몇 달이라도 프로 경험을 더 하게 되는 것은 구단에게나 선수에게나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많은 이들이 드래프트에서 Signability(계약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유망주를 선택하는 것을 비판하곤 한다. 드래프트는 Upside 혹은 Ceiling(성장 가능성) 위주로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백번 맞는 이야기이다. 기왕이면 우수한 유망주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계약이 가능한가의 여부도 성장 가능성 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계약에 실패해 버리면 아무 것도 얻는 것 없이 손해만 보게 되므로...

다음은 Cardinals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한 드래프트 지명자들의 명단이다.

Robert Stock (C/RHP, 2nd Round)
Joseph Kelly (RHP, 3rd)
Ryan Jackson (SS, 5th)
Virgil Hill (OF, 6th)
Alan Ahmady (1B, 11th)
Pat Daugherty (LHP, 12th)
Matt Carpenter (3B, 13th)
Ross Smith (OF, 14th)
David Washington (1B, 15th)
Jonathan Rodriguez (1B, 17th)
Anthony Garcia (C, 18th)
Travis Tartamella (C, 19th)
Scott Schneider (RHP, 20th)
Matthew Adams (C, 23rd)
Keith Butler (RHP, 24th)
Josh Squatrito (RHP, 25th)
Christian Beatty (OF, 26th)
Johnathan Fulino (RHP, 27th)
Justin Edwards (LHP, 28th)
Daniel Calhoun (LHP, 29th)
Tyler Bighames (SS, 31st)
Travis Lawler (RHP, 32nd)
Devin Goodwin (SS, 33rd)
David Kington (RHP, 34th)
Andrew Moss (RHP, 35th)
Justin Smith (RHP, 36th)
Richard Racobaldo (3B, 37th)
John Durham (LHP, 38th)
Jesse Simpson (RHP, 40th)
Cale Johnson (RHP, 41st)
Aaron Terry (RHP, 42nd)
Manuel De La Cruz (LHP, 43rd)
Kyle Heim (LHP, 44th)
Michael Thompson (RHP, 47th)


조만간 Shelby Miller와 계약했다는 발표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상위 라운드에서 너무 우완투수에 치중한 감이 있으나(Robert Stock이 만약 포수로 실패하여 결국 투수가 된다면 더욱 그렇다), 팜 디렉터이자 드래프트 총 지휘자인 Jeff Luhnow와 그의 스탭들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대담함을 보여주었다. 1라운드에서 고졸 파이어볼러 Shelby Miller를 지명한 것도 그렇고, 포수와 투수 두 포지션에서 아직은 실적보다는 가능성을 더 보여주고 있는 Stock을 2라운드에서 선택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4라운드에서 선택한 Scott Bittle의 경우 작년 드래프트에서 Yankees가 2라운드에 지명했다가 그의 어깨 상태가 나쁘다고 판단하여 계약을 포기했던 투수이다. 심지어 올해에도 Bittle은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며 여러 게임을 결장해 오고 있었는데, Cardinals는 과감하게 그를 4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이 밖에도 중간중간 흥미로운 지명이 많은데, 드래프트 지명자들의 Profile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정리하고자 한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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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5할에 육박하는 초현실적 BABIP를 기록하고 있는 David Wright(3B, NY Mets)


마침 김형준 기자님 블로그에 BABIP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했고, 이전에 이 블로그에 "FIP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쓰면서 나중에 BABIP에 대해 따로 써 보겠다고 한 적도 있는 만큼, 오늘은 BABIP에 대해 몇 자 적어 보고자 한다.


BABIP란 무엇인가?

The Hardball Times의 설명을 보자.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This is a measure of the number of batted balls that safely fall in for a hit (not including home runs). The exact formula we use is (H-HR)/(AB-K-HR+SF) This is similar to DER, but from the batter's perspective."


즉... "Balls in Play" 된 경우 중에서만 계산한 타율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Balls in Play"라는 것은 타자가 친 공이 페어 영역(fair territory) 안에 떨어지는 경우만을 뜻한다. 페어 영역에는 관중석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BABIP를 계산할 때에는 홈런을 제외해야 한다. HBP, 즉 몸에 맞는 공 같은 것도 역시 제외된다.

위의 공식을 보면 좀 더 의미가 분명해지는데, 먼저 분모를 보면 AB-K-HR+SF 로 되어 있다. 즉 일반적인 At Bat(타수)에서 삼진과 홈런을 제외하고, 희생타를 더한 것이다. 삼진과 홈런은 페어 영역에 공이 떨어진 경우가 아니므로 제외하게 되며, 희생타는 페어 영역에 떨어지는 공임에도 불구하고 타수를 산출할 때 제외되므로 분모에 더해 줌으로써 보정을 해 주는 것이다.

분자는 H-HR 로 전체 안타 갯수에서 홈런을 뺀 것인데, 분모에서 홈런을 뺐으므로 분자에서도 똑같이 빼 주어야 올바른 계산이 된다. 삼진이나 희생타는 애초에 "안타"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분자에서는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다.


이 BABIP는 주로 개개인의 성적에 "운"이 얼마나 개입되는지의 척도로 많이 사용된다. 통계적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BABIP는 .300 근처로 나타나고 있는데, 투수와 타자의 경우가 좀 다르다. 먼저 투수를 보면...

[자료출처 : Fangraphs]

- Career BABIP -
Tim Wakefield .281
Tom Glavine .286
Jamie Moyer .291
Jason Isringhausen .291
Paul Byrd .293
Brandon Webb .294
박찬호 .296
Mike Mussina .299
CC Sabathia .295
Jeff Suppan .300
Chuck Finley .301
Randy Johnson .302
Curt Schilling .304
Chris Carpenter .304
Cliff Lee .304
Ben Sheets .306
Bob Wickman .306
Kyle Farnsworth .307
Livan Hernandez .310
Brad Lidge .325

(주: 특별한 기준 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찍어서 조사해 본 결과이다. 좋은 선발투수, 보통 선발투수, 구원투수, 은퇴한 투수 등 최대한 다양하게 섞어 보려고 했고, 통계의 신뢰성은 샘플이 커질 수록 높아지므로 되도록 투구수가 많은 베테랑들 위주로 골라 보았다.)

