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Daylife/AP Photo) MVP 발표 후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Albert Pujols


이제 "올해의 상" 수상자들이 모두 결정되었으므로 한꺼번에 감상을 해 보고자 한다.

MVP : Albert Pujols(NL), Joe Mauer(AL)

Pujols는 NL 역사상 7번째로 투표자 전원으로부터 만장일치로 1위 투표를 받아 MVP가 되었다. 9년의 커리어 동안 3번째의 MVP 수상이다. 뭐... El Hombre에 대해서는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 지 모르겠다. Pujols는 그냥... Pujols다. 사실 1위는 뻔한 것이었고 개인적으로는 2, 3위가 궁금했는데... Chase Utley가 5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모습은 꽤 안타까웠다. 왜 Utley 같이 훌륭한 플레이어가 이렇게 평가를 못 받는 것일까...??

AL에서는 Joe Mauer가 Teixeira와 Jeter를 상당한 격차로 따돌리고 MVP를 차지했다. 역시 받을 만한 플레이어가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Fangraphs의 WAR 기준으로는 Ben Zobrist가 AL 1위이지만, MVP는 한 가지의 스탯만 가지고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이라고 생각한다. "Most Valuable"이 "Best"와 반드시 일치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Valuable이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팀 승리에 기여한 것일까? 개인적인 기록도 value가 있지 않나? (참고로 WPA 기준으로는 Ichiro가 AL 1위이다) 조금은 어려운 문제이다. 투표에 참가하는 사람들 각자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런 다양한 생각을 묶어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투표는 좋은 제도이다.

Cy Young : Tim Lincecum(NL), Zack Greinke(AL)

NL은 Lincecum, Wainwright, Carpenter의 3파전이 될 것이라고 진작부터 예상되고 있었고, 실제로 세 투수 사이에 접전이 벌어진 끝에 아주 근소한 차이로 Lincecum이 상을 받았다. 위의 MVP와는 달리, Cy Young은 순수하게 "Best Pitcher"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Cards 팬으로서 Waino나 Carpenter가 받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역시 진짜 최고의 투수를 한 명 골라야 한다면 Lincecum이 받는 것이 맞지 않을까? 매년 승-패 기록 같은 무의미한 숫자에 크게 좌우되던 Cy Young 상이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은 참 고무적이다. 단지 Carpenter와 Wainwright가 같은 팀이어서 표가 갈렸다는 식이 아니라, BBWAA의 투표단이 조금 더 투수의 진짜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를 바란다.

이 투표 결과를 놓고 뒷말이 좀 있었는데... Will Caroll과 Keith Law가 위의 3인방 대신 다른 투수를 한 명씩 넣어서 투표한 것이다. Haren과 Vazquez에게 각각 한 표씩을 행사한 것인데... 워낙 근소한 차이로 1위가 결정되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를 가지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Keith Law의 경우 Carpenter에게 표를 주지 않고 Vazquez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Missouri 주에 거주하는 어떤 정신나간 팬이 Keith Law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뒤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Vazquez는 비록 주목을 별로 못 받았지만 그 나름대로 꽤 훌륭한 시즌을 보냈으므로, Law를 일방적으로 매도해서는 곤란하며, 특히 투표가 맘에 안든다고 테러를 시도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Zack Greinke의 수상 역시 투표단이 승-패 숫자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더욱 재미있었던 것은 Greinke 본인의 인터뷰였다. New York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FIP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 것이다. 투수 본인이 FIP와 같은 advanced stat을 직접 이야기하고, 또 그것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한 부분 때문에, 세이버메트릭스 커뮤니티들에서는 꽤나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Greinke의 인터뷰를 자세히 읽어보면 좀 골때리는 면을 발견할 수 있다. FIP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Royals의 외야진이 훌륭하기 때문에 플라이볼을 많이 유도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한 것이다. FIP의 기본적인 컨셉은 일단 방망이에 맞아 인플레이가 된 볼의 운명은 투수가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이므로, 플라이볼을 많이 유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FIP의 개념과는 잘 맞지 않는다. 게다가, FIP를 낮추려면 삼진을 많이 잡고, 볼넷을 적게 내주고, 홈런을 적게 내줘야 하는데, 플라이볼을 많이 허용하면 홈런이 늘어나므로 결과적으로 FIP가 오히려 올라가게 된다.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의 환호와는 달리, 불행히도 Greinke는 FIP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_-;;;;; 어쨌거나, FIP를 이해하고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Greinke의 2009 시즌은 정말 대단했고,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Rookie of the Year : Chris Coghlan(NL), Andrew Bailey(AL)

