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Duncan : 삼진당하고 헬멧을 던지는 이런 모습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Julio Lugo


Cardinals와 Red Sox가 트레이드를 단행하였다.

Cardinals get :
Julio Lugo와 그의 연봉 전액(2010년까지 약 $13.5M)


Red Sox get:
Chris Duncan
현금 혹은 PTBNL(Player To Be Named Later)



나는 Red Sox의 팬이 아니지만, Theo Epstein 단장이 이끄는 Red Sox 구단 프런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물론 Garciaparra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팀에서 방출하여 팬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지난 5년 동안 네 번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두 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것도 사실이다. Theo Epstein은 리그 최상급의 강력한 메이저리그 팀을 구축했을 뿐 아니라, 팜 시스템도 아주 탄탄하게 일궈 놓았다. 주전들의 줄부상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향후에도 5년 이상 계속해서 매우 유력한 컨텐더로 남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30개 구단 중 구단 프런트가 가장 일을 잘 하고 있는 구단이라고 본다. 단지 돈이 많아서 Red Sox가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생각은 완전한 오해이다. Red Sox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전통적인 스카우팅과 세이버메트릭스를 가장 잘 조화시키고 있는 구단이며,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구단이기도 하다.


뜬금없는 타 구단 칭찬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러한 Theo Epstein의 몇 안되는 실패작 중 하나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Julio Lugo이다. Red Sox가 Julio Lugo와 계약한 것은 2006년 12월의 일이었는데, 당시 FA였던 Lugo를 4년 $36M에 계약한 것이다. 계약 당시에 이미 오버페이 논란이 있었던 이 계약은 시간이 지나면서 재앙으로 드러났다. 계약 후 현재까지 Lugo의 공격 스탯은 .251/.319/.346에 불과하였고, 한때 뛰어났던 수비도 평균이하로 추락하여 몸값만 비싸고 별 장점이 없는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올 시즌 유격수로서 그의 UZR/150은 무려 -43.2인데, 뛴 경기 수가 많지 않다보니 작은 샘플 사이즈로 인해 과장된 면이 있어 보인다. 2007년에 UZR/150이 4.3, 2008년에 -2.6이었으므로 비슷하게 나빠진다면 올해의 UZR/150은 대충 -5~-10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d Sox는 Julio Lugo를 이미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선수를 방출하기 위한 예비 조치로 10일간의 유예 기간을 갖게 된다. 10일 안에 트레이드되지 않으면 방출하거나 마이너리그에 내려보내야 한다.) 처리한 상태였으므로 Lugo와의 결별은 시간 문제였다. 며칠 전 다른 모든 구단에 "Lugo의 모든 연봉을 떠안을테니 제발 3류 유망주(a fringe prospect)라도 주고 데려가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만큼,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Lugo를 팀에서 내보내려고 하고 있었다.



한편, Chris Duncan은 잘 알려진 대로 Cardinals의 투수 코치 Dave Duncan의 둘째 아들이다. 2006년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314타석에서 .293/.363/.589(OPS .952), 22홈런의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및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월드시리즈에서 그의 형편없는 외야 수비가 TV를 통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파워와 선구안은 수준급이었다. 한마디로 제 2의 Adam Dunn이 나타난 것 같았던 것이다.

그러나... 2007년 시즌 중반부터 그는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고, 이후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2008년에 그가 목디스크 및 허리디스크에 시달리고 있음이 밝혀졌고, 그는 목에 티타늄 디스크를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었다. 이 수술은 야구선수에게 행해진 것으로는 전례가 없는 것이었고, 다시는 야구를 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야기할 만큼 위험한 수술이었다.