위의 결과를 보면 투수들의 BABIP는 대략 .290대와 .300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타자들의 경우는 어떨까??

- Career BABIP -

Mark McGwire .260
Rod barajas .265
Jose Uribe .274
Orlando Carbrera .287
Barry Bonds .288
Adam Dunn .290
Rich Aurilia .298
Miguel Tejada .300
David Ortiz .307
Frank Thomas .310
Frank Catalanotto .317
Juan Pierre .319
Albert Pujols .321
Vladimir Guerrero .322
Julio Franco .337
Todd Helton .341
Ichiro Suzuki .357
Derek Jeter .360

역시 되도록 오래 선수생활을 한 타자들 중에서 생각나는 대로 아무나 찍어서 확인한 결과인데... 투수들의 BABIP 분포에 비해 두드러지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THT에서도 비슷한 언급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We use BABIP to evaluate both pitchers and hitters, but the way in which we use it differs greatly among the two. Most pitchers regress toward the league average BABIP of around .300 or .305. Very few pitchers can repeatedly do better or worse than this, so we say that pitchers have very little control over BABIP.

Hitters, on the other hand, can have a substantial amount of control over BABIP.
Ichiro Suzuki, for example, has a .356 career BABIP. Hitters do not regress toward league average, rather, they each regress toward their own, unique number."

위의 인용문에서, "타자들은 리그 평균에 수렴하기 보다는 각자 자신만의 고유의 숫자로 수렴한다"는 마지막 문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BABIP는 그 정의상 타자의 타격 스타일과 수비수들의 수비 능력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으며, 투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다. 이것은 수비의 영향을 배제한 대표적인 투수 평가 지표인 FIP가 "볼넷, 삼진, 홈런, 몸에 맞는 공" 으로만 계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이다. FIP의 계산에 쓰이는 지표들이 BABIP의 계산에서는 모두 배제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FIP에 대해서는 이전 글 참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투수가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록 다양한 스타일의 타자를 두루 상대하게 되며, 수비수들의 실력도 좋은 해도 있고 나쁜 해도 있을 것이므로, 시간이 계속 흐르면 결국 투수들의 BABIP는 평균값에 가까워지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타자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타자 A와 B의 컨택 능력이 똑같고, 게다가 같은 비율로 내야 땅볼을 치고 있다고 하면, 이 내야 땅볼 중 얼마만큼의 비율이 내야 안타가 되는가는 순전히 A와 B의 달리기 실력 차이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투수의 경우와 달리, 시간이 많이 흐른다고 해서 평균에 수렴하는 종류도 아니고, 심지어 노력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즉 Mike Lowell같이 느린 플레이어가 매일 저녁마다 달리기 훈련을 한다고 해서, 5년쯤 지나면 Ichiro를 능가하는 스피드를 가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이야기이다.

BABIP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달리기 실력 이외에도 많다. 예를 들어 극단적인 당겨치기 일변도의 타격을 하는 타자는 아무래도 BABIP에서 손해를 보기가 쉽다. 일단 필드 전체 중에서 공이 떨어지는 범위가 좁고, 또 상대팀이 거기에 맞춰 defensive shift를 하므로 그만큼 안타 발생의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장 극단적인 예는 Carlos Delgado로, 그는 보통 때 BABIP가 .284이지만 상대팀이 defensive shift를 하게 되면 BABIP가 .191로 엄청나게 떨어져 버린다. 이정도로 큰 차이라면 상대팀은 매 타석마다 무조건 수비 위치를 옮겨야 할 것이다.

THT의 Chris Dutton은 BABIP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HR/FB(플라이볼 대비 홈런 비율), IF/FB(플라이볼 대비 내야플라이 비율), LD%(라인드라이브 비율), GB/FB(플라이볼 대비 그라운드볼 비율), 스피드, 왼손 타자 여부, 타격시 컨택 비율, 타격시 공이 날아가는 범위" 등을 꼽고 있으며, 이 변수들이 구체적으로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중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타자들은 투수들에 비해 플레이어 별로 개성적인 BABIP를 가지고 있으므로, 리그 평균인 .300과 비교하기 보다는 각자의 커리어 통산 BABIP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이 유용하리라는 것이다. 좀 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된 xBABIP라는 스탯이 또 있지만, 이것은 바로 위에 링크된 Chris Dutton의 글에 나오다시피 아직 개량중이며, 계산식도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자.. 그럼... 이러한 BABIP를 어떤 경우에 활용할 수 있을까?

가장 쉽고 흔한 예는 역시 해당 플레이어의 현재 기록에 얼마나 "운"이 개입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어느 타자 A가 자신의 커리어 평균과 비교하여 유난히 BABIP 값이 높다면, A가 친 공은 운좋게도 수비수가 없는 곳만 골라서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어느 투수 B의 BABIP 값이 유난히 높다면, 타자의 경우와는 반대로 운이 나쁘게도 같은 팀 수비수들이 상대 타자들의 타구를 평소보다 잘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김형준 기자님 블로그에 언급된 David Wright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을 분석해 보자.

225 AB, 82 H, 4 HR, 60 K, 1 SF
현재 타율 .364로 완전 날아다니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홈런이 4개밖에 안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위의 BABIP 공식에 따라 계산해 보면,
(82-4)/(225-60-4+1) = .481


Fangraphs에서는 .484로 계산이 되어 있는데, 아마도 SF 숫자를 빼지 않은게 아닌가 싶다. THT에서는 .481로 계산이 되어 있는데, THT 쪽의 계산이 맞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David Wright의 커리어 통산 BABIP는 .352 이므로... 만약 Wright의 BABIP가 .481 대신 .352 였다면 올 시즌 타율이 어떻게 될까?