올해에는 과거의 Longoria나 Braun, Henley Ramirez와 같은 초대형 신인이 나오지 않아서, 신인왕 투표는 약간 맥이 빠지는 느낌이 있었다. NL의 Coghlan 수상에 대해서는 약간 뒷말이 있었으나... 개인적으로는 다른 신인들도 그냥 그랬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었다. Colby Rasmus가 좀 더 잘해줘서 상을 받았다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Manager of the Year : Jim Tracy(NL), Mike Scioscia(AL)

Tracy 감독은 전임 Clint Hurdle 감독으로부터 18승 28패이던 Rockies를 이어받아 74승 48패를 기록,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렇게 Rockies가 달라지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혹은 그 중에 감독이 기여한 바가 얼마만큼인지 알 수는 없으나...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감독은 직접 필드에서 플레이를 하지 않으므로, MVP나 Cy Young을 결정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애초에 감독의 기여도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Tracy 외에도 Bobby Cox(Braves)나 Fredi Gonzalez(Marlins)가 받았어도 괜찮았다고 본다.

Scioscia 감독 역시 Nick Adenhart의 사망과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내면서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어쩌면 감독의 진정한 역할은 선수의 사망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진정시키고 결속시키는 일일 지도 모르겠다. Scioscia 감독 외에도 Don Wakamatsu(Mariners), Ron Gardenhire(Twins) 역시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Gold Glove
NL - C: Yadier Molina, 1B: Adrian Gonzalez, 2B: Orlando Hudson, 3B: Ryan Zimmerman, SS: Jimmy Rollins, OF: Michael Bourn/Matt Kemp/Shane Victorino, P: Adam Wainwright
AL - C: Joe Mauer, 1B: Mark Teixeira, 2B: Placido Polanco, 3B: Evan Longoria, SS: Derek Jeter, OF: Torii Hunter/Adam Jones/Ichiro Suzuki, P: Mark Buehrle

골드글러브는 여러 상들 중에서도 특히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이 네임밸류에 의해 투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으나, 올해의 경우는 그나마 현실에 조금 가까워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앞의 Cy Young 상의 경우도 그렇고... 나름 이 사람들도 조금씩은 진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여기서도 아쉬운 것은 NL에서 Chase Utley 대신 Orlando Hudson이 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Utley는 왜 이렇게 저평가되는 것일까? 외야수에서는 Kemp 대신 Nyjer Morgan을 넣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Morgan이 상을 못 받는 이유는 순전히 너무나도 무명이기 때문일 것이다. 투표단 중에는 Morgan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AL의 경우는... Derek Jeter는 UZR로만 보면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훌륭한 수비력을 보여준 한 해였으나, 그가 리그 최고의 유격수였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Torii Hunter는 이제 나이 때문인지 예전만 못한 모습인데, 여전히 기존의 네임밸류와 올해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에 힘입어 상을 받고 있다.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이지만, 외야수의 상을 중견수에게 모두 몰아주는 것은 참 불공평한 처사이다. 이런 식이라면 내야수도 유격수 4명에게 몰아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Silver Slugger
NL : C: Brian McCann, 1B: Albert Pujols, 2B: Chase Utley, 3B: Ryan Zimmerman, SS: Hanley Ramirez, OF: Ryan Braun/Andre Ethier/Matt Kemp, P: Carlos Zambrano
AL : C: Joe Mauer, 1B: Mark Teixeira, 2B: Aaron Hill, 3B: Evan Longoria, SS: Derek Jeter, OF: Jason Bay/Torii Hunter/Ichiro Suzuki, DH: Adam Lind


실버슬러거는 모든 상 중에서 가장 단순하고 선정이 쉬운 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궁금한 점이 없지는 않다. NL에서 Adam Dunn은 왜 상을 받을 수 없었을까? Nationals에서 뛰어서일까? 수비가 형편없어서 점수가 깎였을까? 잘 모르겠다. AL의 경우 Teixeira나 Longoria도 훌륭한 시즌을 보냈지만, Youkilis나 A-Rod도 괜찮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Ben Zobrist가 상을 못 받은 것은 주 포지션이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닌 탓일까? 어디에 넣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Mauer를 제외하고는 누구와 비교해도 별로 떨어질 것 없는 타격을 보여 주었는데 말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예전과 같은 어이없는 선택이 상당히 줄어든 것 같다. 상이라는 것이 단지 Stat만 가지고 계산해서 주는 것은 아니지만(그럴 바에는 컴퓨터에 선정을 맡기면 되지 뭐하러 투표를 하겠는가?), 너무나도 동떨어진 결과를 내놓게 되면 보는 사람도 황당하고, 상의 권위도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일단은 투표단의 생각과 관점이 전반적으로 진일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Today's Music : Snow Patrol - You're All I Have (Live)