다행히 수술 후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Chris Duncan은 2009년 Spring Training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4월 한 달 동안 .304/.417/.522 (OPS .939)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5월부터 다시 바닥을 모르는 추락이 시작되었다.
5월 .227/.289/.386 (OPS .675)
6월 .224/.318/.289 (OPS .607)
7월 .037/.257/.037 (OPS .294)

그는 수비력이 좋지 않은 LF이므로(커리어 통산 UZR/150이 -8.5이다.), 나쁜 수비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타격이 되지 않으면, 그를 25인 로스터에 유지할 아무런 명분이 없다. NL에는 DH가 없으므로... 더더욱 그의 설 자리는 없었다.


이렇게 해서 두 팀은 서로 그다지 필요없는 두 선수를 맞바꾸게 되었다.

Red Sox 입장에서 보면... Jed Lowrie가 복귀하는 마당에 Lugo는 어차피 쓸모가 없었으므로, 트레이드로 누구라도 받을 수 있다면 밑질 것은 없었다. Chris Duncan은 2007년 중반 이후로 그의 거의 유일한 툴이었던 파워를 잃어버렸지만,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의 유일한 포지션은 DH 뿐이지만, 그래도 밑질 것은 없는 것이다. 아마 아무도 Lugo의 트레이드를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공 1박스, 배트 1박스와도 바꾸려고 했을 것이다. 혹시라도 Chris Duncan이 2006년의 홈런 파워를 되찾게 된다면, 그를 값싼 DH/1루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어도 그만이고...

과거 2006년 말에 John Sickels가 Duncan을 Brian Daubach과 비교한 적이 있었다. Duncan이 예전의 타격 실력을 조금이라도 회복하여 Daubach만큼만 될 수 있어도 Red Sox는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Cardinals 입장에서 보면... 둘 다 올해 삽질을 거듭하고 있고, 특히 좌완투수에게는 똑같이 쥐약인 Duncan과 Ankiel을 동시에 데리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Duncan은 대타요원으로도 제 몫을 못하고 있으므로.. (엊그제 9회에서 대타로 나와서 병살타로 팀의 마지막 기회를 말아먹은 기억이 생생하다...-_-) 어떻게든 팀을 업그레이드할 방법이 있다면 방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Lugo는 그다지 기대할 것은 없는 플레이어이지만, 2루를 맡고 있는 Skip Schumaker가 좌완투수 상대로 OPS .562의 형편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2루 플래툰 및 내야 백업 요원으로 활용하면 Duncan을 데리고 있을 때보다는 좀 더 짜임새 있는 로스터가 될 것이다. 게다가 내년까지 모든 연봉을 Red Sox에서 전액 부담하므로, 삽질만 계속할 경우 그냥 방출해 버려도 그만이다. 즉 Cardinals 입장에서도 밑져야 본전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Lugo로 인해 Joe Thurston의 출장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울 것 같다. Thurston은 오늘도 9회말 1사에서 병살 처리해야 하는 공을 홈에 던지는 바람에 결국 4-3으로 역전패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넘은 야구 센스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 트레이드에 대한 세이버메트릭스적인 분석은 생략하겠다. 현 시점에서는 둘 다 마이너스 WAR를 기록하고 있기에, 별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둘 다 -0.3 WAR으로 삽질의 수준이 비슷하긴 하다...  -_-;;;


다만 우려되는 일은 Mozeliak 단장 및 구단 프런트와 La Russa 감독/Dave Duncan 투수코치와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이다. 자기 아들이 트레이드 되는 것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없을 것이므로... Dave Duncan 코치가 삐질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바로 엊그제 인터뷰에서 병살타 친 Chris Duncan을 열과 성을 다해 변호하던 Tony La Russa 감독도, 하루만에 Chris Duncan이 트레이드되어 머쓱해지게 되었다. 안그래도 작년부터 감독과 단장 사이에 잡음이 조금씩 들리고 있는데... 올 시즌이 끝나면 La Russa 감독 및 Duncan 코치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과연 이들과 재계약을 할지 주목된다.


