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정리 시리즈 마지막 편, Cardinals 구단의 차례이다.

그동안 포스팅 된 글들은 아래와 같다.


DSL Cardinals (R-)

GCL Cardinals (R)

Johnson City Cardinals (R+)

State College Spikes (A-)

Peoria Chiefs (A)

Palm Beach Cardinals (A+)

Springfield Cardinals (AA)

Memphis Redbirds (AAA)

St. Louis Carinals 타자편

St. Louis Carinals 투수편



Front Office


지난 오프시즌 Mo의 무브는 매우 빨리 시작되어 빨리 끝났다. 윈터미팅 한참 전인 11월 22일에 후리세와 살노예를 팔아 Peter Bourjos와 Randal Grichuk을 영입하고, 이틀 뒤인 11월 24일에는 Jhonny Peralta와 4년 53M의 딜을 체결한 것이다.


후리세는 Angels에 가서 타석에서는 10홈런 106 wRC+로 그저 그런 모습이었으나, 수비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2.1 WAR(fWAR)을 기록했다. 살노예 역시 이닝 당 1개가 넘는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며 58.2이닝에서 3.38 ERA, 2.93 FIP, 0.6 WAR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 한편, 넘어온 Bourjos는 타석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와 주루에서 기여하며 1.6 WAR을 기여해 주었고, Randal Grichuk은 특유의 저질 컨택과 똥파워를 모두 보여주며 116 타석에서 0.6 WAR을 기록. 이 트레이드는 양 팀이 필요한 부분을 메꿨고, 망한 선수도 없다는 점에서 win-win 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이 딜을 통해 페이롤을 줄이고 유망주(Grichuk)를 얻으면서 Wong에게 출장기회를 열어 줬다는 점을 생각하면 훌륭한 트레이드였다고 본다.


약쟁이 Peralta는 역시 약을 빤 전력이 문제가 되어 당시 일부 선수들과 언론으로부터 "약쟁이들이 더 잘 되는 더러운 세상" 류의 불평과 비아냥을 들었는데, 이런 것까지 딱히 쉴드를 쳐 줄 생각은 없다. 다만 순수하게 야구적인 시각으로만 보면, 이 딜은 대성공이었다. Peralta는 21홈런 120wRC+에 준수한 수비력까지 보여주며 fWAR 기준으로 커리어 하이이자 팀내 최고치인 5.4 WAR를 찍은 것이다. 특히 타자들이 타석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많이 보인 시즌이었기에, Peralta의 활약은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그밖에 12월에는 Mark Ellis를 영입하였는데, 당시에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결과적으로는 부상과 부진으로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Mo는 미드시즌에도 두 건의 트레이드를 감행했는데, Ramsey를 Masterson과 바꾸고, Craig과 Kelly를 팔아 Lackey를 영입한 것이다. 이 무브는 Wacha의 전력 이탈로 인한 로테이션의 공백을 막는 동시에 동아리스러운 벤치 분위기를 쇄신하는 효과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Masterson은 완전히 망했으나 Lackey는 그럭저럭 자기 몫을 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포스트시즌에서 베테랑 투수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경기에서 져도 그저 야구를 함께하는 것이 즐겁기만 한 선수들의 태도에 상당히 불만이 많았는데, 선수들끼리의 끈끈한 유대감과 정, 케미스트리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


시즌 종료 후, Mo는 또다시 신속하게 움직여 Shelby Miller, Tyrell Jenkins를 팔아 Jason Heyward와 Jordan Walden을 영입하였다. 갑작스러운 Oscar Taveras의 사망으로 생긴 로스터의 공백을 단기적으로 잘 해결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유망주 리스트에서 Jenkins에 대해 한 해 반짝해서 가치를 높인 뒤 오프시즌에 트레이드 매물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는데, 그것이 Heyward 트레이드를 통해 실제로 일어났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잡은 느낌이다. ^^


Mo가 잘하는 면도 있고 못하는 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과감한 부분은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곳 블로그에서는 Mo가 종종 대차게 까이기도 하지만, Mo와 그의 스탭들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우리보다도 훨씬 후한 편이다. 예컨대 BP에서는 유망주 리스트에 대입시 전체 17위 정도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평가를 내렸는데, 이 글에서 Mo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단장 내지 프런트 임원은 Beane, Epstein, Friedman 셋 뿐이다. ESPN의 Future Powar Ranking에서도 2013년에 MLB 전체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또다시 2위를 차지함으로써,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Waino와 Wacha 등의 건강에 대해 팀의 낙관적 전망을 믿는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벤치를 보강하는 것이다. 다들 인정하시겠지만 특히 경기 후반에 대타로 나와 한 방 쳐줄 수 있는 코너 야수의 존재가 절실하다. 솔직히 FA 리스트를 봐서는 딱히 땡기는 이름이 많이 보이지는 않는데, 뭐 어떻게든 좋은 방법을 찾지 않을까? "나믿 모믿"의 정신으로 남은 오프시즌을 지켜보고자 한다. 설마 Scruggs를 믿고 정규시즌에 들어가지는 않겠지...