멋있는 곡.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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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momile 2009.11.25 16:25 Address Modify/Delete Reply

    Zobrist가 Mauer보다 WAR이 높은 이유는 필딩점수가 빠져서 그런 것 아닐까요?^^

  2. BlogIcon FreeRedbird 2009.11.25 16: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포수의 수비력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은 Fangraphs WAR의 두드러지는 약점 중 하나죠.

    http://www.drivelinemechanics.com/2009/10/13/1082419/2009-catcher-defense-filling-in
    위의 글을 받아들인다면... Mauer의 포수 수비는 +4.3 Runs이니까... Mauer의 WAR는 8.2가 아니라 8.6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Mauer와 Zobrist가 같아지네요.

  3. BlogIcon lecter 2009.11.26 01:2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던은 절반을 1루수로 뛰었기 때문에 외야에서 SS를 받기는 좀 어려웠겠지요. 던의 타격 스탯이 아쉽긴 하지만 굳이 던이 아니더라도 워스나 업튼 같은 선수도 있구요. 근데 조브리스트는 수상한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정말 너무 아쉬운데...-_-

    이건 딴 얘기지만, WAR 상으로 조브리스트가 푸홀스보다 위에 있는 걸 보고서 그만큼 수비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WAR에서 필딩이나 positional adjustment가 조금 과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실제 우리가 경기를 보면(이건 이미 세이버의 영역이 아니겠지만) 조브리스트가 푸홀스보다 가치 있는 선수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 camomile 2009.11.26 12:00 Address Modify/Delete

      아무래도 세이버에서는 Replacement Level이 주가 되는거니깐요. 푸홀스급의 1루수를 찾는 것보다는 조브리스트급의 2루수를 찾는 것이 더 어렵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요? 클러치에러가 유발하는 팀전체사기저하 및 투수멘탈하락의 영향을 생각한다면 저는 오히려 수비를 실제 수치보다 더 반영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푸홀스와 조브리스트는 다른 리그니깐 WAR로 일괄비교하기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 BlogIcon FreeRedbird 2009.11.26 12: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Positional Adjustment는 여러 사람의 검증을 거친 수치이므로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하다고 봅니다. camomile님의 말씀대로 평균적인 1루수의 공격력과 평균적인 2루수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Zobrist의 가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Zobrist의 올 시즌 수비 스탯은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이전에 유격수를 볼 때에는 그렇게 뛰어난 수비수로 평가되지는 않았었는데요... 2루에 가서 UZR/150이 +30.8이 되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수비 스탯은 공격 스탯에 비하여 오차가 크고 샘플사이즈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Zobrist의 26.4 UZR는 어느 정도 뻥튀기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2배 정도 부풀려졌다면... UZR이 13.2가 되므로 7.3 WAR의 플레이어가 되죠. Pujols 급은 아니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TOP 10 급의 퍼포먼스네요. 작년에 포지션도 못 찾고 빌빌거릴 때 Zobrist 트레이드 얘기가 좀 있었는데... 얘를 데려와서 2루에 기용했다면 올해 월드시리즈에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ㅎㅎ

      그리고 camomile님... 현재 NL과 AL의 Replacement Level은 2~5 Runs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므로... 대충 비교하려면 Zobrist에게 +0.2~+0.5 정도 보태주면 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정확한 비교는 되지 않겠지만요.

      현존하는 어떤 스탯이라도... 하나의 스탯만 가지고 선수들을 줄세우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4. BlogIcon Q1 2009.11.27 05: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간 기준으로 보면 웨이니가 거의 확실했죠.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건 알았지만, 집안 싸움도 있고 해서 조금 불안은 했지만, 왜 올해 이렇게 바뀐 선택들을 하셔갖구.. 쩝;; 싸이영은 좀 아쉽네요 못 받을 성적도 아니었고, 누가 받아도 이상한 건 아니지만, 팬으로써 좋아하는 선수가 못 받은게 아쉬워요.

    • BlogIcon FreeRedbird 2009.11.29 01: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작년까지의 분위기라면 Waino에게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팬으로서는 아쉬운 결과죠... 그건 그렇고 Carpenter와 Waino가 Stltoday에 서로 기고한 "상대방이 사이영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완전히 김칫국 마신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ㅎㅎㅎㅎ

  5. 소년킴 2010.08.22 08:2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ㅋㅋㅋ
    2009 mlb awards!!!
    올해 2010도 기대되네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