둘 다 새로운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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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chu 2009.07.23 18:0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이런 blog도 있군요, 여러가지 명문 잘 보았습니다. 카즈 팬들이면 누구나 이제는 조금씩 줄어드는 라루사의 영향력(비록 그것이 아직 아담 케네디를 쫓아버릴만큼 무시못할 힘이라 할지라도)이 줄어드는 것을 느끼고 있죠. 라루사 유임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오켄도 코치의 감독 임명이 멀지 않았다, 고 혼자 추측해 봅니다.

    • BlogIcon FreeRedbird 2009.07.23 18: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반갑습니다. 자주 놀러 오세요... ^^
      저도... 어쩌면 올해가 Cards 유니폼을 입은 La Russa/Duncan 콤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BlogIcon drlecter 2009.07.23 22: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숨어 계시는 카즈 팬분들이 FreeRedbird님 블로그를 통해서 하나 둘씩 나타나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

    개인적으로 던컨은 귀여워서 -_- 정말로 좋아했어요. 외야에서의 만세도 그냥 웃어서 넘길 수 있을 만큼...바튼 페레즈와는 아쉬움의 크기가 다르군요.

    • BlogIcon FreeRedbird 2009.07.25 0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Cards가 워낙 국내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는 구단이다보니.. 이렇게 팬 분들이 놀러 오시게 되어 저도 넘 기쁩니다. 공지에도 있지만 한글판 Viva El Birdos(+Future Redbirds) 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

      Duncan은 정이 많이 가는 플레이어이긴 했지만... 외야의 만세 수비는 저는 웃어 넘기기가 힘들었습니다. ㅎㅎ

  3. BlogIcon Q1 2009.07.24 12:5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둘 다 버리고 싶어 안달이 난 선수들을 버린 건 맞는데... 둘 다 대체 왜 받아왔는지... 뭐 루고는 공짜니깐요 ^^;;

    +) 죄송요~

    • BlogIcon FreeRedbird 2009.07.23 18: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Lugo는 공짜이고.. 존재 자체가 해가 되는 플레이어는 아니므로 좋은 트레이드라고 봅니다. 게다가 Tyler Greene이 메이저리그에 돌아오지 않는 이상 마땅한 유격수 백업도 없는 상태였죠. 본문에 적었듯이 좀 더 로스터의 짜임새가 좋아졌습니다.

      Boston 팬들 관련해서는... 자극적인 댓글은 조금 자제를 부탁 드립니다. ^^ 제가 소심한지라 블로그를 싸움판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요...

  4. BlogIcon Q1 2009.07.24 13:2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왈라스로 홀리데이 사오려고 하더군요... 정말 올해에 11번째 우승 해보려나 본데요?

    • BlogIcon FreeRedbird 2009.07.25 00: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1 straight up 트레이드라면... 저라면 하겠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 식의 value 계산으로는 손해겠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치는 계산하기가 어려운 것이니까요.. 특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만 있다면... 이후 Wallace가 올스타급 3루수가 되더라도 저는 불평을 안 할 것 같습니다.

    • BlogIcon Q1 2009.07.25 14: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1은 아니군요.
      영문 기사에선 왈라스포함 1:3으로 봤는데 아까 네이버엔 1:4라고 떠서 지금 뭥미~ 이러구 있습니다...
      그래도 첫날 뉴욕에서 기차타구 오자마자 4안타라 일단 만족이네요. 루고도 오늘 홈런에 3루타길레 환타지리그에서 잡아볼까 했더니 누가 이미 채갔네요.쩝; 데로사 돌아오구 하니 타선이 1주일새에 완전 딴 팀이 되었네요 ^^;;;
      라루사 입장에서도 올해 무조건 WS 우승 해야겠습니다...던컨 건도 있고;

    • BlogIcon FreeRedbird 2009.07.25 19: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3이 맞습니다. 올시즌은 무조건 우승하는 거 외에는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유망주를 잔뜩 팔아서 팀의 미래를 많이 모기지했으니 말입니다...

  5. 익스큐터 2009.07.25 05: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카즈가 결국 홀리데이를 데려오네요. 관련글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