위의 공식을 변형하면 안타 수는 이렇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H = BABIP*(AB-HR-K+SF) + HR

이렇게 해서 얻은 예상 안타 수는 61개. 이를 225 타수로 나누면 타율은 .271로 뚝 떨어진다. 즉, 올 시즌 David Wright는 엄청나게 운이 좋아서 거의 1할 가까운 타율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올 시즌 Wright의 HR/FB(홈런/플라이볼) 비율은 6.3%에 불과하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커리어 통산 HR/FB 비율은 14.5%이고, 이정도로 큰 차이가 나타날 특별한 이유가 없으므로... 여기에는 반대로 "나쁜 운"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메츠의 홈구장 Citi Field의 홈런 Park Factor가 1.151로 홈런이 평균보다 많이 나오는 구장임을 감안하면, 더욱 더 "운이 따르지 않아 홈런이 줄어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럼 이를 반영하여 예상 타율을 보정해 보자. 6.3% 대신 14.5%의 HR/FB 비율을 적용하면 David Wright의 "정상적인" 홈런 갯수는 9개가 된다. 홈런 갯수를 9개로 바꾸고 BABIP가 커리어 통산과 동일한 .352가 되도록 안타 값을 다시 계산하면 안타 수는 64개가 된다. 이렇게 해서 얻게 되는 최종 타율은 .284이다. 여전히 현재 타율  .364에 비하면 8푼이나 낮은 수치이다. Wright의 높은 타율은 이렇게 엄청난 행운의 결과인 것이다.

.284의 조정 타율은 Wright의 커리어 평균 타율인 .313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인데... 이것은 아마도 올 시즌 유난히 삼진을 많이 당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라인드라이브 비율 같은 다른 중요 수치들은 그다지 변한 것이 없는데, 올 시즌 타수당 삼진 비율은 26.7%로 커리어 통산 19.4%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삼진을 많이 먹으면 타율이 떨어지는 것은 원래 당연한 것인데, 이를 아주 높은 BABIP라는 더 큰 운빨로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삼진이 많은 것일까? 2009년 그의 Z-Swing(스트라이크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비율)은 커리어 통산 대비 1% 줄어들었으며, Contact Rate(방망이를 공에 맞추는 비율)도 커리어 통산 대비 2.3% 줄어들었다. 즉 루킹 스트라이크도 늘었고 스윙 스트라이크도 늘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면 당연히 삼진이 늘어날 수밖에...

종합해 보면, David Wright는 현재 비정상적으로 높은 BABIP에 의해 많은 덕을 보고 있으며, 홈런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불운이 따르고 있다. 이러한 "운"은 타자가 스스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장타율을 걱정한다거나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삼진을 덜 당하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BABIP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더라도 좋은 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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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BABIP를 이용한 흥미로운 다른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Fangraphs의 Dave Cameron은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간의 메이저리그 전체 데이터를 가지고 홈팀 투수들과 원정팀 투수들의 평균 BABIP에 대한 계산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나타났다.

(클릭하시면 크게 나옵니다)


원정팀과 홈팀 사이에 일정한 수준으로 계속 차이가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4년 평균값을 비교해보면 원정팀 투수들의 BABIP가 홈팀 투수들보다 0.007 더 높다. 즉 원정팀 투수들이 안타를 조금씩 더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BABIP 0.007의 차이는 보는 시각에 따라 작은 것일 수도 있고 큰 것일 수도 있지만, 위의 그래프처럼 꾸준하게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은 홈 어드밴티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아주 유력한 증거이다...!!!

Posted by FreeRedbird
:
(주: 이 글은 Viva El Birdos에 올라온 Chuckb의 글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것임을 밝혀 둔다.)


지난 오프시즌에 Cardinals는 1년 계약이 남아 있던 Adam Kennedy를 방출 조치했다. 물론 남아있던 연봉 4.5M은 방출되더라도 계약대로 전액 지불해야 했다. (영어로는 "the team decided to eat his salary" 라고 표현한다. 연봉을 먹어 버리기로 결정했다니... 재미있는 표현이지 않은가?)


Adam Kennedy(오른쪽) : 올 시즌 오클랜드에서 .323/.397/.508로 펄펄 날고 있다. 물론 BABIP가 .346으로 운이 따르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이것 참... -_-;;

Kennedy는 이후 아무도 메이저 계약을 제안하지 않아 결국 Tampa Bay Rays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고, 그리고도 다시 Oakland A's로 팀을 옮겨야만 했다. 즉 오프시즌에 Cardinals가 그를 트레이드하고 싶었더라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어쨌거나, 타석에서는 별 도움이 안되는 Kennedy였지만 수비는 꽤 안정적이었기에, 그가 떠난 빈 자리는 제법 커 보였다. 팀 내에 2루수라고는 2008년에 타석에서 완전히 삽을 푼 Brendan Ryan이나 아마도 AAAA 플레이어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Jarrett Hoffpauir, 저니맨 듀오 Brian Barden/Joe Thurston 정도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FA였던 Orlando "O-Dog" Hudson과 계약을 하거나 트레이드로 Kelly Johnson, Ben Zobrist 등을 데려오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으나... 구단 프런트는 2루수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대신 아주 참신한 해결 방법을 고안해 냈다. 외야수 Skip Schumaker를 6~7주간의 Spring Training 동안 지옥훈련을 시켜서 2루수로 개조하는 것이었다...!!!


