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주들과 선수노조는 2016년까지 5년간의 단체협약에 합의하고 이를 공식 발표하였다.
무척 많은 변화가 있으므로, 주요 사항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1. 와일드카드 추가
- AL, NL 각각 1장씩 와일드카드가 추가된다.
- 두 와일드카드 승자가 1게임짜리 플레이오프 경기를 벌여 이긴 팀이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한다. 이후는 동일함.
- 2012 혹은 2013 시즌부터 적용 예정이며, 시기에 대한 최종 결정은 향후 구단주 미팅에서 협의 후 2012년 3월 1일 이전에 발표한다.

1게임 플레이오프 제도가 추가되어 와일드카드 팀이 월드시리즈에 올라갈 확률이 더 줄어들었다.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 기회가 늘었으므로 AL East와 같은 디비전에도 희망이 생긴 셈이다.

2. Astros AL 이동
- Houston Astros는 2013년부터 AL West에 소속된다.
- AL, NL은 모두 15팀씩이 되며, 홀수 팀이 됨에 따라 인터리그는 시즌 내내 열리게 된다. "인터리그 기간"은 폐지.

Astros는 메이저 마이너 모두 리그 최저 수준이어서, 향후 몇 년간 바닥을 길 것으로 예상되므로, 결과적으로 AL과 NL 사이의 갭을 좁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NL Central은 좀 더 빡세질 것이다.

3. 25인 로스터의 일시 확장
- 더블헤더가 열리는 날에는 Active Roster가 26인으로 일시적으로 확장된다.

4. FA/드래프트 보상픽
- 2012년부터, Elias 랭킹 시스템이 폐지되며, FA 랭킹도 사라진다.
- 마지막 시즌에 1년 내내 해당 팀에 있었던 선수가 FA가 되는 경우에만 원 소속 팀이 보상픽을 받을 수 있다.
- 각 팀은 FA들에게 직전 시즌의 연봉 랭킹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보다 같거나 더 많은 연봉을 1년 계약으로 제안한 경우에만 보상픽을 받을 수 있다. 이 제안은 월드시리즈가 끝난 후 5일 이내에 해야 하며, 제안을 받은 선수는 7일 이내에 이를 받아들일 지 결정해야 한다.
- 보상픽의 대상인 FA와 계약한 팀은 1라운드 픽을 잃게 된다. 다만, 드래프트 순서 상위 10개 팀(승률 하위 10개 팀)은 2라운드 픽을 내주게 된다.
- 보상픽 대상 FA의 원 소속 팀은 계약 팀의 1라운드 혹은 2라운드 픽을 받고, 추가로 1라운드 후의 서플 픽을 한 장 가진다.

올 시즌 기준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은 12.4M 정도라고 한다. 그동안 Elias 랭킹으로 피해를 보았던 미들 릴리버들이 특히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TOP FA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연봉 상한선이 자연스럽게 정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직전 시즌 전체를 한 팀에서 보낸 경우만 보상픽을 받게 되었으므로, 쓸모없는 선수를 단지 픽을 받기 위해 계약하는 (Red Sox나 Blue Jays 등이 즐겨 이용한 전략임) 꼼수는 없어지게 되었다. 또한, 미드시즌 트레이드는 이제 진정한 올인의 성격을 띠게 되었는데, 시즌 종료 후 FA가 되어 구단을 떠나면 과거에는 드래프트 픽이라도 남기고 갔지만 이제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미드시즌 트레이드 시장이 다소 축소되고 미드시즌 마켓의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5. 이번 오프시즌 Type A FA의 변화
- 다음의 Type A 선수들은 Type B처럼 보상픽 규정을 적용하여, 서플 픽만 받게 된다: Matt Capps, Francisco Cordero, Octavio Dotel, Ramon Hernandez, Darren Oliver
- 다음의 Type A 선수들은 원 소속 구단이 새로 계약한 구단 바로 앞에서 1라운드 픽을 행사하는 식으로 보상픽을 받는다(새 구단은 1라운드 픽을 잃지 않음): Heath Bell, Michael Cuddyer, Kelly Johnson, Ryan Madson, Josh Willingham, Francisco Rodriguez
- 다음의 Type A 선수들은 현 규정 그대로 보상픽을 적용한다: Albert Pujols, Prince Fielder, C.J. Wilson, David Ortiz, Jonathan Papelbon, Roy Oswalt, Jose Reyes, Jimmy Rollins

이 조항으로 인해, 1라운드 픽을 내주지 않아도 되게 된 11명의 몸값이 꽤 올라갈 것이다. 특히, Dotel이나 Oliver와 같이 클로저가 아닌 릴리버들이 많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6. Super 2 확대
- 2년차이면서도 연봉조정 자격을 가지는 Super 2 대상자가 메이저리그 로스터 등록 기간 기준 상위 17%에서 22%로 확대된다.

