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dzinn

Cubs Series Recap
  9/7 – Cardinals 0 : 9 Cubs

  9/8 – Cardinals 5 : 8
Cubs
  9/9 – Cardinals 4 : 3
Cubs

 

5월부터 언젠가 터지겠지 터지겠지 하던 문제가 드디어 터졌다. 기형적으로 투수진에 의존하던 팀답게 로테이션이 무너지자 전부 다 무너졌다. 단장이란 자가 일을 그 따위로 했으니 무너진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허나 건물 철거하듯 일거에 주저앉은 것만은 납득하기 힘들다. 구성원 전체의 멘탈이 완전히 붕괴됐단 뜻인데 시즌 내내 정줄 하나는 확실하게 잡고 갔던 팀이 아닌가. Brewers 덕에 승차가 벌어지자 클럽하우스에 안일함이 역병처럼 번졌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장전은 단장이 했지만 결국 시위를 당긴 건 감독이었다. Nats 3차전은 절대로 그렇게 버리면 안 되는 게임이었다. 감독이 앞장서서 '시즌 끝났음. 우리가 우승임'이라고 선언한 꼴이었으니 선수들은 오죽했을까. 차라리 좀 느슨한 팀이었으면 나았을 것이다. 시즌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던 이 팀은 멘탈이 느슨해진 게 아니라 일순간 끊어져 버렸다. 이번 시리즈의 카즈는 기본적인 캐치볼조차 안 됐고, 8:0으로 떡실신을 당하는 와중에 루키들이 실실 쪼개는 장면이 포착됐다. 딱 작년 7월의 의리볼과 동일한 모습으로 우리 명감독께서 뒤늦게 수습에 나섰으나 꺼내는 수마다 악수의 연속. 결국 알제리전 홍땅보로 빙의해 나라 잃은 표정으로 멘붕 종결자의 면모를 보이기에 이른다. 이 대목에서 진짜 하이라이트는 VIP석에 안경 낀 땅보가 한 명 더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실기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땅보2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3차전에 선수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내용은 구질거렸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가장 좋은 방식의 승리였다. 늘 포커페이스였던 피똑딱이 나라 구한 세러모니를 하고, 로작가가 이례적인 9줄 집필로 화답했을 정도. 계기는 만들었으니 이젠 연승으로 재빨리 수습하는 절차가 남았다. 한 경기 승리했다고 또 들뜬다면 금세 연패에 빠질 것이다. 원래 다 그렇게 시작된다. 2011년 9월의 광란에 희생자가 된 팀들도 다 그렇게 시작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펀치드렁크에 다리 풀린 복서처럼 눈 뜨고 당하는 것. 지금은 오직 늪야구, 오직 연승만 생각해야 한다.



Series Preview: Cardinals vs Reds

  Cardinals – 88승 51패 .633 (NL Central 1위), Diff.+122
  Reds       - 57승 81패 .413 (NL Central 5위, 30.5 GB), Diff.-66


땅보2의 배임 덕분에 이 팀엔 반등의 동력이 거의 없다. 부상자들이 돌아와봤자 마이너 리햅도 안 거쳐 폼이 똥망일 것. 우리 타선은 애당초 복권 같은 것이었으니 한 줌의 희망도 품지 말자. 그리고 우리의 땅보1은 이런 난국을 타개할 그 어떠한, 일말의, 좁쌀 만큼의 전술 구사 능력도 없다. 오히려 어깨 못 쓰는 중견수를 땡겨 쓰는 등 불길에 기름만 들이 붓고 앉았다.


때문에 반등의 길은 선수들 스스로 찾아야 한다. 당연히 믿을 건 로테이션밖에 없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베테랑 1, 2선발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연승이 절실한 순간에 이 두 명의 순번이 돌아왔다는 건 천만다행. 앞에서 잘 끌어주기만 하면 Wacha, Lynn, Martinez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이들은 대단한 클래스를 보유하진 못했지만 이런 식으로 주저앉을 만큼 허접하지도 않다. 삽질 좀 했다고 비난하며 불신하기엔 지금까지 해준 게 너무 많다.



Probable Starters
  Game 1 – Jaime Garcia (8-4, 1.89) vs John Lamb (0-3, 6.11)
  Game 2 –
John Lackey (11-9, 2.90) vs Michael Lorenzen (4-8, 5.54)
  Game 3 – Lance Lynn
(11-9, 3.12) vs Anthony DeScalafani (8-10, 3.75)

  Game 4 - Michael Wacha (15-5, 2.96) vs Raisel Iglesias (3-7, 4.18)

 

  ● Cueto의 조각으로 넘어온 Lamb은 10.61 9/K, 2.25 9/BB, 3.50 FIP가 무색하게 6.11이란 엉망진창 방어율을 찍고 있다. 땅볼 유도가 안 되고, 잔루율이 낮으며, 잘 던지다가도 한 번에 무너지니 .410 BABIP 탓이라 할 수 없다. 경험이 일천한 투수들에겐 흔한 케이스로 분노조절장애 버전의 Lynn이나 Martinez의 새가슴 릴리버 시절을 떠올리면 정확하다. Reds는 Lamb이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패했는데 이 또한 이런 류의 투수들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매우 흔한 일. 반면 Jaime는 최근 7경기에서 팀에 전승을 안기며 투승타타의 전형을 보여줬다. 따라서 1차전은 기회가 왔을 때 물어뜯는 집중력이 딱 한 번만 발휘되면 손쉬운 늪야구로 가져올 수 있다.