한편으로 지난 3년간 드래프트를 지휘했던 Dan Kantrovitz가 Athletics의 Assistant GM으로 자리를 옮기는 변화가 있었다. 개인에게는 영전이니 축하할 일이고... 지난 3년간의 드랩이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기에 크게 아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미 사람이 한 두 명 바뀐다고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스카우팅 디렉터로는 Chris Correa라는 인물이 내부에서 승격되었는데, 특별히 기존의 스타일이 변할 것 같지 않다. 내년에도 그냥 잘하는 분야에 더욱 집중하는 심심한 드랩을 예상해 본다.



Major League Team & Coaching Staff


깔 땐 까더라도, 성과는 칭찬해 주고 넘어가자. 4년 연속 NLCS 진출은 대단한 성적이다. 비록 올해의 90승은 거품이 끼어 있지만, 어쨌든 선수들과 코칭스탭이 이뤄낸 훌륭한 결과에 박수를 보낸다.


3년차 감독 MM은 올해도 그냥 발전없이 똑같은 모습이었다. 역시 어른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구단이 strategist보다는 cheerleader 내지 motivator 로서의 감독 기능을 중시하여 MM을 계속 쓴다면, 사람이 바뀌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그냥 MM의 스타일에 맞는 로스터를 구성해 주는 게 맞다. 사실 그러라고 비싼 연봉을 주고 감독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 도저히 못참겠으면 감독을 바꿔야 하는 것이지, 원래 그런 사람인 MM을 뭐라고 해 봐야 별로 나아질 게 없다. 그런 의미에서 MM이 노예로 막 굴릴 후보인 Belisle 같은 투수를 영입한 것은 상당히 적절한 무브였다.


Derek Lilliquist는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역할이 뭔지 잘 모르겠다. 반면 컨택/라인드라이브 성애자인 Mabry는 구단의 타격 철학을 아주 공고하게 다져 놓았는데, NL에서 Cards 팀 타격 스탯의 위치를 보면 감이 잡히실 것이다: LD% 3위, GB% 5위, FB% 11위, Contact% 1위, K% 1위(가장 낮음). 삼진을 먹어서 딱히 좋을 것은 없긴 한데, 삼진과 장타율 사이에는 일정 부분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삼진을 안 먹고 인플레이를 시키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타격 철학보다는 파워와 출루도 좀 신경써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얼마 전 보조 타격 코치로 Bill Mueller가 영입되었는데, 단순한 어프로치의 전수가 아니라 실제로 타자들을 섬세하게 봐 줄 수 있는 인물을 데려왔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Farm System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유망주들을 메이저리그에 올려보낸 결과, 팜은 Holliday 트레이드에 올인했던 2009년 이후 가장 안좋은 상태로 내려온 것 같다. 언젠가는 이런 때가 올 수밖에 없다. 40인 로스터는 자체 생산 선수들로 가득한데, 조사해 볼 것도 없이 MLB에서 자체 생산 비율이 가장 높을 것이다. 이들이 FA가 되기 전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므로, 그 사이에 다시 팜을 복구해 놓아야 할 것이다. 요즘 인터내셔널 마켓에서 2년에 한 번씩 몰빵하는 전략이 유행인데, 우리도 이런 전략의 도입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중남미 유망주가 비싸봤자 FA 시세에 비하면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다. 이렇게 몇몇 구단이 블루칩 유망주를 싹쓸이하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일 수 있다. 마침 페이롤도 다소 여유가 있지 않은가? 내년에는 우리도 함 질러보자.


다소 비관적으로 표현하긴 했으나 팜 시스템이 그렇다고 아주 똥이 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상위 마이너에는 Piscotty나 Cooney와 같이 빅리그의 뎁스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고, 하위 마이너에서는 Alex Reyes나 Jack Flaherty와 같은 원석들이 다듬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후 유망주 리스트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투수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 다소 불만이긴 한데, 그것도 이번 Heyward 트레이드 처럼 필요한 부분에 과감히 쓸 수 있다면 나름 괜찮은 전략이라고 본다.




이것으로 올 시즌 총정리 시리즈를 모두 마감하고자 한다.


조만간 우리 블로그의 오프시즌 최대 이벤트인 유망주 리스트 참가 신청 공지를 띄울 예정이니, 앞으로도 자주 들러 주시길...!

Posted by FreeRedbi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