"2루수" Skip Schumaker의 수비 장면

이 방법은, 1. 안그래도 남아도는 외야수의 숫자를 줄이고, 2. 2루수 빈 자리를 메꾸며, 3. 마땅한 다른 리드오프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Skip Schumaker를 계속 라인업에 포함시켜 리드오프로 활용할 수 있다.. 는 1석 3조의 방안이었다. 문제는 과연 2001년 프로 데뷔 후 8년 동안 한 번도 내야 수비를 해 본 적이 없는 외야수 Skip Schumaker가 겨우 6주만에 쓸만한 메이저리그 2루수로 전업하는 일이 가능한가였다.

Schumaker는 다행히 그럭저럭 괜찮은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었고, 그라운드에서는 항상 몸을 던져서 최선을 다하는 허슬 플레이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이러한 모험을 감행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여기에는 아마도, 성공적으로 2루수가 되면 훨씬 더 긴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본인 나름의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그의 타격 능력은 코너 외야수로는 좀 부족하기 때문에...

이제 시즌이 개막한 지도 2개월이 지났다. 팀을 위해 2루를 맡아서 열심히 뛰는 모습은 아름답긴 하지만... 과연 이 실험은 잘 되고 있는 것일까?

그의 수비 실력을 보면...
UZR/150 : -24.5 (NL 최하위)
RZR : .777 (NL 뒤에서 3등)


공신력을 고려할 때 Fielding Bible의 +/- 도 참고하면 좋겠지만 이쪽은 유료 컨텐츠여서... 공짜로 볼 수 있는 숫자는 이정도이다. 하나는 꼴등, 하나는 뒤에서 3등이라니 설명이 필요없는 한심한 수준이지만, 올해 처음 2루수를 맡게 되었음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처음부터 각오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의 공격력은? 수비에서 까먹는 점수를 공격에서 벌어야 얘기가 되는데...

현재까지 올 시즌 타격 성적을 보면... .280/.327/.386 으로 OPS는 .713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NL 2루수 13명 중 9위에 해당하는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세이버 스탯을 보아도 wOBA는 .314에 불과하고, wRAA는 -2.9로 음수이다. 즉 타석에서도 점수를 까먹고 있는 것이다...!!

Fangraphs는 참 편리하게도 선수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반영한 Win Value 값을 자동 계산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숫자들이 공짜로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이 두 달 지난 시점에서 Schumaker의 Win Value를 보면... RAR이 -6.4, WAR이 -0.6이다. 1년 내내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략 WAR -2 정도가 될 것이다. 이것은 AAA나 웨이버를 통해 듣보잡 선수를 2루에 기용하는 것과 비교해서 오히려 1년에 2승을 까먹고 있다는 뜻이 된다...!!!  OTL....

굳이 세이버 스탯을 보지 않더라도, 현재 Cardinals 팀 타선에서 Schumaker의 역할은 리드오프인데.. 1번타자의 OBP가 .327에 불과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안그래도 Duncan, Ankiel, Ludwick 등의 집단 삽질로 팀 전체가 빈곤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1번타자가 출루마저 못하고 있으니 점수를 낼 수가 없다. Pujols 혼자 타격을 다 맡아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신한 시도였고, 의미있는 실험이었지만...
이제 그만 할 때가 된 것 같다.

올 시즌 컨텐더로 남아 있고 싶다면, 외부에서 좋은 2루수를 영입해서 전력을 보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적절한 트레이드 상대를 찾지 못한다면, 단순히 Brendan Ryan을 2루에 주전으로 기용하고 Schumaker를 외야 유틸리티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수비에서 많은 업그레이드가 있을 것이다. 이정도만 해도 연말까지 적어도 1~2승은 더 거두게 될 듯 한데, 컨텐더에게는 1~2승의 차이도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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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체 1순위 지명이 확실한 Stephen Strasburg : SHOW ME THE MONEY!!!!!

우리는 앞의 글에서 Victor Wang의 연구를 통해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는 타자를 뽑는 것이 유리하며, 고졸 투수가 가장 위험한 선택임을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Erik Manning의 분석을 같이 보고자 한다. 그는 Cardinals 유망주 사이트인 Future Redbirds의 주인이기도 하며, Beyond the Boxscore의 주요 필자 중 하나이다. 이 분석은 BtB에 게재된 것이다.

분석 대상은 1990년부터 1999년까지 10년간의 1라운드 지명자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6년간 올린 성적이다. 6년이 지나면 FA가 되어 다른 팀으로 옮길 권리를 획득하므로, 6년 이후의 성적을 드래프트와 연관지어 분석하는 것은 무리이다.

분석에 사용되는 척도는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 player) 이다. Replacement Level Player는 "팀 전력에 누수가 생겼을 때 마이너리그나 Waiver Wire, 미계약 FA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땜방했을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Victor Wang이 분석에 사용했던 벤치 플레이어보다 더 낮은 레벨이다. 벤치 플레이어는 적어도 메이저리거이지만, Replacement Level Player는 메이저리거라기보다는 AAAA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적절한 우리말 번역이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주로 "듣보잡 선수"라는 표현을 즐겨 쓰고 있다.



Paul Wilson : 94년 전체 1순위 지명(Mets). 뭐 할 말이 없다. -_-;;;; 전체 1순위 지명 중에도 이런 좌절스런 선택이 제법 있다.


우선 1라운드 지명 순위에 따른 연평균 WAR 값을 보자.

지명순위  연평균 WAR
1~5순위     1.20
6~10순위     0.85
11~15순위     0.66
15~20순위     0.72
21~30순위     0.24

대체로 먼저 지명될수록 성적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당연한 결과이다.
(다만 16~20순위 지명자가 11~15순위 지명자보다 아주 약간 좋은 성적(0.06 WAR)을 내고 있다는 예외 부분은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 구단의 스카우팅 능력이 향상되면 이러한 예외는 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21순위 지명자부터는 WAR값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연평균 0.2 WAR이라면 거의 듣보잡 AAAA 선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전년도 성적이 좋아서 구단의 드래프트 순위가 21~30번째에 해당한다면, 1라운드 지명권을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FA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FA는 비싸므로 비용 대 성능을 따져봐야 겠지만... 0.2 WAR가 아까워서 꼭 필요한 FA와의 계약을 포기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은 Victor Wang이 분석했던 것처럼, 1라운드 지명자들을 4개의 그룹(대학 타자, 대학 투수, 고졸 타자, 고졸 투수)으로 나눠서 6년 연평균 WAB를 비교하였다.
그룹 연평균 WAR
대학 타자       0.93
대학 투수       0.56
고졸 타자       0.80
고졸 투수       0.44

결과는 Victor Wang의 연구와 거의 똑같다.