이 조치로 인해 1년에 5~6명 정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7.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 최저연봉은 현재의 $414,000에서 2012년 $480,000, 2013년 $490,000, 2014년 $500,000으로 인상하며, 2015~16년은 물가상승률을 따른다.

8. 아마추어 드래프트 (Rule 4 Draft)
- 개최시기는 6월로 동일하나, 계약 마감시한은 8월에서 7월 중순으로 당겨진다.
- 드래프트 된 선수와는 더 이상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수 없으며, 마이너리그 계약만 가능하다.
- 드래프트 된 선수와의 계약금에 대해서는 각 구단별로 총액을 할당하여 그 안에서만 계약금을 지불하도록 한다. 1라운드부터 10라운드까지의 지명자는 무조건 할당된 총액에서 차감되며, 11라운드부터는 계약금이 10만 달러를 넘는 경우에만 총액으로부터 차감한다.
- 드래프트 시 구단별로 할당된 총액을 초과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페널티를 받게 된다.
    -- 0~5% 초과: 초과 금액의 75%에 대해 사치세 부과
    -- 5~10% 초과: 초과 금액의 75% 사치세 부과 및 이듬해 드래프트 1라운드 픽 상실
    -- 10~15% 초과: 초과 금액의 100% 사치세 부과 및 이듬해 드래프트 1, 2라운드 픽 상실
    -- 15% 이상 초과: 초과 금액의 100% 사치세 부과 및 이후 2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픽 상실
- 사치세는 규정을 어기지 않은 구단들끼리 revenue sharing과 동일한 방식으로 나눠 가진다.
- 5% 이상 초과하여 상실한 드래프트 픽은 규정을 어기지 않은 구단들끼리 추첨하여 나눠 가진다. 당첨 확률은 전년도 승률과 전년도 수입에 의해 결정된다.
- TOP 200 유망주는 드래프트 이전에 반드시 약물 검사를 받도록 한다.

드래프트는 이번 단체협약에서 가장 변화가 심한 분야인데, 구단별로 총액을 할당받게 되어 과거처럼 Red Sox 같은 구단들이 하위 라운드에서 계약이 어려운 고딩들을 대거 지명하고 계약금을 왕창 줘서 해결하는 식의 행태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드래프트 비용이 계속해서 커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어쨌든 성적이 좋은 부자 구단이 돈질을 통해 팜 시스템도 상위권으로 계속 유지하는 전략은 이제 어렵게 되었다. 아마도 2010, 2011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었다가 몸값을 높이기 위해 거절하고 대학에 진학한 A급 고졸 유망주들은 지금 땅을 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야구 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도 재능을 보이는 선수들의 경우이다. MLB에서 더 이상 높은 몸값을 지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들은 이제 NFL이나 NBA 쪽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졌다. 고졸 선수들은 아마도 지금보다 더 많이 대학 진학을 선택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Tyrell Jenkins와 같은 유망주들이 야구를 선택하는 것을 보기 힘들 수도 있다.

9. 리그 밸런스 유지를 위한 드래프트 픽 추가 (Competitive Balance Lottery)
-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드 후, 리그 밸런스 유지를 위한 6장의 픽이 추가된다. 이 픽은 전년도 승률 하위 10개 구단과 전년도 수입 하위 10개 구단을 대상으로 추첨하여 나눠주는데, 당첨 확률은 전년도 승률에 의해 결정된다.
- 아마추어 드래프트 2라운드 후, 또다시 6장의 픽이 추가된다. 이 픽은 1라운드 직후 6장 픽의 로또에서 당첨되지 못한 구단들과, Revenue Sharing에서 돈을 받는 쪽에 속하는 모든 구단을 대상으로 하여 추첨하는데, 당첨 확률은 역시 전년도 승률에 의해 결정된다.
- 로또로 나눠 가진 12장의 픽은 트레이드가 가능하다.

이것은 재미있는 아이디어인데, 드래프트를 통해 리그 전체의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드래프트 본연의 아이디어가 살아 있어서 좋은 제도이다. 혜택을 무조건 그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트레이드 할 수도 있다는 것이 더욱 재미있다.

