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이 지나면서 너무 시간이 지나버렸는데...

연휴 직전에 Derek Jeter가 사고를 하나 쳤었다. Tampa Bay Rays와의 게임 도중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몸을 맞고 1루로 걸어나갔는데, 사실은 이게 몸에 맞은 것이 아니고 배트에 맞은 것을 마치 몸에 맞은 것처럼 연기를 하여 심판을 멋지게 속여 넘긴 것이었다. 후에 이 사실을 인터뷰에서 Jeter 본인이 당당히 밝히면서, 문제가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상대 팀 감독인 Joe Maddon을 비롯하여 메이저 언론의 여러 기자들이 Jeter의 행동을 "이기기 위한 훌륭한 행동"으로 칭찬했다는 것이다. Maddon 감독은 "우리팀 선수들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까지 했다. 정말 이런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한 것일까?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지난 4월에 A.J. Pierzynski가 똑같은 수법으로 몸에 맞지 않은 공을 맞은 것처럼 심판을 속였을 때, 언론은 일제히 들고 일어나 Pierzynski를 처벌받아 마땅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는 것이다. 물론 Pierzynski는 평소에도 이기적인 행동으로 욕을 많이 먹어오던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행동이라도 Pierzynski가 하면 사기가 되고, Jeter가 하면 훌륭한 행동이 되는 것인가?


야구 선수도 사람이니만큼, 이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것이고, 이기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싶은 것도 역시 당연하다. 심판에게 걸리지 않으면서 부당하게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마도 거의 누구나 그렇게 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포수들은 요령껏 미트질을 해서 볼을 스트라이크인 것처럼 둔갑시키려고 노력한다. 외야수들은 다이빙캐치를 할 때 잡기 직전에 바운드된 공이라도 마치 바운드가 안 된 것처럼 오버액션을 하면서 아웃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물론 정직하지 않은 것이지만, 심판의 눈에 걸리지 않는 이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Jeter가 몸에 맞은 척 하고 1루로 걸어나간 것도 결국은 마찬가지이다. 경제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선수들은 각자 처한 환경에서 요령껏 효용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잘못이 있다면 이러한 행동이 가능한 구조 자체에 있는 것이지, 선수들을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해결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보인다. Pierzynski 사건 때 Fangraphs의 Alex Remington이 썼듯이,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은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해 다시 살펴보고 판정을 정정하는 것이다. 심판도 사람인데, 심판의 눈에만 의존하는 이상 이런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겠지만... 해당 선수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Pierzynski가 처벌받아 마땅한 사기꾼이라면, Derek Jeter도 마찬가지이다. 혹은 Jeter가 이기기 위한 훌륭한 행동을 한 것이라면, Pierzynski도 마찬가지이다. 평소에 Pierzynski가 얼마나 쓰레기짓을 많이 하고 다녔는지, 혹은 Jeter가 얼마나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인지는 여기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단지 같은 행동은 같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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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lecter 2010.09.25 00:30 Address Modify/Delete Reply

    Joe Posnanski는 Jeter의 행동을 보고서 그냥 슬픔이 느껴졌답니다. Jeter가 저렇게까지 해서 출루를 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더군요.

  2. stan 2010.09.29 01:3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얼굴로 비신사 신사행위를나누는 더러운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