대학 유망주 > 고졸 유망주
타자 >>> 투수
대학 타자 >>>>>>>>> 고졸 투수

대학 타자를 지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며, 고졸 투수가 가장 나쁘다.

그런데... Erik Manning이 지적하는 것이 있다. 이 분석은 90년대 10년간의 드래프트를 가지고 이루어진 것이고.... 2000년대 들어서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2000~04년의 5년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된 고졸 투수들은 현재 연평균 0.8 WAR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고졸 타자와 동등하며, 가장 좋은 선택인 대학 타자와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좋은 성적이다. 확실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카우팅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최근들어 고졸투수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특히 투구 자세의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고졸투수가 망가지는 가장 큰 원인은 나쁜 투구폼에 기인한 팔꿈치 및 어깨 부상이기 때문이다.


좌완투수는 드래프트나 FA시장, 트레이드 할 것 없이 항상 인기있는 존재이다. 과연 좌완을 드래프트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그룹 연평균 WAR
대학 LHP       0.72
대학 RHP       0.50
고졸 LHP       0.29
고졸 RHP       0.50

우완 투수는 대학/고졸에 상관없이 0.50으로 동일하지만, 좌완의 경우는 0.72 vs 0.29로 무려 2.5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고졸 투수 중에서도 고졸 좌완은 참 위험한 선택인 것이다. 투수 유망주가 필요하다면 대학 좌완투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타자 유망주의 포지션 별 비교를 살펴보자.

그룹 연평균 WAR
Shortstops       1.00
Corner IF       0.85
Catchers       0.80
Outfielders       0.79

유격수들이 성적이 가장 뛰어나며, 다른 포지션은 차이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의 포지션은 드래프트될 당시의 포지션이다. 유격수로 드래프트 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를 맡기에 수비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마이너리그에서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지게 되는 것이다. 일단은 드래프트 될 당시에 포지션이 "유격수"로 되어 있다는 것은 남들보다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민첩하다는 이야기가 되므로,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볼 수도 있다.


A-Rod : 93년 Mariners에 의해 전체 1순위 지명. 열심히 유격수를 드래프트하다 보면 이런 월척을 낚기도 한다.


그럼 결론은???

1. TINSTAAPP (There Is No Such Thing As A Pitching Prospect) : 적어도 1라운드에서는 타자를 드래프트하자. 이왕이면 대학 타자를 뽑는 쪽이 더 안전하다.
2. 꼭 1라운드에서 투수를 뽑아야겠다면, 대학 좌완투수를 뽑자. 고졸 좌완은 최악의 선택이다.


앞의 글에서도 이이기했지만, 비용 대비 기대값을 생각하면 고졸보다는 대학 선수를 뽑는 쪽이 더욱 유리하다. 고졸 유망주는 여차하면 계약을 거부하고 대학에 갈 수 있기 때문에... 계약금이 비싸고 계약하기가 힘들다. 그렇게 힘들게 계약을 했는데도 성공률은 오히려 낮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론은 어디까진 일반론일 뿐이고... 올해와 같이 타자 유망주가 거의 없는 빈곤한 드래프트에서는 많은 구단들이 어쩔 수 없이 투수를 1라운드에 지명하게 될 것이다. (이런 수준의 드래프트라면 더더욱 양키스와 같이 FA 계약을 질러버리는 쪽이 유리하다. 이래저래 돈 많은 쪽이 살기 편한 세상이다...)


Tyler Matzek : Capistrano Valley HS(CA).
올해 가장 주목받는 유망주 중 하나지만... 지금까지 본 결과 가장 나쁜 선택인 "고졸 좌완" 이다. 하지만 쓸만한 타자 유망주가 몇 명 없는 올해 드래프트에서, 그는 아마도 전체 10순위 안에 지명될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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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2009 Draft : 6/9 ~ 6/11

원래 드래프트 관련 포스트는 시리즈로 여러 편에 걸쳐서 자세하게 쓰려고 했던 것인데..
이런저런 일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어느새 드래프트가 코앞으로 다가와 버렸다.
미국 시간으로 9일에 시작하니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10일 오전이 될 것이다.
이틀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옛날에 Mike Piazza가 62라운드에 지명되었던 것처럼... 늦은 라운드에서 보석을 발굴하는 일이 가끔 있지만... 그런 보석이 눈에 띄게 되는 것은 드래프트가 한참 지나고 난 뒤의 일이고... 드래프트 당일에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역시 1라운드를 비롯한 최상위 라운드에서 각 구단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이다.

어떤 구단은 포지션에 상관없이 무조건 가장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를 드래프트하는 반면, 어떤 구단은 가장 시급하게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 위주로 드래프트한다. 어떤 구단은 대학 출신 유망주를 선호하는 반면, 어떤 구단은 고등학교나 2년제 대학 출신에 더 많이 투자한다. 어떤 구단은 1라운드에서 투수를 많이 지명하는 반면, 어떤 구단은 주로 타자를 뽑는다.

구단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또 각 구단의 유망주에 대한 철학이나 마이너리그 운영 방침이 다르므로, 절대적으로 항상 옳은 유일한 방법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드래프트를 분석해서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분석해 보면, 약간의 가이드라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에서는 최근 이러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이 글에서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2부에 걸쳐 소개해 보고자 한다.


누구를 먼저 뽑는 것이 좋은 전략일까??