  ● 어느덧 20번째 선발 경기를 갖는 Lorenzen은 이름만 보면 야구를 참 잘할 것 같다. 하지만 치기 좋은 포심을 대충 존에 찔러 넣는 타입이라 아웃피치 없는 Lyons를 연상케 한다. 인마는 GABP에서 우리를 한 번 상대한 적이 있는데 5이닝 4안타 4BB/5K 3실점으로 딱 자기다운 피칭을 했다. 좌타자 피OPS가 1.013에 달하는 만큼 Carpenter, Heyward, Moss에 복사기, 멍(?)까지 총동원 할 듯. Garcia와 상성이 좋을 타입이니 약형이나 멍에게 휴식일을 주면 일거양득이다.

  ● 낮경기로 펼쳐지는 3, 4차전은 녹록치가 않다. DeScalafani는 방어율과 FIP, xFIP가 거의 붙어 있는 투수로 3 WAR 페이스의 준수한 투수다. 올해 카즈 상대로 두 번 등판해 13이닝 10안타 2실점 3BB/12K로 모두 승리했다. 반면 Lynn은 괜한 휴식일 때문에 루틴이 무너졌다며 입을 털었는데 어디 그 주둥이 만큼의 실력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


  ● 휴식일을 앞둔 4차전도 접전이 예상된다. Iglesias는 지난 경기에서 Bucs를 상대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후반기 페이스가 상당하다. 61.1이닝 41안타 18BB/74K 3.38 ERA로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투수. 원래 스터프는 알아줬던 놈이니 절대 뽀록이라 볼 수 없다. 다만 인마는 후반기 9홈런을 허용하며 거의 매 경기마다 한 방씩 맞는다는 게 약점. 7/27 우리와의 경기에서도 Wong에게 만리런 한 방으로 무너진 전례가 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이 경기 또한 기회가 왔을 때 물어뜯을 수 있느냐가 관건. 휴식일 이후 똥망 제구로 돌아온 도련님은 그냥 하던 대로 6이닝 2실점 꾸역투만 해주길 바란다. 이번 시리즈는 필승 늪야구로 먼저 2승을 거둔 뒤 3, 4차전 중 한 경기를 가져오는 게 목표다.



Watch This!


  -Randal Grichuk :해마다 좀 늘었나 싶다가도 MM은 늘 제자리를 지킨다. 송구가 불가능한 선수를 중견수로 쓰다니 도대체 이 무슨 패기인가. 또다시 선발로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홈런 허용이 잦은 Reds 투수진과 GABP에서 붙으므로 그풍기의 뜬금포가 절실하다. 팔꿈치가 정상이 아니라 판단되면 감독에게 곧이 곧대로 말하고 대타로 힘을 보태길 바란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겠는데 Cubs와의 2차전에서 웃고 떠들던 놈이 바로 인마다. 대타로 나와 투리런을 치고 5분 동안 싱글벙글대던 놈도 인마다. 부상에서 돌아와 신나는 기분은 백번 이해하고도 남는다. 허나 똥인지 된장인지 좀 상황을 살피며 처신하도록 하자.


  -Matt Adams : 돌아온 미제 돼지는 GABP에서 통산 65타수만에 5홈런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 중요 상황에 대타로 기용될 텐데 큰 거 한 방 날리고 조깅하길 바란다. 돼지는 아직 100% 러닝이 불가능한 상태라 수비는 불가능하며, 출루하더라도 곧바로 대주자로 교체될 것이다. 물론 백정 땅보가 상황이 급해지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지만...



Worth Noting


  -Votto는 27게임 연속 출루 행진 중. 후반기 .389 .568 .704 1.272로 그냥 Bonds다. 플옵을 앞둔 필자의 판타지 운영엔 불행한 일이지만 제정신이 아니었던 페이스가 그나마 한풀 꺾여 다행이다.

  -얼굴이 안 보이니 도리어 속 시원했던이 이번 시리즈에 복귀한다. 타격은 바라지도 않으니 기름손에 풀칠이나 하고 나오길.


  -3번째 시뮬레이트 게임을 마친 Belisle의 복귀가 임박한 듯하지만 미안하다 관심 없다.

  -잉여 역시 복귀가 임박한 상태. 땅보가 백정짓만 안 한다면 돼지와 함께 좌우 대타롤에 한정될 것이다.

  -웨이노의 불펜 세션이 성공적이었다는 소식. 정말로 진지한 건지, 아니면 진지한 척만 하는 건지 모르겠다. 후자일 확률이 99%지만 1%의 가능성으로 정상복귀한다면 Maness, Wainwright, Martinez, Siegrist, Rosenthal의 호화로운 플옵 필승조가 구축된다.




Posted by jdz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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