10. 북미 이외 지역의 플레이어(international talent) 계약
- 2012-13 계약기간(2012년 7월~2013년 6월)에는 모든 구단이 동일한 총액을 할당 받으며, 그 안에서만 계약을 해야 한다.
- 2013-14 계약기간부터는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총액을 할당 받는다. 즉, 가장 승률이 낮았던 구단이 가장 많은 총액을 쓸 수 있다.
- 2013-14 계약기간부터는 구단들이 할당받은 총액의 일부(50% 이하)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
- 할당받은 총액을 초과하여 사용하는 경우, 초과한 금액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페널티를 받게 된다.
   -- 0~5% 초과: 75% 사치세
   -- 5~10% 초과: 75% 사치세 + 이듬해 계약기간에 선수당 50만달러 이하의 계약만 가능
   -- 10~15% 초과: 100% 사치세 + 이듬해 계약기간에 선수당 50만달러 이하의 계약만 가능
   -- 15% 이상 초과: 100% 사치세 + 이듬해 계약기간에 선수당 25만달러 이하의 계약만 가능
- 2014-15 계약기간 때까지 월드 드래프트가 만들어지지 못하면, 이 페널티 금액은 더 커질 것이다.
- 모든 인터내셔널 플레이어들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기 위해 먼저 Scouting Bureau에 등록해야 하며, 이들 중 TOP 100 플레이어는 약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쿠바 망명자들은 23세 이하/프로 경력 3년 이하인 경우 위 총액 제한의 영향을 받는다. 일본 등의 지역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계약하는 경우는 총액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

드래프트와 마찬가지로, 이쪽에도 비용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강력한 제한 조치가 만들어졌다. 특히 중남미 유망주들을 대상으로한 부자 구단들의 사재기 현상은 이제 보기 힘들 것이다. 먼저 찜하면 장땡인 지금까지의 방식은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

11. 페이롤에 대한 사치세 (Competitive Balance Tax)
- 사치세 기준은 2013년까지 연봉 총액 $178M 초과로 동일하게 유지, 이후 2014~16년은 $189M으로 높인다.
- 사치세율은 1회 위반시 초과 금액의 17.5%, 2회 위반시 30%, 3회 위반시 40%, 4회 이상은 50%로 하며, 위반 후 페이롤을 기준 이하로 낮추었다가 몇 년 뒤 다시 위반한 경우는 처음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 (연속위반만 카운트하며, 이전 위반 횟수를 누적하지 않음)

계속해서 위반하는 경우에 대한 제재가 더 강해졌다. 약한 수준의 샐러리캡이라고 할 수 있겠다.

12. Revenue Sharing
- 2016년부터 상위 15개 마켓 구단은 Revenue Sharing을 받을 수 없다.

13. 약물/건강 관련
- 모든 선수들은 적절한 사유가 있는 경우 시즌 내내 아무때나 성장 호르몬 혈액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매년 스프링 캠프에서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검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 선수, 감독, 코치들은 TV 인터뷰시 씹는 담배를 이용할 수 없으며, 팬들이 있는 장소에서 씹는 담배를 노출해서도 안된다. 씹는 담배를 유니폼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것도 금지된다.
- 선수가 음주나 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전문가의 감정을 받아야 한다.

14. 기타
- 올스타에 선정되면 부상이나 사무국이 인정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무조건 출전해야 한다. 대신 선수들은 보다 많이 수익을 배분 받게 될 것이다.
-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한 판정이 확대될 것이다.
- 소셜 미디어 사용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ㅎㅎㅎ


대체로 좋은 방향으로 개선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Elias 랭킹은 워낙 엉망이었으니 폐지되는 것이 맞고, 드래프트나 중남미 유망주의 경우도 지나치게 부자 구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므로, 총액을 제한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인 것 같다. 다만, 드래프트 총액 제한으로 인해 유망주들이 타 종목으로 빠져나가는 부작용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24 추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돈없는 구단은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 같다. 유망주에 투자를 하고 자체 선수 육성에 주력하는 것은 FA에 충분한 돈을 지불할 수 없는 구단들에게 거의 유일한 대안이 되어 왔는데, 드래프트와 국제계약에 모두 총액 제한을 걸어 버렸으므로, 이제 비교적 자유롭게 돈을 쓸 수 있는 시장은 FA시장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1라운드 및 2라운드 뒤에 있는 보너스 픽 12장이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도 추첨을 통해 나눠갖는 것이므로, 무조건 도움이 된다고 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서플 픽이나 2라운드, 3라운드 등에서 대어를 낚는 것도 그동안 계약금을 질렀기 때문에 가능했었는데, 이제 보너스 픽을 받더라도 돈을 많이 주기가 어려우니 대박 터뜨리기는 힘들 것이다.
Posted by FreeRed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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