아마도 이 방면의 선구적인 연구는 The Hardball Times에서 활동하는 Victor Wang의 논문일 것 같다. PDF 포맷이고 다운로드가 가능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위의 링크를 눌러서 천천히 읽어보시기 바라며...

이 논의를 위해서는, 우선 WAB(Wins Above Bench)라는 개념의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플레이어 A의 WAB가 +3 이라는 것은... A를 한 시즌 내내 선발 출장 시켰을 때와 A 대신 벤치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들로 시즌 내내 돌려막기 했을 때를 비교하면 통계적으로 대략 3승 정도의 차이가 날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얘기해서... A가 시즌 내내 선발 출장해서 90승을 올린 팀이 있다면... A 대신 1년 내내 벤치워머들로 땜방했을 경우 이 팀은 아마도 87승에 그쳤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요즘 흔히 쓰이는 WAR 대신 WAB를 이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Victor Wang의 논문에 언급이 되어 있다. 글이 너무 길어지므로 설명은 생략. 관심있는 분들은 논문을 직접 읽어보시고... 이런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오프시즌에 Type A FA를 계약했을 때의 이익과 그로 인해 잃어버리게 되는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의 손실을 비교하여 이해득실을 따지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 오늘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은 단지 "드래프트에서 누구를 먼저 뽑는 게 유리할까?" 일 뿐이므로, 계산의 근거값은 중요하지 않으며, 상대적인 값만 참고하면 된다.

Victor Wang은 해당 유망주가 성장하여 메이저리거가 된 후의 연평균 WAB 값이 마이너스이면 "Bust(완전실패)"로, 0~2이면 "Contributor(롤 플레이어/비주전 선수)"로, 2~4면 "Everyday Player(주전 선수)"로, 4 이상이면 "Star(스타 플레이어)"로 등급을 나누었다. 연평균 WAB 값이 마이너스라는 이야기는 벤치워머보다도 활약이 못하다는 것이므로, "완전실패"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분석 대상은 Baseball America가 매년 발표하는 TOP 100 유망주 리스트이며, 기간은 1990-1999년의 10년간이다. 이들이 FA시장에 나가기 전인 데뷔 후 6년간의 WAB를 가지고 계산하여 비교해 보았다. 과연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였을까?

아래 표를 보자.

포지션 유망주 순위 완전실패  비주전  주전  스타  WAB*
타자  1~10위  10%  50%  25%  15%   10.9
 11~25위  21%  50%  20%  9%     7.9
 26~50위  35%  45%  12%  8%     6.4
 51~75위  45%  38%  15%  3%     4.5
 76~100위  43%  45%  10%  3%     4.0
투수  1~10위  31%  62%  4%  4%     4.3
 11~25위  32%  53%  12%  3%     4.4
 26~50위  33%  51%  14%  2.5%     4.4
 51~75위  39%  54%  6%  2%     3.4
 76~100위  43%  50%  5%  2%     2.9
* WAB는 6년간 WAB 합계의 평균임. 6년인 이유는 6년이 지나면 FA가 되어 팀이 바뀌기 때문.

놀랍지 않은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모두 합친 유망주 리스트에서 TOP 10위 안에 들어 있는 투수 유망주라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스타급 투수가 될 확률은 고작 4%이다...!!! 보통 이상 되는 그럭저럭 쓸만한 메이저리그 투수(주전)가 될 확률까지 합쳐 봤자 고작 8%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TOP 10 투수 유망주 10명 중 쓸만한 메이저리그 투수는 10명 다 합쳐도 그 중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것이다....!!!  "완전실패"가 무려 31%에 달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상대적으로 타자 유망주를 보면... TOP 10 타자 유망주들은 장래에 15%가 스타 플레이어가 되었고, 25%는 주전급 메이저리거가 되었다. 적어도 40%는 주전급 이상의 우수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6년간 WAB의 합을 보아도 10.9 vs 4.3으로 타자 쪽이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그 이하의 11~25위, 26~50위 등을 비교해 보아도 결과는 명백하다. 즉 타자 유망주가 훨씬 안전하며, 투수 유망주는 망할 확률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또한, 투수 유망주의 경우 1~10위나, 26~50위, 51~75위의 평균 WAB 값이 거의 똑같다. 이것은 투수 유망주를 제대로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의미가 된다.

이를 드래프트에 적용하면 어떨까? 1라운드 지명자들은 대개 100만 달러 이상의 높은 계약금을 요구한다. 위의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계약금 요구 수준이 비슷하다면 타자 유망주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대값이 훨씬 높은 것이다.


Victor Wang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드래프트 지명자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누어서 비교 분석을 수행하였는데, 이 연구는 올해 2월에 The Hardball Times에 게재되었다. 4개 그룹은 "대학 타자", "대학 투수", "고교 타자", "고교 투수" 이며, 이들을 다시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2라운드 지명, 3라운드 지명 별로 나누어서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 비교해 보았다. 비교에는 이전 연구와 동일하게 WAB를 척도로 사용하였다. 단, 여기서는 WAB 합계가 아니고, 이들이 메이저리거가 된 뒤의 연평균 WAB를 비교 대상으로 하였다.

연평균 WAB 비교:
 구분  1라운드 지명  2라운드 지명  3라운드 지명
 대학 타자  0.76  0.2  0.04
 고교 타자  0.75  0.14  0.1
 대학 투수  0.49  0.18  0.11
 고교 투수  0.35  0.16  0.08
* 1st Supplemental Round 지명자는 2라운드 지명에 합쳐서 계산되었다.

1라운드 지명자들의 차이는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타자 유망주들의 성적은 투수 유망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특히 고교 투수 그룹과 비교하면 타자들은 2배 이상의 평균 성적을 내 주고 있는데, 통계적인 오차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확연한 차이이다. 다만 2라운드나 3라운드로 가면 이러한 차이가 많이 희석되고 있으며, 특히 3라운드에 가면 오히려 투수들이 약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통계적으로 볼 때 최악의 1라운드 지명은 고졸 투수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졸 투수는 소위 "high risk, high return" 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으며, 진정한 에이스를 얻으려면 고졸 투수를 지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야구팬들 사이에 널러 퍼져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생각은 편견임이 드러난다. 단지 리스크만 클 뿐, 기대값이 형편없는 것이다. 기대되는 연평균 WAB 값이 타자 유망주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데다가, 고졸 유망주의 경우 언제든지 계약을 거부하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레버리지가 있기 때문에 대학 유망주에 비해 계약금이 더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은 많이 들고 기대값은 낮으니 최악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Zack Wheeler, RHP, East Paulding HS.
Tyler Matzek와 함께 올해 고졸 투수 최대어로 꼽힌다.
바로 이런 유망주를 1라운드에서 지명하지 말라는 말이다...!!!


(2부에서 계속)
Posted by FreeRedbird
:


2008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Tim Beckham(Tampa Bay Rays)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 블로그를 만들 때는 나도 매일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결혼한 직장인이 매일 새로운 내용의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만만치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한동안 활동이 뜸했는데...
메이저리그 드래프트가 다가오고 있으니 드래프트 관련 글을 시리즈로 써볼까 한다.

첫 번째로... 우선 "드래프트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해 보자.

일년에 한 번, 보통은 6월 초에 시행되는 드래프트는... 야구판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이다. 공식 명칭은 First-Year Player Draft, 혹은 Rule 4 Draft 이다. 올해 드래프트는 6월 9일에 시작된다.


1. 드래프트에 지명되기 위한 자격

- 미국, 캐나다, 미국령(푸에르토리코 등)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그 밖의 지역(중남미, 동아시아 등)은 드래프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중남미나 동아시아의 International Signing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 이전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적이 없어야 한다.

- 고교 재학중인 선수는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다. 즉, 적어도 학력이 고졸은 되어야 한다.

- 4년제 대학 재학중인 선수는 적어도 3학년을 마쳤거나 나이가 만 21세 이상이 되어야 드래프트 참가가 가능하다. 단, Division III(대학 3부리그.. 쉽게 말해 대학 스포츠에서 수준이 가장 낮은 리그) 소속의 학교에 재학중이라면, 3학년 이전이라도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

- 2년제 대학에 재학중인 선수는 학년과 상관없이 드래프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 드래프트의 규모


마이크 피아자(Mike Piazza). 1998년 드래프트 62라운드에 지명되었으나 현재 드래프트 규모가 50라운드로 축소되었으므로, 요즘 같았으면 그는 드래프트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선수층이 얇은 국내 프로야구와 달리, 메이저리그에서 드래프트는 2-3일에 걸쳐서 총 5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옛날에는 라운드가 더 많던 시절도 있었으나... (Mike Piazza가 62라운드 지명이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아무튼 요즘은 50라운드까지 진행되며, 50라운드가 다 돌 때까지 지명되지 않은 선수들은 일단 Non-Drafted FA가 되는데... 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1) 학업을 계속한다. 고졸 선수들은 주로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재학 중인 선수들은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계속 학교를 다닌다. 대학 4학년의 경우 해당 대학과 "계약"을 하면 대학에 5학년으로 머무를 수 있다. 이들은 대개 내년 드래프트 시장에 다시 한 번 나오게 되므로, 그 1년 동안 뛰어난 성적을 내서 몸값을 올려야 한다.

2) Non-Drafted FA로 아무 팀하고나 계약한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드래프트에 나왔다가 지명되지 않은 선수와 마음대로 계약할 수 있다. 이런 일은 많지 않다. 계약할 만큼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라면 아마도 50라운드가 도는 동안 지명이 되었을 테니까...

3) 독립리그(Independent League)에 진출한다. 이들 역시 내년 드래프트에 재참가가 가능하다.

4) 은퇴한다. -_-;;;;

30팀이 50라운드를 돌리므로 총 30*50=1,500명이 지명되며,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추가 라운드 및 전년도 미계약에 의한 추가 지명이 발생하므로 실제로는 1,500명을 조금 넘는 지명이 이루어진다. 엄청나게 많이 뽑는 것 같지만, 미국에서 야구를 하는 고졸 및 대학 선수들의 숫자 역시 어마어마하므로, 만만치 않은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3. 드래프트 순서는?


올해 1라운드 1순위 지명이 거의 확정적인 투수 Stephen Strasburg.

지난 해 정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진행된다. 30개 구단을 모두 모아서 순서를 정하는 것으로, NL/AL 어느 리그에 속해 있는가는 상관이 없다. 올해 드래프트의 경우, 작년 성적이 가장 나빴던 워싱턴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는다. 아마도 스트라스버그(Stephen Strasburg)의 지명이 확실시되고 있는데, 에이전트 보라스가 역대 최고의 계약금을 받아내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으므로, 과연 얼마에 계약할지가 관심사이다.


4. 보상 지명권(Compensatory Picks)

메이저리그 구단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보상 지명권을 얻게 된다.

- 오프시즌에서 Type A 선수를 FA로 잃은 경우 : 해당 FA가 계약한 팀에서 1라운드 지명권(Pick)을 받아오고, 1라운드의 추가 라운드(Supplemental 1st Round) 지명권도 하나 얻게 된다. 이 때 FA가 계약한 팀이 작년 시즌에서 하위 15개 팀에 속한 경우, 1라운드 지명권 대신 2라운드 지명권을 받게 된다. (성적이 나빴던 팀의 1라운드 지명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또한 FA가 계약한 팀이 여러 팀의 Type A 선수를 계약한 경우, 작년도 성적이 가장 나빴던 팀이 가장 높은 라운드 지명권을 받게 되고, 이후 성적이 나빴던 순으로 다음 라운드의 픽을 받게 된다.

- 오프시즌에서 Type B 선수를 FA로 잃은 경우 : 해당 FA가 계약한 팀과는 아무 상관없이, 1라운드의 추가 라운드 픽만 하나 얻게 된다.

- 작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나 2라운드 지명자와 계약을 못한 경우 : 올해에 해당 라운드에서 작년보다 한 순서 뒤의 픽을 추가로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워싱턴은 작년에 전체 9번 순위로 투수 유망주 Aaron Crow를 지명했으나, 계약금 문제로 계약에 실패하였다. 이렇게 되면 워싱턴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작년 9번에 1을 더한 1라운드 10번째 픽을 보너스로 갖게 되는 것이다.

- 작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지명자와 계약을 못한 경우 : 3라운드가 모두 종료된 뒤 추가 라운드(Supplemental 3rd Round)의 지명권을 하나 얻게 된다.

* 참고 : Type A와 B는 FA가 된 선수의 랭킹이다. 해당 FA가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 중 상위 20%에 해당하면 A, 20~40%에 해당하면 B가 된다. 예전에는 Type C도 있어서 보상 규정이 더 복잡했으나, Type C는 선수노조(MLBPA)의 요구에 의해 몇년 전 폐지되었다.


5. 추가 라운드 (Supplemental Rounds)

추가 라운드는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Supplemental 1st Round)와 3라운드와 4라운드 사이(Supplemental 3rd Round)의 두 가지가 있다. 추가 라운드의 지명권은 Sandwich Pick이라고도 한다.

추가 라운드의 지명 순서는 일반 라운드와 동일하게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이루어진다. 1라운드 직후의 추가 라운드의 경우 Type A에 대한 보상 지명이 먼저 이루어지고 나서 Type B에 대한 보상 지명이 진행된다.


6. 계약


Scott Boras. 그가 A급 유망주들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각 구단의 드래프트 책임자들에게는 악몽이다.

거의 지명=계약이나 마찬가지인 국내 프로야구와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과 지명자 사이에 계약금을 가지고 협상을 벌인다. 지명자는 드래프트 지명를 거부하고 계약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구단은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와 반드시 8월 15일까지 계약을 마쳐야 하며, 이 기간이 넘어가면 계약에 실패한 것이 된다. 단, 대학 졸업반인 선수의 경우는 이 기한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구단은 8월 15일 이후에도 이들과 계약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로 되어 있다 보니, 1라운드 앞쪽에서 지명되는 A급 유망주들은 Scott Boras 같은 악명높은 에이전트를 고용하여 구단을 상대로 가능한 한 많은 계약금을 받아내려고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1라운드 지명자와 계약을 못하면 팜 시스템에 매우 큰 타격을 입게 되므로... 에이전트들과 어려운 협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졸 유망주들이 이런 경우가 많은데, 계약에 실패해도 대학에 진학하면 그만이므로 그만큼 레버리지가 큰 것이다. 게다가, 보라스와 같은 에이전트들은 대학 유망주의 경우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계약금을 제시받을 경우 차라리 계약을 거부하고 독립리그에서 1년 뛴 뒤에 내년 드래프트에 다시 나오도록 유망주들을 꼬드기는 경우가 많아서, 구단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7. 드래프트 계약제도의 문제

드래프트 제도는 원래 약체 팀이 상위 선택권을 가지게 됨으로써 좋은 유망주들을 지명하여, 장기적으로 각 구단의 전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그러나, 에이전트들이 드래프트에 깊숙히 개입하는 계약 시스템 때문에, 구단들이 1, 2라운드 지명 유망주들과 계약에 실패하는 일이 자꾸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리스트로 인하여, 점점 많은 구단들이 유망주의 진짜 실력이나 가능성보다도 계약이 얼마나 수월한가(Signability)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2007년 고졸 최대어였던 투수 Rick Porcello는 그 재능이나 명성으로 볼 때 1라운드  맨 앞쪽에서 지명되었어야 했지만, 그는 고졸인 데다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였으므로 계약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구단들이 그를 포기하고 다른 유망주를 차례로 지명하였다. 결국 그는 1라운드 27번째까지 떨어져서 디트로이트에 지명되었고, 디트로이트는 그에게 350만 달러의 계약금에 4년간 729만 달러의 메이저리그 계약까지 얹어 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여 계약에 성공하였다.

결국, 넉넉치 못한 구단들은 계약금 때문에 좋은 유망주를 지명도 못 하고 포기하게 되고, 돈 많은 구단들이 그들과 계약하게 된다. FA시장이 돈 많은 구단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면, 드래프트는 적어도 평등한 조건에서 이루어져야 원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겠지만, 현실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보스턴과 같이 자금력도 있고 선수를 식별하는 눈도 뛰어난 구단은 이러한 드래프트 시스템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메이저리그 팀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내므로 드래프트 순위는 계속 아래쪽으로 처지게 되지만, 정확한 유망주 평가(evaluation)와 과감한 계약금 투자로 얼마든지 알짜 유망주들을 지명하고 계약할 수 있는 것이다.

드래프트 제도의 원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라운드 별로 특정 금액 이상의 계약금은 금지하는 식으로 계약금의 한도를 설정하여 가난한 구단들이 마음 놓고 좋은 유망주를 선택하게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천국인 미국에서 과연 이러한 규제조치를 만들지는 심히 의문스럽다. 이래저래 돈 없는 구단들은 점점 운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이정도로 하고...

다음 글에서는 어떤 유망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다뤄 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1라운드에 투수를 지명하는 것이 유리한가, 타자를 지명하는 것이 유리한가 라든지, 고졸 유망주와 대학 재학 유망주 중 어느 쪽을 우선적으로 지명하는 것이 좋은가... 등의 문제이다. 최근 세이버매트릭스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이런 부분까지도 통계적인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다음 글에서는 최근의 분석 결과를 음미해 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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